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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박을 찾아주세요 : 박현숙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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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내 삶에 대한 선택은 온전히 나의 몫!

《크게 외쳐》로 살림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박현숙의 첫 청소년소설 『Mr. 박을 찾아주세요』. 필리핀에 있던 작가의 딸에게 한 필리핀 여성이 ‘서울에 사는 미스터 박’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는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1만 명 넘게 태어난다는 혼외 자녀들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곳곳에서 따뜻한 인간애로 그 아픔을 치유한다.

과묵한 아이인 코피노 리바이. 엄마는 리바이에게 한국인 아빠를 찾아주기 위해 스무 살이나 많은 남자와 결혼을 하고 한국에 왔다. 리바이는 새 아빠인 바퀴벌레 약장수 박생과 그의 장애아 아들인 둥이와 가족이 되어 그럭저럭 한국생활을 해나간다. 중3이 된 리바이는 친아빠를 찾으려 하는 새로운 짝 강파랑을 만난다. 리바이 역시 친아빠 ‘미스터 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데….

출판사 서평

『오천 원은 없다』 작가 박현숙의 신작소설
짠하고, 고맙고,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는 두 아이들의 선택!

“삶은 자기 하기 나름이야”


『크게 외쳐!』로 제1회 살림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박현숙의 첫 청소년소설. 필리핀에 있던 딸이 들려준 - 한 필리핀 여성이 딸에게 ‘서울에 사는 미스터 박’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는 현실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다.
작가는 작품 속에 한 해 동안 우리나라 1만 명이 넘는 혼외 자녀들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 하지만 이야기는 곳곳에서 따뜻한 인간애로 그 아픔을 치유하며 흘러간다.
필리핀에서건 대한민국에서건 태어나는 순간부터 열등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일찌감치 많을 것을 포기했어도 결코 자신만큼은 포기하지 않는,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움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짠하게 한다.

나는 코피노다.
고등학교 때 필리핀 어학 연수를 와서
클럽에서 엄마를 만나고 일주일 만에 나를 만든 사람이 내 아버지다…


코피노인 리바이는 과묵한 아이다. 공부 잘하고 도도한 강파랑은 그러한 리바이를 신뢰하고 자신의 치명적인 비밀을 털어놓으며 도움을 요청한다. 아빠를 찾아 한국에 온 리바이는 강파랑 역시 자신의 처지와 비슷함에 크게 공감한다. 두 아이는 어떻게든 자신들의 보호자를 찾아 눈앞에 놓여진 현실을 헤쳐 나가야만 하는 딱한 형편이다.
하지만 그들은 절망하지 않는다. 스스로의 문제를 끌어안고 해결점을 찾아 어떻게든 주어진 자신들의 인생에 책임지려고 한다. 오히려 무책임하게 아이를 낳고 외면하는 어른들을 이해하고 걱정해주는 따듯한 마음을 잃지 않는다.
참 예쁜 아이들이다. 부모의 축복 속에서 태어나지 못했어도, 주변 환경이 우울해도 길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아이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면서도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아이들의 모습이 짠한 한편으론 읽는 이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 준다.
코피노인 리바이와 미혼모에게서 태어난 강파랑은 온몸으로 이야기한다. 자신이 선택해서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태어나는 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진 일이지만 순간순간 찾아오는 생의 선택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고. 그래서 작가는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이 어린 청소년들에게 감사해하고 있다.

엄마는 코피노로 태어난 리바이에게 한국인 아빠를 찾아주기 위해 스물 살이나 많은 남자와 결혼을 하고 한국에 왔다. 리바이와 엄마는 새 아빠이자 바퀴벌레 약장수인 박생과 그의 장애아 아들 둥이와 가족이 되어 6년째 그럭저럭 한국생활을 해나간다.
어느덧 리바이는 중3이 되었다. 새 짝이 된 강파랑은 담임 똥박사가 내준 ‘친구에게 마음을 털어놓기’ 과제를 핑계로 리바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미혼모였던 엄마에게서 태어나 외할머니를 친엄마로 알고 자란 강파랑은 자신을 돌보아줄 어른을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외할머니가 노후의 안정을 위해 결혼을 결심하자 리바이네 동네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친아빠를 찾아내어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만 하는 것이다. 리바이는 결국 강파랑의 아빠를 찾아내지만, 정작 강파랑은 아빠 앞에 나서지 못한다. 그리고 내린 강파랑의 결정은….
새 아빠 박생은 간암 진단을 받고 죽음의 문턱에 들어서자 장애인인 아들 둥이 걱정에 둥이의 친엄마를 찾아내지만, 친엄마는 둥이를 피해 더 멀리 도망가 버린다. 둥이를 떠맡지 않기 위해 리바이 엄마는 둥이의 친엄마, 고모와 실랑이 하는 한편으로 리바이의 친아버지 ‘미스터 박’을 찾는데 박차를 가한다. 리바이의 아빠가 ‘미스터 박’이라는 것밖엔 모르지만 결국 아빠를 찾아내기에 이르는데….
새 아빠 박생은 세상을 뜨고, 돌볼 사람이 없는 둥이는 고아원에 맡겨져 리바이의 가슴 한켠을 먹먹하게 한다. 그리고 드디어 엄마의 오랜 숙원이었던, 리바이가 아빠를 만나러 가는 날이 되었다. 다행히 리바이의 아빠는 무책임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날 아침 리바이는 고아원에 맡겨진 둥이가 먹지도 않고 (리바이스)청바지만 찾는다는 전화를 받는다. 잘하라고, 잘하라고 신신당부하는 엄마의 특별한 배웅을 받으며 아빠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서던 리바이는 생애 처음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질 것을 결심한다.
둥이를 데려오기 위해 고아원으로 향하던 중 리바이는 강파랑의 전화를 받는다.

