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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렌트 읽기 : 전체주의의 탐험가, 삶의 정치학을 말하다

원제 : WHY ARENDT MA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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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무엇이 성실한 공무원을 대량학살자로 만들었는가?
'평범한 악'의 탄생을 파헤친 한나 아렌트, 새로운 사유를 통해 정치적 삶의 가능성을 그리다


나치 시대 독일의 공무원이던 아돌프 아이히만은 어떻게 태연히 수많은 유대인들을 학살할 수 있었을까? 이상주의적 신념을 가진 소시민을 살인기계로 만든 것은 무엇인가? 이 시대 최고의 정치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이 세기적 비극의 기원을 '생각 없음'에서 찾는다. 자기 앞에 닥친 일을 도덕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못하는 '무(無)사유성'은 근대의 새로운 악인 전체주의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가 이데올로기의 억압 아래 사유하는 힘을 잃어버린 채 시키는 일만 기계적으로 수행한다면, 이 '평범한 악'은 언제고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처럼 거대한 사회적 압력 아래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상실해가는 현대인들은 어떻게 다시 삶의 주체로 거듭날 수 있을까? 복잡한 다양성 속에서 서로 소통하고 합의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렌트는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생활이 조화롭게 일치되었던 고대 그리스의 정치적 삶을 제안한다.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를 설득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순수한 정치, 그 정치를 위해 철학하는 힘이 현대인을 구원할 대안이라는 것이다. 타인과 공통의 심리를 공유하면서 공영역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약속하고, 용서할 때 진정한 정치가 부활하고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질 수 있다.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가장 뛰어난 제자이자 독보적인 아렌트 전기를 썼던 엘리자베스 영-브루엘이 스승의 사상을 차근히 짚어간 아렌트 해설서이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부터 유작인 [정신의 삶]까지, 저자는 아렌트 사상을 크게 3단계로 나누어 그 변화와 의미를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다. 우리 시대를 관찰하는 그 진중한 눈길을 따라가다 보면, 부정적인 세계화와 인간 소외, 테러리즘 등 21세기의 다양한 사회문제의 기원과 그 해법을 제시하는 아렌트 사상을 한눈에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상식이 자취를 감춘 시대, 정의란 무엇인지 물어야만 하는 시대, 원인은 무엇인가?
'상식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말이 오히려 새롭게 느껴지는 시대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마이클 샌델의 책 제목이기도 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튀어나오는 시대이기도 하다. 정의와 도덕적 상식이 사라졌고, 우리는 그런 개념들을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한나 아렌트는 이런 현상을 '생각이 없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고찰한 나치 시대 공무원 아돌프 아이히만은 '생각이 없는' 범죄, 상식이 없는 공무 수행을 했다. 유대인을 학살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은지 그른지는 제쳐두고 승진을 위해 성실히 공무를 수행했고, 결국 '악의 평범성'의 표본이 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사건사고 속에 이 '생각 없음' 즉 '무(無)사유성'이라는 특징이 드러나는 경우는 수없이 많으며, 주로 도덕적 불감증으로 나타나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무사유성이 공적 영역, 즉 정치에 개입될 때 가장 큰 해악을 불러온다는 것은 아이히만의 예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사회 곳곳에 만연한 '생각 없는' 정치의 흔적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정치행위 자체를 혐오하고 무관심해지게 만든다. 정치의 의미를 잃어버린 그 틈으로 무사유성은 더더욱 침투하여, 사회의 구성원들을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동시에 새로운 악행의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그런 한편, '생각 없는' 정치는 현대인으로 하여금 다시 정치의 가능성을 되돌아보도록 만든다. 뭔가 행동하지 않으면 더 이상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없을 정도로 시민들을 몰아댄 끝에, 투표라고는 하지 않던 젊은 층을 퇴근길에 투표소에 들르도록 만든 것이다. 현대인들은 정치야말로 가장 빨리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정치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있다. 정치를 잊게 만들고 또한 떠오르게 만드는 이 '생각 없음'. 이런 무사유성의 근원인 전체주의를 최초로 짚어낸 아렌트의 사상 또한 재조명받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시대의 지배체제를 청산하기 위해 세계 민중들도 지금의 우리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정치를 모색하고 있었다. 이때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해 전체주의를 연구한 아렌트가 주목받았던 것이다. 서구의 기존 사회이론들은 체제 비판만 계속할 뿐 정치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지만, 아렌트는 정치행위와 판단에 있어 시민들 각자의 직접적인 행위와 정치적 결과의 상관관계를 조명하고 또 강조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치를 모색할 시대를 맞은 우리도 아렌트의 시각을 빌어 우리 사회를 읽는 눈을 기르고 정치의 대안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아렌트, 현대 사회의 길을 찾는 가장 믿을 만한 지도
[아렌트 읽기]는 아렌트 사상을 크게 3단계로 나누어 확장되고 전개되는 사상의 궤적을 파악해내고 있다. 정치의 파괴부터 정치의 회복에 이르는 길을 보여주는 아렌트의 주요 저작 3종, 즉 파시즘을 읽는 필드 매뉴얼이라 할 수 있는[전체주의의 기원], 기초 정치의 입문서인 [인간의 조건], 정치적 사유의 안내서 [정신의 삶]을 꼼꼼히 읽어내며 이 사상의 흐름을 통해 현대 세계의 정치 상황들, 이라크전쟁이나 일본의 역사왜곡 등의 민감한 사안들을 조명하고 있다.
아렌트가 '어두운 시대'라고 표현했던 전체주의의 시대를 지나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하는 현대인들에게도 이런 지적들은 낯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소통 방식과 채널은 더욱 늘어났지만 전보다 더욱 소외되어가고 더 생각이 없어지는 현대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현대인이 인간답고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인간의 조건, 즉 소통과 설득이라는 정치행위에 대한 통찰이 더욱 필요하며, 무사유성을 극복해 우리가 잃어버린 정치의 의미를 복원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탁월한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를 다시 주목해야 한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 젊은 코즈모폴리턴에게 보내는 편지
서론 - 어두운 시대에 등불을 밝히며

