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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하는 정신 : 체념과 물러섬의 대가 몽테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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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내가 정말 나다워질 수 있는지 아는 것이다." -미셸 드 몽테뉴

세계적 전기작가 슈테판 츠바이크 사망 70주기, 그의 마지막 유작

“모든 나의 친구들에게 인사를 보내는 바입니다! 원컨대, 친구 여러분은 이 길고 어두운 밤 뒤에 아침노을이 마침내 떠오르는 것을 보기를 빕니다. 나는, 이 너무나 성급한 사나이는 먼저 떠나가겠습니다.”
위와 같은 작별 인사를 하고 그가 세상을 떠난 지 70년이 흘렀다. 한때 인문주의 문화의 절정을 맛보았으나 그 절정에서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너무나 감성적이고 섬세했던 교양인. 오스트리아에서 인문주의의 절정을 한껏 만끽했던 그는 양차 대전과 나치를 겪으며 자신이 믿었던 유럽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비극을 겪었다. 당시 그의 심리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글이 있다.

도망쳐라, 너의 가장 깊숙한 내면으로, 너의 작업 속으로. 단지 네가 너 자신인 곳으로, 한 나라의 국민도 아니고, 이런 지옥 같은 도박의 대상도 아닌 곳으로 도망쳐라. 그곳만이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네가 가진 얼마간의 오성이 아직 합리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장소이다.

이 글은 2차 대전이 터지기 직전 일촉즉발의 긴장된 분위기에서 쓴 것이다. 이 글을 보면 끝까지 합리적 이성을 갖춘 교양인으로 남고자 했던 츠바이크의 열망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 그에게 위안을 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에세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낸 [수상록]의 저자 몽테뉴다.

왜 몽테뉴인가

츠바이크는 20세기 초 청년 시절에 오스트리아에서 [수상록]을 우연히 읽은 적이 있었지만 거의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했다. 그는 이 책이 “영혼에서 영혼으로 전달되는 강렬한 감정”이 없어서 자기 인생에는 적합지 않다고 여겼다. 1881년에 태어난 츠바이크는 자신이 누려온 인류의 번영과 개인의 자유가 지속되리라 생각했다. 세상이 퇴보하다니? 문명사회에 위기가 닥쳤다고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물며 정신적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자기 자신 속으로 침잠해야 할 필요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에게 “몽테뉴는 이미 오래전에 끊어진 사슬을 덜거덕거리면서 무의미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역사는 츠바이크가 틀렸음을 입증했다. 희망으로 가득한 르네상스 시대에 태어났으나 그 세계의 퇴화를 목격했던 몽테뉴처럼, 츠바이크도 가장 운이 좋은 나라에서 가장 좋은 시대에 태어났지만 그의 세계는 곧 산산이 부서졌다.
츠바이크는 제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집필에 몰두했다. 가진 자료를 모두 고국에 두고 왔으므로 변변한 자료도 없었지만, 써야 했다. 브라질에 머물고 있던 그는 [수상록]을 다시 읽었다. 청춘 시절에는 자신과 전혀 상관없다고 느꼈던 그 책이 이제 자신만을 위해 쓴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몽테뉴에 관한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츠바이크의, 츠바이크에 의한, 츠바이크를 위한 몽테뉴 평전

[위로하는 정신]은 몽테뉴와 츠바이크 두 사람의 유사한 체험을 거리낌 없이 세상에 알리는, 매우 사적인 내용이 담긴 작품이다. 츠바이크는 어느 글에서 2차 대전이나 프랑스 내전과 같은 시기에는 보통 사람이 광신자들의 강박 관념에 희생되며, 아무리 진실한 사람이라도 “어떻게 인간성을 온전히 유지할 것인가?”라는 물음보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집착하게 된다고 썼다. 그러면서 몽테뉴의 진정한 가치는 사람이 이렇게 극한 상황에 몰렸을 때 나타난다고 보았다. 몽테뉴의 가치를 알려면 벌거벗은 ‘나’, 즉 단순한 자신의 실존 이외에는 지킬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몽테뉴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연결 고리가 망가진 세상을 복구할 수 있는 해법을 개개인이 ‘나’로 시작하는 각자의 연결 고리로 되돌아가서 현실 세계에 발을 붙이는 기술부터 시작해서 ‘사는 법’을 배우는 데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몽테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고, 내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내면을 부지런히 살핀다. 누구나 자기 앞만 쳐다보지만 나는 내 안을 들여다본다. 내게는 나 자신에 관한 일 이외에는 상관할 일이 없다. 나는 지속적으로 나 자신을 관찰하고, 나 자신을 살펴보고, 나 자신을 음미한다. … 나는 나 자신 안에서 뒹군다.”
츠바이크는 이런 몽테뉴를 읽으며 깊은 위안을 얻었다. 그리고 그에게 진정한 감사를 표하기 위해 아주 사적인 전기 [위로하는 정신]을 썼다.

