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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회학 [양장]

원제 : Rechtssoziolo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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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법사회학』은 은 ‘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회학적 대답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어떤 ‘이념’이나 ‘주의’보다 ‘합리적 사고’를 중요하게 여겼는데, 그가 파악한 법체계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또한 법은 우리의 일상에서 믿음과 기대를 바탕으로, 즉 ‘규범’적으로 정착됨을 보여준다.

출판사 서평

니클라스 루만의 『법사회학』은 ‘법이란 무엇인가’ 특히, ‘법이 어떻게 형성되어 실정화되는가?’에 대한 사회학적 응답이다. 현대법을 이해하는 데 루만의 법분석은 이미 상당히 그 타당성과 적용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 책은 기능-구조적 체계이론의 관점에서 법사회학의 신기원을 정초함으로써 루만 법학의 가장 큰 공적이 되었다. 루만의 체계이론은 사회를 거대한 체계(System)로 파악한다. 법은 그 체계에서 기능적으로 특화된 부분체계 중 하나인데 이러한 구조적 분석은 『법사회학』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인 대단한 업적이다.

“사회는 ‘사건’으로 가득 찬 역동적인 체계다”
베버에 버금가는 사회학자 루만의 체계이론


루만은 막스 베버(M. Weber) 이후 독일어권에서 배출한 가장 걸출한 사회학자다. 루만은 원래 니더작센 주 행정법원과 문화부에서 근무하던 법학자였는데, 하버드 대학교에 장학생으로 파견된 일을 계기로 35세가 되던 1962년에야 사회학계에 발을 내디뎠다.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수자격시험에 통과한 루만은 당대 독일 사회학계 거두 셸스키(H. Schelsky) 교수가 이끌던 뮌스터 대학교 전임강사로 발령을 받았고, 1968년에는 사회민주당 정부가 베스트팔렌 주에 신설한 빌레펠트 대학교 사회학부의 창설교수로 부임하여 작고할 때까지 재직했다.
루만은 파슨스(T. Parsons)의 거대한 체계이론(Systems-Theory)에 큰 영향을 받았다. 파슨스는 사회 일반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이론을 구축하고자 했다. 루만은 파슨스의 체계이론을 조직화하기도 했지만 비판함으로써 파슨스가 구상한 정태적 관점의 ‘연역적 체계론’과 상당히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된다. 루만은 사회적 체계들이 항상 구속력 있고 집단적으로 통용되는 가치를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회를 더욱 다면적이고 역동적인 체계, 즉 ‘사건’을 구성요소로 삼아 창발하는 자기생산체계로 본 것이다.
루만의 이론적 정수는 1984년 출간된 『사회체계이론』(Soziale Systeme)에서 시작하여 1997년 『사회의 사회』(Die Gesellschaft der Gesellschaft)에서 완결된다. 두 저서 사이에 경제, 학문, 법, 예술 및 종교, 정치, 교육체계의 각론이 각각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각론 가운데 하나로 이번에 출간하는 『법사회학』은 루만 사상의 기본적 지향점을 배경으로 이해해야만 한다. 한길사는 지난 2007년 루만의 주요 저작 가운데 『사회체계이론』을 가장 먼저 소개했으며 2014년에는 『예술체계이론』을 출간한 바 있다. 앞서 출간한 두 책이 『법사회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합리적인 소통과 타협이 건강한 법체계의 생명”
『법사회학』에서 법체계의 뿌리를 밝히다


