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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적나라하고 파격적으로 그려낸 십대 소녀의 육체적 성장기!

프랑스 현대 문단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 마리 다리외세크의 소설 『가시내(Cleves). 1980년대 가상의 소도시 '클레브'에 사는 소녀 솔랑주가 사춘기를 겪으며 성에 눈떠 가는 과정을 상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인 솔랑주가 초경을 경험하는 시절, 여러 남자들과의 어설픈 만남과 첫 경험, 좀 더 성장한 소녀의 복잡해진 경험과 성인 남자 비오츠 씨와의 관계 등을 다루고 있다. 거북할 정도로 사실적인 솔랑주와 친구들의 모습들, 작품 속 청소년들의 무신경함, 읽기 곤혹스러울 정도의 겉멋을 부려 대는 대사들은 어설프고 종잡을 수 없는 시절을 놀랍도록 섬세하고 치밀하게 재현해내고 있다.

솔랑주의 부모는 파경 직전이고, 부모 대신 돌봐주는 보모 비오츠 씨는 사회에 잘 융화되지 못하는 인물이다. 혼란스러운 시기를 지나는 솔랑주 곁에는 의지할 만한 어른이 아무도 없다. 솔랑주는 넘쳐 나는 호기심과, 의혹들을 잡지와 친구들과의 수다에 의존해 해결해 나간다. 어느 날 솔랑주와 그 친구들은 경쟁적으로 성경험 얘기를 늘어놓고 솔랑주의 지상 과제는 남자와 데이트하기가 된다. 결국 생리 중 첫 경험을 하게 된 솔랑주는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생리대를 떼어내 감춰 두고 화장실 세면대에서 급하게 물로 씻은 뒤 관계를 치르는데…….

출판사 서평

팬티 속에 펜을 넣은 소설. 다리외세크는 여자들이
머릿속 한구석에 감춰 두는 이야기를 과감하게 끄집어낸다. - 렉스프레스

생경하지만, 묘하게 친숙하다.
손톱만큼의 태도 부리지 않는 감동적인 소설. - 리베라시옹

어린 시절로부터 막 빠져나온 거추장스러운 육체들을,
다리외세크는 정확하고 도발적인 방식으로 묘사한다. - 텔레라마

사춘기의 순진함, 겉멋, 넘치는 혈기 그리고 천박함.
문학에서 다룰 가치가 있는 이 주제를 다리외세크가 떠맡았다.
입체감으로 가득한 소설. - 르 피가로

40대인 다리외세크는 자신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여자들의 잔인하고 냉혹한 사춘기를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아주 노골적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 르 몽드

세상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소수의 작가들이 있다.
다리외세크는 그중 하나다. - 더 타임스

다른 작가들이 다룰 수 없거나,
다루고 싶지 않은 삶의 부분을 비추다. - 인디펜던트

프랑스 현대 문단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 마리 다리외세크의 신간 『가시내』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다리외세크가 이번 소설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십대 소녀의 성(性), 육체적 성장기다. 2011년 프랑스 출간 당시, 문학계에서는 ‘너무 외설적이라 메시지를 알 수가 없다’, ‘감히 다루지 못했던 주제를 다리외세크가 떠맡아 제대로 해냈다’ 등 분분한 논쟁이 벌어졌다. 프랑스 사회를 뒤집어 놓았던 다리외세크의 데뷔작 『암퇘지』가 한 여인이 혼란스러운 사회 상황 속에서 점점 암퇘지로 변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면, 『가시내』는 순진한 소녀가 여인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입체감 있게 그렸다. 『암퇘지』부터 시작된 다리외세크의 문학적 실험은 『가시내』에서 절정에 올랐는데, 여성의 신체에 관한 깊은 사유가 돋보인다. 이 소설은 프랑스어의 다의성(多義性), 어휘 간의 상호 작용, 관용적 표현, 또 문화적 노스탤지어로 가득해 다른 언어권에서 번역하기가 쉽지 않다. 열린책들은 이 작품이 <고급 소설 읽기의 또 다른 재미>라는 목적에 걸맞다고 판단, 매우 까다로운 번역 과정을 거쳐 출간했다.
이번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작가 다리외세크는 직접 한국에 와 독자들과의 만남을 준비한다. 이번 방한은 다리외세크의 첫 방한으로, 10월 27~31일 5일간 한국에 머문다. 다리외세크는 27일(월) 16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이튿날인 28일(화) 19시 교보문고 영등포점에서 <『가시내』: 모든 여자들의 출발점>을 제목으로 작품 집필 배경 및 작품 세계에 관해 강연할 예정이다. 이날 강연회 종료 후, 한국 독자들과의 만남 및 사인회 또한 예정되어 있다. 29일(수) 17시에는 이화여대에서 <번역, 제약의 글쓰기>를 주제로 좋은 번역의 중요성과 번역의 즐거움에 관해 여러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일정의 마지막은 30일(목) 19시로, 서울 봉래동 주한 프랑스문화원에서 『가시내』 출간 기념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방한 보도자료는 별첨.)

