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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동 원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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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김남중 동화의 새로운 이정표
1980년 5월 광주항쟁의 빼어난 동화적 형상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은 여전히 현재적이다. 30년이 넘게 흐른 지금까지도 가해자들은 반성은커녕 여전히 권력의 단맛을 누리고 있다. 적어도 정의가 살아 있다면, ‘용서할 수는 있어도 잊을 수는 없다’는 말이라도 떠올려야 할 텐데, 용서하기에 앞서 사람들은 이미 잊고 만 것은 아닌지....... 이러한 현실을 보면 과연 역사는 발전하는 것인지 자꾸 되묻게 된다.
답답한 나머지 ‘귀신들은 뭐 하고 있나 몰라’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기도 할 것이다. 김남중의 동화 [연이동 원령전]은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대한 분노로부터 시작한다. 역사의 과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5?18 영령들, 여태껏 원한조차 풀지 못한 원령들이 직접 나서서 응징하겠다는 판타지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그러나 귀신이 나서서 해결하는 것 또한 문제를 해결하는 바른 방식은 아닐 것이다. 귀신들이 직접 인간의 죄를 벌한다면, 세상의 질서가 뒤죽박죽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그럼에도 원령들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전쟁을 불사하고서라도 장군을 처단하고자 한다. 그에 맞서 ‘무진’이와 ‘용도’는 장군을 지키려고 한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무진이와 용도는 80년 5월 광주에서 장군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른다. 무진이와 용도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존경한다는 장군을 지키기 위해, 마침내 진실을 알고서는 거꾸로 원령들을 지키기 위해 싸움에 나선다. 과연 동화 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아이들은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까? 이긴다면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이 작품은 동화가 가진 힘을 놓치지 않으면서, 역사의 현재적 의미도 선명하게 드러낸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간 80년 5월 광주를 다룬 작품이 항쟁을 직접적으로 다루었던 것과는 달리 이 작품은 판타지 형식을 통해, 귀신의 입을 빌어 진실을 부각시키고, 지금 살아 있는 우리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 주고 있다. ‘연이동’이란 살짝 비튼 동네 이름과 ‘장군’으로 지칭되는 인물이 현실 속 누구인지를 엿보는 재미와 함께 원령 ‘영지’와 아이들이 맺어 가는 연애담도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 준다.

추천사

[연이동 원령전]은 1980년 5월 광주항쟁을 다루고 있다. 물론 광주는 30년도 더 지난 과거의 사건만은 아니다. 당사자들이 아직 살아 있으며, 사람들의 고통 역시 현재적이다. 여전히 우리 머리와 가슴을 짓누르는 고통이자 다른 한편 우리를 달뜨게 하는 자부심이기도 하다. 이 무거운 역사적 주제를 동화는 어떻게 형상화할 것인가?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굳이 알릴 필요가 있을까, 하고 눙치고 넘어가는 것이야말로 역사적 무지를 드러내는 어리석은 생각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형상화해야 할 것인가? 김남중은 이를 판타지 형식에 기대어 풀어내고 있다. 원령들과 악귀, 저승사자 같은 저승 세계와 장군이 위세를 떠는 이승 세계를 맞세운다. 그리고 그 중간을 이어주는 샤머니즘적인 만신과 무녀, 아이들을 통해 매끄럽고 실감나게 현실과 역사적 의미를 함께 포착하고 있다. 분명 이 작품은 우리 동화의 가능성을 한껏 부풀리고 있는 작품임과 동시에 동화가 역사를 담아내는 한 방식을 유감없이 펼쳐낸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김상욱(아동문학평론가)

목차

1. 보이지 않는 남자
2. 도를 아십니까
3. 미친 할머니
4. 전설의 장군
5. 원령들이 몰려온다
6. 장군을 위하여
7. 도와주세요, 제발!
8. 우리가 그들을 막을 수 있을까?
9. 원령대전
10. 세상을 두 번 구하다
11. 약속

