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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 천 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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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대장경에 숨어 있는 비밀을 파헤친다!

고려시대 대장경을 만들기 시작한 지 1000년이 되는 해이다. 대장경에 숨어있는,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전 고려대장경 연구소 소장 오윤희가 펜을 들었다. ‘대장경’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부처의 가르침만 적혀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안에는 당대의 모든 지식과 과거 선인들의 모험담이 들어있다. 저자는 여기에 해석과 정리를 더하여 일반인들의 이해가 수월하게 한다. 고려대장경 디지털 전산화 작업으로 전보다 접하기가 쉬워진 현대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다. 송나라 대장경을 복제, 교정하여 고려 문화의 힘을 싣고, 마침내 소통공간이 된 대장경. 완벽하지 못해서 더 인간미 넘치고, 천년이라는 시간까지 담고 있어 의미가 깊다.

출판사 서평

올해(2011)는 초조대장경(고려 현종 2년, 1011년)의 조판이 시작된 지 꼭 1천 년이 되는 해다.
경남을 중심으로 곳곳은 축제 준비로 부산하고 공중파에서도 대작 다큐를 여럿 준비하고 있다. 그만큼 고려대장경이 우리 민족에게 주는 자부심이 남다르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그 자부심 속에는 수많은 오해가 엉켜 있다.
“단 하나의 오자도 없다.” “마치 한 사람이 쓴 듯 글자가 정연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이다.” 등등.
하지만 이 말들은 모두 가짜다.
우선 초조대장경은 송나라의 개보대장경을 엎어놓고 베낀 것이고 재조대장경(해인사 팔만대장경)은 또 초조대장경을 놓고 베낀 것이니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이라는 말도, 그리고 글씨가 수려하다는 말도 온전히 우리 것이 아니다. 오자는 초조대장경의 오자를 바로 잡은 과정을 보여주는 재조대장경의 [교정별록]에 조차도 수없이 등장한다.
모두 전설이나 신앙이 역사적 사실을 뒤덮은 경우다. 하지만 이런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서 고려대장경의 역사적 / 문화적 / 기술적 의의가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선 계속되는 오해를 벗겨내고 이어 고려대장경에 숨어 있는 진실과 가치를 좇아간다. 경전이 문자로 결집된 천 년 후 만들어진 고려대장경, 고려대장경은 동아시아 지혜의 그릇이었다.

대장경에 성경이 들어 있다면?


발칙한 가정인지 모르겠지만 천 년이 지난다면 대장경에 [성경]이 들어갈지도 모른다. 흔히 대장경은 불교의 경율론 삼장을 모아놓은 것으로 설명된다.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대장경에 포함된 1천5백여 종의 책 중 삼장에 속하지 않은 문헌만 100여종 가까이 된다. 기원전 2세기 서북인도를 점령하고 있던 그리스계 메난드로스 왕과 승려가 논쟁을 하고 있는 [나선비구경(那先比丘經)](흔히 [밀린다팡하]라고 불림)이 대표적이다. 이 책은 그리스철학과 불교철학의 역사적 만남을 다룬 저작이다.
아예 다른 종교의 성전이 포함된 경우도 있다. [금칠십론(金七十論)]과 [승종십구의론(勝宗十句義論)]은 소위 불교 입장에서 보면 외도(外道)의 문헌들이다. [금칠십론]은 인도 육파철학의 하나인 수론종(數論宗), 상키야 학파의 문헌이고 [승종십구의론]은 역시 육파철학의 하나인 승론종(勝論宗), 바이세시카 학파의 문헌이다. 두 문헌 모두 왕 앞에서 논쟁이 진행된 것을 적은 것인데, 불교는 이 논쟁에서 철저히 패배했다. 이런 문헌들도 대장경에 입장(入藏)되어 있다.

