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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어른일 리 없어 : 할머니 선생님이 알려 주는 어른들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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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어른들이 만든 세상이 고작 이 모양인데
그런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살아야 할까?


대뜸 학생들에게 "나는 귀여운 할머니 따위는 되고 싶지 않아요."라고 선언하는 교수가 있다. 학생들은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어쩌면 권력자들은 자신의 칼과 지배력에 어떠한 해도 가하지 않는 것을 귀엽다고 하는 게 아닐까요?"라는 설명을 듣고 나면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일본의 아동문학가이자 번역가이며, 오랜 시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저자는 10대 제자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통해 ‘어른들이 자기 편하게 살자고 하는 거짓말에 속지 말 것’을 시원스럽게 이야기한다. 저자는 70대 중반의 나이로 이미 많은 성취를 이루었고 지금까지 배운 것에 안주할 법하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과 책으로부터 배우고 스스로 부서지고 갈등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기에 읽는 이로 하여금 더 깊이 공감하게 만든다.

갈등은 가능한 한 피할 것, 어떤 일에든 적극적으로 자신감 있게 임할 것, 고민은 빨리 끝낼 것, 최대한 솔직할 것, 시간을 마냥 흘려보내지 말고 부지런히 지낼 것― 어른들이 좋은 가치라며 청소년에게 강조하는 덕목들이 대개 이렇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에 이런 이야기들은 어른들 자신이 살기 편한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 꾸며 낸 말이 대부분이다. 왜냐고 묻지 않고 순종하는 아이에게 ‘착하다’고 칭찬하거나 자신의 권위에 흠을 내지 않을 것 같은 선에서 ‘귀엽다’며 추어올려주는 것이 어른들의 교묘한 언어이고 전략이다. 저자는 저런 어른들에 휘둘리는 10대를 향해 말한다. 그런 어른들이 만든 세상을 한번 보라고. 그렇게 규칙을 잘 지키고 사회의 압박에 순응하며 살아온 어른들이 만든 세상이 고작 이 모양이지 않느냐고. 그러니 그들의 말을 듣지 말자고.

"이렇게 계속 고민하고 혼자서만 웅크리고 있어도 될까요?"
"그럼요, 얼마든지!"

가끔 학생들은 저자에게 묻는다. "정말로 혼자 있어도 되나요?" "화내도 돼요?""웃기지 않을 땐 안 웃어도 되지요?" 어째서 이런 당연한 질문을 하는가 싶지만, 저자는 이런 질문을 하는 학생들이 안쓰러울 뿐이다. 그만큼 어른,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이 빡빡하고 압박이 심하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록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본인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사회의 기준에서 벗어나길 두려워하는 청소년을 격려한다. 어른들의 눈에는 멍하니 시간을 죽이는 것 같았을 어린 시절, 무리와 어울리지 못하고 늘 혼자였던 학창 시절, 책을 읽고 희망에 차거나 밝아지기는커녕 더 깊은 어둠으로 빨려들던 시절.... 돌이켜보면 지금 세상의 기준으로는 ‘착한 학생’이었던 적이 없다. 그러나 이렇게 어둡고 슬픔에 휩싸인 채로 고민하고, 혼자 있는 조용한 시간에 만난 아름다움들에 넋을 잃고, 자신감은커녕 자신이 부서지는 경험을 숱하게 하고 나자 오히려 인생이 더 풍요로워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른이건 아이건 누구나 외롭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딘다. 저자는 이런 시간과 경험 없이 어떻게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냐며, 긍정적인 가치만을 강조하는 사회에 되묻는다.

남과 다르고 싶지만 동시에 도드라지는 것이 두려운 10대에게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망은 크지만 한편으로는 혼자만 도드라지는 것이 두려운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다른 사람의 그런 점을 악용한다. 특히 어른들이 어린 사람들에게 그러하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어른에게 배우는 가치관이라는 것이 고민 없는 화해, 무조건적인 가족애, 인간다움을 생각할 겨를 없이 해결에 다다르게 하는 방법 같은 것들이다. 어린아이들이 싸우고 있을 때조차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고 냉큼 달려가서 싸움을 말리고 화해하도록 시킨다. 하지만 저자를 포함해 반성하고 있는 사람이 곳곳에 있다.

"우리가 그렇게 하도록 시키고 있는지도 몰라요. 미안하다고 말하는 쪽도, 괜찮다고 답하는 쪽도 납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말이에요."
(/ p.26)

더 이상 청년이라 불리지 못하는 어른들도 사실 알고 있다. 자기 자신도, 자기 입으로 말하듯이 살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들 역시 남과 자신을 비교하며 쉽게 자신감을 잃고, 무언가를 잃었을 때 빨리 떨쳐내지 못하고 오랫동안 상심하며, 제때 화를 내지 못하면 끙끙 앓고 상처받는다. 그러므로 10대들은 훌륭해 보이는 어른들의 말에 너무 속박당할 필요가 없다. 가족이라고 해서 무조건 참을 필요도 없고, 자신이 가진 어두움을 부정할 필요도 없다. 저자는 오히려 더 건방져지기를, 마음껏 고민하고 상처받고 외로워하라며 10대를 응원한다. "나도 너만 할 때 그랬으니 좀 참아."라는 어른의 말에 속지 말고!