본문중에서

“모든 걸 아는 네가 왜 장군을 보호하는 거냐?”
“답답하군.”
지금껏 팔짱을 끼고 있던 저승 차사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한 걸음 나섰을 뿐인데 원령들의 무리가 쑥 뒤로 밀렸다. 저승 차사를 본 원령들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떠올랐다. 저승 차사가 말했다.
“인간들에게 끝까지 기회를 주려는 거다. 저승에 판관이 있듯 이승에도 법이라는 게 있으니까.”
“우리도 이승의 법을 기대했다. 그렇지만 이승의 법은 강한 자의 마음대로 휘어지는 얇은 잣대지. 장군 같은 자가 부귀영화와 천수를 누린다면 누가 이 세상의 법을 기대하겠는가? 설사 저승에서 그 죗값을 받는다 하더라도 누가 저승을 두려워하며 죽기 전에 죄를 씻으려 노력하겠는가?”
“이 땅을 떠났으면 이 땅의 원한은 잊어야지!”
“죽어도 잊히지 않는 고통을 아는가? 우리는 이 땅에 자식을 남겼고 이제 그 자식의 자식들이 자라고 있다. 여전히 힘센 장군과 그 부하들 앞에 우리 자식들은 기가 죽어 있지. 그 꼴을 그냥 지켜보라고? 마음 같아서는 장군과 그 부하들을 모두 데려가고 싶다만 장군만으로 참겠다.”
(/ pp.173~174)

무진이는 등에 얼음물이 쏟아진 것 같았다. 용도도 마찬가지였는지 멍한 얼굴로 영지를 돌아보며 물었다.
“적들은 어디 갔어?”
영지가 소리를 질렀다.
“저 사람들이 원령들이야. 장군이 저 사람들을 죽였어!”
“장군이 왜?”
무진이가 물었다. 영지가 울먹이며 말했다.
“몰라? 장군이 어떤 짓을 했는지 정말 몰라?”
무진이와 용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진이의 눈은 원령들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원령들의 옷에는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가슴과 팔다리에 상처가 나 있고 얼굴이 퉁퉁 부어 있는 원령도 있었다. 붉은 상처에서는 지금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검붉은 피가 뚝뚝 떨어져 옷을 흠뻑 적시고 있었다. 원령들은 모두 맨발이었다. 더럽고 상처 난 맨발이 추워 보였다. 여름인데도 그랬다.
영지가 손을 내밀었다.
“거울 줘 봐.”영지가 이를 악물고 무진이와 용도에게서 거울을 둘 다 받아 들었다. 영지는 첫 번째 거울로 양복 입은 남자를 비추고 두 번째 거울로 첫 번째 거울을 비췄다.
“봐! 장군이 원령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무진이와 용도가 두 번째 거울을 바라보았다.
환한 대낮, 사람들이 모여 뭔가를 외치고 있었다. 머리띠를 하고 손팻말을 든 사람들도 있었다. 사람들 앞에는 줄지어 선 군인들이 있었다. 석상처럼 꼼짝하지 않고 서 있는 군인들이었다. 어디선가 신호가 떨어지자 군인들이 일제히 총을 쏘기 시작했다. 맨몸에 총알을 맞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쓰러졌다.
(/ pp.18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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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72~
출생지 전북 익산
출간도서 48종
판매수 47,645권

어릴 적 꿈은 탐험가였는데 읽고 놀고 쓰는 걸 좋아하다 보니 작가가 되었습니다.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하는 [불량한 자전거 여행] [바람처럼 달렸다], 배로 세계 일주를 하는 [나는 바람이다] [수평선 학교] 외에 [기찻길 옆 동네] [미소의 여왕] [싸움의 달인] 등을 쓰면서 작가와 탐험가가 같은 뜻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탐험의 끝에 무엇이 기다릴지 기대하며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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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74~
출생지 전남 영암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세종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고, 한겨레 일러스트레이션 그림책 과정을 수료했어요. 《꼭꼭 숨어라》로 2004년 한국안데르센그림자상 가작과 국제 노마콩쿠르 가작을 수상했어요. 《못생긴 아기 오리》는 2007년 BIB 브라티슬라바 비엔날레에 선정되어 전시되었고, 《아깨비의 노래》로 2009년 볼로냐 국제 도서전 한국관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어요. 창작 그림책 《찬다 삼촌》을 비롯해 《열두 살 삼촌》, 《귀신 은강이 재판을 청하오》, 《후쿠시마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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