대장경은 이런 것이다. 대장경에는 부처님의 말씀과 가르침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불교 경전이 결집(통상 기원전 1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 사이로 추정)되고 이후 1천 년이 흐르는 세월 동안 진행된 동아시아 지식의 흐름들이 꽤 많이 녹아 들어가 있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대장경들에 포함된 목록들을 보면 더 극적이다. 일본의 대정신수대장경((1912∼1925)에는 경교(景敎)의 문헌 3종을 포함시키고 있다. 경교는 중국 당나라 때 장안으로 들어와 정착했던 기독교의 일파, 이른바 네스토리우스파의 성서들이다. ‘메시아가 설한 경’이란 뜻의 [서청미시소경(序聽迷詩所經)]은 심지어 경(經)이라는 이름까지 달고 있다. [경교삼위몽도찬(景교三威蒙度讚)]도 들어 있다. 삼위는 성부, 성자, 성령을 의미한다. [경교삼위몽도찬(景교三威蒙度讚)]은 곡을 부쳐 찬송가로 사용되기도 한 것이다.
7세기 기독교의 성경, 아라아(阿羅訶), 미시아(彌施訶) 등의 구절을 한문대장경 안에서 읽는 일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런 문헌들을 대장경 안에 포함시키는 까닭은 이들이 불교의 석굴사원에서 대량의 불전과 함께 발견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문으로 번역된 이들 기독교 성경들은 역시 한문으로 번역된 불전들과 아주 닮았다. 중동에서 유래하여 서구에서 단련된 기독교와 인도에서 유래하여 서역에서 단련된 불교가 당나라 장안에서 만났던 기억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던 서역과 장안의 지적, 종교적 분위기도 담겨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대장경의 역사가 계속 발전하여 미래에 대장경을 새로 조성해야 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면, 미래의 대장경 안에는 기독교의 신약성서라든지, 이슬람의 코란 등은 물론이고, 종교 간의 대화나 논전에 대한 기억들이 포함될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때도 이런 기억들을 통칭하여 ‘대장경’이라 부를 것이다.

고려대장경은 짝퉁이다!


올해(2011)는 초조대장경이 조판되기 시작한 지 딱 1천 년이 되는 해다. 모두 1천5백여 종의 문헌, 5천2백만 자를 수록하고 있는 대장경은 1천 년이 지나는 동안 신화가 되었다. 하지만 지나친 신비감은 전설이나 신앙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비약시켰다.
감히 말하건데, 고려대장경은 짝퉁이다. 그것도 중국 것을 베꼈으니 짝퉁의 원조를 제대로 베낀 셈이다. 초조대장경의 저본은 송나라의 개보대장경이다. 글씨는 이 개보대장경은 엎어놓고 베꼈다. 이 초조대장경을 다시 베낀 물건이 현재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는 재조대장경이다. 그러니 “마치 한 사람이 쓴 듯 글자가 정연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이다.”라는 말들은 낮 부끄러운 얘기다. 언론에서조차 이런 얘기들이 가감 없이 보도된다.
“단 하나의 오자도 없다.”는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 그나마 18세기 초 일본의 학승이 확인을 해 보고 고려대장경의 정확도를 입증하기는 했다.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해서, 오자가 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이런 얘기도 지나치면 웃음거리가 된다. 전설은 신심도 거기서 멈춰야 한다. 재조대장경에는 [교정별록]이라는 책이 있다. 교정을 한 기록이라는 말이다. 그 책 안에도 오자가 여럿 나타난다. 명색이 교정을 했다는 기록인데….
하지만 고려대장경은 오천만 자가 넘는 큰 규모의 문헌집성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광범위한 지역에 유통한 문헌들이다. 뿌리도 희미한 문헌들도 있다. 많은 학자들이 가짜라고 공언하는 경전들도 들어 있다. 그런 문헌들을 모으고 뿌리를 찾고, 교정하는 일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도 전쟁통에 말이다. 전설대로 신통력이나 마술이 아니라면 모를까…. 고려대장경에도 물론 적잖은 오자들이 있고, 문맥이 맞지 않는 부분들도 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랑할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다.

