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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

원제 : PITY THE BILLIONAIRE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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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 누구도 토마스 프랭크의 날카로운 눈을 피하지 못한다. 그는 현재 활동 중인 정치평론가 중에서 가장 예리하고 재미있고 지적 열망이 강하다. 이 책에서 그는 어떻게 우파들이 1929년 이래 가장 심각했던 자본주의의 파탄을 자신들의 기회로 활용했는지,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기가 막혔던 그들의 전략을 명석하게 파헤치고 있다.
- 바버라 에런라이크 / [긍정의 배신]의 저자

왜 심판받아 마땅한 그들이 다시 힘을 갖게 되었는가?
우파들은 위기를 오히려 그들의 기회로 활용하였다

자유방임주의와 시장만능주의를 고집한 공화당과 우파의 부패와 무능이 2008년의 금융위기를 불러왔다. 위기의 당사자들은 심판 받아야 했으나 2010년 선거에서는 오히려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다. 어떻게 이런 상식 밖의 일이 일어났을까? 심판 받아야 할 세력이 어떻게 기세등등하게 재기할 수 있단 말인가? 토마스 프랭크는 영영 나가떨어질 줄 알았던 우파가 다시 돌아온 이유를 하나하나 분석한다. 아울러 우파의 이념공세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중의 마음속에 파고들었는지를 밝혀내며, 급속한 우경화가 가져올 폐해를 경고하고 있다. 그는 우파들의 여러 행태들을 집요하고도 면밀하게 추적해가는데, 특히 이 책에서는 우파들의 전략이 어떻게 변화무쌍하게 진화해가는가를 잘 보여준다.

[1. 미국발 대지진 일어나다]에서는 1929년 대공황의 풍경을 묘사한다. 1929년 대공황은 기고만장한 자유방임주의적 자본주의의 파국적 상황으로, 어떻게 케인스의 처방, 루스벨트의 정책, 대중들의 반응이 이 파국에 맞섰는가를 그려내고 있다.[2. 1929년, 시즌 투: 역사는 반복된다, 그러나]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상황을 1929년 대공황과 비교해 풀어간다. 2008년 금융위기에서는 대공황기와 같은 적절한 대처가 아닌 역방향으로 흘러간다. 부패하고 무능한 책임자들은 충분한 보상을 받고, 2010년 선거에서 책임당사자인 공화당이 압도적인 승리까지 하게 된다.[3. 실패한 자들을 실패하도록 내버려 두라]는 일반인들이 어떻게 왜곡된 방향으로 금융위기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가를 밝혀낸다. 구제금융은 극도로 비판의 대상이 되면서 "실패한 자들은 실패하도록 내버려 두라"는 구호가 난무하지만, 정작 실패한 자들은 책임을 회피했다.[4. 사회주의자 버락 오마바? 되살아난 적색공포]에서는 우파가 어떻게 상상 속의 공포를 조장하고 확산하는가를 이야기한다. 의료보험 개혁을 비롯한 여러 정책들이 좌파정책으로 매도되고, 좌파집단들이 미국을 파멸로 이끈다는 위기감이 조성된다. 특히 글렌 벡과 같은 보수 방송인에 의해 확산되는 ‘좌파 음모론’을 지적한다.[5. 우파는 절대 사업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에서는 보수주의 운동이 상업주의와 결합한 양상을 보여준다. 우파에게는 정치도 결국 하나의 사업 기회로 활용되는데 이로 인해 우파운동은 더욱 확산되어갔다.[6. 대기업의 방패막이 된 영세자영업자]에서는 중소기업의 반대기업 정서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중소기업가가 대기업을 혐오하는 이면에는 감세와 규제 철폐, 노조가 없는 나라와의 자유무역 등이 도사려 있는데, 이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거대자본에 유리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밝힌다.[7. 좌파를 흉내 내어 좌파를 넘어선다]에서는 보수주의 운동의 변화무쌍해진 전략을 다룬다. 갈수록 교묘해진 우파는 좌파의 방식을 모방하여 그걸 여러 방면에서 활용한다. 자본주의를 수호하는 혁명가를 자처하는 호치민, 체 게바라 등의 우파적 버전이 등장하게 된다.[8. 억만장자여, 단결하라]에서는 경제위기의 주범들이 위기에 맞서는 저항운동을 펼친다는 논리의 흐름을 파헤친다. 특히[아틀라스]를 비롯한 몇몇 작품들은 이런 의식과 부합해 인기를 끌기도 한다. 결국 우파의 저항운동은 규제철폐와 시장만능을 목표로 돌진해간다.[9. 자본주의 유토피아에 대한 환상 혹은 망상]에서는 신앙화된 자본주의에 대한 맹신을 비판한다. 세상에 존재한 적도 없고 존재할 수도 없는 순수한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은 가히 광신적인데, 그런 유토피아적 환상이 불러올 재난을 우려한다.[10. 민주당은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했다]에서 토마스 프랭크는 민주당이 계속해서 수세에 몰리는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의 무능과 정책적 실패를 분석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쳤는가를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다.

