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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 본 세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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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더 이상 돈 셔틀이 될 순 없다!

글로벌화는 가진 자를 더 부유하게, 가난한 자를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
가진 것이 훨씬 적은 사람, 또는 전혀 가지지 못한 사람만이 고달픈 노동을 한다!


매 시간마다 1,200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 또는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의약품을 구할 수 없어서 사망한다. 3초마다 한 명의 어린이가 죽는 셈이다. 반면 미화 3000억 달러를 들이면 최빈곤층 10억 명이 극빈자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고 국제연합은 말한다. 이는 세계 최고 갑부 8명이 소유한 재산과 엇비슷한 돈이다.

이런 아이러니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우리가 무심코 먹는 음식, 입는 옷, 심지어 축구공에도 착취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여기서 벌어들인 돈이 전쟁 자금으로 사용돼 서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날려버린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다국적 콘체른의 밝은 면만 바라보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국적 콘체른들이 환경을 완전히 무시할 정도로 얼마나 파렴치한지 그리고 정치가들이 그러한 파렴치함을 보고도 가만히 있는 이유를 알게 된다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다국적 콘체른이 어떤 방식으로 어린이들을 착취하고 빈곤으로 내모는지, 여성들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떤 불이익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지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콘체른이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등에 업고 권력을 유지해온 각국의 위정자들이 자리 잡고 있다. 기업과 위정자들 간의 유착관계가 종식되지 않는 한 착취 구조는 쉽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정치체제를 지배하는 공화당과 민주당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막대한 돈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이 막대한 돈은 대부분 콘체른과 자산가에게서 나온다. 따라서 어떤 당이 정권을 잡는다 하더라도 미국 정부는 그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다시 말해 석유 콘체른의 이익에 손실이 생길 수 있는 벤진에 대한 환경보호세 도입은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다. 과연 미국 정부가 자신들을 먹여 살리는 주인의 손을 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들 콘체른은 어떤 방식으로 착취를 하고 그것으로 극히 일부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걸까? 그 비밀은 가까운 곳에 있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전화가 바로 그것이다. 탄탈이라는 물질은 특별한 화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귀금속으로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이며, 특히 휴대전화에 없어서는 안 되는 원료다. 다국적 콘체른들은 아프리카 콩고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반란군이 가져오는 탄탈을 아주 싼값에 사들인다. 그리고 반란군은 콘체른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무기를 구입해 전쟁을 계속한다. 다시 말해 콘체른은 콩고전쟁에 공범인 것이다. 탄탈 광산을 차지하기 위해 반란군은 어린이들까지 강제로 동원해 총을 잡게 했고 결국 어린이들은 전장에서 죽어갔다.

그뿐 아니라 의류, 스포츠화, 장난감, 전자기기 등 우리가 쓰는 소비 상품의 대부분도 이른바 임금이 싼 저임금 국가에서 생산된다. 거대 유명 메이커 회사가 광고에 엄청난 거액을 들이는 동안, 유명 메이커 회사를 위해 일하는 노동자들은 쥐꼬리만 한 돈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인간 대접도 받지 못하는 열악한 조건에서 일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이용하는 유명 브랜드인 아디다스, 월트디즈니, 애플 같은 회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기아문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핵심은 대지주와 다국적 콘체른이 농경지에서 사료나 연료 생산을 위한 물품은 생산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은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콘체른들은 식품을 독점하고, 착취적 노동조건에서 심지어 노예제로 이익을 취하려 한다. 이로 인해 결국 소작농들은 빈곤에 허덕인다. 이런 현상은 업종만 다를 뿐 모든 분야에서 비슷하게 일어난다. 석유문제나 기후변화 문제, 질병문제, 자본문제 등 콘체른과 관련한 문제들은 이미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인류의 미래는 절망적인 걸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한 걸까?

