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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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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위지안
  • 역 : 이현아
  • 출판사 : 예담
  • 발행 : 2011년 12월 16일
  • 쪽수 : 31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9136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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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불리불기不離不棄' 절대 헤어지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

서른 살. 중국 3대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상하이 푸단대학교 교수 위지안. 그녀는 젊은 나이에 인생의 정점에 올랐다. 그러던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암 선고. 그것도 이미 뼈까지 전이되어 손쓸 수 없는 상태. 그녀는 힘든 공부 끝에 박사 학위를 받고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치려는 순간, 아이가 이제 막 ‘엄마’라는 말을 시작한 순간, 그리고 외동딸이 제 손으로 벌어 부모님께 새 옷을 사드릴 수 있게 된 순간에 암환자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암은 마지막이 아니었다. 좌절과 분노를 딛고 일어나 ‘앞으로 남겨진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다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깨달은 것들을 일상의 에피소드와 함께 블로그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뼈가 부서지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지켜내며 낙천적인 태도로 인생의 참다운 가치와 소박한 행복을 써내려갔다. 그 글에 어떤 이는 위로를 받았고, 어떤 이는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또 어떤 이는 다시 꿈을 꾸게 되었다.

이 책의 인세의 대부분은 생전에 꼭 이루고 싶어 했던 환경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할 ‘에너지 숲’프로젝트에 쓰인다고 한다.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는 그녀를 한 방에 무너뜨린 운명조차 그녀에게서 끝끝내 빼앗아가지 못한 ‘영혼의 기록’이며, 우리에게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를 가르쳐주는 인생교본이다. 그녀는 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영혼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남아 영원히 빛나는 별이 되었다.

출판사 서평



서른 살에 세계 100대 대학 교수가 된 그녀.
인생의 정점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그녀가
삶의 끝에 와서야 알게 된 것들

어떤 영혼은 누군가의 가슴 속에 별이 되어 영원히 빛난다


2011년 4월 19일 중국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한 여성의 추모식에 줄을 이어 참석했다. 언론은 그녀의 사망 소식을 앞다투어 보도했고, 온라인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인기 연예인도, 유명 인사도 아닌 한 여성의 죽음에 14억 중국인이 눈물을 흘린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한 슬픔의 표시가 아니라 그녀가 남기고 간 큰 가르침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보다, 곁에 있는 이의 손을 한 번 더 잡아보는 것이 훨씬 값진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운명은 내 맘대로 바꿀 수 없지만 운명에 대한 나의 자세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니까.”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었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우리는 가족과 친구, 소중한 이웃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사랑의 빚을 지며 살고 있다. 그러니까 행복한 것은, 언젠가 갚아야 할 빚이다.”

그녀는 자신의 블로그에 평범하지만 긴 울림을 주는 글을 올리며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 글마다 10만 회 이상 조회, 수백여 건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화제가 된 이 블로그를 접한 사람들은 돈과 권력을 위해 내달리던 자신을 뒤돌아보고 반성하다 곧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글을 올린 그녀가 암 말기 판정을 받고 죽음을 목전에 둔 30세, 젊은 여교수였기 때문이다.
세계 100대 대학 중 하나인 푸단대학 젊은 교수 위지안은 인생의 정점에 막 올라선 순간 삶을 접어야 할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암 말기… 그러나 뼈가 산산이 부서지는 고통 속에서도 병으로 인해 행복을 더 쉽게 느낄 수 있다고 말하며, 삶의 끝에 서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때로는 위트 있게 블로그에 써내려갔다. 그 글에 어떤 이는 위로를 받았고, 어떤 있는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고, 어떤 이는 다시 꿈을 꾸게 되었다.