책 내용

어떤 나라가 있다. 그 나라는 불과 얼마 전에 큰 재앙을 겪었다. 파국을 몰고 왔던 정치세력은 잠시 주춤하나 했더니만, ‘국민의 선택’에 따라 멋지게 승리했다. 그 정치세력이 약빠르게 스스로를 ‘약자’, ‘희생자’, ‘진정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사람들’로 이미지메이킹하고, 반대편 정치세력과 지식인 집단이야말로 음흉한 권력자들이라고, 경제위기의 주범이라고, 그들은 장차 이 나라를 통째로 ‘빨갱이 세상’으로 만들어버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요란하게 선동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약빠르기는커녕 답답하게 대응하고, 스스로의 장점과 핵심 정책대안들도 상대방에게 빼앗겨버리고, 조용한 다수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던 반대편 정치세력은 뼈아픈 패배를 겪어야 했다. 어디서 많이 본 나라 이야기 같지 않은가?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역사는 반복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세상이 우파의 손을 들어주었다
어떻게 이처럼 비상식적인 상황이 벌어졌는가?

2008년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에서 발단되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구매한 금융기관들은 대출금 회수불능사태에 빠졌고 그 과정에서 리먼브라더스 사를 비롯한 미국의 대형 금융사, 증권회사의 파산이 이어졌다. 세계를 파국으로 몰아넣은 이 사태는 미국 공화당 정권과 우파의 무능과 부패, 시장만능주의와 자유방임주의에 대한 맹신에서 비롯되었다.
2008년의 금융위기는 자유방임 자본주의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던 1929년 대공황을 연상시킨다. 파국을 타개하기 위해 케인스주의가 등장했으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이 시행되었다. 자유방임주의의 통념에 대한 믿음은 사라져버렸고, 은행가와 기업가들은 온갖 종류의 세금을 떠안았으며, 정부 개입과 규제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아울러 보수주의자들에게 껄끄러운 노동조합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루스벨트는 그런 진보적 성과로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4선 대통령이 되고 민주당의 시대가 열린다.
토마스 프랭크는 버락 오바마가 루스벨트의 재등장처럼 비쳐졌으며, 금융위기 당사자들에 대한 심판이 있어야 했다고 이야기한다. 역사는 1929년 상황을 반복하였고, 2008년 위기를 극복하는 해법은 이미 79년 전에 준비되어 있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재앙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해줄 후속 조치들, 더욱 엄격한 경제관리와 감시를 기대해야 했다. 적어도 사태 직후에는 이런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세상이 우파의 손을 들어주었다. 미국을 위기로 몰아넣고 세계를 파국으로 이끈 세력들은 심판받기는커녕 두둑한 보너스를 챙기고, 경제난의 주범인 기업과 금융기관은 막대한 정부 구제금융을 받았다. 게다가 공화당은 2010년 중간선거에 완승을 거두기까지 한다. 토마스 프랭크는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며, 영영 나가떨어질 줄 알았던 우파가 어째서 그처럼 기세등등해질 수 있었는지 하나하나 짚어가며 분석한다.