그리고 우리가 츠바이크의 몽테뉴를 통해 얻는 것

지금은 절체절명의 자본주의 위기 상황이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전에 없던 침체와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이 책은 여러 가지를 성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준다. 절정과 나락을 모두 겪어버린 츠바이크는 역시 자신과 유사한 경험을 한 몽테뉴가 말한 것처럼 자기 내면으로 온전히 돌아가서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임으로써 큰 위안을 얻었다. 이는 지금 한국의 독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성공과 성장에 집착하며 안달복달하는 우리에게 츠바이크는 몽테뉴를 통해 실패와 좌절의 의미, 고귀한 자유의 가치, 무엇보다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맞서 자신을 지켜내야 함을 나지막이 일깨운다. 미친 듯이 몰아치는 세상에서 우리 자신을 오롯이 지켜내는 것만큼 귀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체념할 때는 체념하자. 물러설 때는 물러서자. 당신에겐 더 귀한 가치, 자기 내면의 자유가 있지 않은가. 그 자유를 지킬 수 있다면 조금 실패하고 좌절하는 것이 대수인가?” 이미 그 스스로 체념과 물러섬의 대가가 된 츠바이크가 힘겨운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만 같다.

목차

역자 서문 츠바이크가 남긴 유언
머리말 몽테뉴에 대한 회고

1 평민에서 귀족으로
: 너그럽고도 넉넉한 교육방식은 몽테뉴의 특별한 영혼의 발전에 결정적인 행운이 되었다. 하지만 그런 교육방식이 제때 끝난 것 또한 행운이었다.

2 몽테뉴가 된 몽테뉴
: 그것은 외부세계에 대한 작별이었다. 지금까지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살았지만 이제는 자기 자신을 위해 살고자 했다.

3 창작의 10년
: 그는 학자처럼 정확하거나, 작가처럼 독창적이거나, 시인처럼 언어가 뛰어나야 할 의무감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문필가가 되었다.

4 자아를 찾아서
: 모든 것에서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모든 것을 찾다.

5 자신만의 보루 지키기
: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경험은 자기가 저 자신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6 여행
: 작은 장소에 묶여 있는 사람은 작은 근심에 빠진다.

7 마지막 나날들
: 모든 경험을 탐색한 이 사람은 자기 삶의 마지막 국면, 즉 죽음을 알아야 했다.

원서 편집자 후기
몽테뉴 연보

저자소개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88.11.28~1942.02.22
출생지 오스트리아 빈
출간도서 42종
판매수 6,589권

독특한 문체와 섬세한 감정 묘사가 돋보이는 독일 문학계의 거장으로, 중·단편 소설과 전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이다. 1881년 오스트리아 빈의 부유한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났다. 20세에 시집 《은빛 현》으로 등단한 이후 시와 소설, 전기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며 1920~1930년대 유럽 최고의 작가로 이름을 떨쳤다. 1934년 나치의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떠났고, 미국, 브라질 등지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가 심한 우울증으로 1942년 부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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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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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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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 밤베르크대학에서 유학했으며, 1990년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비롯해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 《발자크 평전》,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등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들을 국내에 소개하여 츠바이크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1995년 프리드리히 폰 실러의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로 제2회 ‘한독문학번역상’, 2000년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로 ‘한국번역가협회 번역 대상’을 수상했으며, 독일어권 대표 번역자이며 인문학자로서 유럽 문화사의 중요 저작들을 끊임없이 국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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