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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원제 : 終末のフ一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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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구의 종말까지 앞으로 3년

이사카 고타로는 [종말의 바보]에서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봤음 직한 질문을 던진다. ‘만약 지구가 멸망한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어느 날 돌연 8년 후에 소행성이 충돌하여 지구가 멸망한다는 충격적인 발표가 전 세계를 강타한다. 더 나아가 그 시점에서 5년이 흐른 뒤의 세계를 전면에 내세운다.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어느 정도 차분하고 담담해져서 남은 3년을 마주 볼 수 있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살아 나가는 모습이 이 작품의 주요 이야기이다. 이사카 고타로는 지구의 종말이라는 엉뚱한 설정을 가져와 죽음으로써 역설적으로 삶을 이야기한다. [종말의 바보]는 일본에서 2009년 발행된 문고본을 번역한 것으로 평론가 요시노 진의 작품 해설이 더해져 독자로 하여금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 세계를 한층 더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출판사 서평

2006년 야마모토슈고로상 후보작
2007년 제4회 일본서점대상 4위


나는 내 인생이 아직 많이 남았다고 믿고 있었다. 때문에 그러는 사이 야스코가 먼저 사과하지 않겠나 배짱을 부린 것은 사실이다. 설마 그 이듬해에 ‘남은 수명은 앞으로 8년’이라는 언도를 받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것도 ‘내 수명’이 아니라 ‘세상의 수명’이었으니, 실로 예상을 뛰어넘은 일이었다.
( '종말의 바보' 중에서/ p.19)

기상천외하고 독창적인 세계관을 중층적이고 정교한 구성력과 경쾌하고 소탈한 필치로 그려 내는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열한 번째 단행본 [종말의 바보]가 현대문학에서 김선영의 번역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소설 스바루] 2004년 2월호부터 2005년 11월호까지 발표된 여덟 편의 연작소설을 묶은 이 작품은 2006년 국내에 소개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는데, 이번의 [종말의 바보]는 일본에서 2009년 발행된 문고본을 번역한 것으로 평론가 요시노 진의 작품 해설이 더해져 독자로 하여금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 세계를 한층 더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이사카 고타로는 [종말의 바보]에서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봤음 직한 질문을 던진다. ‘만약 지구가 멸망한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어느 날 돌연 8년 후에 소행성이 충돌하여 지구가 멸망한다는 충격적인 발표가 전 세계를 강타한다.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여 자살이 속출했을 뿐만 아니라 폭동, 살인, 방화, 강도, 사기 등의 범죄가 만연하고 세상은 대혼란에 빠진다. 여기까지는 종말을 다룬 여타의 소설이나 영화의 전개와 다를 바 없지만 이사카 고타로는 더 나아가 그 시점에서 5년이 흐른 뒤의 세계를 전면에 내세운다.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어느 정도 차분하고 담담해져서 남은 3년을 마주 볼 수 있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살아 나가는 모습이 이 작품의 주요 이야기이다.

세상의 종말 앞에서 분노하고 체념하고 슬퍼하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따스하고 경쾌하게 그려 낸 여덟 편의 드라마
오늘을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묻는 걸작 연작소설


"나에바 군은 내일 죽는다고 하면 어쩔 겁니까?" 배우는 뜬금없이 그런 질문을 했다.
"똑같습니다." 나에바 씨의 대답은 쌀쌀맞았다.
"똑같다니, 뭘 할 건데요?"
"제가 할 줄 아는 건 로 킥과 레프트 훅뿐이니까요."
"그건 연습 얘기잖아요? 아니, 내일 죽는다는데 그런 짓을 하겠다고?" 재미있네, 하고 배우는 웃었다고 한다.
"내일 죽는다면 인생이 바뀝니까?" 글자라서 상상할 수밖에 없지만, 나에바 씨의 말투는 분명 정중했을 것이다. "지금 당신의 인생은 몇 년짜리 인생입니까?"
( '강철의 울' 중에서/ p.215)