누가 소녀를 아름답다 했던가!
소녀의 모든 것이 뒤흔들리는 격동의 시기, [사춘기]
그 냉혹한 시절에 대한 육성 보고서


이 작품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다리외세크는 [오래전부터 청소년기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내가 십대 시절 일기처럼 녹음했던 카세트테이프를 듣고, 잊고 있던 그 복잡한 시절이 다시 떠올랐다]고 말했다. 거기에 라파예트 부인의 『클레브 공작 부인』을 개작하겠다는 작가 자신의 오랜 소망이 더해졌다. 소설은 총 3부로 구성되었다. 1부 [시작하다]에서는 주인공 소녀가 초경을 경험하는 시절을, 2부 [사랑하다]에서는 여러 남자들과의 어설픈 만남 그리고 첫 경험(항문 성교), 3부 [다시 시작하다]에서는 좀 더 성장한 소녀의 복잡해진 내면과 성인 남자 비오츠 씨와의 관계 등을 다룬다.
『가시내』는 1970~8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가상의 소도시 클레브에 사는 솔랑주라는 소녀의 삶 중, 생리를 시작하는 때부터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를 조명한다. 솔랑주의 부모는 파경 직전이고, 부모 대신 돌봐주는 [보모] 비오츠 씨는 사회에 잘 융화되지 못하는 인물이다. 혼란스러운 시기를 지나는 솔랑주 곁에는 의지할 만한 어른이 아무도 없다. 솔랑주는 넘쳐 나는 호기심과, 의혹들을 잡지와 친구들과의 수다에 의존해 해결해 나간다. 작가는 솔랑주의 내면으로 들어가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사춘기 소녀의 사고(思考)를 독자들에게 날것 그대로 전달한다. 솔랑주와 그 친구들, 작품 속 청소년들의 무신경함, 읽기 곤혹스러울 정도의 겉멋을 부려 대는 대사들은 너무도 사실적이어서 거북할 정도다. 마치 육성 녹음 파일을 듣는 것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생생한 문장들은 다소 낯설게 다가오지만, 어느새 독자 내면으로 파고들어 독자 자신도 솔랑주가 된다.

소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 낯설지만 생동감 넘치는 문장들
어설프고 종잡을 수 없는 시절을 놀랍도록 섬세하고 치밀하게 재현했다


프랑스 문단과 언론의 우려처럼, 다리외세크가 『가시내』를 통해 그려 낸 [사춘기]가 어딘지 불편한 것은 확실하다. 어디에 마음을 붙여야 할지 알 수 없던 불안함, 갑작스러운 육체의 변화에서 오던 당혹감, 모든 것이 어색하고 서툴기 그지없던 시절의 일면들은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그 적나라함이 부담스럽다. 특히 논쟁거리가 되었던 성행위 장면들은 충격적이다. 십대들의 원초적이고 투박한 성교는 어린아이가 잠자리의 날개를 무참히 뜯어내는 것처럼 순진한 파괴력을 지녔다.
흔히 [2차 성징이 시작된다]는 말로 일축되는 사춘기의 육체적 변화, 자기 몸이 변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동요하는 미성숙한 내면이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주인공 솔랑주는 육체적 변화로 인해 삶이 통째로 뒤흔들린다. 작품 초반, 마을 축제에서 범퍼카를 타고 돌아와 생리가 시작됐음을 알게 된 솔랑주는 범퍼카가 [배 속의 뭔가]를 망가뜨렸다고 생각한다. 첫 생리가 끝난 뒤 바다로 놀러간 솔랑주는 [드디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안심한다. 몇 년 후, 솔랑주와 그 친구들은 경쟁적으로 성경험 얘기를 늘어놓고 솔랑주의 지상 과제는 [남자와 데이트하기]가 된다. 결국 생리 중 첫 경험을 하게 된 솔랑주는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생리대를 떼어내 감춰 두고 화장실 세면대에서 급하게 물로 씻은 뒤 관계를 치른다. 관계가 끝나고 헐떡이는 남자아이 옆에서 몰래 생리대를 다시 팬티에 붙이고는 [체면치레로] 숨을 가쁘게 쉬는 솔랑주의 모습에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소련의 미사일 침공 소식을 들은 주인공이 인류 멸망을 상상하며 인류를 [호박 속에 박힌 아주 작은 꿀벌] 같은 존재라고 칭하는 장면, 서커스를 위해 마을에 온 동물들을 보고 [고향을 향해 멀리 돌아간다는 거짓 약속으로 또 다시 실망하는 순간]이라고 독백하는 장면, 파티를 즐기던 주인공이 남자아이와 은밀한 곳으로 향하던 중 계단참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는 장면의 묘사 등은 너무도 현실적인 소설 속 상황과 대비돼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고, 사춘기 소녀의 생각이라는 것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 것인지 느끼게 한다. 처음 몇 장은 낯설게 느껴지지만, 읽다 보면 어느새 이 어린 소녀의 내면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 신 나는 롤러코스터를 타게 된다.