그렇다면 인류의 미래는 절망적인 걸까? 부자들은 더 부자로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걸까? 저자는 모든 것이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자본주의 글로벌화를 반대하는 투쟁에 전 세계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미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다면서 부자들과 권력자들이 여러 사회적 단체들을 서로 반목시켜 어부지리 식의 이익을 얻으려 하는 것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와 생태계 체계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데, 이 개혁은 모든 사람이 정치적 결정 과정에 참여해 합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빈곤, 착취, 부패, 전쟁, 인종차별, 기후변화와 같은 전 세계적 문제 사이의 연관관계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꿰뚫어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거창한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로 정보를 나누고, 정보의 배후에 있는 이해관계를 알아보고,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들을 행동으로 옮겨보자는 것이다. 저자는 “내가 있는 곳에서는 아무도 차별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모토를 가지고 행동한다면 이미 승리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저자는 이 책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가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지침을 그리고 12장에서 다국적 기업에 맞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이 책 [왼쪽에서 본 세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는 암울한 현실을 고발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하며, 변화를 일으켜야겠다는 욕구와 신선한 아이디어를 샘솟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배부른 오른쪽이 아닌 굶주리는 왼쪽에서 본 세계는 어떤 모습인지 우리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목차

들어가는 말

01 세계는 누구의 것인가
02 콘체른의 세계
03 휴대전화를 위한 전쟁
04 글로벌화가 부른 가난
05 만들어진 기아
06 석유 전쟁과 기후변화
07 병든 사업
08 돈이 세계를 지배한다
09 세계는 우리의 것이다!
10 스스로 세계를 만든다!
11 정치에 대한 10가지 요구
12 기업의 초상화
아디다스 | 알디 | 애플 | 바이엘 |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고 | 치키타브랜즈인터내셔널 | 코카콜라|다임러 | 도이체방크 | 월트디즈니 | 엑손모빌 | H&M | 크래프트푸즈 | 마텔 | 맥도날드 | 마이크로소프트 | 몬산토 | 네슬레 | 노키아 | 지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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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01 세계는 누구의 것인가
세계의 재산을 계산하기 위해 학자들은 각국에 등록되어 있는 은행 계좌와 부동산 등 일련의 자료를 종합했다. 이 결과가 아주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계에 부가 대략 어떻게 분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성인 인구의 가장 부유한 2퍼센트가 전 세계 사유재산의 50퍼센트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2퍼센트밖에 안 되는 세계 최고 부자들이 전체 인구의 절반이 쓸 수 있는 재산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10퍼센트까지 따지면 재산 점유율은 전 세계 재산의 85퍼센트에 이른다. 반면에 빈곤자 절반의 재산은 전 세계 재산의 겨우 1퍼센트에 달한다. 쉽게 표현해서 원래 한 사람 몫인데 그것을 50명이 나누어 가진다는 소리다. 다시 말하자면, 세계는 부자들의 것이다. 또는 거의 모든 세상이 부자들의 것이다. 그리고 이 어마어마한 부를 나누어 가진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아주 적다. 갑부 중에 몇몇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재산이 많다. 세계 최고 부자는 미국의 증권 소유자 워런 버핏이다. 그는 약 620억 달러(1억은 0이 8개다)를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를 창설한 빌 게이츠는 약 580억 달러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 이는 대략 계산해서 최빈국 50개국의 전 인구가 1년간 버는 수입과 같다.
(/ p.16)

세계 최악의 질병은 빈곤이다. 국제연합개발계획에 따르면, 매 시간마다 1,200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 또는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의약품을 구할 수 없어서 사망한다. 3초마다 어린이 한 명이 죽는다. 지금 한 어린이가 죽었고, 지금 또 한 어린이가 죽었고, 또 지금 한 어린이가 죽었다. 이런 식으로 매 순간 어린이들이 끝없이 죽어가고 있다.
(/ p.18)

02 콘체른의 세계
콘체른은 여러 기업들이 경제적 단일성을 위해 연합을 이룬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글로벌화는 상품, 자본, 서비스의 국제 간 교환을 손쉽게 함으로써 다국적 콘체른의 형성을 촉진시켰다. 오늘날 여기에 속한 모든 기업들이 인건비가 낮은 저임금 국가에서 생산하는 특권을 누리는데, 일반적으로 가난한 나라에서는 인건비가 아주 낮다. 따라서 그런 나라에서는 무척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그리고 상품은 전 세계로 팔려 나가 높은 이익을 낸다.
(/ p.41)