달라진 우파의 공세, ‘순수한 자본주의’는 시행된 적이 없다?
보수주의 운동은 더욱 극성스러워지면서도 공고해졌다

공화당과 우파는 2008년 위기를 참회하기는커녕 우경화의 가속페달을 밟는다. 이번 위기는 지금까지 진정한 자본주의가 시행되지 않아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제 우파들은 물타기 식의 문화전쟁에서 황당한 경제논리에 입각한 이념공세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토마스 프랭크는 이상주의적 포퓰리즘 노선 채택, 3류 언론과 대중문화의 최대한 활용, 독립전쟁 때의 역사나 대공황 시대의 기억을 편의적으로 왜곡해 이용하기, 좌파를 비난하면서 좌파의 수법을 흉내내 쓰기, 자신들이 가진 특권은 감추고 상대방의 능력은 특권이라고 오도하기 등 우파의 변화무쌍한 전술들을 지적한다.
저자는 특히 우파 대중운동의 극성스러움과 어이없는 행태들, 그중에서도 특히 우익의 대표적 집단이자 강경보수 단체인 티파티에 주목한다. 토마스 프랭크는 티파티의 집회현장 등을 누비며 그들이 어떠한 주장을 펼치는가를 현장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듣는다.
티파티는 기성 정치권이 아닌 일반 시민이 주도하는 보수주의 정치운동으로, 1773년 미국 독립전쟁 당시 영국에 대한 조세저항운동의 진원이었던 보스턴 티파티에서 따온 명칭이다. 이 모임은 오바마 대통령의 구제금융 지원에 항의하기 위해 2009년 결성되었으며, 오바마 행정부의 국정운영에 반대하는 보수성향 유권자들을 일컫는 말로도 사용된다. 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상당히 소란스럽게 민주당이 진행하는 여러 정책을 훼방놓기 일쑤다. 가령 의료보험법은 미국을 파멸시키는 것이라는 발언을 서슴치 않으면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여러 개혁정책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는다.
티파티를 비롯한 우파들은 사회 진보를 위한 가장 강력하고 효과가 입증된 도구는 자유시장이라고 주장한다. 엉망이 된 경제상황 속에서 해야 할 일은 순수한 진짜 자본주의 국가를 회복하는 것 그리고 헌법과 그것을 만든 이들이 진정으로 뜻한 바를 다시금 찾아내는 일이라는 것이다. 시장의 힘은 단 한 번도 진정으로 자유로웠던 적이 없으며, 따라서 현재 벌어지는 악몽 같은 일들로 시장을 탓해서는 안 된다고 우긴다. 이들에게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신성한 자본주의 경제를 위협하는 존재들로, 히틀러 같은 악의 무리로 매도되기까지 한다. 어느새 오바마는 사회주의자가 되어버리고, 악명 높은 구소련의 집단수용소인 굴락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들이 난무한다. 이런 류의 적색공포의 확산은 특히 ‘오바마의 저격수’로 알려진 글렌 벡 같은 언론인에게서 두드러진다. 그는 진보진영을 겨냥한 독설과 각종 음모론으로 수백만 명의 고정 팬을 확보하기까지 했다. 거리마다 가득한 좌파혁명가들을 비롯한 무시무시한 파멸의 이야기들로 시청자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금융전문 기자 릭 산텔리도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했던 담보대출 구조 개선은 미국을 공산주의 쿠바로 만들어버리는 폭정이라고 매도한다. 이처럼 티파티 같은 소란스러운 우파 대중운동과 우파 언론인들을 통해 어떠한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하는 급진세력의 확산에 대한 공포가 퍼져나간다.
토마스 프랭크는 신흥 우파의 특징으로 좌파 흉내내기와 자기연민의 정치경제학을 꼽는다. 우파는 적색공포를 확산시키면서 동시에 공산주의자들의 전술을 연구하고,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시장경제 만능론을 정당한 민주화 투쟁처럼 보이게 하려 했다. 또 우파는 "우리를 짓밟지 마라"는 구호로서, 어떤 상황에서나 자신들을 희생자로 여기는 태도를 선전하는데, 여기엔 강자가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세상과 전쟁을 선포하는 자리에서 스스로는 질질 짜는 역설적 상황이 있다는 것이다.
토마스 프랭크는 티파티의 종교적인 자본주의 맹신과 적색공포증 그리고 정치를 상업화하는 여러 행태들을 비판한다. 아울러 보수논객들의 저급한 주장들에 대해서도 그 어이없음을 폭로하지만 이런 우파들의 거칠고 조약한 공세는 은연중에 민심을 파고들고 결국에는 성공을 거두게 된다. 대중들은 정작 자신들이 분노해야 할 대상을 향해 분노하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분노를 표출하게 됨으로써 위기의 원흉은 심판을 면제받고 심판은 좌절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약진이 그 사실을 반영하는데, 2010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당선된 공화당 하원의원의 3분의 1인 초선의원 8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그처럼 극성스러웠던 티파티 소속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그 지경이 되도록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민주당 지도부 그 무능과 무대책은 마치 전멸을 반복한 영국군과도 같다