프랑스어로 할 수 있는 모든 언어적 재미, 그 사이에 숨은 아름다운 묘사
까다롭고 세밀한 번역으로 원서의 묘미를 생생하게 전하다


데뷔작 『암퇘지』에서부터 시작된 다리외세크의 문학적 실험은 이번 작품에서 더욱 강렬해졌다. 프랑스어의 다의성(多義性), 어휘 간의 상호 작용, 관용적 표현, 말장난, 문화적 노스탤지어를 망라한다. 다의성을 띤 한 단어를 각기 다른 뜻으로 사용하는 데서 오는 혼란과 재미, 동음이의어를 가지고 하는 유치한 말장난, 비슷한 발음으로 운율을 맞춘 문장의 묘미 같은 것은 타 언어권에서 번역하기가 무척 까다롭다. 한국어판에서는 가능한 한 원서의 이런 묘미들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했다. 한편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7080세대 요소, 워크맨, 레코드판, 보이 조지, 롤링 스톤즈, 섹스피스톨즈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주목해야 할 프랑스 현대 작가 마리 다리외세크
문학성과 실험성을 두루 갖추었다


마리 다리외세크는 1996년 발표한 데뷔작 『암퇘지』가 당시 프랑스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으면서 단숨에 [화제의 작가]가 됐다. 『암퇘지』는 작품에 담긴 독창성과, 간과할 수 없는 정치적 함의로 인해 출간 즉시 프랑스 우파의 표적이 되었다. 한 여자가 암퇘지로 변해 가는 과정과 프랑스 사회의 실업 문제, 정치적 무질서로 인한 혼란스러운 사회 상황이 환상적으로 교차되었던 이 소설은 현재까지 프랑스에서 55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았다. 다리외세크는 암퇘지』의 성공 이후 문학 교수직을 그만두고 파리에 정착해 작품 활동에 전념하면서 우리 삶의 그늘진 부분들을 주로 탐구해 왔다. 2013년에는 『남자를 사랑해야 한다Il faut beaucoup aimer les hommes(가제)』(열린책들, 발간 예정)로 그해 메디치상을 수상하면서 차세대 프랑스 문단을 이끌어 갈 작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해외 언론 리뷰