TV나 책을 통해 병이나 사고로 투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 우리는 잔망스럽게도 그들의 불행을 통해 ‘나는 저 사람보단 낫지’라고 위안을 받거나, 그들의 비극에 눈물 흘리며 삶이 허무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위지안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남기고 싶었던 것은 단순한 위로나 눈물이 아니었다. 그녀는 삶의 끝에 서서 자신이 알게 된 것, 즉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떠나려고 한 것이다. 돈과 명예, 권력보다 삶을 대하는 긍정성과 희망, 자신의 일에 대한 소명, 가족에 대한 사랑, 건강, 살아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인생 등이 바로 그것이다.
자신의 글을 통해 단 한 명이라도 변할 수 있다면, 자신이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다면, 마지막까지 할 일이 있다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겠다는 말에 우리는 귀 기울여야 한다.

나는 살아야 한다. 엄마니까, 아내니까, 딸이니까, 그리고 나니까
불리불기不離不棄. 절대 헤어지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


서른 살. 중국 3대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상하이 푸단대학교 교수.
그녀는 젊은 나이에 인생의 정점에 올랐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에서 유학, 환경과 경제학을 접목한 새로운 시도를 가지고 귀국해 중국 학계의 주목을 받으며 서른이 안 된 나이에 푸단대의 강단에 섰다. 북유럽의 바이오매스 에너지 시스템을 중국에 도입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물론 노르웨이에 거대한 프로젝트를 제안해 성사 단계에 있었다. 돌이 막 지난 아들로부터 ‘엄마’ ‘아빠’ 같은 말을 들으며 행복에 눈물을 짓곤 했다. 외동딸을 ‘세계 100대 명문대’ 교수로 만든 부모님이 어깨를 펴고 성공한 딸을 자랑하는 것을 들으며 흐뭇해했다.
그 순간, 그녀는 말기 암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암은 그녀에게 ‘마지막’이 아니었다. 암은 오히려 그녀 인생의 분수령이 되었다. 그녀는 온몸에 전이된 암세포 때문에 뼈가 녹아내리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오히려 나날이 새로워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소중한 가치들을 돌아보았고, ‘삶의 끝에 와서야 알게 된 것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녀를 한 방에 무너뜨린 운명조차 그녀에게서 끝끝내 빼앗아가지 못한 ‘영혼의 기록’이며, 우리에게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를 가르쳐주는 인생교본이다. 이 책의 인세는 그녀의 세 살 난 아들의 교육 자금과 그녀의 병간호 때문에 빚을 잔뜩 진 가족을 위해 조금 남겨지고, 대부분은 생전에 꼭 이루고 싶어했던 환경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할 ‘에너지 숲’ 프로젝트에 쓰일 것이다.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가 분명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삶의 끝에 서서


암이란다.
얼마나 오래 살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다.
다만, ‘어떻게 살아갈까?’
이 생각 하나만 남았다.

한 아이의 엄마이자 푸단대학의 교수로서 네 발로 뛰어도 모자랄 만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던 위지안. 그녀는 어느 날 자전거를 타다 허리를 접질려 치료를 받던 중 암 선고를 받는다. 그것도 이미 뼈까지 전이되어 손쓸 수 없는 상태였다. 암에 걸려도 좋은 때가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위지안은 힘든 공부 끝에 박사 학위를 받고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치려는 순간에, 아이가 이제 막 ‘엄마’라는 말을 시작한 순간, 그리고 외동딸이 제 손으로 벌어 부모님께 새 옷을 사드릴 수 있게 된 순간에 암 환자가 되었다.
그녀의 상태에 대해 의사는 “보통 이 정도 상태라면 맨정신으로는 고통을 견뎌낼 수 없습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녀는 스스로에게 단 하나의 절대 명령을 내렸다. ‘절대 포기하지 말 것.’ 그녀에게는 “엄마, 아야? 호” 하며 아픈 엄마를 위로해주는 갓 캐낸 감자처럼 귀여운 아들이 있고, “하늘에 빌었어. 당신 살려달라고. 당신 살아서 내가 50년 동안 매일매일 당신 엉덩이를 닦아줄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어”라고 말하는 사랑하는 남편이 있고, 병든 딸을 위해 매일 새벽 기도하는 마음으로 약물을 달여 달려오는 부모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산림 자원을 이용해 환경보호는 물론 에너지로도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 숲’을 만들어보겠다는 학자로서의 꿈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뼈가 부서지고 녹아내리는 고통 속에서, 어제도 내일도 없이 주어진 오늘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기 위해 매일매일 블로그에 ‘생명 일기’를 적어내려가기 시작한다.