미국에 빈민이 존재하는 이유는 극단적으로 불공평한 부의 분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적인 백만장자와 억만장자 대부분이 사는 곳이자 세계 최대의 콘체른이 본사를 둔 나라다. 미국 정부는 다수의 국민들보다 부유한 소수의 이해를 위해 정치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미국이 취하는 대외 안보정책도 근본적으로 인간적인 가치를 수호하기보다는 거대 콘체른(예를 들어 무기 산업)에 더 많이 기여한다. 그래서 미국은 매년 5000억 달러를 군비에 지출한다. 저개발국 원조를 위한 예산은 겨우 150억 달러에 그친다. 왜 그럴까? 미국에서는 두 정당, 즉 공화당과 민주당이 정치체제를 지배한다. 19세기 후반부터 미국의 모든 정부와 대통령이 두 정당 중 한 곳에 속해 있었다. 두 정당의 공통된 점은 대기업과 대기업 소유주의 이해에 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미국에서는 선거에서 이기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 선거운동원들에게 돈을 지불해야 하며, 대규모 집회를 조직하고, 선전 활동을 해야 한다. 이 막대한 돈이 대부분 콘체른과 자산가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정부는 그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 pp.46~47)

03 휴대전화를 위한 전쟁
대부분의 아프리카인이 기아에 허덕인다. 왜 그럴까?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일수록 다른 나라로부터 착취당할 위험이 더 크다. 그리고 값비싼 원료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바로 그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의 국민들이 한없이 열악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피범벅이 된 ‘씨족 싸움’과 내란을 살펴보면, 배후에 국제경제의 이해관계가 버티고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국민들에게 무기가 공급되어 서로 다투는
사이에 제3자인 원료 회사는 크게 웃으며 부를 챙긴다.
(/ pp.73~74)

전 세계에서 채굴된 탄탈의 60퍼센트가 독일의 한 기업에서 가공된다. 고슬라르에 있는 H. C. 슈타르크다. 이 회사는 2007년 초까지 화학 및 제약 콘체른인 바이엘에 속해 있었다. 바이엘은 특히 아스피린과 같은 약품으로 유명하다. 콩고전쟁이 벌어지는 사이에 바이엘 콘체른은 반란 지역에서 생산되는 값싼 원자재로 이익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전쟁을 벌이는 측에 가장 중요한 재정 지원자가 되었다
(/ p.76)

04 글로벌화가 부른 가난
2007년 10월 말, 서부독일 방송 WDR TV가 의류 유명 메이커 갭GAP의 구매자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한 저널리스트가 인도의 후미진 공장에서 14세 이하의 어린이들, 심지어 10세 이하의 어린이들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메이커의 옷을 만들기 위해 노예처럼 일하고 있는 현장을 보도했기 때문이다. 11세쯤 되는 남자아이가 갭 회사의 아동 의류 컬렉션 상의
에 진주를 달고 있는 모습도 방송되었다. 남자아이는 땅바닥에 앉아 있었고, 그 주변은 똥오줌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어린이들은 강제로 하루에 16시간씩 손으로 옷을 꿰매는 일을 해야 했다. 돈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울면 구타당하는데,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하려고 기름을 적신 수건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대부분 인도의 가난한 지역이나 방글라데시와 같은 인접한 나라들에서 온 가난한 어린이들이었다. 전문 인신매매꾼들은 부모를 속여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어린이들을 사서는 30시간이 걸리는 먼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먹을 것도 주지 않은 채 ‘새 주인’에게로 데리고 간다.
(/ pp.107~108)

오늘날 거의 모든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공장을 운영하지 않는다. 우리가 쓰는 소비 제품의 대부분이 하청업자에 의해 저임금 국가에서 생산된다. 그리고 저임금 국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턱없이 적은 임금을 받을 뿐만 아니라, 대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다. 이런 공장을 노동 착취 공장이라 부르는데, 값싼 노동력으로 생산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 예컨대 의류, 장난감, 스포츠 부품, 컴퓨터, 휴대전화, 전자제품, 자동차 분야에는 모두 이런 공장들이 있다.
(/ p.114)