「르 몽드」 2011년 10월 20일 기사

마리 다리외세크는 『가시내』의 첫머리에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글을 인용했다. [살아 있는 소녀들에 대해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를 수 있을까?] 이 독일 시인의 가호 아래, 프랑스 작가 다리외세크는 십대 소녀들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사명을, 느닷없이 털이 나고, 피가 나오고, 가슴이 나오고, 호르몬이 요동치는 여자의 성적(性的) 성숙을 전달하는 사명을 스스로에게 부여한다.
소설의 여주인공은 생리가 시작되었을 때 마치 릴케의 글을 반복하듯 이렇게 자문한다. [여자들이 모두 그걸 한다는 게, 모두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그걸 한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주인공의 이름은 솔랑주고, 클레브라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다. 우리는 막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그녀를 만난다. 마을 축제가 열리던 어느 날 밤, 그녀는 아버지가 술에 취해 길 한가운데에서 벌거벗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수치심을 느낀다. [좆]이라는 단어가 주변에서 윙윙거리고, 시점은 학교 담벼락에서 가까운 해변의 모래사장으로 건너뛴다. 하지만 솔랑주가 정말로 관심 갖는 것은 생리다(1부의 제목이 [시작하다]이다). 서로 다투느라 정신없는 부모 때문에 솔랑주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몸에 문신이 있는 베이비시터 비오츠 씨의 손에서 자랐다. 그렇게 몇 번의 여름이 지나가고, 그녀는 다음 단계(2부 [사랑하다])로 들어선다. 솔랑주의 친구들은 모두 자신이 경험한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서로서로 견제한다. 어느 날 밤, 나이트클럽에 간 솔랑주는 총각 파티를 벌이던 어느 소방관과 첫 키스를 한다. 그다음에는 이기적이고 과격한 소년 아르노를 만나게 된다. 솔랑주의 눈에 아르노는 [진정한 남자]다. 바칼로레아 합격자. 얼마나 멋지겠는가.
전혀 감미롭지 않은 이 [입문] 과정에 이어, 솔랑주를 괴롭히는 강박증은 [그것을 다시 하는 것](3부 제목은 [다시 시작하다])이다. 아르노에게서 다시 전화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솔랑주는 자신을 돌봐 주는 비오츠 씨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고, 비오츠 씨는 죄책감 가득한 욕망의 선생으로 변모한다.

이런 식으로『가시내』는 성교육에 있어서 주의 깊은 성인과 함께하는 것이 무심한 청소년들끼리 있는 것보다 더 나을 것 없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정통적인 방식은 아니지만, 과장 없이 소아성애라는 주제에 접근한다. 하지만 이런 측면이 크게 문제적이지는 않다. 이 소설은 저자 자신이 [반대 방향으로 개작]하고자 했던 라파예트 부인의 『클레브 공작 부인』을 지나치게 따라가지도 않았다. 오히려 노골적인 표현 때문에 평론가와 독자들에게 격렬한 거부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다리외세크는 완벽하게 소녀 솔랑주의 입장에 서서, 솔랑주의 입을 빌려 말한다. 그녀 나이의, 그녀 시대(1980년대 초반)의, 그리고 그녀가 속한 사회 계층(시골스러운 성향의 중산층)이 쓰는 표현들이다. [좆]이라는 단어가 60번가량 나오고 [보지]라는 단어도 비슷한 빈도로 나온다. 사상균증이 두 번 언급되고, [축축해지다]와 [손가락을 놀리다]라는 문제 될 만한 표현도 등장한다. 사춘기에 대한 사십대 여성 소설가의 이유 없는 도발일까? 아니면 불모의 나이에 감행한 성(性)이라는 검은 대륙을 향한 대담한 탐험일까?
『암퇘지』(1996) 이후 마리 다리외세크의 주제는 늘 같았다. 언어가 경험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지, 그 말하는 방식은 어떠한지 알아보는 것, 특히 상투적인 표현들과 현실을 조사하고 그 역방향으로 현실을 가공하는 것이었다. 솔랑주는 주변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표현력이 부족하며, 성기를 가리키는 단어 두 개만을 알 뿐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 단어들을 사용하고, 길이라도 들이려는 듯 열심히 되뇐다. 심지어 사전에서 [페니스]와 [음경]의 뜻을 찾아본 뒤에도. 그녀는 우연히 주워들은 흐릿한 단어들 속에서 더듬더듬 앞으로 나아가고, 짧은 어휘력으로 발버둥치고, 그것들이 자신의 경험에서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애쓴다. 마찬가지로, 솔직히 말해 낭만적이지 못했던 소방관과의 일화 후에, 솔랑주는 두 가지 사이에서 망설인다. 하나는 사진소설의 영역에 속하는 것, 다른 하나는 마초의 지침서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이 놀라운 사건은 [내 첫 키스mon premier baise]라는 세 단어 속으로 가라앉는다. [그를 꿈꾸자 감미로운 동요가 그녀를 감싸네.] 그런가? [그녀는 암캐처럼 달아올랐다.] 마을 축제에서, 혹은 파티 때, 혹은 바에서 한 남자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이다.
『가시내』는 청소년의 육체에 나타나는 이상야릇한 포화 상태에 대해 말한다. 청소년들의 머릿속을 점유한 이 야릇한 생각은, 세상 사람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한, 그리고 어른들이 이 혼돈을 떨칠 만한 수단들을 주지 않는 한 계속 남아 있다. 무척 까다로운 이 주제를 마리 다리외세크가 잘 표현해 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렇다, 작가는 이 노골적이고 잔인한(그리고 익살스러운) 소설 속에서 모든 여자들, 소녀들이 경험하는 것들에 대해 말하고자 했다. 괜히 대담함을 과시하려고 통속적이고, 외설적인 동시에 부적절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 속에 상스러운 표현들을 마구 쏟아 부어 놓은 것은 아니다.
소녀 솔랑주가 작은 쌍안경을 통해 관찰하듯 고찰한 육체와 성(性). 이 책이 서점의 [문학] 코너에 당당히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마리 다리외세크 자신도 여자이므로, 한 소녀의 성(性)에 대한 불안와 환멸에 관해 놀랄 만큼 대담한 방식으로 글을 쓰면서 감정이 상했을 수도 있다.

