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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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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고미숙
  • 출판사 : 그린비
  • 발행 : 2011년 10월 24일
  • 쪽수 : 448
  • ISBN : 9788976823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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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몸의 재발견, 삶의 대반전을!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으로 전국적인 "열하일기" 붐을 몰고 왔던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허준의 '동의보감'을 '삶의 비전을 탐구하는 인문의학서'로 읽어내며, [동의보감]을 현대 삶의 치유서로 자리매김 한다.

이 책은 한의원 문턱 한번 밟아보지 않은 사람들도 알고 있지만, 정작 책을 펼쳐본 이는 많지 않은 허준의 [동의보감]을 재해석하며 질병과 사람의 몸, 생명과 우주를 이야기한다. 고미숙은 몸과 우주에 대한 시선에서부터 감정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신체에 대한 서양의 담론을 짚어 가며, 동양의학 담론의 특이성을 선명히 부각한다.

봄가을로 찾아오는 몸살부터 듣도 보도 못한 기괴한 이름의 난치병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평생 병과 함께 산다. 그런데 우리는 '병(病)'이 찾아오면 어느 먼 곳에서 실수로 들이닥친 불청객을 대하듯 내쫓기에만 급급해한다. 무엇이든 내게 온 이유가 있는 법,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나지 않고, 콩 심은 곳에서 팥 나지 않는다. 당신에게 '병(病)'이 찾아온 이유를 신간 [동의보감-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와 함께 차근차근 알아보자.

출판사 서평

리라이팅 『동의보감』CF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from greenbee on Vimeo.



인문학과 고전의학의 만남, 리라이팅 [동의보감]으로
몸의 재발견, 삶의 대반전을!


2003년 지금, 여기에서 고전을 다시 읽는 리라이팅 클래식 1번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으로 전국적인 "열하일기" 붐을 몰고 왔던 고미숙이 이번에는 고전의학서인 [동의보감]을 "삶의 비전을 탐구하는 인문의학서"로 다시 읽어 냈다. 지난 10여 년간 [동의보감] 세미나와 더불어 현대인들이 당연시 여기는 삶-습속에 천착해온 고미숙은, 몸이 아플 때 병원에만 의지하고 병이 왜 생겼는지, 그것이 내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등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는 현대 의학담론의 배치와 우울증 및 불안감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심리를 횡단하며, '고전의학서'의 아우라에 갇혀 있는 [동의보감]을 현대 삶의 치유서로, 더 나아가 우리 각자를 "앎의 주체"로 일깨우는 "인문서"로 자리매김 한다.
사실 2007년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출간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행해진 고미숙의 행보는 "삶과 습속의 혁명가"라 부를 만한 것이었다. 현대인의 "증상"들이 '당연한 것' 혹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님을, 고전문학을 넘나들며 파헤치고 지금부터 자기 삶의 "앎의 주체"가 되는 공부를 통해 "자기배려"로 나아가자는 그녀의 주장은 계층을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런 맥락 속에서 고미숙은 [동의보감]의 세계로 들어갔고 앞으로도 삶의 인문학과 고전의학의 접점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해갈 예정이다. 이런 그녀의 행보는, 언뜻 프랑스의 현대철학자 미셸 푸코를 떠올리게 한다. 푸코 역시 현대인이 당연시 여기는 지식(앎)의 배치에 대해 연구했으며, 말년에는 고대 그리스철학에 천착해 현대의 삶에 대해 문제제기한 바 있다.
고미숙은 이 책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에서,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담론의 차이에 주목하며, 이 차이에 의해 한쪽은 몸과 인생, 그리고 우주로 연결되는 가르침을 터득할 수 있으며, 다른 한쪽은 삶에 필수적인 질병과 죽음을 "없어져야 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성찰과 연구의 기회를 박탈하고 만다고 말한다. 선조가 허준에게 [동의보감] 편찬을 명할 때 내린 당부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나듯이("수양이 최선이고 약물은 그 다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약재가 많이 산출되지만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니 종류별로 나누고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명칭을 백성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라"_본문 39쪽 참조) [동의보감]은 단순한 의학서가 아니다. [동의보감]의 탄생 자체가 삶의 방식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었고, 모두가 그 지식을 누리게 하자는 것이었다. 고미숙은 이런 [동의보감]의 취지를 더 밀고 나가 이렇게 주장한다. "내 안의 치유본능을 깨워 자기 삶의 연구자가 되자!"
아울러 고미숙의 [동의보감] 리라이팅 작업은,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서 2013년 발간 400주년을 맞는 [동의보감]이 소수 전문가들의 전유물이나 음식 관련 처방에만 활용되는 데서 벗어나, "왠지 답답하고 화나고 불안한" 현대인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재발견하고 새로운 삶을 기획하는 데 활용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몸과 우주 ―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담론 차이
하늘에 해와 달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두 눈이 있고, 하늘에 밤과 낮이 있듯이 사람은 잠이 들고 깨어난다. 하늘에 우레와 번개가 있듯이 사람에게 희로(喜怒)가 있고, 하늘에 비와 이슬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눈물과 콧물이 있다. 하늘에 음양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한열(寒熱)이 있고, 땅에 샘물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혈맥이 있다. 땅에서 풀과 나무가 자라나듯 사람에게는 모발이 생겨나고, 땅속에 금석이 묻혀 있듯이 사람에게는 치아가 있다. ― 본문 20쪽

