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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세기 정치적인 것에 대한 시론

원제 : Essais sur le politique, XIXe-XXe sie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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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20세기 정치적인 것에 대한 시론』은 한국에 처음으로 번역 출간되는 르포르의 저작이면서, 그의 저작 중에서도 ‘정치적인 것’이라는 개념의 의미를 가장 엄밀하게 규정하는 책이기도 하다. 르포르는 이 책 안에서 자유주의, 정치적인 것, 인간의 권리를 새롭게 규정하고, 또한 그것들을 프랑스의 역사와 연결시킨다. 르포르는 이데올로기 투쟁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문제설정의 변화를 통해 정치적 고민을 풍부히 하고자 하였다.

출판사 서평

그린비출판사에서 출간하고 있는 프리즘총서의 22번째 책.『19~20세기 정치적인 것에 대한 시론』 은 한국에 처음으로 번역 출간되는 르포르의 저작이면서, 그의 저작 중에서도 ‘정치적인 것’이라는 개념의 의미를 가장 엄밀하게 보여 주는 책이기도 하다. 르포르는 이 책 안에서 자유주의, 정치적인 것, 인간의 권리를 새롭게 규정하고, 또한 그것들을 프랑스의 역사와 연결시킨다. 칼 슈미트나 한나 아렌트와는 다른 시점에서 ‘정치적인 것’에 대해 천착했고, 민주주의를 제도가 아니라 ‘빈 장소로서의 권력’이라 사유했던 르포르 사유의 가장 빛나는 통찰을 만날 수 있다.

민주주의와 권력의 ‘빈 공간’
정치공학 이전에 정치적인 것을 사유하라!


한편에는 제도화된 민주주의의 대표자들이 있다. 그들에게 정치란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 그리고 제도를 유지하고 재생산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현재 제도정치 안에 편입된 자들은 수출 산업 국가로서 부흥한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국체(國體)를 굳건히 하기 위해 국사 교과서를 ‘제대로 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수정하고자 한다. 또한 이들은 대의제라는 명분과 국가의 이익을 내세워 FTA를 추진하고, 불안정한 한국의 노동 환경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치에는 대표와 대의가 반영할 수 없는 의견들의 정치적 장, 제도만으로 수렴될 수 없는 잔여의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 어느 곳에나 있지만, 어디에서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국민 혹은 시민들은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고, 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거부하며,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는 것에 반대한다. 이 이슈들은 특정 집단에서부터 시작했을지 모르나, 지금은 모두의 주장이 되어 가고 있다. 특히 2015년 11월과 12월에 있었던 1차, 2차 민중총궐기는 그야말로 차벽과 물대포로 상징되는 오만한 제도와 수많은 시민들의 숫자가 드러낸, 제도화될 수 없는 잔여들이 부딪히는 정치의 현장이었다. 한국의 대의제는 더 이상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다. 오히려 국민은 길거리 위에서 피켓을 들거나 혹은 복면을 쓰고 각자의 정치적 이슈들을 펼쳐내고 있다. 단절과 불일치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이 지점에서 우리는 과연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질문할 수밖에 없다. 또한 민주주의에 대한 질문은 한국사회에서 정치란 무엇이고, 정치적인 것은 어떤 것인지 각자가 발 디디고 선 이 모든 것들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린비출판사에서 프리즘총서의 22번째 책으로 출간하는『19~20세기 정치적인 것에 대한 시론』(Essais sur le politique, XIXe-XXe si?cles)에서 저자인 클로드 르포르는, 민주주의는 국체(國體)를 교수대로 보냄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졌다고 단언한다. 이것은 프랑스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가리킬 뿐 아니라, 오늘의 한국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는 현대 유럽 정치철학의 빛나는 통찰이기도 하다. 메를로퐁티에게서 배웠고, 슬라보예 지젝과 자크 랑시에르가 주목하는 정치철학자인 르포르는, 현대 프랑스 정치사상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대가이다. 1924년에 태어나 2010년에 사망하기까지, 이 사상가는 칼 슈미트나 한나 아렌트와는 다른 시점에서 ‘정치적인 것’에 대해 천착했고, 민주주의를 제도가 아니라 ‘빈 장소로서의 권력’이라 사유했다. 50년대에 일찍이 소비에트 공산주의와 결별한 르포르는 누구보다도 먼저, 그리고 누구보다도 깊게 현대 정치철학의 이슈들을 고민해 왔다. 국체를 교수대로 보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르포르는 ‘민주주의 권력’은 완벽하게 완성된 사회 모델이 이미 주어졌다는 믿음을 분쇄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 점에서 르포르에게 신자유주의와 맑스주의는 똑같이 비판의 대상이 된다. 북한의 ‘김씨 왕조’나 남한의 ‘수출입국’ 같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은 말할 것도 없다. 우상을 부수고 권력의 빈 공간을 만들어 갈 때, 비로소 민중은 정치의 전면에서 사회의 주체로 형성된다. 르포르에게 민주주의란 정치가와 관료들이 제도로서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중구난방의 상호 관계를 통해 서로를 변화시키며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창조적인 과정이다.
이 책『19~20세기 정치적인 것에 대한 시론』 은 한국에 처음으로 번역 출간되는 르포르의 저작이면서, 그의 저작 중에서도 ‘정치적인 것’이라는 개념의 의미를 가장 엄밀하게 규정하는 책이기도 하다. 르포르는 이 책 안에서 자유주의, 정치적인 것, 인간의 권리를 새롭게 규정하고, 또한 그것들을 프랑스의 역사와 연결시킨다. 르포르는 이데올로기 투쟁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문제설정의 변화를 통해 정치적 고민을 풍부히 하고자 하였다. 무엇보다 그는 트로츠키주의자로서의 활동과 메를로퐁티와의 오랜 인연, 프랑스를 휩쓸었던 전체주의 논쟁과 역사학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철학의 한 분야로 정치철학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정치학의 한 분야로서 정치철학을 형성하고, 정치철학자로서의 위상을 확립하였다.