「리베라시옹」 2011년 8월 27일 기사

젊은 여자 그리고 잡지들의 성(性)

소설 제목 클레브(*『가시내』의 원제)는 소설이 전개되는 상상 속의 마을 이름이다. 이 책에는 부제목인 [시작하다], [사랑하다], [다시 시작하다]처럼 세 가지 행위가 담겨 있다. 생리, 사랑, 또다시 사랑. 『암퇘지』 이후 15년, 다리외세크는 사용 가능한 단어들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변화를 생각하고 삶을 경험하기 위해 소녀 솔랑주와 함께 육체의 변모를 다룬다. 줄곧 생경해 보이지만 묘하게도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 치밀한 텍스트는 다리외세크의 매우 개인적인 동시에 보편적인 작품들 중 하나다. 특히, 손톱만큼의 태도 부리지 않는 감동적인 소설이다.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오래전부터 청소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열네 살부터 열일곱 살까지 녹음한 일기를 다시 들어보기로 했다. 난 어렸을 때부터 줄곧 소설을 썼고, 카세트테이프에 일기 녹음하는 걸 좋아했으니까. 나는 그 녹음들을 들으며 3주를 보냈고, 그러는 동안 내 성생활의 시작과 그 복잡함 등 모든 것이 단번에 머릿속에 되살아났다. 또다른 오래된 프로젝트(『클레브 공작 부인』을 개작하겠다는)가 거기에 겹쳐졌다. 그 공작 부인도 청소년기 소녀였다는 걸 깨닫게 된 거다. 물론 공작 부인은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와 동침하지 않지만 동침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이 두 프로젝트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성생활의 시작이라는 아이디어를 계기로. 처음에 나는 『클레브 공작 부인』을 번안하고 싶었다. 1970년대의 클럽메드, 우주왕복선 등 온갖 배경을 시도했지만 별로 도움이 안 됐다.
이 책은 개작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시대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느끼는 그 고전 텍스트로부터 양분을 제공받았다. 그건 사르코지의 발언 이후 일어난 논쟁보다 훨씬 더 먼저 있었던 일로, 그 논쟁은 내 직관을 확인시켜 주었다.*

또 다른 출처들은 무엇인가?
- 이 소설은 어떤 면에서는 『암퇘지』의 개작이라고 볼 수도 있다. 『암퇘지』는 꽤나 자전적인 소설이다. 젊은이들은 성인에 다다르기 위해 진부한 생각만 한다. 그들의 부모, 학교, 교회도 진부한 생각만 한다. 내가 『오케이매거진OK Magazine』이나 『걸매거진Girl Magazine』에서 발견한 것들이다. 가장 내밀하고, 가장 교양 있고, 가장 성문화되고, 가장 사회화된 것, 즉 성(性)에 다다르기 위해 틀에 박힌 말과 빈약한 경구들을 빌려오는 거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것들로, 내 일기에서 빌려 온 것들로 가득하다. 청소년들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그런 말들에 매달리고 본의 아닌 잔인한 태도로 그것을 느낄 때가 많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냉혹한 세계다. 처음 내 일기에 귀 기울였을 때 나는 무척 놀라고 당황스러웠다.