[동의보감]은 '신형장부도'라는 한 남성의 (몸통)측면을 그린 그림과 함께 바로 위의 문장으로 시작된다. 의학서인데, 우주와 몸에 대한 글로 시작되는 것이다(위 글을 쓴 사람은 당나라 때의 전설적인 명의 손사막이다). "하늘에 해와 달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두 눈이 있다"는 언술은, 동양의학의 사유체계가 어떤 땅에 발 딛고 있는지를 명징하게 보여 준다. 단순한 수사(修辭)가 아닌 것이다. 실제로 우주(자연)와 인간의 신체는 연결되어 있다. 산업화된 근대 이후의 사고방식에서는 마치 사회의 전 과정이 분업화되어 있듯, 자연과 신체도 분리된 '개체'로 여긴다. 그렇기에 우리 신체의 각 부분도 기능별로 분화하고, 또 의학의 체계도 그렇게 짜여 있다(소화기, 순환기, 내분비, 비뇨기 등). 서양 근대철학의 시작이 '의심할 수 없는 나'인 것과 지금의 서양의학 담론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이다. 개체에 대한 탐구, 그것은 서양 근대에 제반 분야에서 모두 일어났던 사건이었다. 그렇기에 서양에서는 해부학이 발전했던 것이다. 드라마 '허준'(원작 소설 [동의보감])에서 가장 문제가 된 장면은 바로 허준이 스승의 시신을 해부하여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듯한 클라이맥스 부분이다. 지금까지 많은 동양의학 전문가들이 이야기한 바 있듯이, 이것은 서양의학적 지식에 기반한 상상이다. 동양의학에서의 몸은 가르고 절개해서 보이는 해부학적 신체가 아니라 정(精), 기(氣), 신(神)이 접속하고 변이하는, 자연의 하나이다. 그렇기에 고대 중국에서는 의도적으로 해부를 무시했던 것이다.
또한 서양의학에서는 감정을 뇌와 연결시켜 말하지만, [동의보감]을 비롯한 동양의학에서는 놀랍게도 오장육부와 감정이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예컨대 기쁨을 주관하는 것은 심장이고, 슬픔을 주관하는 것은 폐이며, 화(분노)를 주관하는 것은 간이다. 실제 [동의보감]에는 상사병으로 밥도 먹지 못하고 누워만 있는 여인에게 화를 내게 해서 뭉친 기를 풀어 주는 치법(治法) 사례부터 이와 유사한 예들이 적지 않게 나온다.
고미숙은 이처럼 몸과 우주에 대한 시선에서부터 감정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이 책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에서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신체에 대한 서양의 담론을 짚어 가며, 동양의학 담론의 특이성을 선명히 부각시킨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동양의학의 우수함이 아니다. 서양담론의 배치가 전문가들에게 의학의 영역을 넘겨주어 자기 몸과 감정을 들여다볼 계기 자체를 차단한다면, 동양의 담론에서 추구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 몸과 감정을 컨트롤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바로 이 점이 지금 누구보다 자신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지혜라는 것이다.