두 번째 이야기
삶의 끝에서 다시 만난 것들


추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손해다.
인생의 어느 순간, 당신은
그때까지 쌓아둔 추억 더미 속에서
삶의 의지와 희망을 찾아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허우적거릴 수도 있다.
당신의 추억은 우주에서 하나밖에 없는 값진 재산이다.

위지안은 블로그에 생명 일기를 쓰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그동안 ‘다음에 해야지’라든가 ‘내일 해도 늦지 않아’라는 말로 미루어온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며 조금 늦추기도 하고, 소홀하기도 하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이었는지를 깨닫는다. 그녀는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 내일 당신이 죽는다면 무엇이 가장 아쉬운지, 그 아쉬운 일을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그녀가 블로그에 남긴 “시간이 나면 아이들과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좋은 차를 살 돈으로 어머니를 한 번 더 찾아뵙고 신발도 사 드리세요”, “한 권의 책에 온전한 하루를 바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여행’이라는 단어를 ‘언젠가’와 동의어로 생각하지만, 10년, 20년이 훌쩍 흐른 뒤에야 여행을 떠나기에 적합한 시기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는 걸 알고 후회합니다”, “인생이란 아무것도 안 하면서 살기에는 너무 소중한 것이고, 출세만을 위해 살기에도 너무 값지지요”라는 글들은, 내일이 약속되지 않은 자신이 이루지 못해 가장 아쉬움이 남는 일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세 번째 이야기
삶의 끝에 와서야 알게 된 것들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삶의 시간이 멈추는 것보다
내가 받은 사랑을 다 갚지 못할까봐, 그게 더 두렵다.
세상에 빚을 지고 싶지 않다. 사랑만 남겨두고 싶다.

위지안은 자신에게 허락된 삶이 거기까지라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부모로부터, 남편으로부터, 그리고 친구들로부터 인간이 받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사랑을 오롯이 껴안고 떠날 수 있으니까. 다만, 받은 만큼 주지 못하고 떠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그녀는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삶의 끝에 가기 전에 알아야 할 너무나 귀한 가르침을 주고 떠났다.
“우리는 뭔가를 잡기 위해 아주 먼 곳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가야만 한다고 믿지만, 사실 곁에 있는 이의 손이라도 한 번 더 잡아 보는 게 훨씬 값진 일일지도 모른다”는 그녀의 글에서 우리는 눈 가리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진정한 목표가 뭔지도 모르고 그저 달리고 달리기만 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그녀는 “사람이 잘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을 심는 일인 것 같다. 어떤 씨앗은 내가 심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뒤에도 쑥쑥 자라나 커다란 나무가 되기도 한다”라고 했다. 그녀가 심은 씨앗이 우리 가슴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 오늘을 살아갈 이유를 가르쳐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첫 번째 이야기 - 삶의 끝에 서서
작은 행동에도 커다란 마음이 담길 수 있다는 것
우리 삶에 정해진 법칙이란 없다는 것
인사조차 나눌 틈이 없는 작별도 있다는 것
똑똑한 사람 행세는 괴로운 낙인이라는 것
갈대의 부드러움이 꼭 필요하다는 것
믿음은 순도 100퍼센트라는 것
감추고만 싶은 진심도 있다는 것
미지근한 사랑이 오랫동안 따뜻하다는 것
적응이란, 고집을 버리는 과정이라는 것
진짜 성공은 하모니라는 것
사랑은 확인할 필요가 없다는 것
시간이란,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라는 것
추억은 지혜의 보따리라는 것