토마스 프랭크는 우파가 이처럼 약빠르게 스스로를 ‘약자’, ‘희생자’, ‘진정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사람들’로 이미지메이킹하고, 반대편 정치세력과 지식인 집단이야말로 음흉한 권력자들이라고, 경제위기의 주범이라고, 심지어 저 말도 안 되는 구제금융도 그들의 소행이며, 그들은 장차 이 나라를 통째로 ‘빨갱이 세상’으로 만들어버릴 음모를 꾸민다고 요란하게 선동하면서 대중들을 현혹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신흥 우파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단단히 쥐고 놓지 않기 위해, ‘좌-우’의 정치구도를 ‘상-하’의 정치구도로 변조해버렸고, 버락 오바마와 민주당이 테크노크라트의 오만과 빨갱이 이데올로기로 개인의 자유를 빼앗아 모든 것을 국가권력에 종속시키려 한다는 음모론을 대중에게 선전하여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에 저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응이 한심할 정도로 무능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보수 우파의 소란스럽고 현란한 전술에 약빠르기는커녕 답답하게 대응하고, 스스로의 장점과 핵심 정책대안들도 상대방에게 빼앗겨버리고, 조용한 다수에게 믿음을 주지 못해 결국 뼈아픈 패배를 겪어야 했다는 것이다. 확실히 민주당은 여러모로 속수무책이었는데, 토마스 프랭크는 특히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였던 의료보험 문제에서 민주당의 실책을 꼽는다. 미국의 의료보험 문제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에서 드러났듯이 무척 심각한 상태로, 이 문제는 충분한 동의를 이끌어낼 만한 사안이었다. 그러나 우파의 반발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고 전문가에 의존해 기술적 설명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할 뿐 국민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다. 또 우파가 불황에 넋이 나간 사람들을 대변한다고 큰소리칠 때 민주당은 정실 자본주의를 대변하는 인상을 주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토마스 프랭크는 노동계가 시장 포퓰리즘에 맞설 수 있는 최후의 제도적 세력 중 하나였음에도 민주당이 노동계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해 주요한 동맹세력을 잃었다는 점도 지적한다. 민주당은 이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지지기반을 스스로 좁혀왔으며, 스스로의 풀뿌리 사회운동 역량을 쳐냄으로써 우파의 공격에 대응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토마스 프랭크는 이런 민주당의 무기력함을 세계대전 당시 전멸을 되풀이했던 영국군의 무능함에 빗대어 질타하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우경화는 파국을 몰고 온다
‘실패한 자들은 실패하도록 내버려 두라’, ‘약한 놈을 짓밟아라’