삶의 비전 ― 자기 몸에 대한 탐구 없이는 삶도 없다!
음양의 이치상, 기쁨은 발산하는 양기다. 슬픔은 침잠하는 음기이고. 그래서 전자는 쉽게 잊혀지고 슬픔은 오래 간다. 복은 내탓이고 화는 남의 탓이 되는 것도 이런 원리다. 사랑의 기쁨은 산산이 흩어지지만, 사랑의 아픔은 천년이 지나도록 절대 잊혀지지 않아야 하는 것도 이런 법칙의 산물이다.
...... 특히 현대인들은 그 임계점을 넘어 버렸다. 쇼와 이벤트에 길들여지다 보면 기쁨은 더 이상 쾌락과 구별되지 않는다. 그 결과 사람들의 성향은 업!되지 않으면 다운된다. ...... 갑자기 분노가 폭발하거나 아니면 아무런 이유 없이 불안에 시달린다. 이런 구조가 심화되면 어떤 일을 겪어도 상처가 되어 버린다.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을 해석하는 감정의 회로가 기억이라고 했다. 자의식이라는 구조와 오장육부의 기운적 배치, 이런 조건이라면 어떤 사람도 콤플렉스 덩어리가 되기 마련이다. 암과 우울증, 그리고 자의식. 이것이 현대인들의 삶을 지배하는 삼종세트다. 이런 몸으론 외부와 부딪힐 때마다 상처투성이가 된다.
(/ p.265)

연암 박지원은 젊은 시절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민옹'이라는 거리의 철학자를 만나 병을 고치게 되고, 그 치유의 과정을 담은 '민옹전'까지 남겼다. 민옹이 박지원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 한 일은, 두 가지였다. 잘 먹게 하고 웃게 하고 잘 자게 한 것. 식욕이 있고 달콤한 잠을 자는 사람이 우울해할 리가 없다. 그리고 연암은 이 질병을 앓고 난 후 주류적 질서로부터 벗어나 저잣거리에서 살아가기로 한다. 고미숙은 연암이 평생 부귀공명의 코스를 스스로 포기하고 살아간 데는 이 질병이 결정적 마디가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민옹전'에 대한 것은 본문 88쪽 참조).
고미숙은 질병과 죽음을 빼고 나면 삶이 너무 왜소해진다고, 아니, 그걸 빼고는 삶이라고 할 게 없다고 말한다. "태어난 이상 누구든 아프다. 아프니까 태어난다.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곧 아픔이다. 또 살아가면서 온갖 병을 앓는다. 산다는 것 자체가 아픔의 마디를 넘어가는 과정이다."(본문 429쪽) 삶의 풍요로움은, 이 병과 죽음을 어떻게 끌어안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우리는 몸이 아프면 어느 과(내과, 외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등등)에 갈 것인지만 잠시 생각한 후 이후의 과정은 전문가에게 맡겨 버린다. 그리고 처방을 받으면 고쳐지겠거니 생각한다. 이 병이 왜 생긴 것인지 생각하지 않는다. 고미숙도 자신의 경험을 들어 말한다. 자기 몸에, 자기 병에 너무나 무지하고 게을렀다고, 말이다. 왜 우리는 우리 몸인데도, 우리 몸을 고치는 건 오로지 전문가들의 몫이라고만 생각하게 되었을까? 게다가 그 병은 우리 삶 자체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치는데도 말이다. 이것은 삶의 정말 중요한 부분, 내가 변할 수 있는 마디를 남의 손에 넘기는 것과 같다. 마치 수능 전문가들에게 내가 원서를 넣은 학교와 전공의 선택까지 다 맡겨 버리고, 좋은 결과만을 바라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 학교에서 그 전공으로 사는 것은 '나'인데도 말이다.
물론 이 말이 우리 모두가 의학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뜻도, 병원을 이용하지 말자는 뜻인 것도 당연히 아니다. 병을 보는 관점을 바꾸어서, 최소한 병을 만난(이 병을 불러온) 내 삶에 대해 생각하며, 병원을 다니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병을 재빨리 치워버려야 할 어떤 것으로만 보는 데서 벗어나, 왜 이런 병이 오는지, 이것으로 내 감정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예뻐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하기 위해서" 내가 꾸려야 할 일상은 어떤 것인지, 보고, 느끼고, 공부하자는 것이다. 환절기마다 재채기와 콧물에 시달리면서도 자기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무지의 늪'에서 벗어나 '앎에 대한 열정'으로 나아가 보자는 것이다.