두 번째 이야기 - 삶의 끝에서 다시 만난 것들
누구나 막대한 빚을 지고 있다는 것
불안과 두려움 없이는 어른이 되지 못한다는 것
위해주는 마음이 차이를 만든다는 것
때로는 고개를 쳐들고 맞서야만 한다는 것
남들보다 즐거워할 자격이 있다는 것
착한 사람이 가장 강하다는 것
성취의 절반은 책의 덕분이었다는 것
움켜쥔 손을 펴야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나를 위해 희생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
혼자 아픈 사람은 없다는 것
세상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
어쨌거나 다 지나간다는 것

세 번째 이야기 - 삶의 끝에 와서야 알게 된 것들
기적은 꽤나 가까이에 있다는 것
고마움을 되새기면 외롭지 않다는 것
나는 한 편의 드라마로 시작되었다는 것
이별은 또한 홀로서기라는 것
줄 것은 항상 넘친다는 것
최후까지 행사해야 할 권리가 있다는 것
슬픔도 힘이 된다는 것
절망조차 희망의 씨앗을 품고 있다는 것
스스로를 조금 더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
다른 이의 마음에 심은 씨앗은 크게 자란다는 것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
피를 흘리는 순간에도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
나보다 가슴 아픈 사람이 있다는 것

에필로그 - 어떤 영혼은 누군가의 마음속에 별이 되어 영원히 빛난다는 것

본문중에서

시한부를 선고받은 뒤, 삶의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하루하루가 마치 인생의 처음처럼 낯설게 다가왔다. 세상에 처음 나온 아이처럼 하나하나, 전에는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었다. 삶의 끝에 와서야.
지금에야 깨닫게 된 것들을, 암에 걸리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다만 그것이 아쉬울 뿐이다. 그랬더라면 내 삶을 더 행복한 것들로 가득 채울 수 있었을 텐데.
우리는 뭔가를 잡기 위해서는 아주 먼 곳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가야 한다고 믿으며, 십중팔구 그런 믿음이란 것이 ‘턱도 없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진실을 끝끝내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서야, 혹은 모든 게 끝난 뒤에야 그보다 훨씬 값진 일을 지나쳐버렸음을 후회하곤 한다.
이제부터 삶의 끝에 와서 내가 알게 된 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할 생각이다. 어떤 이야기는 떠올리기도 싫을 정도로 고통스러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런 고통 덕분에 내가 더 많이 알게 된 것도 사실이니, 세상일이란 게 원래 그런 모양이다.
서른 살에 세계 100대 대학의 교수가 되었고, 그 반짝거림을 채 즐기기도 전에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되었지만, 나의 삶은 그로 인해 새로 시작되었다. 나는 여전히 건재하고, 내게는 오늘을 살아갈 이유들이 있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또 다른 이유가 생길 것이다. 그런 이유를 하나씩 깨달아가며 나는 최후의 순간까지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더 강한 나로, 거침없이.
니체를 자주 인용하지는 않으나, 이 말만큼은 밑줄을 그어가며 읊고 싶다.
지금 내가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너를 죽일 수 없는 것이
결국 너를 더 강하게 할 것이다.”