05 만들어진 기아
만일 지구의 식량이 공평하게 나눠진다면 기아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민주주의 때문에 기아가 발생했다고 확신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모든 국민이 국가의 자원을 얻을 수 있다. “그런 견지에서 보면 오늘날 굶어 죽는 어린이는 살해당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인권운동가 장 지글러의 말이다. 말 그대로 수억에 이르는 사람들이 자기 몫의 밥그릇을 빼앗기는 셈이다. 그렇다면 누가 빼앗아갈까? 개발도상국에서 농경에 이용할 수 있는 땅은 대부분 수출품 생산을 위한 경작지가 되었다. 그래서 국민들이 먹을 음식이 아니라 국제적인 식품 콘체른에 팔리는 곡물이 자란다. 그 밖에도 최근 들어 점점 더 많은 경작지가 사탕수수나 옥수수에서 나오는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쓰인다. 이 연료는 갈수록 값이 오르는 석유의 대체물로 사용된다. 이때의 ‘바이오 연료’는 물론 ‘바이오Bio’와는 전혀 상관없는 낱말이다.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경작지가 필요하고, 비료도 많이 뿌린다. 100헥타르 면적이면 소작농 35명이 먹고살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면적에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사탕수수를 심으면 겨우 10명만이 먹고살 수 있다.
(/ pp.131~132)

초콜릿 하나에 25유로쯤 한다. 이 가격으로 서아프리카에서는 사람 한 명을 살 수 있다. 다시 말해 25유로에 아이들을 사서 노예로 부릴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노예로 사들인 아이가 학대와 힘겨운 노동에 지쳐 병이 들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으면 또 다른 아이를 사면 그만이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서아프리카 국가 부르키나파소와 말리와 같은 나라에서는 수많은 부모들이 너무 가난해서 자식을 먹여 살릴 수가 없다. 그래서 수십만에 이르는 아이들이 길거리로 나가 어떻게든 먹고살 길을 찾으려 애쓴다. 또한 중개인들도 규칙적인 식사는 물론이고 좋은 직장에 취직시켜주고 더 나아가 학교도 보내주겠다며 아이들에게 엄청난 약속을 한다. 참으로 귀가 솔깃해지는 소리다. 훌륭한 미래를 보장한다는 말에 숱한 소년 소녀들이 설마 하면서도 인신매매업자들을 따라간다.
(/ p.139)

06 석유 전쟁과 기후변화
‘검은 황금’ 석유의 저장량이 바닥나고 있다. 사실대로 말하면, 지금까지 인류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전체 석유량 중 겨우 절반 정도를 소비했다. 그러나 ‘겨우’라고 할 수 있을까? 석유는 약 150년 전부터 대량으로 이용되었다. 그 말은 우리가 150년 사이에 석유의 50퍼센트를 소비했다는 뜻이다. 반면에 석유가 만들어지려면 5억 년이 걸린다. 전문가들은 아직 남은 절반의 석유가 40~50년 사이에 전부 소비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남은 절반의 석유는 앞서 사용한 것보다 훨씬 어렵게 얻어야 한다. 지구에 남아 있는 석유 저장분을 반쯤 짜고 남은 오렌지에 빗대어 상상해보자. 오렌지 한 개에서 절반 정도 즙을 짜내는 일은 쉽다. 그러나 반쯤 짜낸 오렌지에서 즙을 더 짜내려면 더 많은 힘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조금밖에 남지 않은 즙을 완전히 짜내는 것은 더 힘들다.
(/ p.156)

석유 사업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석유 콘체른 외에도 자동차 산업, 비행기를 포함한 운송업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더 나은 환경을 위해서는 하는 일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그 반대다. 이러한 로비 단체들은 전과 다름없이 명백한 사실을 왜곡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결정적인 책임을 전면 부정하도록 ‘전문가’들에게 돈을 준다. 게다가 이 기업들은 정부에 엄청난 압력을 가해서 연료 사용을 줄이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도록 한다. 법안은커녕 도로가 계속 건설되고, 우리가 낸 세금으로 콘체른들이 사업 보조금을 받는다.
(/ p.159)