"앎의 주체"로, 자기 삶의 치유자로!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가장 인기 있는 책 분야 중 하나가 심리치유서가 되었다. 그만큼 마음의 상처들이 많은데, 해결법을 못 찾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내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내가 처한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바로 나일 수밖에 없는데, 그 모든 정보를 따로 말해 주면서 다른 이에게 해결책을 알려 달라고 말하고 있는 이 상황이 말이다. 이른바 SNS 등 소통의 도구는 많아졌지만, 우울증 환자는 날이 갈수록 늘고,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제일 높은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스스로를 제대로 볼 수도 없는, 그 정도로 나약한 사람들인 걸까?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게 타인의 인정밖에는 없는 걸까?

[동의보감]이 오늘, 우리에게 제시하는 최고의 비전은 바로 여기에 있다. 허준은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스스로 자기 병을 알아 스스로 치유해 가라고, 또 양생술을 통해 요절할 자는 장수하고 장수할 자는 신선이 되라고. [동의보감]뿐이 아니다. 조선 한의학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저서, [동의수세보원]의 저자 이제마 역시 그렇게 말한다. "널리 의학을 밝혀 집집마다 의학을 알고 사람마다 병을 알게 된 연후라야 가히 장수하게 될 것이다."(必廣明醫學 家家知醫人 人知病然後 可以壽世保元) 그러니까 허준과 이제마, 두 거인이 꿈꾸었던 최고의 이상은 모든 사람이 '앎의 주체'가 되는 것이었다.
(/ p.431)

우리는 우리 삶의, '앎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까닭 모를 우울함과 분노가 수시로 반복되는 사람일수록, 감기를 달고 사는 사람일수록, 큰병을 만난 사람일수록, 더 빨리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공부해야 한다. 고미숙이 [동의보감]을 지금, 여기에 다시 불러오는 이유는, 자기 병에 스스로가 무지한 상태에서 벗어나, 결국 병과 삶이 하나라는 깨달음, 몸과 우주가 연결되어 있다는 앎으로 나아가, 결국은 자기 삶의 구원자이자 치유자는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400년 전 허준의 [동의보감]은 우리가 그 문턱을 넘어가는 매력적인 입구가 되어 줄 것이다.
끝으로 [동의보감]에서 사계절에 맞추어 사는, 평생의 양생법으로 권하는 생활수칙을 소개한다. "하루의 금기는 저녁에 포식하지 않는 것이고, 한 달의 금기는 그믐에 만취하지 않는 것이고, 일 년의 금기는 겨울에 멀리 여행하지 않는 것이고, 평생의 금기는 밤에 불을 켜고 성생활을 하지 않는 것이다."
([동의보감] '내경편' 중에서 / p.163)

목차

책머리에 - 병, 몸, 앎
인트로 - 하나의 ‘그림’과 두 개의 ‘주석’

1장 허준, 거인의 무등을 탄 ‘자연철학자’
허준이 ‘허준’이 된 까닭은? / [동의보감]의 탄생: 전란에서 유배까지 /
세 개의 키워드: 분류, 양생, 용법 / 거인들의 ‘향연’ : 삼교회통 /
거인들의 ‘향연’ : [황제내경]에서 ‘금원사대가’까지 / ‘동의’와 ‘보감’에 담긴 뜻은?
화보- 동양의학의 선구자들