*출판사 주: 2006년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니콜라 사르코지가 공무원 임용 시험에 『클레브 공작 부인』의 한 단락이 지문으로 출제된 것과 관련해, [프랑스는 실용적 지식을 더 존중해야 한다]고 발언했고, 그 발언을 계기로 프랑스 지식인들 사이에 큰 논쟁이 벌어졌다. 사르코지는 이 발언으로 인해 프랑스 문화를 모독했다, 문학 작품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등의 비난을 들었다.

줄거리
프랑스 바스크 지방의 시골 마을 클레브. 솔랑주는 이 지루한 곳에서 사춘기를 지나는 중이다. 솔랑주 주변에는 정상적인 어른이 거의 없다. 밖으로 나돌며 바람을 피우는 아버지, 우울증에 빠진 비관적인 어머니, [보모]처럼 자신을 돌봐 주는 비오츠 씨는 어른도 아이도 아닌 모습으로 소외된 삶을 산다. 친구 로즈네 집에서는 늘 좋은 향기가 나고, 로즈의 부모님은 너무도 완벽한 어른의 모습이다. 솔랑주에게 로즈네 가족은 다른 세계의 사람들 같다.
이 작은 마을에서, 솔랑주와 그 친구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섹스다. 누가 경험을 했는지, 누가 더 많이 알고 있는지를 열심히 겨룬다. 솔랑주는 [남자와 데이트하기](다시 말해 남자와 자기)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을 올린다. 입술이 갈라 터진 해변의 서퍼, 늑대 티셔츠를 입고 나이트클럽에서 총각파티 중인 남자, 영국에서 온 로즈의 펜팔 친구 테리,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뭘 좀 아는 것 같은] 아르노. 솔랑주는 누구와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다.

목차

시작하다 9
사랑하다 83
다시 시작하다 217
옮긴이의 말_ 한 소녀의 비밀스럽고 충격적인 일기장 339

본문중에서

햇빛이 백미러에서 백미러로 미끄러진다. 풍경, 길, 하늘, 피레네 산맥이 로즈 어머니의 이마를 비추고, 그 이마, 그 눈이 되고, 그런 다음에는 그것들을 그늘 속에 남겨 두면서 커브 길과 함께 천천히 선회한다. 그러는 동안 그녀의 넓적다리와 콘솔박스 그리고 앞 유리창이 환해지고, 다른 얼굴들에 반사된다. 가장 어린 두 아이는 좌석에 몸을 깊숙이 묻고 잠들어 있고, 로즈는 공상에 잠겨 있고, 식스틴은 너무 더워서 짜증 난 표정이고, 로즈 어머니는 갑작스러운 어떤 생각에 매우 기뻐하고, 비오츠 씨는 입술을 움직여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한가운데에 앉은 누군가가, 놀라서 주의 깊게 살펴보는 표정을 한, 어깨가 가녀리고, 파란 수영복 아래 조그만 젖가슴을 가진 어느 계집애가, 그 계집애의 어리고 포동포동하고 빨간 얼굴이 백미러 속에서 자동차 안의 여러 얼굴들 중 여자 여섯과 비오츠 씨가 아닌 누군가를 찾고 있다. 서부의 가득한 햇살이 그 영상을 산산조각 낼 때까지, 그리고 그 영상이 파란 수영복, 조그만 젖가슴, 솔랑주 그녀의 얼굴, 그녀, 솔랑주를 포함할 때까지. 백미러 속에 있는 사람은 솔랑주라고 불리는 [나]이다. 그리고 나는 해변에서 열 살의 내 육체 속으로 돌아오고 있다. 피레네 산맥 밑에서 미래를 기다리는 나에게로. - 본문 81쪽

「어처구니가 없구나. 판단력을 좀 더 날카롭게 벼려라. 내가 정말 너에게 섹스를 금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런 속임수를 믿는 사람은 네 엄마뿐이야. 사람들은 모두 섹스를 해. 나도 섹스하고, 너도 섹스하고, 우리 모두 섹스하지. 무슨 말인지 이해돼?」 그가 호주머니에서 네모난 상자 하나를 꺼낸다. 상자 속으로 동그란 것이 하나 보인다. (……) 「이걸 바나나에 끼우면서 연습해라. 그리고 그 녀석에게 꼭 끼워야 한다고 강요해. 내 말 알아듣겠어? 죽는 건 금지다. 알아들었어?」 -본문 110~111쪽