작가의 말 - 아이들의 귀에 대고 ‘고맙다’는 말을 속삭였다.
몇 년 전 필리핀에 나가 있던 딸로부터 기막힌 이야기를 들었다. 그곳에서 알게 된 필리핀인이 대뜸 ‘서울에 사는 미스터 박’을 찾아달라고 하더라는 거다. 서울에 사는 박씨 성을 가진 남자가 어디 한둘인가.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웃음부터 터뜨렸다. 하지만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짠해졌다. 그녀가 찾고 있는 미스터 박은 바로 그녀 딸아이의 아빠라는 것.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왔다 간 학생이라는 것이다. 유학생들은 필리핀 현지에서는 영어 이름을 쓰기 때문에 한국 이름은 모른다고 했다. 어학연수를 왔던 남자는 돌아가고 이름도 모르는 남자의 아이를 낳았다니 기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미스터 박은 찾을 수 없었고 그녀는 생계를 위하여 두바이의 어느 호텔에 취업해서 떠났다. 딸은 친정엄마에게 맡겨 놓은 채였다. 얼마 전 두바이에서 지내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었는데 활짝 웃고 있는 그녀 옆에는 아랍계 남자가 서 있었다. 다정한 모습으로 그들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그날 밤, 할머니에게 맡겨진 채 코피노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딸을 생각하며 가슴 아파했다. 아빠의 존재도 모르는 채 엄마의 자리까지 텅 빈 채 살아가는 그 아이의 삶이 결코 녹록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어떤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미스터 박’의 이야기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글 속에서 미스터 박의 아들로 나오는 리바이, 그리고 리바이 친구인 강파랑을 닮은 아이들은 세상 곳곳에 수없이 존재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나오는 아이들. 물론 본인의 선택에 의해 태어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지만 원하지 않는 특별한 아이로 태어난다는 것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열등감이 되기도 한다. 리바이 역시 자신의 출생과 처지에 세상 밖으로 힘차게 뛰어나가는 걸 일찌감치 포기하고 지냈고, 강파랑은 새롭게 알게 된 출생의 비밀로 방황하게 된다. 하지만 이 두 아이에게는 그 흔하고 흔한 반항심은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자신들에게 상처를 준 어른들을 걱정하고 안타까워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많은 일들을 겪고 좌절하며 쓰러지기도 한다. 하지만 무섭고 두려웠던 일들도 지나고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고 앞이 막막했던 공포도 벗어나 보면 참을 만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한 것들은 도리어 삶의 지혜가 되기도 한다. 나는 글을 쓰며 그걸 알고 있는 리바이와 강파랑이 대견했다. 그래서 수없이 그 아이들의 귀에 대고 ‘고맙다’라는 말을 속삭였다. 참으로 고마운 아이들이 아닐 수 없다.
지금 필리핀 어딘가에 살고 있을 미스터 박의 딸인 그 아이의 앞날도 그리 녹록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분노와 좌절을 경험할 거라고 짐작한다. 울고 싶은 날도 수없이 찾아올 것이다. 그렇다면 부디 그 시절을 리바이와 강파랑처럼 건강하게 잘 견디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그 아이의 앞날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이 글에 나오는 똥박사 말대로 세상은 진정 공평하다. 고통을 이겨낸 사람일수록 그다음 삶은 더 멋진 법이다.