[종말의 바보]의 무대는 지구의 종말까지 앞으로 3년이 남은 시점, 일본 센다이 북부에 자리한 아파트 단지 ‘힐즈 타운’이다. 가까스로 공황 상태에서 벗어난 몇 안 되는 살아남은 힐즈 타운 주민 혹은 그들과 관련 있는 사람이 여덟 편의 이야기에서 각각 화자로 등장하는데, 이사카 고타로 특유의 치밀한 구성 아래서 같은 시간과 공간을 살아가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점이 흥미롭다.
성적이나 직업 같은 눈에 보이는 기준만으로 자식의 가치를 판단해 딸과도 소원해지고 종말보다 먼저 자살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아들의 추억을 매개체로 하여 딸과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종말의 바보FOOL], 간절히 원했을 때는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임신에 성공한 아내를 두고 지금 낳더라도 앞으로 3년밖에 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선 우유부단한 남편의 고민과 결심에까지 이르는 과정을 그를 둘러싼 일상을 통해 그려 낸 [태양의 딱지SEAL], 언론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여동생을 잃고 종말이 오기 전에 직접 복수를 하려는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농성의 맥주BEER], 종말이란 상황 속에서 인간성을 잃어 가는 자신들의 모습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부모로부터 남겨진 소녀가 남은 시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 나가는 이야기인 [동면의 소녀GIRL], 종말 소동이 다 거짓말인 양 변함없는 일상을 지켜 나가는 권투 선수의 모습을 그려 낸 [강철의 울WOOL], 난리 통에 아내를 지켜 내지 못한 죄책감을 느끼는 남편과 괴짜 대학 동창의 이야기를 그린 [천체의 돛배YAWL], 딸처럼 언니처럼 엄마처럼 연인처럼 홀로 남은 사람들 곁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상대를 연기해 주는 연기자 지망생의 이야기 [연극의 노OAR], 망루에서 지구 최후의 순간을 끝까지 바라보고 싶다는 아버지를 둔 비디오 가게 점장의 가족과 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엿보이는 [심해의 지주POLE], 각각의 단편에서 개성적인 등장인물들과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드라마가 유쾌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전개된다.
이사카 고타로는 지구의 종말이라는 엉뚱한 설정을 가져와 죽음으로써 역설적으로 삶을 이야기한다. [청춘과 독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어떤 비참한 상황이라도, 그래도 사람은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 [종말의 바보]는 단순한 낙관론도 아니고 날선 비관론이나 냉소도 아니며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담담하게 환기시킨다. 개인, 나아가 가족의 재생을 완만하게 그려 낸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궁극적으로 스스로를 다시 마주 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종말의 바보]에 그려진 것은 ‘인생의 규칙’이다. 아무리 비참하고 희망이 없는 상황이라도 힘차게 살기 위한, 그리고 슬픔을 끌어안은 사람들에 다가서기 위한 ‘인생의 규칙’. 앞으로 3년밖에 남지 않은 목숨이라는 선고를 받아도, 그래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풍요로운 인생을 찾아서.
- 요시노 진 / 평론가

목차

종말의 바보
태양의 딱지
농성의 맥주
동면의 소녀
강철의 울
천체의 돛배
연극의 노
심해의 지주

감사의 말
작품 해설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영화가 시작되었다. 이번 영화는 방금 전 호러 영화와는 달리 비교적 평범한 줄거리였다. 말기 암에 걸린 주인공이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아내 복수를 하는 내용이었다. 총질을 하는 소리가 조금 시끄러웠던 것만 빼면 나름대로 볼만했다. 정신없이 빠져들 정도는 아니었지만 지루하지는 않았다.
"꽤 재미있었죠?" 시즈에도 비디오테이프를 되감으면서 감상을 말했다.
"그래." 나는 짧게 대답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텔레비전 화면을 멍하니 쳐다보면서 물었다. "이런 때에, 이런 식으로 영화나 보고 있다니 바보 같지 않아?" 스스로가 몹시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바보면 어때요."
"그런가?"
"그럼요."
"야스코 말인데." 나는 긴장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내가 미워서 소행성이 떨어지기 전에 날 죽이러 오는 건 아니겠지?"
"그럴지도 모르죠."
"어이."
"농담이에요."
( '종말의 바보' 중에서/ pp.33~34)

"속고 있는 기분이야." 나는 오셀로 판을 한 번 더 쳐다보고 물었다. "어라, 누구 차례지?" "당신." 미사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기에 검은 말을 자신 있게 두고 흰 말 두 개를 해치웠다.
"속고 있다니 무슨 뜻이야?"
"우리가 지금 아이를 포기하면 소행성의 충돌을 받아들인다는 뜻이 되지 않을까?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가 그렇다면 충돌시켜야겠구나, 하고 판단할지도 몰라."
"어딘가의 누군가라니, 누구?"
"몰라. 아득히 멀리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무언가겠지."
"예를 들면 신?"
"3번가에 사는 야마다 씨 같은 존재가 아닌 것만은 확실해. 어쨌든 내 생각은 그래. 그래서 말인데, 반대로 우리가 출산을 선택하면 말이야."
"소행성이 피해 간다?"
"예를 든다면 말이지."
"그거 꼭 무슨 종교 같다."
( '태양의 딱지' 중에서/ pp.72~73)