07 병든 사업
빈곤은 세계 최악의 질병이다. 깨끗한 식수를 구할 수 없어서 15초마다 어린이 한 명이 설사로 죽는다. 매년 수백만 명이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는데, 의사를 찾아가거나 약을 살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 밖에 가난한 아프리카, 아시아, 남아메리카에서 주로 발병하는 말라리아에 대해서는 연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말라리아에 걸리는 사람들이 너무 가난해서 제약 산업이 고객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제약 산업은 탈모, 체중 과다, 발기부전과 같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질병을 퇴치하는 데 연구비를 쓴다.
(/ pp.174~175)

몇몇 국가들은 다국적 제약회사의 비인간성과 탐욕스러운 이익 추구를 거부한다. 예를 들어 인도는 이미 1972년부터 의약품에 대한 특허권을 없애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환자들에게 성분은 동일하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한 모방 약제를 공급한다. 그래서 인도를 ‘빈자들의 약국’이라고도 한다. 인도의 모방 약제 생산으로 에이즈를 치료하는 평균 비용이 환자 1명당 한 해에 1만 달러였던 것이 100달러로 낮아졌다. 그런데 WTO 무역관련지식재산권TRIPs 협정에 의해 2005년부터 값싼 모방 약품의 생산이 철저하게 금지되었다. 그래서 ‘빈자의 약국’이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 p.177)

08 돈이 세계를 지배한다
세계에 만연한 불공평의 주요 원인은 개인의 ‘나쁜’ 행동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 질서의 기반을 이루는 수익 추구 때문이다. 잘못을 따지자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가지기를 바라는 것, 그리고 이미 많이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가난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며 자신의 돈을 더 많이 불리려는 사람들을 우리가 허용하는 것이다. 은행과 펀드 회사가 “당신의 돈이 스스로 일하도록 맡겨주십시오!”라고 우리를 부추길 때, 이는 가진 것이 훨씬 적은 사람 또는 전혀 가지지 못한 사람을 일하게 만드는 셈이다. 삽자루를 쥐고 일하는 지폐를 본 적이 있는가
(/ p.187)

사회보장제도의 재정 능력이 어느 정도인가는 사실 한 국가의 경제력과 벌어들인 수입에서 얼마만큼을 사회복지기금으로 돌리느냐에 달려 있다. 유럽의 국민경제는 지난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그와 동시에 특히 재산가, 최고 소득자, 대기업들이 날이 갈수록 사회보장제도의 유지에 기여도를 줄여왔다. 바로 이것이 문제다. 경제활동 능력을 가진 젊은 층이 적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경제활동 인구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의 이주 절차만 간편하게 만들어도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 모두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
(/ p.193)

09 세계는 우리 것이다!
우리보다 훨씬 강한 ‘저 위에서 하는 일’에 대항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태도는 첫째, 수수방관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안일한 생각이다. 둘째, 그 주장이 전혀 옳지 않다는 사실을 역사가 가르쳐준다. 석기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변화는 모두 상대적으로 작은 집단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들 소수집단은 자신과 타인을 위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민주주의, 계몽주의, 노예제 폐지, 인권, 노동권, 여성의 권리, 소수민족의 권리를 비롯해 환경 및 동물 보호권, 더 나아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인식까지도 모두 소수에 의한 것이었다. 현재 우리가 이 모든 것을 누리게 된 것은 처음에는 변화가 불가능해 보였지만 굴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기 위해 투쟁한 사람들의 덕택이다. 글로벌 자본주의와 권력자의 이익 추구가 모든 생활 영역에 걷잡을 수 없이 파고들수록, 우리가 지금껏 이뤄놓은 훌륭한 성과마저도 위태로워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 p.199)

10 스스로 세계를 만든다!
지금의 체제 안에서는 결국 모두 패자가 된다. 권력 남용과 이익 추구만이 지구 생존의 기반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추악하고 파괴적인 행태는 글로벌 복지로부터 세계 인구의 큰 부분을 제외시킨다. 이 파괴적인 일을 오래 방관할수록 현재 유지되고 있는 사회적 안정도 위태로워진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은 사회의 재산 중에 자신의 몫을 폭력과 범죄로 얻겠다고 마음먹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극단적인 부와 극단적인 빈곤이 맞닥뜨리는 곳에서 주로 볼 수 있다.
(/ p.225)