병원에서 암으로 판명되어 수많은 검사를 받을 때의 일이다.
CT(컴퓨터 단층촬영, computed tomography)와 MRI(자기공명영상, magnetic resonance imaging) 같은 첨단 장비로 온몸의 구석구석 검사를 마친 뒤 이동용 응급침대에 실려 병실로 돌아오면, 가장 먼저 남편의 얼굴이 천장을 가리며 나타났다.
남편과 간호사들이 시트를 한 자락씩 들어 나를 침대로 옮기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첨단 장비 위에서 한참 동안 오들오들 떨며 누워 있다가, 푹신한 침대로 돌아와 이불까지 덮으니까 겨우 살 것 같았다. 그런데 침대의 어딘가가 이상했다.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 입원실 온도가 낮지는 않았지만, 침대 속에는 그 이상의 안온함이 있었다. 흡사 누군가가 누워 있다가 방금 빠져나온 듯한 감촉. 바로 짚이는 게 있었다. 남편에게 물었다.
“이봐, 당신. 내 침대에 누워 있었지?”
남편이 대답 대신 빙그레 웃었다. 집에서 하던 장난을 병원에 와서까지 하다니. 뭐라고 한마디 하려는데, 옆에 서 있던 간호사가 끼어들었다.
“조금 아까 침대에 눕는 걸 보고 제가 경고를 했죠. ‘보호자가 환자 침대에 눕는 건 규정 위반’이라고요. 그랬더니 이렇게 대답하시더군요. ‘집사람이 유난히 추위를 타기 때문에 내 체온으로 미리 덥혀놓아야 한다’고요.”
그 순간, 나는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신혼시절부터 최근까지의 일들이 말 그대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그렇게 구박을 받아가면서도 내 자리에 누워 있던 남편. 그의 마음을 나는 알지 못했던 것이었다. 거의 매일, 그런 따뜻한 마음을 받으면서도 어떻게 모를 수가 있었을까.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알 수 있는 것을, 장난이라고 단정해버리고는 짜증만 냈다니.
어쩌면 내 마음의 문이 좁았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에 그럴듯한 선물이나 받아야 남편이 나를 생각해주는 것이라고 믿었다.
이를 앙다물었는데도 자꾸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째서 이제야 알게 된 것일까.
사소해 보이는 작은 행동 하나에도 커다란 마음이 담길 수 있다는 것을.”
맥도널드가 어디선가 두툼해 보이는 커다란 면양말을 가지고 들어왔다. 응급실 당직 의사들과 함께 조심스럽게 내 발에 신겨주었다. 마음씨 좋아 보이는 의사가 남편의 어깨를 툭 치며 웃었다.
“대단한 애처가시군요. 부럽습니다.”
간호사들도 내 양말을 보면서 쿡쿡 웃었다. 그들이 웃는 이유가 궁금했지만, 그 순간 고통이 공격해오는 바람에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진통제가 드디어 효력을 발휘했는지 끔찍했던 고통이 차츰 사라졌고 머리를 조금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고개를 들어 발치를 보자, 왼쪽 양말과 오른 쪽 양말에 각각 두 개씩 글자가 프린트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연결하면 이런 글이었다.

