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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나의 개미 언덕

원제 : Anthills of the Savann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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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아체베는 이전에 발표한 소설에서 정치적 구도 속에서 여성의 능력과 역할에 대해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지만, 『사바나의 개미 언덕』에서는 정의와 희망의 나라를 키워 나가는 데 있어 생명을 품고 상생하는 역할로서의 여성의 이미지를 제시하며 소설의 의미를 다진다. 엘레와가 이켐의 아이를 출산하면서 마련한 명명식 자리는 이 소설이 가진 메시지를 한 번에 보여 주는 함축적인 장면이다. 캉안에서 이름을 짓는 것은 으레 남성(아버지)의 몫이었지만, 엘레와의 아이를 위한 명명식에서는 가까운 지인들이 모두 모여 여성이 주축이 되어 이름을 지어 준다. 또한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이 함께 노래 부르며 춤추면서, 성별과 계층, 종교를 떠나 화합하는 자리를 만든다. 이들은 아이에게 “길은 결코 닫히지 않을 것”이라는 뜻의 ‘아마에치나’라는 이름을 지어 주면서, 여성들은 비록 정의를 위해 헛되어 싸우다 스러지더라도 결코 멈추지 않고 나아갈 것을 희망한다.

출판사 서평

국가를 위해 헌신하려는 목표를 갖고 함께 아프리카에서 영국으로 건너가 함께 공부한 친구 사이인 샘, 이켐, 크리스. 그러나 이들의 관계는 귀국 후 샘이 군인이 되어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장악하자 어그러지고 만다. 현재 신문사 편집장인 이켐, 그리고 공보처 장관인 크리스는 캉안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만,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점점 암울해져 간다 .어느 날 이켐이 샘의 눈엣가시가 되어 편집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고, 정부는 그가 대학생들 앞에서 한 강연의 발언을 문제 삼아 그에게 죄를 뒤집어씌운다. 컴컴한 밤중에 집에서 군인들에 의해 끌려간 이켐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동료이자 친구를 잃은 크리스를 비롯해 그를 사랑하고 따르던 사람들은 슬픔을 극복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용기 있게 싸움을 전개해 나간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신의 화살』로 영국이 나이지리아 지역에 침입해 오던 19세기 말 20세기 초중반의 혼돈을 다루어 온 치누아 아체베는, 『사바나의 개미 언덕』에서 20세기 후반, 서양 세력에 이어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장악한 독재자로 인해 암울한 정치적 상황에 직면한 아프리카의 위기를 세밀하게 묘사해 내고 있다.

아프리카 문학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치누아 아체베

권력이라는 정치적 유혹 속에서 펼쳐 나가는 올바른 개인들의 투쟁

혼란 가운데에 피어나는 희망의 새싹을 통해 화합을 꿈꾸다


▶ 아체베는 아프리카 문학의 아버지이다.-《가디언》

▶ 아체베는 『사바나의 개미 언덕』에서 아프리카인의 경험적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의제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를 인간의 보편적 지혜 속으로 이끌고 들어간다.-《워싱턴 포스트》

현대 아프리카의 모습을 세계에 알리는 작가 치누아 아체베

서구 세력의 침입 이후 이어진 군부 독재의 참상을 낱낱이 펼쳐 내다


“아프리카 문학의 수립자”이자 나이지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치누아 아체베. 그가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신의 화살』로 이루어진 ‘아프리카 3부작’ 이후 이십여 년 동안 침묵하다 발표한 『사바나의 개미 언덕』(1987)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33번으로 출간되었다. 서구 식민 제국주의 지배에 맞닥뜨린 아프리카 사람들의 전통이 무너지는 과정을 그려 온 그는, 『사바나의 개미 언덕』에서 서구 세력이 물러난 다음 새로 건설된 국민 국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아프리카의 거대하고 황량한 초원 지대를 가리키는 ‘사바나’는 이 소설의 배경인 ‘캉안’이라는 가상의 아프리카 국가를 뜻한다. 또 ‘개미 언덕’은 그 황량한 초원 위에 탑처럼 꿋꿋이 서서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집단을 상징한다. 이 작품에서 아체베는 서구 세력의 품에서 갓 벗어난 신생 민주 국가 ‘캉안’에서 벌어지는 민족 지도자들의 고민과 권력의 유혹, 암투, 그리고 독재로 인한 갈등을 크리스, 샘, 이켐이라는 세 친구의 행보와 함께 엮어 나간다.