『법사회학』은 법이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예시를 다양하게 들며 흥미롭게 보여준다. 고대와 중세 그리고 근대를 아우르는 루만의 저술은 그 자체로 훌륭한 법-역사서라 할 만하다. 하지만 『법사회학』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법형성의 원리를 밝히고 실정법을 분석한 것이다. 루만은 법의 본래적인 기능을 사회관계의 장(場)에서 상대에게 기대하는 행동 그리고 상대가 나에게 기대하는 행동이 실제로 벌어지는 확실성의 보장에서 찾는다. 그러한 ‘기대의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범례화하고 정식화하는 것이 바로 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법은 ‘기대강제’라는 성격을 지닌다. 쉽게 말해 법은 기대의 메커니즘 자체를 강제적으로 작동시키는 게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기대의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할지 불분명한 상황에서도―작동할 것이라고 믿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체계이론 특유의 논리가 반영된 것으로 법은 우리의 일상에서 믿음과 기대를 바탕으로, 즉 ‘규범’적으로 정착됨을 보여준다.
여기서 중요한 건 법체계가 절대 변하지 않는 정적인 체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법조항을 새롭게 만들거나 수정하는 차원의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법은 그 뿌리에서부터 본래 역동적이다. 법은 법과 관련된 모든 ‘사건’에서 행위 당사자들의 관계, 서로를 향한 기대, 기대의 확실성 등의 정도에 따라 역동적으로 반응한다. 매우 잘 정비돼 전혀 모순이 없고 공평무사한 법체계일지라도 일단 사건이 발생하면 각각의 사건 자체와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관념적인 얘기가 아니다. 각종 재판을 다룬 인터넷신문 기사들을 보면 ‘이해할 수 없다’는 댓글이 꽤 많이 달린다. 이는 단편적인 인터넷신문 기사가 재판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각 사건과 법 자체의 상호작용 때문이다. 법이 규범적이라는 정의는 그러한 “상호작용(역동성)이 존재한다는 게 법의 규범”임을 의미할 뿐이다.
이때 법체계는 그 역동성을 바탕으로 자기충족적인 체계로 거듭난다. 외부적 권위가 필요 없게 된다. 사법부의 독립 따위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법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를 법 스스로 규율한다는 것이다. 사건마다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법을 그 누가 관리할 수 있겠는가. 법을 관리하는 건 법 자체다. 이것이 ‘법-체계’의 진정한 의미다.
루만이 파악한 법체계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루만은 어떤 ‘이념’이나 ‘주의’보다 ‘합리적 사고’를 중요하게 여겼다. 독자적으로 운행하는 체계들은 사회의 안정과 유지에 무관심하다. 그 체계들을 모으고 조정해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게 바로 합리적인 소통, 합리적인 타협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독자적인 체계들로 이루어진 우주에서 미아 신세가 될 것이다.

“기초법학의 황무지에 씨를 뿌리다”
『법사회학』 번역·출간의 의의


『법사회학』을 번역하고 출간하는 데 무려 15년이 걸렸다. 번역을 반역이라 한다 해도 이처럼 힘든 반역이 있을까 싶다. 옮긴이인 강희원 교수는 단어 하나를 선택하는데도 신중을 기했다. 루만의 이론은 매우 방대하면서도 촘촘하게 짜여 있어 개념 하나라도 잘못 이해하면 전체 이론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강 교수는 본문을 시작하기에 앞서 주요 개념을 사전 형식으로 정리한 「번역용례와 해설」을 넣어서 이로 인해 『법사회학』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수험법학이 지배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법학계에서는 여전히 기초법학이 설 자리가 없다. 특히 2008년 문을 연 법학전문대학원이 변호사시험 준비학원으로 전락하면서 우리 법학계는 이제 외국의 기초법학을 그대로 수입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강 교수는 이런 현실을 포기하지 않고 척박한 땅에 씨를 뿌리는 심정으로 15년 동안 『법사회학』을 번역하고 출간하는 데 매달렸다. 부디 이 씨가 잘 뿌리 내려 우리나라 기초법학에 눈여겨볼 만한 꽃으로 피어나길 바란다.

목차

법에 대한 사회학적 계몽│강희원
번역용례와 해설

제2판 서문
서론

제1장 법사회학에 관한 고전적 단초들

제2장 법의 형성: 사회학적 이론의 기초
1. 복잡성, 불확정성 및 기대의 기대
2. 인지적 기대와 규범적 기대
3. 기대위배의 처리
4. 제도화
5. 기대맥락의 동일화
6. 정합적 범례화로서 법
7. 법과 물리적 폭력
8. 구조와 일탈행동

제3장 사회의 구조로서 법
1. 사회와 법의 발전
2. 원시법
3. 전근대적 고등문화의 법
4. 법의 실정화

제4장 실정법
1. 실정성의 개념과 기능
2. 법의 완전분화와 기능적 특화
3. 조건적 프로그램화
4. 판결절차의 분화
5. 구조적 변이(變異)
6. 실정성의 위험과 파생문제
7. 정당성
8. 실정법의 관철
9. 통제

제5장 실정법에 의한 사회적 변동
1. 조종가능한 사회변동의 조건
2. 범주적 구조
3. 세계사회의 법적 문제
4. 법, 시간 그리고 계획

결론: 법이론에 대한 질문(제1판)
결론: 법체계와 법이론(제2, 3판)

참고문헌
루만의 저작과 관련 자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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