대장경의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 - 교정이야기


이 책은 송나라 개보대장경으로 시작해 초조대장경 그리고 재조대장경으로 이어지는 교정이야기를 굉장히 풍부히 다루고 있다.
사실 고려대장경의 역사에 있어 교정이야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가장 극적인 장면이다.
현재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는 재조대장경은 각판을 위해 우선 국본(초조대장경), 단본(거란본대장경), 송본(개보대장경)을 놓고 비교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차이가 발견되면 먼저 문맥을 살핀다. 앞뒤로 말이 연결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다음에 내용을 살핀다. 추가된 문장의 내용이 이 책의 취지와 일치하는지를 검토하는 일이다. 그리고 결론을 내린다. 일례로 재조대장경에 있는 [아비담비바사론]의 경우는 초조대장경과 재조대장경 사이 약 455자의 차이가 보인다. 초조대장경에서 임의로 삽입한 것이다.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455자의 출신과 성분을 추적해야 한다. 455자라면 작은 양이 아니다. 하나의 독립된 경전일 수도 있는 양이다. 그 부분이 거기에 왜 있어야 했는지 원인을 찾아야 한다. 다른 곳에서 왔다면 다른 곳으로 돌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비담비바사론]의 경우는 일이 거기서 끝났다. 출신성분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저 한으로만 묻어 둘 수는 없었다.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정을 본 경전의 말미에 기록을 남겨 ‘미래의 현명한 사람들에게 고(告)한다’고 했다.
물론 재조대장경에만 유독 교정의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단본(거란본대장경)에도 이런 교정의 흔적은 남아 있다. 하지만 재조대장경이 저본으로 사용했다는 북송본, 국전본, 국후본, 거란본…. 여기까지만 해도 이만오천 권이 넘는다. 여기에 수종의 필사본, 주석서 등 여러 판본들을 일일이 대조해야 했다. 21세기가 아닌 13세기에 강화도에서… 그것도 전쟁통에… 믿기가 어려운 얘기다. 5만2천 자, 1500여 종의 문헌, 그것도 구두점도 없는 새카만 한문본을 교정하는 일이 16년만이라면 결코 긴 시간은 아니었다. 고려대장경이 가지고 있는 우수성은 바로 이 교정 이야기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천 년의 지혜를 천 년의 미래로


인도에서 가섭마등과 축법란이 [사십이장경]이라는 경전을 들고 온 것이 서기 67년이다. 중국에 들어온 최초의 경전이다. 그리고 고려에서 대장경이 만들어진 것이 꼬박 1천년 후다. 그리고 이제 그 대장경이 만들어진 지 또 꼬박 1천 년이 흘렀다.
부처님의 말씀이 1천 년 그리고 또 1천 년을 넘겨 계속 버텨온 것은 ‘그릇’ 때문이다. 부처님은 최초에 아난을 ‘그릇’으로 선택했다. 그 그릇은 다시 결집으로 그리고 목판대장경으로 그리고 마침내 인터넷의 바다로 던져졌다.
저자 1천 년의 역사를 가진 고려대장경을 이처럼 ‘그릇’으로 묘사한다. 대장경은 “말씀을 담는 그릇”이었다가 전쟁통에 “깨진 그릇”이 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천하를 담는 그릇”이었다가 마침내 “소통하는 그릇”으로 승화한다.
이 그릇은 또 어떤 식으로든 진화할 것이다. 그 진화의 중심에는 불교적 상상력과 개방성이 있을 것이다. 마치 고려대장경이 뒤죽박죽이었던 경전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목차

일러두기 대장경 찾기
추천사 이어령
머리말 이야기를 시작하며

1. 장(藏) 이야기

대장경은 그릇이다
아난이라는 그릇 - 다문장(多聞藏)
여래의 그릇 - 여래장(如來藏)
여래의 그릇에서 아난의 그릇으로
삼장의 결집, 여래의 법장을 지킨다
그릇을 깨라, 말씀을 받아내라
또 다른 그릇, 성중의 기억
모도잡아 다라니, 기억의 기술
미래를 위한 설계
성문장(聲聞藏), 보살장(菩薩藏), 그리고 대장경
진화하는 그릇

2. 대장경, 기억을 찾아가는 모험의 역사

바회예 디신?
한문대장경
만국무쌍(萬國無雙)의 고려대장경
태워 버려도 상관없는 물건
고려대장경은 짝퉁이다
숨은그림 찾기
대장경으로 세계를 꿈꾸다
오랑캐의 대장경
고려 오장법사
의천의 고려대장경
천 년의 순간
책을 찾는 여행
대장경의 읽기, 쓰기

3. 교정 이야기

고려교정각판장
재조대장경 교정의 실태
1. 교정별록
2. 권말교정기
3. 행간 주석
4. 권차(卷次) - 함차(函次) 교정
5. 본문 교정
6. 표준화
7.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편집
8. 불필요한 정보의 삭제
피휘결획의 비밀
재조대장경의 목록 체계와 고려대장경의 꿈

4. 천 년의 장(藏)
천하를 천하에 담는다
천 년의 지혜를 천 년의 미래로
디지털대장경
바다 그릇(海藏)
연생(緣生)의 법에는 주인이 없다
그릇에 대한 몽상- 스토리지/메모리
고무오리의 의미론
도장 찍기
꽃과 빛의 장(藏)
다만 그릇일 뿐
마지막 이야기