케냐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가 “그의 작품에서는 아프리카의 목소리가 영어로 옮겨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듯, 치누아 아체베가 아프리카 민중의 영혼을 담아 세계인에게 전달하는 이야기는 강력한 힘을 갖고 독자의 마음에 큰 울림을 남긴다.

부조리에 맞서 연대하는 과정, 그리고 놓치지 않는 희망

『사바나의 개미 언덕』의 배경인 가상 국가 캉안은 아프리카 국민 국가 건설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전형적인 포스트식민주의 국가이다. 그동안 아프리카 국가들이 서구 식민주의에 예속되어 겪는 갈등을 그려 왔던 아체베는, 이 소설 속에서 20세기 후반 서구 세력에 해방되어 새로운 독립 국가를 수립한 이후 국가 운영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민주적 문제에 주목했다.

크리스, 샘, 이켐은 국가 장학생으로 뽑혀 영국으로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이자 오랜 친구이다. 샘은 귀국한 후 정치적 야욕에 흔들려 쿠데타를 일으켜 일인자로 올라섰고, 크리스는 그 정권 아래에서 공보처 장관, 이켐은 주요 언론사 편집장을 맡았다. 군인 출신으로 권력의 최고 위치에 올라선 샘은 초반에는 내각 구성에 대해 크리스에게 조언을 요청하는 등 국가 운영을 민주적으로 해 나가는 듯했으나 점점 독재자로서 군림하기 시작하고, 그 압박 아래에서 내각 역시 부패하기 시작한다. 크리스는 점점 변해 가는 샘의 모습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언론사 편집장인 이켐 역시 정부에 입바른 말을 하지 못하도록 강요받으면서 갈등이 점점 심해진다.

결국 이켐은 정부의 계략에 의해 편집장 자리에서 사퇴하고 강연에서 한 말을 트집 잡혀 공안에 끌려가 살해된다. 예상치 못한 폭력적인 상황이 벌어지자 크리스와 주변 인물들이 함께 연대하여 방법을 모색해 나간다. 크리스의 애인인 비어트리스, 죽은 이켐의 애인인 엘레와, 이켐의 강연을 듣고 감동받은 학생회장 이매뉴얼, 그리고 평소 이켐을 존경해 왔던 택시 기사 등 성별, 사회적 위치와 직업이 서로 다른 이들이 모여 이켐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는 모습이 이어진다.

권력에 대한 본능적인 욕망과 암투, 서로 다른 계층 간의 반목, 전통과 현재의 대립, 종교 간의 관용 부재, 정치 이념 투쟁 등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다양하고도 복잡한 문제는 인간 역사와 문명에 편재한 문제들이다. 아체베는 혼란을 겪고 있는 캉안이라는 나라의 한가운데로 독자를 이끌고 들어가 등장인물이 이런 문제를 헤쳐 나가는 과정을 손에 땀을 쥐게 만들 만큼 생생하게 묘사한다.

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고민 끝에 발견한 ‘여성’의 가치

작품 전면에 드러나는 것은 엘리트 지식인 3인방의 캐릭터와 행보이다. 특히 돌변해 버린 샘에 대항해 크리스와 이켐은 조국의 미래에 대해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고 토론하며 방법을 모색해 나간다. 낙후된 조국의 현실과 아직 깨어나지 못한 민중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 밝은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은 특히 인상적이다. 그러나 정부의 눈밖에 난 이켐이 계략에 의해 허무하게 죽고 크리스가 정부에 의해 쫓기게 되면서 이들의 노력은 빛을 잃는 듯해 보인다. 여기서 크리스의 연인인 비어트리스와 이켐의 연인인 엘레와의 역할이 빛을 발한다. 재정부 수석 비서관인 비어트리스와 서민 출신으로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엘레와라는 두 여성 등장인물은 서로 교육 수준이나 사회적 지위는 다르지만, 크리스와 샘의 조력자로서 남성이 보지 못하는 맹점을 지적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그녀들이 가진 생명을 품고 화합하는 능력은 아체베에게 중요한 테마로 작용한다.

아체베는 이전에 발표한 소설에서 정치적 구도 속에서 여성의 능력과 역할에 대해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지만, 『사바나의 개미 언덕』에서는 정의와 희망의 나라를 키워 나가는 데 있어 생명을 품고 상생하는 역할로서의 여성의 이미지를 제시하며 소설의 의미를 다진다. 엘레와가 이켐의 아이를 출산하면서 마련한 명명식 자리는 이 소설이 가진 메시지를 한 번에 보여 주는 함축적인 장면이다. 캉안에서 이름을 짓는 것은 으레 남성(아버지)의 몫이었지만, 엘레와의 아이를 위한 명명식에서는 가까운 지인들이 모두 모여 여성이 주축이 되어 이름을 지어 준다. 또한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이 함께 노래 부르며 춤추면서, 성별과 계층, 종교를 떠나 화합하는 자리를 만든다. 이들은 아이에게 “길은 결코 닫히지 않을 것”이라는 뜻의 ‘아마에치나’라는 이름을 지어 주면서, 여성들은 비록 정의를 위해 헛되어 싸우다 스러지더라도 결코 멈추지 않고 나아갈 것을 희망한다.