추천사
낚시 용어 중에 ‘바늘털이’가 있다. 낚싯바늘에 걸린 물고기가 바늘을 빼내기 위해 수면 위로 튀어 오르는 것을 뜻한다. 청소년기를 생각하면 그 서슬 퍼런 노여움의 행위가 떠오른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 소설의 상황은 최악이다.
주인공 나, 리바이는 아빠가 고등학교 때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와 낳은 아이다. 소위 코피노라 명명되어지는 존재다. 일주일 간의 짧은 교제라서 엄마는 아빠의 영어 이름 조오지와 박이라는 성밖에 아는 것이 없다. 그리고 같은 반 친구인 강파랑은 어린 미혼모에게서 태어나 외할머니의 딸로 산다. 소설은 두 주인공을 축으로 하여 낚시에 걸린 물고기처럼 펄펄 뛰듯이 치달린다. 박현숙의 『Mr.박을 찾아주세요』는 성숙치 못한 관계의 부산물들이 벌이는 치열한 바늘털이다. 그리하여 자신을 꿰고 있는 현실이라는 예리한 낚싯바늘을 빼내기 위해 몸부림친다.
외국 혼외 자녀는 저 멀리 베트남 전쟁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지금은 어학연수나 각종 방문으로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한 해 동안 우리나라의 혼외 자녀의 수가 1만 명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들을 과연 성숙치 못한 관계의 부산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소설의 고민도 여기에서 비롯된 듯하다. 몇 해 전 모 아동문학상의 대상 수상으로 주목을 받았던 작품 『크게 외쳐!』를 보더라도 박현숙은 작품 속에 현실이라는 낚싯바늘을 어김없이 들이댄다. 그러나 심사평에도 나와 있듯이 작품 면면에 깔린 짙은 인간애로 인해 치유를 병행한다는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소설 『Mr.박을 찾아주세요』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낚싯바늘의 진짜 아픔은 미늘이 준다. 소설에서는 박생을 통해, 똥박사를 통해 낚싯바늘 안쪽에 있는 날카로운 미늘을 조심스레 제거해주고 있다. 그리고 작가 자신이 표나지 않게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애정을 퍼붓고 있는 것이 믿음직스럽다. 미늘이 제거된 낚싯바늘은 한 번의 바늘털이로도 충분하다. 대신 딛고 뛰어오를 수 있는 넓고 깊은 물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소설 『Mr.박을 찾아주세요』는 충분히 그런 바다가 되어주고 있다.
_ 홍종의(동화작가)

목차

100%는 없다
웃는 병
왜 자꾸 우리 동네에 오는 거야?
훌륭한 친구는 선생님보다 낫다
사기 결혼
할 일이 생겼다
분명 헛지랄인데
약속을 어기다
그 남자
강파랑의 비밀
강파랑의 비밀을 햇볕에 말리다
입원
단순 무식한 놈
강파랑, 누에고치를 뚫다
각자의 비밀
한국에 온 이유
찾아낸 첫 번째 여자
박생이 떠나는 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미스터 박을 찾아주세요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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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엄마는 그 사람이 박씨라는 이유로 며칠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흥분했다. 엄마는 이름도 모르는 ‘미스터 박’이라는 사람을 십 년 넘게 줄기차게 찾아왔고 찾지 못할 거라는 결론에서도 늘 아쉬워했으니까. (본문 13쪽)

둥이는 다른 사람과는 약간 다르다. 이 세상을 살아내기 위한 준비가 조금은 부족한 아이. 아~ 그래 좋다, 딱 잘라 쉽게 말하자면 모자란 아이다. 칭찬을 받아도 웃고 야단을 맞아도 웃는다. 아파도 웃고 화나도 웃는다. 나는 육 년 동안 둥이와 살며 오로지 웃는 둥이 모습만 봤다. (본문 20쪽)

“마음속에 담고 있는 뜨거운 불덩이는 밖으로 내놓을 필요가 있다. 그 불덩이는 온전한 살을 데이게 만들지. 골치 아픈 학교 폭력도 불덩이를 끌어안고 있어 일어나는 현상이다. 처음 말하기 힘들어 그렇지 한번 꺼내놓고 보면 별거 아닌 경우가 많다. 숨이 막힐 것 같은 고민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아무튼 각자 내가 안고 있는 불덩이가 뭔지 생각하기 바란다.” (본문 40쪽)

필리핀에 어학연수를 왔을 때 미스터 박은 열여덟 살이었다고 했다. 엄마는 그때 스무 살이었다. 클럽에서 만나 일주일 만에 나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고 난 후 미스터 박은 온다 간다 말도 없이 떠났다. 미스터 박은 나의 존재를 모르고 있을 거다. 그래서 나는 미스터 박을 진심으로 미워할 수가 없다. 나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모르니까. 물론 이건 나만의 생각이다. (본문42쪽)