“불리불기不離不棄
헤어지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

두 짝이 다 있어야만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양말에, 이런 기막힌 글을 프린트해놓은 사람은 누굴까? 나는 양말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30년을 살면서 양말에 적힌 글씨를 그렇게 물끄러미 들여다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언제나 아래보다는 위를 보는 것에 익숙하도록 교육을 받아왔으니까.
시련을 극복하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된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도모했던 일들이 무너져 내리거나 뜻하지 않은 운명과 마주쳤을 때, 자신을 일으켜 세워줄 단 한마디를 떠올려보라. 그 한마디가 삶을 역전시킬 수도 있다.’
양말에 적힌 네 글자를 보는 그 순간, 마음속으로 준비했던 유서가 재가 되어 바람에 날려가 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양말에 적힌 그 한마디를 나의 신조로 삼기로 결심했다.
양말이라니, 마치 인생을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니까,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지지도, 삶을 포기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나이 서른과도 헤어질 수 없고, 나를 결코 포기할 수도 없다.
‘절대 포기하지 말 것.’
나는 스스로에게 단 하나의 절대 명령을 내렸다. 고통이 무지막지하게 몰아쳐 왔을 때 비명이 나오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유서 따위는 두 번 다시 쓰지 않으리라고 결심했다.
병원 응급실에서, 그것도 중환자의 몸으로 서른 살의 연말을 보내게 될 줄은 상상해본 적도 없지만, 어쨌든 확 바뀌어버린 운명도 내 몫인 것은 틀림없다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리 와, ‘감자’야! 엄마 좀 안아줘!”
맥도널드가 흠칫 놀라 말리려고 했지만, 곧 나의 눈치를 살피고는 고개를 돌려 외면해버렸다.
나는 아이가 슬며시 다가오는 것을 보며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가까이 오던 녀석이 돌연 뒷걸음질을 치더니 시어머니 뒤로 숨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고개만 조금 내밀고는 내 눈치를 살폈다.
시어머니의 표정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네가 환자복을 입고 누워 있으니까, 애가 낯설어서 그런 것일 게다. ‘감자’야. 엄마야! 엄마가 지금 아파서 그래.”
“이리 와, 괜찮아.”
내가 손을 내밀고, 시어머니가 달랜 뒤에야 ‘감자’는 시어머니 뒤에서 슬금슬금 나와서는 망설였다.
“엄마? 아야?”
‘감자’가 가까이 다가와서는 내게 물었다. 무슨 말일까?
“엄마? 아야?”
나는 그 뜻을 알아듣고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시댁에 두고 올 때에는 ‘엄마, 아빠’라는 말 밖에 하지 못했던 아이였다.
“아니야. 엄마는 안 아파.”
나는 감자를 품에 안았다. 가슴이 빠개지도록 아팠다. 몸보다는 마음이 천 배, 만 배는 더 아팠다. 너무도 아픈 나머지, 엉엉 소리를 내어 울고 말았다. 그토록 아픈 검사도 참아낸 독기가, 스스로를 찔러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엄마? 호? 호?”
이건 무슨 말일까.
시어머니가 풀이를 해주며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다.
“안 아프게 ‘호’하고 불어주고 싶은 모양이구나. 녀석이 넘어질 때마다 ‘호’하고 불어주는 시늉을 했더니 그걸 배운 모양이네.”
나는 감자를 꼭 끌어안은 채 대답했다.
“고마워. ‘감자’야. 엄마, 곧 나을 거야. 엄마는 지금이 너무나 행복해.”
나는 아이를 안고 하염없이 울었다. 행복한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학교와 프로젝트 일에 욕심을 부리면서 스스로를 너무 쉽게 납득시켰다.
‘괜찮아. 아이를 사랑해줄 시간은 나중에도 충분할 테니까.’
그 이후 ‘아이에게 필요한 게 무엇일까?’보다는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게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다.
밤늦게 연구실에 앉아 일을 하면서도, 아이가 보고 싶어질 때마다 더 강해져야 한다고, 이겨내야 한다고 모질게 마음을 가다듬곤 했다. 그렇게 ‘내가 되고 싶은 나’를 추구하는 동안 엄마인 나는 아이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병든 엄마를 다시 만난 ‘감자’는 처음엔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 망설였다. 하지만 곧 엄마임을 알아보고 자기 곁을 내주었고, 나는 그 작고 어여쁜 몸을 내 품에 안는 순간,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삶은 강철 같은 의지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아울러 새들의 날갯짓만으로도 춤출 수 있는 갈대의 부드러움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내 꿈을 이루고 나면 사랑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질 거라 여겼었다. 그러나 새싹이 자라 나무가 되기까지는 엄마 품 같은 햇빛이 늘 필요한 거였다. 내가 틀렸다.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었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더는 못 마시겠어. 대신 좀 마셔줘.”