■ 줄거리

국가를 위해 헌신하려는 목표를 갖고 함께 아프리카 캉안에서 영국으로 건너가 함께 공부한 친구 사이인 샘, 이켐, 크리스. 그러나 이들의 관계는 귀국 후 샘이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장악하자 어그러지고 만다. 현재 신문사 편집장인 이켐, 그리고 공보처 장관인 크리스는 나라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만,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점점 암울해져 간다. 크리스의 애인이자 재정부 수석 비서관인 비어트리스, 그리고 이켐의 애인이자 서민 출신 엘레와 역시 이 세 친구의 관계 사이에서 혼란을 느낀다. 어느 날 이켐이 샘의 눈엣가시가 되어 편집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고, 정부는 그가 대학생들 앞에서 한 강연의 발언을 문제 삼아 그에게 죄를 뒤집어씌운다. 컴컴한 밤중에 집에서 군인들에 의해 끌려간 이켐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동료이자 친구를 잃은 크리스를 비롯해 그를 사랑하고 따르던 사람들은 슬픔을 극복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용기 있게 싸움을 전개해 나간다.

목차

사바나의 개미 언덕 7

작품 해설 395

작가 연보 405

본문중에서

정변이 일어나 사랑받지 못한 민간 정치인들이 마침내 애석해하는 사람도 없이 쓰레기 더미로 추락하고, 젊은 육군 사령관이 쿠데타를 일으킨 한층 더 젊은 친구들에 의해 국가 원수로 추대되었을 때, 그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별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지성인처럼 친구들을 불러 모아 놓고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자문을 구했다.―26쪽

샘의 문제는 그런 사기꾼 같은 검찰 총장처럼 하루 종일 사소한 이해관계가 얽힌 수많은 일을 위해 굽실거리는 인물들에 둘러싸여 있는 탓에 어느 게 옳은지 알 기회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샘이 이따금이나마 단단한 벽 같은 궁정의 광대들 사이로 난 틈을 통해 살짝살짝 가느다란 빛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일, 바로 그런 일을 크리스와 내가 해야 한다.―80쪽

“내가 오늘 여기에 온 건 이전에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예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나한테 준 당신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통찰력이라는 선물. 그걸 당신이 나한테 주었고 난 당신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통찰력이요? 내가요? 뭐에 대한 통찰력이죠?”

“여자들의 세계에 대해서요.”―165쪽

“나의 친구들이여, 우리는 지금 바로 그런 행동을 하고 있는 겁니다. 투쟁 말이에요. 어쩌면 부질없는 짓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다음 세대가 맞아, 비록 우리 선조들은 패했지만 노력은 했어 하고 말할 수 있겠지요.”―220쪽

“어째서 갇혔냐고요? 그걸 듣고 싶으신 거죠. 좋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겁니다……. 그러니까 이야기꾼은 위험을 초래하기 때문이지요. 그들은 모든 통제의 달인들에게 위협이 되고, 국가, 교회나 회교 사원, 정당 회의, 대학 또는 어디에서든지 인간 정신의 자유권을 빼앗는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지요. 바로 그게 이유입니다.”―237쪽

“크리스는 우리에게 정신 차리라는 메시지를 보내려던 거였어요. 어떤 소규모의 정당 위원회가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로 구성되었다고 해도 이 세상은 그 위원회가 아니라 이 세상 사람들의 것이라는 것을요…….”―391쪽

저자소개

치누아 아체베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30

1930년 나이지리아 동부의 이보족 마을인 오기디에서 태어났다. 그곳은 영국 성공회의 선교사들이 처음으로 진출한 선교 중심 지역으로 아체베 역시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했다. 교회 미션스쿨을 졸업한 후 이바단 대학에서 의학과 문학을 전공했고, 그 후 라고스의 나이지리아 방송국에서 일했다. 나이지리아 및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1996년에는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8년 스물여덟 살의 나이에 발표한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학의 고전으로 가장 사랑받는 아프리카 소설 중 하나이자 전 세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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