나는 ‘깨끗한 양심’도 수많은 제품처럼 넘쳐나는 사치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숱한 제품들을 반드시 가져야 하는 물건처럼 광고하는 일상의 소비 테러를 생각해보라. 이런 식의 순수한 양심이란 생태학을 고려한 사치스러운 하이브리드 미래를 살 만큼 돈이 충분한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다. 물론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회 유지와 생태계를 고려해 의식적으로 지역에서 생산된 물건을 소비하는 행위는 꼭 필요하다. 혹은 뭔가를 사지 않는 식의 아주 간단한 방법도 있다. 귀찮으면 자세히 살펴볼 필요도 없이 그냥 사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우리의 행동이 진정으로 책임감 있는 행동이 되려면 우리의 역할을 소비에만 제한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스스로를 사회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생각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 pp.227~228)

11 정치에 대한 10가지 요구
착취와 파괴가 없는, 더욱 살기 좋은 미래에는 규율이 필요하다. 그리고 변화를 일으키려는 용기도 필요하다. 유토피아와 같은 더 많은 자유, 평등, 박애를 위한 10가지 제안이 있다. 이는 세계가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1. 자유를 창출하라!
어느 누구도 마음대로 오가고, 머무는 자유를 제한당해서는 안 된다. 어디에서, 어떻게, 어떤 사람과 살든지 금지당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타인의 자유와 안전을 해칠 경우에는 민주주의 권리 규범의 범위 내에서 제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국경은 자본과 재화보다 우선 사람을 위해 열려야 한다
(/ pp.245~255)

12 기업의 초상화
여러분은 이 장에서 각 업종에 있는 전형적인 기업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업의 목록은 불완전하다. 착취와 인권침해로 이익을 취하는 기업을 모두 나열하자면 이 책이 엄청나게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책에 나오지 않는 기업이라고 해서 깨끗한 기업은 아니라는 뜻이다. 일례로 아디다스에 대한 이야기는 같은 업종인 나이키, 푸마 등의 콘체른에도 해당된다.
아디다스Adidas Group
아시아 노동자들을 착취한 대표적인 예는 2006년 독일월드컵 대회를 위한 ‘팀 정신’ 축구공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아디다스는 태국에서 축구공을 제작하게 했다. 인권 단체인 태국노동캠페인의 2006년 보고에 따르면, 태국 노동자들은 하루에 3.60유로를 받았다. 그 액수만으로는 태국에서 생활할 수 있는 돈이 되지 않는다. 태국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권리를 주장하는 일을 두려워했다. 이를 무릅쓰고 권리를 주장한 사람은 직장을 잃었다. 그곳에는 아무도 입을 열 수 없는 억압의 분위기가 깔려 있었다. 아디다스는 이런 비난이 근거 없는 것이라고 되받아쳤지만, 임시 고용자들이 평균 일당 3.60유로를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 pp.251~254)

저자소개

클라우스 베르너 로보(Klaus Werner Lobo)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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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났으며 비엔나에서 작가와 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걱정스럽다! 양심적인 심품과 음료수(Prost Mahlzeit! Essen und Trinken mit gutem Gewissen)](2000, H. 굽핑어와 G. 므라즈 공저), [석유 흑서(Schwarzbuch □l)](2005, T. 지이퍼트 공저), [세상은 우리 것이다! 다국적 기업들의 권력과 음모(Uns geh□rt die Welt! Macht und Machenschaften der Multis)](2010) 등이 있다. 슈피겔 온라인은 베르너-로보를 노암 촘스키, 나오미 클라인, 마이클 무어, 장 지글러와 같이 대안적 세계화의 스타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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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독문과에서 수학했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물의 요정을 찾아서』(공저), 『독일 문학의 장면들』(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교양인을 위한 화학사 강의』, 『엄마됨을 후회함』,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 『곡물의 역사』, 『금서의 역사』, 『별밤의 산책자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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