2장 의학, 글쓰기를 만나다!: 이야기와 리듬
의학과 민담 ‘사이’ / 의술은 리듬을 타고 / 의사는 연출가, 임상은 리얼예능 /
덧달기: 「민옹전」과 치유의 서사
화보- 서양의학의 선구자들

3장 정(精)·기(氣)·신(神): 내 안의 자연 혹은 ‘아바타’
몸과 우주, 화려한 대칭의 ‘향연’ / 태초에 ‘기’가 있었다! /
정·기·신 - 존재의 매트릭스 / 나는 ‘아바타’다 / 아파야 산다
화보? 근대 이전 서양의 몸과 우주에 대한 생각

4장 ‘통하였느냐?’: 양생술과 쾌락의 활용
양생의 척도 - ‘태과/불급’을 넘어라 / 정(精)을 보호해야 한다 - ‘에로스’와 도(道) / 덧달기: 황진이의 파격적 ‘러브라인’ /
기(氣)를 조절하라 - ‘자기배려’와 소통의 윤리 /
신(神), 마음을 비워라 - 존재의 ‘절대적 탈영토화’ / ‘통즉불통’ - 주체는 없다!
화보- 동양의 몸에 대한 생각

5장 몸, 타자들의 공동체: 꿈에서 똥까지
내 몸은 ‘나의 것’이 아니다 / 꿈은 사라져야 한다 / 호모 로퀜스 /
충(蟲), 내 안의 이주민들 / 똥오줌,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
덧달기: 청결의 이율배반
화보- 서양의 해부도

6장 오장육부, 그 마법의 사중주
내 몸속의 ‘사계’ / 상생과 상극, 그 어울림과 맞섬 / ‘수승화강’ vs ‘음허화동’ / ‘칠정’(七情)의 파노라마 / 음양과 기억 : 지나간 것은 지나가게 하라 /
얼굴, 우주로 통하는 일곱 개의 ‘창’
화보- 칠정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

7장 병과 약: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감기’는 나의 운명 / 보면 안다 - 지인지감 / 병, ‘꽃’들의 화려한 축제 /
암과 앎 -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 천지만물이 다 약이다! /
군신좌사 - 처방은 ‘서사’다 / 명현반응 - 아파야 낫는다
화보- 동서양의 약초학

8장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임신과 탄생은 병이 아니다 / ‘자궁’의 정치경제학 / 폐경, 인생의 ‘금화교역’ /
여성의 양생술 - 공감하라! / 양자의학과 ‘출생’ / 대기만성의 원리 /
칭찬은 고래도 ‘멍!’들게 한다! / 리더십과 경청 - “귀를 보호해야 한다!” /
여성의 몸과 ‘앙띠-오이디푸스’
화보- 사랑, 결혼, 가족

에필로그 - 글쓰기와 ‘호모 큐라스’
편작과 그의 형들 / ‘호모 큐라스’, 자기 몸의 연구자 / 내 안의 ‘치유본능’ /
글쓰기와 ‘자기수련’

부록 - [동의보감] 원목차 /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또 다른 예로 “피난갈 때 소아의 울음을 멎게 하는 방법”이라는 항목이 있다. 제목부터가 가슴을 뻐근하게 한다. 전란을 피하려면 적군의 칼날을 피해 산으로 숲으로 도주해야 한다. 그때 갓난아기가 울고 보채면 정말로 난감한 노릇이다. 아마도 그 때문에 적군에 잡혀 죽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그러니 이 처방이야말로 민중적 고난과 연결된 의술이다. “솜을 작고 둥글게 뭉쳐서 입에 채우되, 숨이 막히지 않게 한다. 그리고 감초 달인 물이나 단것으로 적신다. 위험할 때 아이의 입에 묶어 놓아 그것을 빨게 한다. 아이의 입에 물건이 채워져 있으니 저절로 소리를 내지 못하게 되고 솜은 부드러워서 아이의 입이 상하지도 않는다. 불행히 난리를 만나 울음이 멎지 않을 때는 적들이 들을까 염려되어 길옆에 버릴 때가 있으니, 아! 슬프구나. 이 방법을 써서 많은 사람을 살렸으니 이것을 모르면 안 된다.”
(/ '2장_의학, 글쓰기를 만나다:이야기와 리듬' 중에서)