문화 제도의 보호가 없어진다면, 인간은 사회에 그대로 노출되는 결과 절멸하고 말 것이다. 악덕, 부패, 범죄, 궁핍으로 사회가 철저하게 해체되고, 인간은 사멸할 것이다. 자연은 그 요소 단위로 해체될 것이고, 지역사회와 주변 환경이 오염되고, 강물이 더러워지고, 군사적 안보는 위태로워지고, 식량과 자원을 생산하는 능력은 상실된다.
― 칼 폴라니

토마스 프랭크는 단순한 우파의 집권과 득세를 넘어서 그 이후 닥쳐올 파국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한다. 우경화의 추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투자금융은 기사회생할 것이고, 규제의 힘이 약해짐에 따라 금융사기는 당연히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 파괴력은 갈수록 더해져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토마스 프랭크는 2010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곧바로 월 가의 금융사기를 막기 위한 규제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를 없애버렸고, 아울러 오바마 행정부가 개혁을 위해 신설한 소비자보호국에 집중포화를 퍼부어 무력화하려는 시도들도 지적한다.
사회안전망은 다른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폐기될 것이며, "실패한 자들은 실패하도록 내버려 두라"는 우파의 주장처럼 약자에 대한 복지와 보호조치는 일체 가동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파가 결국 완전 집권에 성공하여 대안 세력을 영구 추방해 버린다면, 우파뿐인 정치-경제-사회 체제는 신자유주의의 유토피아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갈 것이 분명하다. 토마스 프랭크는 단지 ‘징징대는 억만장자들’을 비웃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째서 실패한 우파가 다시 승자가 되었는지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대처함으로써 브레이크 없는 우경화가 파멸로 돌진하는 사태를 막아보자는 주장을 제기한다. 물론 이 책이 나온 뒤에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을 했다는 점은 토마스 프랭크의 입장에서는 다행일 테지만, 그가 끊임없이 제기했던 우파들을 향한 문제의식과 민주당을 향해 제기했던 요청들에 대한 유효성이 여전하다.

수십 년간 지속된 미국의 우경화와 우파들의 행태에 대한 토마스 프랭크의 문제의식은 우리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해준다. 특히 2012년 대선을 보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처럼 진보세력과 야당이 줄기차게 제기했던 담론들이 보수에게 선점당하는 측면이나, 여전히 힘을 갖는 ‘색깔론’을 환기시켜주는 측면들이 많다. 게다가 토마스 프랭크가 지적한 우경화의 파국은 민영화 논의를 비롯해 공공성의 후퇴를 우려하는 한국사회에 산적한 여러 문제들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아울러 지난 총선이나 대선처럼 어떻게 민심을 얻어야 하는가의 측면에서 이 책은[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처럼 중요한 선거를 대비하는 데 유효한 저서임에 틀림없다. 이 점이 우리가 토마스 프랭크의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목차

서문: 조짐, 그리고 놀라움

1. 미국발 대지진 일어나다
2. 1929년, 시즌 투: 역사는 반복된다, 그러나
3. 실패한 자들을 실패하도록 내버려 두라
4. 사회주의자 버락 오마바? 되살아난 적색공포
5. 우파는 절대 사업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6. 대기업의 방패막이 된 영세자영업자
7. 좌파를 흉내 내어 좌파를 넘어선다
8. 억만장자여, 단결하라
9. 자본주의 유토피아에 대한 환상 혹은 망상
10. 민주당은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했다

결론: 약한 놈을 짓밟아라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공급자 중심의 혁명이 워싱턴을 평정하고 자유방임주의가 이 나라 지배계급의 도그마가 돼버린 지 이제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상당수조차 이런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규제 완화, 노동조합 폐쇄, 민영화, 자유무역협정 속에서 살아왔다. 신자유주의적 이상은 국민들 삶 구석구석까지 녹아들었다. 요즘 대학들은 스스로를 시장에 내맡기려 하며, 이러한 움직임은 병원, 전기 공급 회사, 박물관을 비롯하여 우체국, 미국 중앙정보부, 미 육군 역시 마찬가지다.
(/ p.8)

