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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무덤의 남자 : 카타리나 마세티 장편소설[양장]

원제 : Grabben i graven bred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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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무덤가에서 피어난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

남녀의 연애 심리를 솔직 담백하게 그려낸 소설 『옆 무덤의 남자』. 기자와 문학평론가로 활동했던 스웨덴 작가 카타리나 마세티의 작품으로, 1998년 출간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스웨덴의 ‘국민 소설’이다. 쓸쓸한 무덤가에서 피어난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각각 남편과 부모님의 무덤을 찾아 갔다가 서로의 미소에 반해 덜컥 사랑에 빠져버린 두 사람, 고상한 도시 여자 데시레와 투박한 시골 남자 벤니. 그렇게 한순간에 불타오른 사랑은 서로가 처한 상황을 직시하면서 현실적으로 변해간다. 책 읽기와 오페라를 좋아하는 데시레, 관심사라고는 오로지 축사의 젖소들과 농기구뿐인 벤니. 사랑이 깊어질수록, 서로에게 더 욕심이 생길수록 두 사람은 자신들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뚜렷히 깨닫게 되는데….

출판사 서평

남녀의 연애 심리를 세밀하게 그려낸 매력 만점의 첫 장편소설

『옆 무덤의 남자』는 기자와 문학평론가로 활동했던 스웨덴 작가 카타리나 마세티의 첫 장편이다. 마세티가 이 작품의 영감을 얻게 된 사연은 자못 흥미롭다. 어느 농부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농부의 아내가 실은 남편과 이혼을 생각하던 중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아내가 남편의 죽음을 진정으로 슬퍼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슬픈 척만 하는 것인지 궁금해진 작가는 이에 착안하여 남편의 죽음 앞에서 진심으로 슬퍼하지 못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여성의 이야기를 써나갔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바로 옆 무덤에서 묘를 가꾸는 남자를 등장시켰다.
이렇듯 독특한 사연을 안고 태어난 『옆 무덤의 남자』는 사랑에 빠진 남녀의 보편적 심리를 산뜻하면서도 세밀하게 그려낸 매력에 힘입어, 1998년 발표 이후 스웨덴에서 5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가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스웨덴 국민 20명 중 1명이 읽은 ‘국민 소설’이 되었다. 또한 40만 부 이상 판매된 프랑스에서는 그해 번역된 최우수 유럽 소설에 수여하는 세벤 상 후보(2007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작품은 분명 연애소설이다. 하지만 소설 속 사랑은 아름답거나 낭만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쓸쓸한 무덤가에서 만나 서로의 미소에 반해 사랑에 빠진 남녀, 그러나 처음의 설렘은 잠시, 서로가 너무나 다름을 점차 알게 되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사랑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을까? 작가는 이 질문에 뚜렷한 답을 하지 않는다. 다만 설렘과 좌절이 하루에도 몇 번씩 교차하는 두 남녀의 심리를 지극히 현실적으로 드러낼 뿐이다. 각 장별로 서술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같은 사건을 두고 현저히 갈리는 남녀의 시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사랑에 고민하고 주저하는 인물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 열정과 분노 사이에서 방황하는 생각들을 예리하게 포착해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딱 내 이야기야!’라고 느낄 만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마법을 발휘한다.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테마로 삼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느끼는 현실 그대로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진부한 로맨스 소설의 틀을 벗어났다는 점이 바로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작품의 매력이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밀고 당기기가 펼쳐진다
극과 극 남녀의 리얼 러브스토리!


책 읽기와 오페라를 좋아하는 고상한 도시 여자 데시레와 관심사라고는 오로지 축사의 젖소들과 농기구뿐인 투박한 시골 남자 벤니. 두 사람은 각각 남편과 부모님의 무덤을 찾아갔다가 묘지 벤치에서 만났다. 서로를 흘끗거리며 탐색하던 그들은 오묘한 감정을 감지하던 와중에 서로의 미소에 반해 덜컥 사랑에 빠져버린다. 벤니는 데시레의 난자를 처음으로 요동치게 만든 남자였고(이건 데시레의 죽은 남편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데시레는 벤니가 애써 짜낸 우유를 모두 버린다 해도 아깝지 않을 만한 여자였다.
그렇게 한순간에 불타오른 사랑은, 그러나 서로가 처한 상황을 직시하면서 현실적으로 변해간다. 도시 여자 데시레는 변변한 책도 한 권 없고 세련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너저분한 벤니의 집을 둘러보고는 ‘문화 충격’을 받고, 시골 남자 벤니는 미트볼조차 만들 줄 모르면서 부엌에 가만히 앉아 대접받기 원하는 데시레에게 실망한다.

데시레 _ 난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 만약 에스토니아 같은 곳에서 이런 식의 인테리어를 발견했다면 아마도 이국적이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고 생각했을 거야.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 입가의 음울한 미소가 그대로 굳어버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92쪽)

벤니 _ 우린 부엌으로 자리를 옮겼다. 난 요란스럽게 찻잔을 꺼내고 물을 데울 준비를 했다. (…) 조금 당혹스러웠다. 나로선 그녀가 가만히 앉아서 내가 대접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95쪽)

이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잘 알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만, 사사건건 부딪히고 만다. 패션, 영화 장르, 즐겨 보는 채널, 독서 취향, 정치적 견해, 어느 것 하나 맞는 게 없다. 그리고 서로가 원하는 이상형도 전혀 아니다. 그럼에도 데시레와 벤니는 맞잡은 손을 놓지 못한다. 사랑에 빠지게 했던 그 미소,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육체적 이끌림, 무엇보다 서로의 존재 자체에서 기쁨을 느끼기 때문에. 그러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차차 인정해나간다.

벤니 _ 우리는 물과 기름 같은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난 계속 이렇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랐다. 매일 한 가지씩 견디면서 지내는 법을 배우면 되니까. (166쪽)

데시레 _ 우리는 서로 생각이 일치했다. 벤니는 천연기념물이 분명했고, 나 역시 천연기념물의 부인이 되어 스칸센 박물관의 진열창에 나란히 전시될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었다. (171쪽)

그러나 사랑이 깊어져갈수록, 서로에게 더욱 욕심이 생길수록, 데시레와 벤니는 둘 사이에 놓인 강이 너무나 깊어 건널 수가 없다는 사실을 점점 뚜렷하게 인식하게 된다. 데시레는 벤니가 자신과 함께 도시에 살며 공부를 더 하고 농기구 관련 회사에 들어가기를 바랐고, 벤니는 시골에서 자신을 도와 축사를 돌보며 살림을 맡아줄 여자를 원했다. 두 사람의 입장 사이에 타협 혹은 절충이란 게 있을 수 있을까?

벤니 _ 난 아내를 원했다. 가정의 존재를 느끼게 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난 언제나 일종의 부속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살아야 할 것 같았다. (…) 난 데시레가 가정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고. (243쪽)

데시레 _ 우리는 우리 사이에 가로놓인 낭떠러지 위로 다리를 놓으려는 노력은커녕 서로를 그 끝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 난 그가 자신에게도 영혼이란 게 있음을 인정하기를 바랐고, 그는 밤새 내 배 위에서 앞치마가 자라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지도. (2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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