한 번도 평화롭지 않았던 저자의 독서 이야기

이 책에는 저자가 만난 책 속의 인물들이 다수 등장한다. "장발장의 운명에 오열하고 나가츠카 다카시의 [흙]에 그려진 가난한 농민들에 공감"했고, "언제 사형을 당할지 모르는 시인 김지하가 걱정이 되어 어쩔 줄을 몰랐"던 저자는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그게 바로 대화였음을 깨달았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보다 더 많은 말들이 자신을 감싸고 휘둘렀던 것이다. 그래서 저자에게 독서란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책을 읽는다고 평화로워진다? 내게 그런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 문학은 읽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갔을 내 안의 어둠을 다양한 형태로 끄집어내 주었습니다."그런데 이 과정이 고통스럽기만 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것이야말로 독서였고, 지금까지의 나를 깨뜨려야 비로소 독서였고, 그래야 환희에 찬 독서였"기 때문이다.

저자의 책에 대한 열정이 이토록 뜨겁기에 저자가 만난 책 속의 인물들을 독자도 한층 더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짧은 동화책부터 사전, 방대한 세계를 다룬 판타지 문학, 시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들을 만나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목차

01 귀여운 할머니 따위 되고 싶지 않아요
성장한다는 건 인사를 하지 않게 되는 것
귀여운 아이가 되어서는 안 돼요
두 ‘모모타로’, 어느 쪽이 귀여운가요?
우리는 쉬운 상대를 지배하고 싶어 합니다

02 화를 내야만 할 때가 있어요
어느 쪽도 납득하지 못하는 "미안해"와 "괜찮아"
참지 않기, 잊지 않기, 얼버무리지 않기
화내는 것과 짜증 내는 것은 달라요
잘 화내고 잘 싸우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가요

03 혼자 조용히 있는 게 뭐가 나빠요?
어른들은 어린 사람이 가만히 있는 걸 싫어하지만
정말로 혼자 있어도 되죠?
혼자인 그 비밀스러운 순간에 일어나는 일
조용한 순간에만 들리는 소리들
혼자라는 게 고립되어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04 자신감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자신감에 휘둘릴 거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나아요
겸손한 마음으로 나를 받아들이기

05 어둠과 슬픔이 있는 삶의 한가운데로
고민할 시간에는 고민하는 거예요
불안이나 슬픔 없이 사람다울 수 있나요?
고민 없이 즐거운 척하는 고통

06 규칙을 잘 지키는 어른이 어떤 세상을 만들었는지 보세요
왜 풍요로움 속에 슬픔은 없나요?
내 안의 어둠을 눈치채고 흔들리기
규칙과 도덕이 충돌할 때

07 정답을 말하기보다 좋은 질문을 하세요
세상에 궁금한 일이 많아질 때
질문을 한다는 건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여는 것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

08 그렇게까지 드러내도 괜찮아요?
혼자 웅크리는 것이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이유
비밀은 비밀인 채로

09 그래 봐야 상처받는 건 너뿐이라는 거짓말
더 건방졌으면 좋겠어요
상처받을 권리
너도 참으라는 말에 속지 마세요

10 누구나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을 때가 있어요
가족이 위안이 되지 못할 땐 어떻게 하죠?
행복도 불행도 제각각이니까요

11 당신의 세상은 그렇게 작지 않아요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나를 깨부수는 기쁨
작은 것에 얼마나 큰 세상이 깃들어 있는지
쾌적한 웅덩이 대신 불편한 세상으로
불편한 사람과 만나 보세요

12 심심할 때 일어나는 놀라운 일들
가만히 좀 놔둬요, 그날이 올 때까지
심심한 게 나빠 보이나요?
우리는 그런 짓은 하지 않습니다
하는 것보다 하지 않기를 선택한다면
나는 배려 경쟁에서 빠져나오기로 했어요

13 꼭 준비되어 있어야 하나요?
케냐의 아이들을 만나다
모로코, 인도, 그리고 아르헨티나에서는
기도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만드는 해피엔딩
살아 봐요, ‘그날’까지는

맺음말
이 책에 소개한 책과 영화들

본문중에서

어른들에게 A 같은 아이는 얼마나 편한 존재일까요. 그런 아이들과 마주하는 어른의 지위는 언제나 안정되고 위협을 느낄 일이 없습니다. 질문 세례를 받는 일도 없고 스스로를 바꿀 필요도 없습니다. 어쩌면 권력자들은 자신의 칼과 지배력에 어떠한 해도 가하지 않는 것을 ‘귀엽다’고 하는 게 아닐까요.
(/ p.18)

화의 밑바닥에는 자기 자신을 소중히 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있기 때문입니다. (...) 짜증에는 그것이 없습니다. 대신 희망 없는 인내가 있고, 포기가 있고, 무력감이 양쪽을 덮칩니다. 비굴함과 증오, 모멸과 오만이 우리를 갉아먹어 버립니다.
(/ pp.39~40)