전 세계가 미국의 우파들에게 바랐던 것은 이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수주의 지도자들은 이제 그들의 투사인 조지 W. 부시에게 닥친 재앙으로 인해 몸을 낮출 것이며, 공화당 역시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고 서둘러 과거 자신들이 내보인 극단적인 우파 성향을 누그러뜨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 세계는 참회하는 모습을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들은 오히려 더욱 거세게 나왔다. 우파가 선택한 전략은 새로운 제한속도를 지키는 대신 가속페달을 힘껏 밟는 것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성향을 누그러뜨리기는커녕 더욱 오른쪽을 향해 내달렸고, 협상하려들기보다는 이데올로기적 순수성을 좇아갔다. 더불어 공화당 내부에 남아 있던 중도 성향의 인사들 역시 그 입지가 강화되기는커녕 오히려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 p.13)

시스템이 공평할 것이라는 믿음은 어리숙한 생각에 지나지 않았다. 정부는 월 가 지배자들의 손아귀에 있다. 이것이 바로 긴급구제 금융이 던진 끔찍하지만 명백한 메시지였다. 이들은 일단 자신들이 위기에 빠지면, 재빨리 호각을 불어 우리가 낸 세금으로 이루어진 정부기금을 자기 돈 쓰듯 동원했다. 우리가 지금 잘 아는 것처럼, 정부기관은 은행 출신 아니면 훗날 은행에 고용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워싱턴의 관료들은 하나같이 월 가의 자기 잇속만 챙기는 경제 이데올로기에 머리를 조아렸고, 민주당과 공화당은 역시 여기에 함께하고 있었다.
(/ pp.50~51)

그 꼴도 보기 싫은 구제금융을 고안한 사람들 그리고 이를 통해 혜택을 입은 은행들은 대체로 보수주의의 편에 서왔던 자들이었다. 부시 행정부의 구제금융 정책을 이어왔던 버락 오바마에게 자유를 파괴하는 독재자의 역할을 뒤집어씌우는 것은 손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 온 나라를 그 같은 폭압적 상태로 거칠게 몰아세웠던 자들의 정체는 사실 자유시장의 성스러운 기사들인 그들 자신이 아니었던가?
(/ p.79)

부흥 우파의 포퓰리즘에 따르면, 시장은 민주적 시스템으로서 이곳에서 고객과 투자자는 수요공급의 체계를 통해 그들 각자가 원하는 바를 나타낸다. 시장이 외부의 간섭 없이 작동하게 되었을 때 이러한 민주적 형태는 유지되고, 이는 본질적으로 선거와 다름없는 것이기에 결과적으로 완벽한 그리고 분명한 인민의 뜻이 만들어진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가장 친숙하고 또 거기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릭 산텔리의 채권중개인 친구들처럼)이야말로 보통사람들의 표준(독자들이 쉽게 떠올릴 수 있듯 이들은 "조용한 다수"다)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에 맞서 바깥에서 감히 시장에 손을 대는 자들은 언제나 "엘리트주의자들"로서 철권통치로 인민의 뜻을 꺾으려는 독재적 지식인들이라는 것이다.
(/ p.99)

성실 근면한 중소기업의 ‘보통사람들’이 자유시장의 정통 교리를 위반한 거대기업을 꾸짖는 모습을 상상하면 흥미 만점이다. 하지만 그 모습이란 실제 모습과 거의 정반대다. ...... 오늘날 우파가 중소기업을 전면에 내세우는 까닭은 경제위기에 분개하는 국가적 분위기에 전투적이고 반대기업적인 메시지로써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파가 실제 하는 일은 언제나처럼 똑같은 사람에게 똑같은 혜택을 주려는 것이다. 거대기업을 혐오하는 가면 뒤에 숨겨진 본모습은 감세와 규제 철폐, 그리고 노조가 없는 나라들과의 자유무역 등을 요구하는 통상적인 모습이다.
(/ pp.140~141)