그녀는 어릴 때 외웠던 기도문을 떠올린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시니 당신은 모든 여자들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여, 아르노가 저에게 전화하게 해주소서. 부탁드립니다, 성모 마리아여. 그렇게만 되면 당신께서 바라시는 것은 뭐든지 하겠나이다. 아멘.] 23 57 01. 그녀는 전화번호를 누른 뒤 신호가 한 번 가게 한다. 그리고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그 전화번호는 존재한다. - 본문 173~174쪽

예선 뒤에서 그녀는 기묘한 열기를 느끼며 슈트를 벗는다. 녹물이 올라왔나? 팬티에 피가 가득하다. 젖은 피. 이런, 꼭 그녀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난다. 그녀는 [모레] 약속이 있고, 그게 오면 적어도 닷새 동안은 계속되는데. 마지막으로 하고 벌써 28일이 지났나? 달력이 생리 주기를, 여자들의 생리 주기를 기반으로 한다면, 예측을 하기가 쉬울 것이다. 모든 질서를 어그러뜨리는, 한 달이 30일이나 31일로 이루어진 황제력 따위는 무력하기 짝이 없다. 28일씩 13번이면 364일이 된다. 추가로 하루가 더 필요하니 2월을 29일로 하는 요령을 부리면 된다. 그에게 몸이 불편하니 만나지 못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니 우리는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레는 내가 안 돼.] 신비로워 보이게, 바빠 보이게. [아마도 다음 주엔 괜찮을 거야. 내가 시간이 되면.] - 본문 183쪽

땀 냄새가 날 것 같다. 햇볕 아래 서 있는 동안 생리대가 차츰 젖어 간다. 그것도 냄새를 풍길 것이다. 얼마나 끈적거리는지. 이것에서 벗어나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할까. 적어도 삼십 년. 아니면 사십 년. (……) 차라리 잘됐다. 쳇. 이번에는 그걸 하지 말자. 나탈리의 말에 따르면, 처음에 만나서 바로 자면 안 될 뿐만 아니라, 두 번째, 세 번째 만났을 때도 안 된다. 네 번째부터는 오케이다. 남자애가 충분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존중받게끔 행동해야 한다. - 본문 199~200쪽

그녀는 몸을 비트는 척하면서 생리대를 감추는 데 성공한다. 그러자 오해 비슷한 것이 생긴다. 그가 그녀의 목덜미에 키스하고, 치마를 들어 올리고는 팬티 위에 좆을 대고 문지른다. 그것이 흐른다. 빌어먹을, 피가 흐른다.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고, 그는 이미 그녀의 팬티 안에 손을 넣은 상태다. 「너 벌써 한 번 날 속여 먹었잖아. 어쨌든 앞으로 그걸 하고 싶으면 처음 한 번은 해야만 해.」 맞는 말이지만, 그건 아니다. 아무리 그가 믿지 않는다 해도 그녀가 그걸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건 사실이 아니다. 그저 그녀는 (주목, 그녀가 말할 차례다, 심각하고 고통스러운 듯이) 이렇게 말한다. 나 몸이 불편해. 「어디가 불편한데? 여자로서 그렇다는 거야?」 그가 뭐에 물리기라도 한 것처럼 손을 휙 빼낸다. 그는 물린 손을 물끄러미 보다가, 화장실 쪽으로 가서 문고리를 연다. 화장

저자소개

마리 다리외세크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69

저자 마리 다리외세크(Marie Darrieussecq)는 프랑스 현대 문단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다. 그녀는 1969년 바스크 지방 바욘의 농가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최고 학부인 파리 고등사범학교 졸업 후, 파리3대학, 파리7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며 전위 작가 조르주 페렉을 연구했다. 릴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쳤다. 현재 파리에 살면서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1989년 「르 몽드」지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지만, 스스로를 "수준 미달"이라고 생각해 그로부터 7년 뒤인 1996년 문제작 『암퇘지 Truismes』로 데뷔했다. 6주 만에 쓴 이 소설은 소재의 독창성, 작품에 담긴 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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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수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오 자히르',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어떤 미소', '마음의 파수꾼',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기 드 모파상의 '오를라', 장 자크 상페의 '꼬마 니콜라의 쉬는 시간', 이브 생 로랑의 '발칙한 루루', '키리쿠와 마녀', '숨쉬어', '빨간 고양이 마투', '위에트 아저씨가 들려주는 천문항해의 비밀', '황금붓의 소녀', '거절 수업 당당한 나를 만나는 리더십 에세이', '찰스 다윈 진화를 말하다', '르 코르뷔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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