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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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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어느 해외 입양 소녀의 정체성 찾기’라는 주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언제든 어느 곳에서든 살아가고 있을 오늘날 청소년들의 ‘진정한 자기 정체성 찾기’이자 ‘진정한 삶의 길찾기’를 진지하고도 매우 흥미롭게 풀어 가고 있다. 열다섯 살 해외 입양 소녀에 대한 심리 묘사가 탁월하며 해외 입양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 주는 문제 의식이 돋보이는 작품.




해외 입양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우리 나라는 6·25 이후부터 지금까지 ‘입양 수출국’, ‘아기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국내 입양 숫자가 조금씩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도 해마다 평균 2200여 명의 아이가 해외로 보내진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 네덜란드로 입양된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집으로 가는 길』(원제:청기와집)은 우리에게 여러 모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이 작품의 작가는 특이하게도 네덜란드의 작가 띠너꺼 헨드릭스이다. 1949년 네덜란드의 덴하그에서 태어난 헨드릭스는 사회복지사로 활동했고, 노인을 돌보는 간호사로 일했으며, 입양아 중개소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다. 헨드릭스는 입양아 중개소에서 일하면서 네덜란드로 입양된 아이들을 많이 접해 왔으며, 누구보다도 해외 입양 문제를 가까이서 늘 접해 왔을 것이다. 작가는 이 책의 원서 맨 첫장에 청기와집(한국사회봉사회)에서 온 입양아들의 이름을 열거하고, 그들과 청기와집에서 온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했다. 헨드릭스는 직업상 아마도 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을 것이고, 한국 입양아들은 물론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에게 바람직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으로 짐작된다. 입양아들은 외모가 다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고, 마찰을 빚으며, 소외감을 맛볼 것이다. 또 그러한 것들로 인해 어느 때고 한 번은 자신의 ‘뿌리’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한국에 와서 친부모를 만나고 뿌리를 확인한다 해도 이곳에 와서 적응해 살아가거나 친부모와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 가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뿌리를 찾았다 해도 한국에 뿌리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바로 이 점에 작가는 주목한다. 이 책의 주인공 인따가 소설의 끝부분에서 깨닫는 것처럼 십수년 간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있는 그곳에서 새 뿌리를 단단히 내리는 것, 그것이 입양인에게 가장 바람직한 삶의 방향이 아닐까?



이 책은 한국인 해외 입양이라는 소재를 통해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갖가지 문제점들을 다각적이고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여전히 우리 나라는 해외 입양 3위 국가로 기록된다. 미혼모에 대한 인식과 대책의 미흡, 여전히 양산되는 미혼모와 버려지는 아이들, 청소년 문제, 사회복지 문제 등등…….

『집으로 가는 길』에서도 주인공 인따의 정체성 위기와 힘겨운 싸움은 다른 입양아들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정형성’을 띠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그 해결 방법을 전혀 다른 관점으로 제시한다. 이미 입양되어 해외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작가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핏줄보다 ‘삶만이 서로를 연결시켜 주는 끈’이라는 메시지와 ‘현실에 든든하게 뿌리내리는 삶’의 문제이다. 이것은 비단 해외 입양아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작품의 핵이 ‘어느 해외 입양 소녀의 정체성 찾기’라는 주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언제든 어느 곳에서든 살아가고 있을 오늘날 청소년들의 ‘진정한 자기 정체성 찾기’이자 ‘진정한 삶의 길찾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본문중에서

인따는 수화기를 들고 다이얼을 돌렸다. 이런 찜찜한 기분에서 벗어나려면 바르바라와 전화로 잠시 수다를 떠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았다. 신호음이 열 번 울렸다. 그리고 다섯 번 더 울렸다. 바르바라는 집에 없는 것이다. 제발 누군가 전화 받기를 바라며 수화기를 내려놓다가 불현듯 또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입양 사무소에 또 전화를 해 볼까? 생각만 했는데도 벌써 속이 울렁거렸다. 아냐, 전화 안 해! 생각도 하지 말자! 인따는 전화기를 제자리에 갖다 놓고 단호하게 일어서서 신경질적으로 라디오를 틀었다. 존 덴버의 옛날 노래가 온 집 안에 울려 퍼졌다.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즈. 인따는 다시 라디오를 신경질적으로 꺼 버렸다. 테이크 미 홈. 그 때문에 울컥하고 목구멍이 막힐 필요는 없다. 바로 이곳이 내 고향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인따는 다시 의자에 털썩 앉았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불안한 나머지 앉아 있을 수도, 누워 있을 수도 없었다. 인따는 방안을 서성이기 시작했다. 앞쪽 창문 있는 데서 뒤쪽 창문 있는데까지 갔다가 다시 앞쪽으로 왔다. 인따는 손가락 마디를 뚝뚝 소리가 나게 꺾고 손가락을 지그시 깨물었다.

(/ p.131)

저자소개

띠너꺼 헨드릭스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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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네덜란드의 덴하그에서 태어났다. 사회복지사로 활동했고, 노인을 돌보는 간호사로 있했으며, 입양아 중개소에서도 일했다. 1992년 [집으로 가는 길]을 펴내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노란 별을 단 얀]등을 비롯하여 사회 현실 가운데서도 예외적인 상황들을 주로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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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독문학을 공부하고, 독일 콘스탄츠대학교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공부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새벗문학상’에 동시가, 2002년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에 동화가 각각 당선되었다. 2007년 동시로 제5회 ‘푸른문학상’을 받았으며, 지은 책으로 동시집 [고래와 래고]가 있다. 현재 번역문학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변신], [압록강은 흐른다], [그림 속으로 떠난 여행], [우리 함께 죽음을 이야기하자], [데미안], [헤르만 헤세 환상동화집], [싯다르타], [젊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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