나는 아빠의 물을 맥도널드에게 건넸다.
“이게 얼마나 귀한 물인데. 그냥 쭉 마셔. 아버님 정성을 봐서라도.”
나는 마지못해 한 모금 더 마시고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할 수 없이 맥도널드가 남은 물을 꿀꺽꿀꺽 마셨다. 물병을 그렇게 겨우 다 비워냈다. 그래도 내일 아침이면 아빠가 다시 채워놓을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아빠가 오지 않았다. 아빠는 그 대신 맥도널드에게 전화를 걸었다.
“뭐라고 하셔?”
내가 물었다.
“응, 감기 기운 때문에 못 오신대. 당신한테 옮기면 큰일이니까.”
그러면서 맥도널드는 주섬주섬 겉옷을 걸쳤다.
“어디 가?”
“물 가지러. 아버님이 와서 가져가라고 하셨어.”
“아이고!”
나는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맥도널드는 한참이 지나서야 물병을 가지고 돌아왔다. 왜 이렇게 늦었냐고 묻자 그는 말없이 물을 따르더니 쓱 내밀었다.
“아무 말 말고 쭉 마셔. 아버님 생각하면서.”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나는 군소리 없이 물을 다 마셨다. 맥도널드는 물병을 정성스럽게 머리맡에 내려놓고 내 손을 잡았다.
“이건 보통 물이 아니야.”
“나도 알아. 온갖 약재가 다 들어 있잖아.”
맥도널드는 고개를 저으며 내 말을 막았다.
“지안. 그거 알지? 물에게 ‘행복’이니 ‘사랑’ 같은 말을 해주면 물의 결정체가 바뀐다는 얘기 말이야.”
“응, 알아.”
읽어보진 않았지만 에모토 마사루 박사의[물은 답을 알고 있다]의 내용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물에도 의식이 있어서 듣고 느끼는 대로 결정체가 바뀐다는 얘기였다.
“아버님이 TV에서 그 다큐멘터리를 보신 모양이야. 집에 갔더니 부엌에서 물 끓이기 전에 기도를 하시더군.”
“뭐? 아빠가 기도를?”
“제대로 듣진 못했는데 ‘사랑한다’, ‘부탁한다’, ‘내 딸의 암세포를 거둬다오’, 이런 말을 중얼중얼 계속하시더라고.”
가슴이 아려왔다. ‘기도 따위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투덜거리던 양반이었는데.
“그게 다가 아니야. 이 물, 어디서 떠 온 물이게?”
“어디서?”
“뒷산 약수터 알지? 옛날에 당신하고 아버님이 자주 오르던.”
“설마?”
“어머님한테서 들었어. 아버님은 매일 새벽 네 시만 되면 산에 오르신대. 약수터까지 꽤 힘들잖아. 관절도 안 좋으신데 거길 하루도 빠짐없이 다녀오신다는 거야. 그 물로 약재들을 우려내시는 거지.”
나도 모르게 물병으로 눈길이 갔다. 매일 새벽 어두운 산길을 절뚝절뚝 걸어 올라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렇게 떠 온 물에다 기도를 하고, 또 그 물로 약재를 우려낸 뒤 물병에 싸 들고 아침 일찍 병원까지…….
맥도널드가 수건으로 내 눈가를 한참 닦아주었다.

“정성이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매일매일 지속되는 사소함에 있다는 것을 그때까지 나는 알지 못했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9~2011.04.19
출생지 중국
출간도서 1종
판매수 13,556권

1979년 생. 상하이 자오퉁대학교를 졸업하고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에 유학한 뒤 돌아와 상하이 푸단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어린 시절에는 주로 남자 아이들과 어울려 놀며 ‘꼬마 깡패’로 악명이 높았다. 한편으로는 소문난 독서광이었으며, 지는 것을 싫어해 공부에서든 놀기 또는 먹기에서든 항상 또래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두곤 했다.
환경 경제를 공부하기 위해 노르웨이에 유학을 갔다가, 이른바 ‘노르웨이 숲’에 온통 마음을 빼앗겨 ‘숲에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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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수 0권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중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잡지사와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가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삼체], [오직 결과로 말하라],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괜찮아, 하룻밤 자고 나면 좋아질 거야], [보물이 숨긴 비밀], [이것이 마윈의 알리바바다!]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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