신장의 기운이 성글어지면 열정과 끈기의 밀도는 점점 떨어지고 만다. 이러고 나면 한해는 늘 너무 짧다. 해가 바뀔 때면 늘상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고 삶은 덧없노라는 한탄들이 반복된다. 차이는 생성을 낳지만 반복은 망상을 낳는다. 망상이란 한마디로 시간과 공간이 따로 노는 것을 뜻한다. 겨울엔 봄을 기다리고 봄엔 가을을 꿈꾸고, 여기에선 저곳을, 저기에선 또 다른 곳을…… 이런 ‘엇박’들 속에서 ‘지금, 여기’의 시공간성은 해체되어 버린다. 남는 것은 오직 부질없는 망상들의 쳇바퀴뿐. 이 ‘차이 없는 반복’ 속에선 아무것도 생성되지 못한다. 인생도, 우주도. 그러므로 그 부질없는 쳇바퀴를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지금, 여기’라는 현장을 오롯이 주시할 일이다. “겨울에 여름을 그리워하지 않고 밤에 새벽을 기다리지 않는” 툰드라의 유목민들이 그러하듯.
(/ '6장_오장육부, 그 마법의 사중주' 중에서)

그리고 육식? 과식? 야식의 삼합은 늘 술로 이어진다. 현대인 중에는 특히 …… 술이 없으면 잠들지 못하는 경우거나 아니면 밤낮이 바뀌어서 밤에는 꼭 술과 치킨(혹은 족발)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회식 중독자들의 경우는 폭탄주와 노래방과 성이 결합한다. “취하고 배불리 먹은 후에 성교하면 주기와 곡기가 비에 모여 흩어지지 않고 부딪쳐 속에서 열이 성해진다. 그래서 열이 몸에 두루 퍼져 속에 열이 나면서 소변이 벌겋게 되는 것이다.”([잡병편], ‘내상’, 1212쪽) 이런 생활을 몇 년 이상 하면 체질과 나이에 상관없이 진액이 다 고갈될 수밖에 없다. 몸도 몸이지만 더 큰 문제는 마음에 병이 든다는 것. 내상으로 인한 병 가운데 ‘오뇌’懊?가 있다. “오懊는 ‘괴롭다’고 할 때의 ‘오’이고, ‘뇌’?는 답답한 모양이다. 가슴속이 너무 괴롭고 답답하며 편안하지 않아서 화가 난 듯도 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잡병편], ‘내상’, 1234쪽)이다. 밤새도록 잠들지 못하면서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쉽게 말하면 자신에게도, 타인들에게도 화가 나 있는 상태랑 비슷한 것이다. 그걸 잊기 위해 다시 폭식 아니면 술, 그리고 섹스에 탐닉한다. 그럴수록 속은 점점 더 곯는다.
(/ '7장_병과 약: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중에서)

저자소개

고미숙(Ko Mi-Sook)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0~
출생지 강원도 정선
출간도서 48종
판매수 52,787권

고전평론가. 강원도 정선군 함백 출생. 가난한 광산촌에서 자랐지만, 공부를 지상 최고의 가치로 여기신 부모님 덕분에 박사학위까지 무사히 마쳤다. 대학원에서 훌륭한 스승과 선배들을 만나 공부의 기본기를 익혔고, 지난 10여 년간 지식인공동체 <수유+너머>에서 좋은 벗들을 통해 ‘삶의 기예’를 배웠다. 2011년 10월부터 <수유+너머>를 떠나 <감이당>(gamidang.com)과 <남산강학원>(kungfus.net)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낸 책으로는 『열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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