"필사적이었지. 필사적. 필사적으로 살았어." 고마쓰자키 씨의 입가에 깊은 주름이 파였다. "너희 집도 그랬겠지만 사람은 정말 나약해. 여기저기에서 소란이 터졌잖아. 다행히 우리처럼 가난한 아파트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지만, 버젓한 집들은 꽤 털렸어. 멍하니 길을 걷고 있으면 금세 폭도가 튀어나오질 않나. 내가 처음 만난 놈은 창백한 오이처럼 빼빼 마른 놈이었는데 방망이를 들고 서 있더군. 돈이라면 지금 없고, 애초에 세상이 끝난다면 돈도 필요 없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그게 아니라고 지껄이는 거야."
"그게 아니라고요?"
"한 번쯤 사람을 흠씬 두들겨 패 주고 싶었다고 지껄이더군."
나는 이해가 갔다. "그런 사람이 많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좋게 말하면 ‘모두가 해방’되었던 거고 나쁘게 말하면 ‘자포자기’한 것뿐이야."
"고마쓰자키 선생님은 해방되었나요?"
"난 머리가 좋잖아?"
"그랬던가요?"
"그래서 속지 않았지. 여기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덫에 걸린다, 그렇게 스스로를 타이르며 간신히 살아남았어. 자포자기하면 지는 거라고 말이야. 집에 숨어서 숨을 죽이고, 식량을 모아서 간신히 버텼지. 일단 오늘 하루 버텨 보자, 하고 다음 날이 되면 또 오늘 하루 버텨 보자, 하고 그날그날을 살아왔어."
"덫이라니, 누가 친 덫인가요?"
"운석이지, 운석."
( '동면의 소녀' 중에서/ pp.166~167)

5년 전까지 양복을 입고, 머리를 싹 빗어 넘기고, 해외 출장 때 샀다는 좋은 가방을 들고 출근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버지, 그 남자는 어디로 갔어? 착란에 빠져 내게 덤벼드는 눈앞의 남자와는 조금도 닮지 않았다. 아버지, 그 남자를 돌려줘. 분했다.
"그만들 해." 어머니가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나와 아버지 중 누구에게 한 말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버지는 숨을 헐떡이며 움직임을 멈추었다. 나는 그것으로 끝난 줄 알았는데, 아버지는 곧바로 짐승 같은 괴성을 지르며 탁상시계를 집어 던졌다.
반사적이었다. 나는 몸을 쓱 옆으로 피한 다음, 왼발에 체중을 싣고 오른쪽 다리를 들어 아버지의 정강이를 찍었다. 아버지의 왼쪽 정강이에 맞고 발등에 충격이 느껴졌다. 동시에 아버지가 꼴사나운 비명을 질렀다. 몸이 기우뚱하게 꺾였다.
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어서 이번에는 하이 킥을 날렸다. 연습 때 몇 번이나 반복했던 동작이었다. 훅, 콧김을 내쉬며 몸을 꺾었다. 아버지의 얼굴을 노려 오른발을 움직였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어째서인지 나에바 씨의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 ‘어이, 나. 나는 이런 나를 용서할 건가?’
( '강철의 울' 중에서/ p.211)

"그건 그렇다 치고 넌 어떻게 생각해? 3년 후에 소행성이 떨어져. 모두 멸망해. 네가 좋아하는 별 때문에 죽게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이야?"
"어떤 기분이냐고 물어도."
"충돌할 때 넌 어쩔 거야?"
거기에서 니노미야가 뺨을 누그러뜨리고 평소의 긴장한 눈매에서 힘을 빼더니 나를 향해 웃었다. "당연히 망원경을 봐야지."
"당연한 거냐?"
"그야 지금까지 우리는 지구에서 몇십만 킬로미터 아니면 몇백만 킬로미터 떨어진 혜성을 보면서 기뻐했어. 그걸 훨씬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거야. 게다가 스쳐 지나가는 게 아니라 이쪽으로 다가오는 거니까." 말할수록 흥분하는 그에게 나는 압도당했다. "굉장하지 않아? 진짜로, 만약에 정말로 떨어진다면 굉장한 일이야. 지금부터 잠이 안 올 정도야."
( '천체의 돛배' 중에서/ p.258)

"필사적으로 사는 건 권리가 아니라 의무야."
"의무." 나는 그 말을 되뇌었다.
"그래. 그래서 모두 다른 사람을 죽여서라도 살아남으려 하지. 혼자만이라도 살려고. 추하게 사는 거야, 우리는."
"추하게......"
"남을 발로 차 떨어뜨리더라도 악착같이 살아가는 거야."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센스 있는 얘기인가 싶었더니 뭔가 불쾌하고 현실적인 얘기였네요."
"그야 그렇지. 이건 불쾌하고 현실적인 얘기야."
( '심해의 지주' 중에서/ pp.328~329)

저자소개

이사카 코타로(Isaka Kotaro)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71.05.25~
출생지 일본 지바 현
출간도서 87종
판매수 26,516권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반향을 일으키고 이름 앞에 항상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작가. 한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중국, 대만 등 10여 개국에서 번역되었으며, 국경을 넘어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고등학생 때 부모님에게 선물받은 책에서 ‘짧은 인생을 상상력에 내던질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라는 문장을 보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일본 추리소설계의 전설 니시무라 교타로西村京太&#-28466;의 이름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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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79~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국 외국어 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다양한 매체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했으며 특히 일본 미스터리 문학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소시민’ 시리즈,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 『진실의 10미터 앞』, 『왕과 서커스』, 『야경』, 『엠브리오 기담』, 『쌍두의 악마』,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고백』, 『경관의 피』, 『흑사관 살인 사건』, 『꿀벌과 천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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