1장 파시즘의 새로운 해석자 -[전체주의의 기원]과 21세기
2장 용서와 약속의 정치 이론 -[인간의 조건]과 문제의 행위들
3장 사랑과 우애의 철학 -[정신의 삶]에 관해 사유함

주석
아렌트 저작 목록
감사의 글
옮긴이 해제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아렌트가 '악의 평범성'이라는 문구로 포착하고자 했던 바는 아이히만 같은 사람에게 본유적인, 사유함을 멈추는 특수한 능력에서 초래되는 악의 유형이었다. 그의 무사유성은 그의 모든 주변 사람이 아무런 의구심도 갖지 않고 히틀러의 인종 말살 명령과 영광스러운 '천년 제국'이라는 그의 비전에 순응했다는 사실로 인해 촉진되었다.
(/ p. 20)

아렌트는 20세기 중반 세계에 새로운 유형의 범죄자가 출현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과에 대해 무감각한 관료이자 범죄국가의 대리인이었던 아이히만은 결과적으로 세계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했으므로, 또는 세계와 소원疎遠했으므로 세계를 황폐케 하는 일에 일조할 수 있었다.
(/ p. 24)

어둠은 사람들 사이에 열린 빛의 공간들, 사람들이 자신들을 드러낼 수 있는 공적인 공간들이 외면당하거나 회피당할 때 다가오는 어떤 것이다. 어둠은 공영역, 즉 정치에 대해 지겨워하는 태도다.
(/ p. 25)

"아렌트는 파시즘을 이해하게 된 첫 번째 인물입니다. [전체주의의 기원]이 나온 후 몇 년이 흐르자 모든 교수가 따라붙어 그녀가 개척한 영역의 세부 사항들을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그녀를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쓴] 투키디데스에 필적할 만한 역사가로 봅니다."
(/ p. 61)

20세기 중반의 전체주의 유산이 살아 있는 곳에서는 제국주의의 역사가 아직도 잘못 가르쳐지고 있다. 종교적 이념의 영역 바깥에서 예를 하나 찾자면, 일본의 역사 교과서들은 한국의 잔혹한 식민화를 초래했던 일본의 1890년대 제국주의 역사를 부인한다. 동일한 역사 교과서들은 일본이 2차 세계대전 중에 중국 동북부를 점령하여 1000만 명가량으로 추정되는 민간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사실을 누락하고 있다.
(/ p. 84)

그는 그녀가 [전체주의의 기원]을 집필하는 기간 내내 전해왔던 번민과 두려움, 분노가 줄어드는 것을 관찰한 후에 그녀에게서 직접 새로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녀는 [1995년 8월 6일자 편지에서]"그렇게 하지요. 차제에 선생님 부부께 넓은 세상을 가져다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늦게 시작한 감이 없진 않지만 근래 몇 년 동안에 세계를 정말로 사랑하는 일, 이제야 그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정치이론에 관한 제 책을'세계 사랑Amor Mundi'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그녀의 책은 결국 '세계 사랑'이 아니라 [인간의 조건]으로 불리게 되었다.
(/ p. 116)

인민 권력에 대한 아렌트의 신뢰는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함께 행동함, 공동선을 위해 함께 묶임에서 나오는 '공적 행복'을 갈망한다는 확신에 근거하고 있다. 서구 정치철학자들 가운데 가장 분명하게 이와 반대되는 확신을 가진 이는[리바이어던]의 저자인 영국인 토머스 홉스다. 그의 인간의 조건에 대한 핵심 어구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다.
(/ p. 131)

예수의 용서 개념이 우선적으로 정치적이라는 것은 '작고 긴밀하게 엮여진 공동체'가 로마의 공적 권위에 도전을 가한 경험을 반영하며, 이는 예수가 용서는 신에게 받기를 원하기 전에 사람들 사이에서 행해져야만 한다고 가르쳤다는 사실에서 증명된다고 그녀는 주장한다.
(/ p. 141)

저자소개

엘리자베스 영 브륄(Elisabeth Young-Bruehl)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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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수 0권

정신분석학자이자 저술가인 엘리자베스 영-브루엘은 1943년 미국 메릴랜드에서 태어나 뉴스쿨(New School)대학교에서 학부를 졸업하였고, 동 대학원에서 한나 아렌트의 지도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뉴스쿨대학교 내 한나 아렌트 센터 소장인 제롬 콘과 함께, 아렌트의 수제자이자 집필 조교로서 아렌트의 적통을 잇는 학자로 평가된다.
1975년 아렌트의 서거 직후 지인들의 요청으로 출간한 평전 [한나 아렌트: 세계 사랑을 위하여]는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지금까지도 한나 아렌트의 생애와 사상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거쳐가야 할 책 중 하나로 인정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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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사이버대학교 후마니타스학과 학과장. [아렌트 정치미학]과 [시민정치철학세미나] 등을 강의하고 있다. [한나 아렌트 정치미학과 현대 정치적 함의- 정치행위와 인간실존의 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이 책 [책임과 판단]을 비롯하여 [과거와 미래 사이]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 등 아렌트의 저서 세 권을 우리말로 옮겼고 [아렌트 정치행위 개념 분석]과 [아렌트 정치사상에 비춰 본 한국의 참여민주주의] 등 아렌트 정치철학적 관점에서 작성된 다수의 연구논문을 출간했다. 2018년 독일에서 The Political Aesthetics of Hannah Arendt- How Is 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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