‘프랑스 혁명’, 여전히 현재적인

이 책은 정치철학의 출발점이 우리가 살고 있는 정치공동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렇기 때문에 르포르의 철학적 사유는 정치적인 것이 구체화되는 역사적 현실에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 한편, ‘혁명’이나 ‘인권’과 같은 누구나 알고 있는 정치적 개념들을 다루면서도 르포르는 우리에게 제기된 질문들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역사적 현실 속에서 정치철학하기, 다시 말해 현실 정치에 대한 사유를 통해 정치철학하기가 무엇인지를 보여 주려 한다.
예컨대 르포르는 프랑스혁명 시기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말과 그들을 지배했던 담론들에 대해 엄밀한 접근을 시도한다. 프랑스혁명의 지도자였던 로베스피에르, 생쥐스트, 당통 등의 연설과 담론을 통해 프랑스혁명이 만들어 낸 근대 민주주의의 모습들, 특히 그 한계들을 분석할 뿐만 아니라, 기조, 콩스탕, 토크빌, 빅토르 위고와 같은 역사가, 소설가, 정치가들의 글을 검토하면서 프랑스 사회를 구성하고 결정하였던 정치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드러내고자 한다. 지도자들을 움직이게 한 담론만이 아니라 인민들의 집단적 의식을 결정하는 상징과 담론까지 파고들어 그것이 갖는 의미를 보여 준다. 프랑스혁명은 우리에게 여전히 현재적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정치적인 것의 형성을 드러내고, 우리는 그 흐름 속에서 문제와 이념, 사유를 재발견하고 다시 정치적인 것을 구성해 낸다. 그것은 바로 지금의 민주주의 정치가 현실 속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자양분이 된다.

다시, 역사와 정치

‘정치적인 것’에 대한 새로운 개념화 작업을 통해 르포르는 정치철학을 특권화한다. 르포르에게 정치학은 과학의 대상인 반면, 정치적인 것은 사유의 대상이다. 정치(과)학은 정치체계를 모델로 보고 그것을 경험적으로 관찰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정치체계를 모델로서 바라보는 정치(과)학의 작업에서 특수성은 자연스럽게 배제된다. 그러나 르포르가 주장하듯 정치철학, 즉 정치적인 것에 대한 사유 작업은 특수성을 배제하는 원칙의 기원에 대해 질문한다. 정치학이 정치체계에 대한 객관적 지식에 매달린다면, 정치적인 것에 대한 사유는 그 체계가 사회적 공간들을 분할하는 원칙을 드러내는 것이다. 르포르에게 정치적인 것에 대한 사유는 경험적이고 규범적인 것들을 분별해 내는 작업이라기보다, 집단적 의식을 해독해 내는 작업이다. 한 사회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회의 제도와 제도를 발생시키는 상징적인 것들의 질서를 이해한다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르포르는 사회에 대한 역사적 차원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정치사’가 필요한 이유를 부각시킨다. 르포르가 말하는 정치사는 상징적인 축으로 간주되는 권력을 중심에 놓으면서 권력을 결정하고 형성하는 과정에서 전환이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영향들을 분석하는 것이다. 결국 르포르는 사회의 요소들이 나뉘고, 절합되며 다시 공존하게 되는 형태를 계보학적으로 파악하려 했던 것이다.