힘껏 뛸 일이 없었다. 내가 앞에 섰다고 해서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걸 알고부터 나는 남보다 앞서고 싶은 마음이 없었고 노력도 하지 않았다. 필리핀에서는 코피노라서 그랬고 한국에 와서도 역시 그 이유 때문이었다. (본문70쪽)

나는 지금까지 내 나이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며 살았다. 어리광을 부릴 나이에는 호텔에서 잡일을 하는 엄마를 기다리느라 하루를 다 보냈고, 코피노라는 버려진 아이라는 짐을 메고 살았다. 어리광을 부릴 처지도 아니었고 받아줄 사람도 없었다.
사춘기, 기쁨과 즐거움 속에서 굳이 아픔을 찾아내고 그 아픔을 기반으로 성장한다는 그 시기에 나는 낯선 한국에서 악착같이 버텨내는 엄마를 봐야 했다. 가끔 가슴이 터질 것같이 답답하고 뭐든 뻥뻥 차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엄마를 보며 감히 그럴 엄두도 못 냈다. 그렇게 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일 년 이 년을 보내며 열일곱 살이 되었다. 어쩌면 그 여자아이들을 만나는 일이 내 나이에 맞는 첫 경험이 될 것이다. 티셔츠 때문에 그 설렘을 포기하는 거 바보 같은 짓일 거다. (본문107쪽)

강파랑에게 내 속을 모두 보이고 싶었다. 도와달라는 말은 아니다. 강파랑이 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을 때처럼 나도 지금 그렇다. 누구에게 주절주절 다 말하고 나면 속이라도 시원할 것 같았다. 짝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라는 똥박사의 말이 지금 절실해졌다. 그리고 좀 전에 꺼낼 거는 꺼내라고 말하지 않았나. 하지만 나는 강파랑 손을 잡지 못했다. 내가 짊어질 몫을 남에게 나눠지게 한다는 것, 아직은 낯설고 불편하다. (본문147쪽)

강파랑이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강파랑이 충격적인 출생의 비밀을 알고도 의연하게 행동했던 것은 오로지 외할머니를 생각해서였던 걸 나는 알고 있다. 나도 아는 걸 강파랑 외할머니는 왜 모를까. 결국에는 집을 나갈 거라는 강파랑의 말이 내 가슴을 따끔거리게 했다.
“집을 나가게 되면 너한테 제일 먼저 알려줄게.”
강파랑은 손을 흔들며 돌아섰다.(본문152쪽)

너한테는 집 나가면 된다고 큰소리 빵빵 쳤지만 사실 무섭고 두려웠어. 혼자 설 자신도 없었고 앞으로 엉망진창이 될 새로운 내 인생을 받아들이기도 무서웠고. 리바이. 나, 참 바보 같은 짓 했다. 치사하고 더러워서 절대로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외할머니한테 시집갈 때 같이 가면 안 되냐고, 나도 데려가 달라고 매달린 거 있지.”(본문 160쪽)

“리바이, 너는 엄마가 왜 한국에 왔다고 생각하니?”
뜬금없는 질문이기도 했지만 내가 궁금해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부끄럽지만 나도 처음에는 미스터 박이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만났어. 한국 사람을 만나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릴 거라고 믿었거든.”
엄마는 힘겹게 말했다. 마치 대단한 고백을 하는 것처럼. 하지만 그건 나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복권을 사듯 그렇게 한국 남자를 만나는 거, 필리핀에서 수없이 봐왔으니까.
“리바이, 그게 너한테 참 미안해.”
엄마 목소리에 울음이 섞였다. 미안해할 필요는 없는데. 축복을 받고 태어났든 그렇지 못하고 태어났든 그런 일로 고민하고 슬퍼하고 아파하지는 않는다. 어렸을 적부터 생명은 하나님이 주는 거라고 배워왔다. (본문 175쪽)

“이 세상에 자신의 선택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단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충청도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200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동화작가가 되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았고 농촌문학상을 받았다. 배꼽이 빠질 만큼 재미있고 눈물 콧물 쏙 빠질 만큼 감동적인 글을 쓰는 게 소원이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오천원은 없다', '콩쥐 엄마 팥쥐 딸', '나쁜 어린이 좋아요', '노래세 그림세 똥세', '국경을 넘는 아이들', '아미동 아이들', '닭 다섯 마리가 필요한 가족', '선생님이 사라지는 학교', '몸짱이 뭐라고', '마트로 가는 아이들', '수상한 아파트', '수상한 우리 반', '수상한 학원', '수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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