부록
색인

본문중에서

고려 초조대장경을 비장(秘藏)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초조대장경이 일본의 한 사찰 수장고 안에 감춰진 채 오랜 세월 동안 그 정체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 교토에 있는 남선사(南禪寺)라는 사찰이다. 바로 그 남선사의 비장(秘藏)에서 초조대장경의 일부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 산질되어 전하던 초조대장경을 발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1965년, 이때가 한국 학자에 의해 초조대장경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되는 순간이다. 이때까지 초조대장경은 공식적으로‘몽고군의 침략 때 소실된 대장경’이었다. 물론 이전부터도 일부 학자들 사이에는 초조대장경 인쇄본의 일부가 일본에 보존되어 왔다는 정도는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다만 남선사의 비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없었기 때문에 확인할 방법이 없었을 뿐이었다. 그때까지는 그런 걸 본 적조차 없었기 때문에 옆에 있었다 해도 확인할 길이 없었다는 말이다.
(/ pp.95~96)

대장경이 이런 것이다. 대장경의 역사가 계속 발전하여 미래에 대장경을 새로 조성해야 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면, 미래의 대장경 안에는 기독교의 신약성서라든지, 이슬람의 코란 등은 물론이고, 종교 간의 대화나 논전에 대한 기억들이 포함될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때도 이런 기억들을 통칭하여 경(經)이라고 부를 것이다. 실제 근대에 들어 일본 대정신수대장경을 편찬하면서 경교(景敎)의 문헌 3종을 대장경에 포함시켰다. 중국 당나라 때 장안으로 들어와 정착했던 기독교의 일파, 이른바 네스토리우스 파의 성서들이다. [서청미시소경(序聽迷詩所經, T.2142)]은‘메시야가 설한 경’이란 뜻으로, 역시 경(經)이란 이름을 달고 있다. [경교삼위몽도찬(景敎三威蒙度讚, T.2143)]의 삼위(三威)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三位)를 가리킨다. 삼위일체를 찬양하는 찬송가이다. 이들 문헌들은 1900년 돈황 천불동에서 발견된 돈황사본들이다. 프랑스의 펠리오가 가져간 이후 프랑스에 보존되어 있다. [경교삼위몽도찬(景敎三威蒙度讚)]은 이후 곡을 붙여 찬송가로 사용되기도 했다.
(/ p.107)

이것저것 다 제쳐 놓더라도, 무엇보다 고려대장경은 고려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 민족이나 대한민국 소유가 아니다. 내용을 따져 보자면 더 그렇다. 속된 말로 저작권을 주장할 처지가 아니라는 말이다. 인도에서 시작하여 서역의 여러 나라, 여러 민족들이 번역하고 유통시킨 문헌들이다. 그 하나하나의 과정에 많은 돈이 들었고, 정성과 공력이 담겼다. 중국 장안에서 집대성되어 대장경이라는 명칭으로 묶인 후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쌓이고 쌓여 형성되어 온 물건이다. 고려대장경에는 그런 노고의 숨결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누구도 거기에 값을 치러 본 적이 없다.
고려대장경은 그저 고려에 있었던 대장경이라는 뜻 외에 더 이상의 뜻은 없다. 대장경은 아시아인, 세계인의 공동 창작물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이, 우리 선조가 혼자서 창조한 물건이 아니다. 우리가 고려대장경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아시아인, 세계인이 우리에게 그런선물을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의 고려대장경을 자랑할 수 있다면, 그 까닭은 우리의 선조 고려인들이 받은 선물을 잘 포장하여 세상에 다시 선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기나긴 종교적인, 지적인, 문화적인, 기술적인 우호와 교류의 역사에 우리도 동참하여 한 수 거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 몫을 주장하려 한다면 그저 그 중의 한 표만 가져 오면 된다. 고려대장경 목판을 우리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긴 시간을 몽땅 우리 것이라고 우길 수는 없다. 대장경은 우리 민족, 우리나라보다 더 큰 우리가 함께 만들고 가꿔 왔던 물건이다.
(/ pp.132~133)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80년대 말부터 불전 전산화에 뜻을 두고 외국의 불전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고려대장경 전산화 작업에 힘써왔다. 1993년 해인사에서 고려대장경연구소 설립에 참여하였고, ‘불교문헌자동화연구실’, ‘비백교학연구소’ 등을 창립하여 불전 전산화 관련한 일에 매진하였다. 2005년 고려대장경연구소 소장에 취임, 2010년까지 ‘한일공동고려초조대장경디지털화 사업’을 완료하였으며, 저서로 "매트릭스, 사이버 스페이스, 그리고 선"(2003, 호미), "대장경, 천 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2011, 불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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