빈 공간,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새로운 시선

르포르의 ‘빈 공간으로서의 권력’이라는 개념은 그의 저작이 한국에 번역되기 전 이미 슬라보예 지젝과 자크 랑시에르 등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빈 공간으로서의 권력’, 그것은 르포르가 민주주의를 제도로 파악하지 않는 독특한 정치철학자임을 잘 드러낸다. 이 개념은 프랑스에서 벌어진 전체주의 논쟁에서도 사용되었다. 르포르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주의에서는 하나로서의 국민(Peuple-Un)과 사회적인 것의 총체로서 정당에 대한 표상이 일치한다. 결국 그렇게 되면 일인 통치자(Egocrate)라는 전능한 권력이 출현하게 된다. 대중에서 정당으로, 정당에서 지도자로, 대중과 통치자의 동일시가 발생되고, 정치적 가능성의 빈 공간이 채워지면서, 민주주의가 불가능해진다. 전체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빈 공간으로서의 권력’은 민주주의의 본질로서 ‘통치자 = 국체’라는 확실성을 해체한다. 다시 말해 확실성의 이름으로 타자를 배척하고 억압하는 권력의 해체, 혹은 공백. 그러한 공백은 자유로운 상상력이 만개하는 공간이다. ‘빈 공간으로서의 권력’은 르포르 사후에도 여전히 현재적이며, 제도로서 해결되지 않는 정치적 이슈를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하는 독자들에게도 영감을 줄 만한 개념이다.
‘빈 공간으로서의 권력’은 다시 르포르에게 ‘인간의 권리’라는 문제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인간의 권리는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민주주의가 공적 공간에서 구성되기 위해서 인간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권리는 권리와 권력의 분리를 표시한다. 권리와 권력은 더 이상 같은 축 속에서 응축되지 않는다. 권력이 정당화되기 위해서 권력은 이제 권리에 순응해야 한다”(52쪽). 권리는 권력 위에 있어야 한다. 르포르에게 프랑스 인권선언에서 규정된 권리들은 개인의 존엄성보다는 개인들 사이의 공존과 상호 간의 관계를 보호하기 위한 정치적 개념으로 해석된다. 특히 사상, 표현, 집회의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권리는, 개인이나 그 사유재산의 지엄함이 아니라, 관계의 자유, 다시 말해 민주주의적 공론장의 속성을 형성한다. 인간의 권리는 인간적 ‘관계’를 형성하고, 그 형태가 정치적 범위를 형성할 때 정당한 형태를 갖는 셈이다. 물론 르포르는 법률을 간과하지 않는다. 다만 민주주의적 공론장을 구성하는 권리로부터 법률이 형성된다고 르포르는 말한다. 결국 권리의 근원은 권력의 빈 공간이다. 인간 권리의 제도들을 인정하는 것은 공적 공간에 새로운 정당성의 형태가 출현했음을 나타낸다. 결국 인간 권리의 출현은 공적 공간, 생각이 소통되고 순환하는 공간의 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르포르는 민주주의를 ‘빈 공간’이라는 개념에서 시작해, 인간의 권리가 지닌 지위에 대해 새롭게 규정짓는 데까지 밀고 나간다.

* * *

이론을 현실에 맞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치적인 것의 역동성과 불확실성을 껴안기 위해서는 역사적 현실에 대한 감각과 감수성이 필요하다. 르포르가 프랑스혁명을 비롯한 역사에 천착한 것은, 발 딛고 서 있는 지금으로부터 새로운 정치를 상상하기 위해서이다. 그는 ‘정치적인 것’에 대한 역사적 사유를 통해 민주주의의 주체가 만들어지는 권력의 빈 공간에 대한 이해에 이르렀다. 한국에서도 해방 이후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억압적 정권을 지나오면서, 정치가 권력과 제도적 장치에 한정된 적은 없었다. 한국에 근대성이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민중들이 정치의 전면에 나서고 그들의 말과 행위들이 정치의 중심이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그러한 흐름을 찾는 작업, 곳곳에 흩어져 있는 역사의 흔적들을 찾아 정치적인 것을 재구성하는 작업은 결국 역사와 정치철학의 결합일 것이다. 르포르가 말하는 ‘정치적인 것’이란 선거, 정당, 의회, 청와대로 한정되지 않는 우리의 삶 속에 존재하는 집단적 상호 행위와 밀착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한국사회의 ‘정치적인 것’을 사유하도록 촉발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곳의 정치공동체가 정치철학의 기반임을 깨닫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과 운동, 상징과 문화, 언어와 담론 속에서 존재하는 권력관계 및 권력의 망을 발견해 가고, 그것들의 작동을 드러내며 사회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보여 주도록 하는 것, 르포르는 이제 우리에게 ‘정치적인 것’이 무엇인지, 새로운 질문을 건네려 하고 있다.