그런 순수한 자본주의 따위란 없다는 사실은 그들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들이 꿈꾸는 것은 일찍이 존재한 적이 없고 존재할 수도 없는, 더더욱 존재하게 될 턱도 없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그 추한 유토피아를 그들이 우리에게 들이댈수록, 우리 사회의 상황은 그만큼 악화된다.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멈추지 않으며 과거의 현실도, 그들의 가짜 처방이 가져올 것이 분명한 재난도 돌아보지 않는다. 오직 꿈만이 현실성이 있으며, 꿈을 찾는 여행에서 우리의 번영, 건강, 그리고(그렇다!) 우리의 명예까지 팽개쳐지고 만다.
(/ p.202)

때때로 나는 워싱턴의 민주당 사람들의 행동을 보며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어이없을 정도로 무능했던 영국 일반참모부를 떠올린다. 당시 그들은 대규모 공격 지시만 되풀이해서 내렸고, 그 결과 그들의 군대가 전멸을 되풀이하는 모습만 보았다. 그래도 그들은 방향을 바꾸지 않았고, 똑같은 일을 반복하며, 신사적인 전쟁방식을 고집한 나머지 약게 굴지 않았다. 그리고 언제나 상대방이 20세기적인 잔인한 전쟁방식으로 덤벼 왔을 때 혼비백산하곤 했다.
워싱턴의 민주당 사람들이 짜는 전략을 보고 있으면 그것과 똑같은 맹목성과 틀에 박힌 사고를 보게 된다. 그들 중 아무도 구제금융을 다른 방식으로 쓸 수 있다거나, 공화당이 부채 상한선 노선을 관철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들은 클린턴이 했던 그대로 했다. 그리고 그것이 실패하자 혼비백산했다. (/ pp.215~216)

우리가 가장 우려해야 할 시나리오는 새로운, 더욱 이념적으로 힘을 모은 우파가 정부의 나머지 부분에 손을 댈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대개 늙고 덜 떨어진 작자들이자만, 이제는 그들의 사보타지에 한껏 뽐내며 정면으로 들이대는 뻔뻔스러움까지 갖췄다. 우리는 그들이 2010년에 하원을 다시 정복했을 때 그들의 비전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경제난에 분노한 국민을 대표한다고 했으며,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월 가의 금융사기를 막기 위한 규제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를 없애버렸다. 그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보기 드문 대규모 포퓰리즘 개혁으로 신설된 소비자보호국에 집중포화를 퍼부었으며, 독특한 방식으로 그 신생 기구의 발목을 잡거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2011년의 부채 한도 논쟁에서 그들은 언제나 우리가 그걸 당해도 싸다고 했던, 전체 시스템의 탈선을 실현 직전까지 몰고 갔다.
(/ p.224)

저자소개

토마스 프랭크(Thomas Frank)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5
출생지 미국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언론인이며 역사학자다. 1965년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에서 태어나 캔자스 주 미션힐스에서 자랐다. 그는 캔자스 대학과 버지니아 대학을 다녔고 시카고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의 [네이션The Nation][하퍼스 매거진Harper’s Magazine]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프랑스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Le Monde diplomatique]같은 세계 최고의 지성인 잡지와 신문에 기고하는 지성인이다.
토마스 프랭크는 시장 만능주의를 비판한 [하늘아래 유일한 시장One Market under God], 보수 정권의 무능과 부패를 분석한[난파선의 선원들The Wrecking C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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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69~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정약용의 정치사상을 주제로 정치외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국가경영전략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보수와 진보 등 서로 대립되는 듯한 입장 사이에 길을 내고 함께 살아갈 집을 짓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108가지 결정], [조약으로 보는 세계사 강의], [왕의 밥상] 등 다수의 책을 썼고, [위험한 민주주의], [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생년월일 -
출생지 전라남도 보성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사회정의, 민주주의, 복지 등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며, 이를 아름다움과 현실성의 맥락에서 풀어내는 길을 찾고 있다. 학업과 더불어 다양한 번역 작업을 해왔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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