소리를 질러도 좋아요. 사이좋은 친구들과 떠들어도 좋아요. 혼자서 묵묵히 걷는 것도 좋아요. 적어도 등하교 시간,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는 그 시간에는 당신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있어 줬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이것은 10대인 그대보다 ‘인사를 하는 착한 아이’ 같은 표
어를 만드는 어른들에게 먼저 해야 할 말이겠죠. 당신은 무리해서 알지도 못하는 어른들에게 인사를 할 필요가 없어요.
(/ p.49)

듣고자 하면 우선 입을 다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혼자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 p.51)

타인보다 무언가를 잘한다고 해서 자신감이 생기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감이 없다는 것. 그때의 ‘자신’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그렇게 자신감이 있고 없고에 휘둘린다면 자신감 따위와는 인연을 끊어 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 p.68)

요즘은 위화감을 갖거나 그 때문에 고민하는 것 자체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은 멋지지 않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학교에 있으니까요. 학교 밖도 마찬가지예요. 학교에서 학생이 뭔가 사고를 쳤다고 해봐요. 선생님이 그 학생 편을 들면서 흔히 하는 말 중에
"원래는 밝은 아이에요."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치 어두운 아이였다면 사건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는 뉘앙스지요. 이런 말이 평소에 가까운 어른들의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나오니까 그것이 젊은이들의 의식을 정해 버리는 것입니다.
(/ pp.83~84)

마음이 풍요롭다는 것은 단지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 부분도 분명 있기는 하겠죠. 하지만 자신의 내면에 있던 어둠을 눈치채는 것, 가뒀다고 생각한 분노와 억누르고 있던 슬픔을 자각하고 흔들리는 것. 그것 또한 풍요로움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 p.100)

사람은 기지개를 펴야 비로소 자신의 모자람에 눈뜨고, 허풍을 떨어 봐야 비로소 갖고 있어야 할 알맹이가 너무나 빈약함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그것은 당연하게도 겸허함으로 이어집니다.
(/ p.142)

주변 어른들이 선의(라고 어른들은 내심 생각하겠지만)로 권하는 것을 따르지 않으면, 당신은 그들의 분노를 사고 위협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 짓을 하면 상처받는 것은 바로 너야."라면서요. 바로 그때 상처받을 권리가 당신을 지지해 줄 수 있는 겁니다.
(/ p.146)

부모님을 존경하는 것이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젊은이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태반은 정말로 부모님을 존경하니까 그렇게 대답했겠지요. 생각하기가 귀찮아서 무난한 답을 고르느라 그렇게 말한 사람도 있겠지만요. 그래도 나는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것이 당신 세상의 전부냐고.
(/ p.164)

옛날에는 요즘처럼 개개인에게 눈부시기까지 한 빛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어른도 그랬지만 아이 역시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심함도 스스로 마주하고 상대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나 요즘 어른들은 아이가 심심해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이벤트를 준비합니다. 어린이집 정원에서 아이가 혼자 풀 냄새를 맡으려고 하면 "괜찮니?"라며 어른이 다가옵니다. 그때 아이가 얼마나 깊고 넓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지, 그런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말입니다.
(/ pp.189~190)

학교가 들이대는 명확한 기준은 그 시대 어른들이 만든 사회의 요구를 아이가 수행할 수 있는지 없는지였습니다. 그게 가능한 아이는 좋은 아이, 그렇지 못한 아이는 나쁜 아이가 되었습니다. 어른이 정한 것 외에도 많은 기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아이인 나는 몰랐습니다.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니 그때그때의 지배적인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 있더라도 아이는 제대로 살 수 있으며, 10대나 20대를 넘어서도 그런 순간순간을 당연하다는 듯이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사회의 압력이 너무 강해서 어느새 우리 스스로 그 압력의 일부가 되어 있기도 합니다.
(/ p.200)

사람은 스스로 바로 서야 비로소 타인과 연결될 수 있어요. 스스로 서려면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해요. 사람과 사람이 이어진 게 아니라 그저 어울리고만 있는 거라면 그거야말로 외로운 게 아닐까요?
(/ p.224)

저자소개

시미즈 마사코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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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에 태어나 1964년 시즈오카대학 교육학부를 졸업했다. 1968년부터 아동문학 번역을 시작하여 1974년 일본아동문학가협회 신인상을 수상했고, 어슐러 르 귄의 [어스시 전집]으로 2004년 일본 번역문화상을 수상했다. 1976년부터 아오야마가쿠인 여자단기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2010년 정년퇴직했다. 지은 책으로 [아동서의 시선] [행복 쓰는 법] [또 하나의 행복―좌절과 성장] [청춘이 끝난 날―하나의 자서전] [어스시 전설의 세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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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해외의 좋은 책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저작권 에이전트로 일하면서 번역에도 발을 담그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문방구 학습법] [sweet paper]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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