목차

서문·

1부 ㆍ 근대 민주주의에 대하여
민주주의의 문제
권리와 복지국가·
한나 아렌트와 정치적인 것의 문제

2부 ㆍ 혁명에 대하여
혁명기 공포정치
프랑스혁명 속에서 혁명을 사유하기
에드가 키네 : 결여된 혁명·
원칙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혁명
『공산주의자 선언』의 재독해

3부 ㆍ 자유에 대하여
가역성: 정치적 자유와 개인의 자유
평등에서 자유로: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해석의 조각들

4부 ㆍ 환원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하여
정치신학적인 것의 영원성?
불멸성의 죽음?

옮긴이 후기 _ ‘정치적인 것에 대해 사유하기’에 대한 단상

본문중에서

정치적인 것을 사유한다는 것은 정치(과)학적 관점과의 단절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정치(과)학은 그러한 문제의 억압으로부터 탄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과)학은 사회를 형태짓기 위해 선재하는 요소들, 요소적 구조들, 본질(계급 혹은 계급의 분절들), 사회적 관계들, 경제적 혹은 기술적 결정, 사회적 공간의 차원 등 그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버린 객관화의 의지로부터 탄생하였다. 형태짓는다는 것은 동시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며 장면을 연출한다는 것이다.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사회적 공간이 실재적인 것과 상상적인 것, 진실과 거짓, 정의로운 것과 정의롭지 못한 것, 적법한 것과 금지된 것,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의 구별의 단일한 양식을 따르면서 절합하는 인지 가능한 공간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장면을 연출한다는 것은 이 공간이 귀족주의적, 군주제적 혹은 전제적, 민주주의적 혹은 전체주의적 구성에서 그 자체로 유사-표상(quasi-repr?sentation)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쪽)

따라서 공포정치와 함께 선의 의지와 악의 의지라는 이중의 축을 중심으로 정렬된 사회적 공간이 정비된다. 그러나 사회적 공간은 대결 관계의 망으로 구성되고, 각자는 타자의 위치에 의해 고정된 적합한 위치를 찾을 수 있을 뿐이라는 본성은, 타자의 시선에 의해 해체될 수 없는 조건 속에서만 유지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프레리알 법령」은 그 정점에서 한 명 한 명씩 모든 시민에게 관련된다고 간주되고 동시에 실제적으로 범죄의 기준과 판결의 기준을 해체하는 죽음을 각오한 투쟁의 이미지와 관련된다. 죽음을 각오한 투쟁, 8조는 그것을 명확히 한다. “혁명 재판소에 판단이 달려 있는 모든 범죄에 대한 형벌은 죽음이다.” 모든 시민들의 연관성, 9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든 시민은 재판관 앞에서 음모자와 반혁명 분자를 체포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표현할 권리를 갖는다. 시민은 그들을 인지하자마자 그들을 고발할 의무가 있다.” 범죄 기준의 해소. 추적해야 할 범죄의 범위는 어떠한 것도 혁명적 정의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129쪽)

프랑스혁명이 모든 행위자들에게 시도한 함정을 좌절시킬 능력을 지닌 로베스피에르의 전략, 즉 한정된 장소에 고착하지 않고, 의회의 입장, 클럽의 입장 그리고 거리의 입장을 결합시키는 전략에 대해 퓌레가 제시한 설득력 있는 분석의 세밀한 부분까지 들어가지 않고, 본질적인 것을 바로 제시하도록 하자. 그에게 프랑스혁명이 힘, 인민의 힘이 결집되는 순간, 권력은 엄청나게 증대된다. 그리고 조직 속에서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그가 가시적이 되면서, 동시에 혁명과 인민의 외부가 사실상 분리되면서 나타났을 때, 그는 예기치 않는 허약함을 보인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과 ‘그리고 매개를 통해 인민에게’ 일치하고 또한 인민을 독점하고자 노력하는 개인의 이미지만이 아니라, 인민이 생산하고 그리고 인민을 당위적인 존재로서 만들려 하고, 인민으로부터 분리된 힘, 그래서 잠재적으로 낯설고 인민에 대항하는 것이 가능해진 힘으로 인식되는 권력 자체의 이미지이다. (170쪽)

자연적인 역사? 발전의 법칙이 인지될 수 있는 과정이 문제이다. 이 인지는 과정 자체의 일부를 이룬다. 이 법칙은 현재적인 역사적 순간에 인지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설명한다. 맑스는 다음과 같이 묻는다. “인간들의 삶의 조건, 그들의 사회적 관계, 그들의 사회적 존재와 함께, 그들의 표상, 개념 및 관념들, 한마디로 그들의 의식이 또한 변화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사물의 기저까지 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는가? 지적 생산이 물질적 생산과 함께 변환하지 않는다면 이념의 역사는 무엇을 증명하는가? 시대의 지배적인 이념은 항상 지배계급의 이념일 뿐이었다.” 달리 말하면 가시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물질적으로 명백히 드러나는 것보다 더 심오한 것은 없다. (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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