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신용카드 청구할인
인터파크 롯데카드 5% (17,100원)
(최대할인 10만원 / 전월실적 40만원)
북피니언 롯데카드 30% (12,60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NH쇼핑&인터파크카드 20% (14,400원)
(최대할인 4만원 / 2만원 이상 결제)
Close

우리 유럽의 시민들 : 세계화와 민주주의의 재발명

원제 : Nous citoyens d'europe
소득공제

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판매지수 61
?
판매지수란?
사이트의 판매량에 기반하여 판매량 추이를 반영한 인터파크 도서에서의 독립적인 판매 지수입니다.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상품에 가중치를 두었기 때문에 실제 누적 판매량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판매량 외에도 다양한 가중치로 구성되어 최근의 이슈도서 확인시 유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지수는 매일 갱신됩니다.
Close
공유하기
정가

20,000원

  • 18,000 (10%할인)

    1,000P (5%적립)

할인혜택
적립혜택
  • I-Point 적립은 마이페이지에서 직접 구매확정하신 경우만 적립 됩니다.
추가혜택
주문수량
감소 증가

책소개

『우리, 유럽의 시민들?』은 유럽 대륙의 불평등한 분할, 이민과 비호권이라는 문제들을 처리하는 방식과 연결된 유럽적인 아파르트헤이트의 전개 같은 쟁점들을 분석하고 있다. 이는 유럽이라는 지정학적 공간을 중심적인 탐구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이 책이 다루는 주제들의 함의는 그런 공간에 한정되지 않고 한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확장과 강화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중요한 통찰과 시사점을 제공해 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시대에 민주주의를 다시 사고하다
프랑스 정치철학자 에티엔 발리바르의 2001년 저작 『우리, 유럽의 시민들?』은 한 가지 역설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오늘날 세계의 거의 모든 국가들이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민주주의는 크게 약화되거나 후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진전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자본의 힘이 강해지고 공공 영역이 잠식당하는 것에서 기인하기도 하지만, 또한 근대 국민국가의 내적 모순에서 비롯한다는 것이 발리바르의 관점이다. 발리바르는 유럽연합이라는 새로운 정치체 구성의 실험이 진행 중인 유럽을 배경으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민주주의의 역설의 근본 이유를 파헤치고 그러한 역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책은 유럽이라는 지정학적 공간을 중심적인 탐구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이 책이 다루는 주제들의 함의는 그런 공간에 한정되지 않고 한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 그것은 오늘날 지구상의 거의 모든 국가들이 국민국가로 구성되어 있고 입헌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정치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화에 전개에 따라 공공 영역이 축소되고 저항 세력의 존립 기반이 잠식되는 가운데, 퇴행적이고 보수적인 정치 세력이 권력을 장악하는 일은 비단 유럽에 한정된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리바르의 책은 오늘날 민주주의의 확장과 강화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중요한 통찰과 시사점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왜 민주주의는 지속적으로 재발명되어야 하는가?
사람들은 보통 민주주의는 성립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성립되고 정착되고 나면 지속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면서 운영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발리바르는 이 책에서 민주주의는 그 성격상 계속해서 재발명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끊임없는 탈민주주의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정치제도 자체 내에 민주주의의 온전한 실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정의상 보편적인 평등과 자유, 무조건적인 권리의 실현을 요구한다. 국적과 성별, 인종, 종교, 학력, 재산 유무 등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하지만 현실적인 정치제도는 이러한 민주주의의 보편성 요구를 계속해서 제한하고 한정하려고 한다. 때로는 신분 차이를 이유로, 때로는 성별이나 재산 유무, 또는 국적 여부를 이유로 하여 정치적 권리를 한정하고 특정한 개인들 및 집단을 배제한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이러한 한정과 배제의 경향에 맞서 투쟁해 온 역사이며,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을 넓히고 개선해 온 역사다.

국민사회국가의 모순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근대국가는 노예제가 존재하던 고대국가나 신분제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규정된 중세 사회에 비해 진전된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근대국가 역시 고유한 한정 및 배제 장치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주자와 외국인 배제 경향에서 보듯 오늘날 이러한 한정과 배제 장치는 민주주의에 대해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발리바르는 근대국가의 모순을 한편으로 보편적 인권 및 시민권의 확립과 다른 한편으로 국적에 의한 시민권의 한정 사이의 모순으로 파악한다. 좀 더 부연하면 이것은 다음과 같은 것을 의미한다. 근대 정치의 토대를 마련한 1789년 프랑스혁명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은 국적이나 성별, 인종, 종교, 재산상의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인간은 그가 인간인 한에서 자유롭고 평등하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누린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이래로 모든 민주주의 국가의 헌정은 이러한 보편적 인권 및 시민권 원리를 기초로 제정되고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근대국가는 국민국가로, 또는 발리바르가 좀 더 정확히 규정한 바에 따르면 ‘국민사회국가’로 존재해 왔다. 국민사회국가는 국민에 대한 소속이 사회적 권리의 향유를 위한 본질적인 조건이 되었으며, 역으로 사회적 권리들에 대한 인정은 그것이 국민주권에 대한 긍정의 정치 속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이것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 이것은 19세기 말 이래로 국민국가를 보존하는 데서 계급투쟁의 조절이 결정적인 문제였다는 점을 의미한다. 자본에 의한 착취와 과잉 착취에 저항하는 노동자계급의 투쟁(내적인 위협)과 함께 식민지를 둘러싼 제국주의적인 경쟁과 전쟁(외적인 위협)에 맞서 국민국가의 형태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사회정책과 안전보장 제도를 마련하여 노동자계급을 국민국가 내부로 통합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했다는 의미다.
둘째, 반대로 이러한 계급투쟁 및 사회적 갈등을 지배계급에 이익이 되도록 조절하기 위해서는 ‘국민’이라는 특권적인 공동체 형태를 부과하고 작동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다시 말하면 각각의 개인에게 그들이 노동자이기 이전에, 농민이기 이전에, 부르주아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국민이라는 것을 각인시키고 또 각종의 이데올로기 장치들을 통해 실제로 그들을 한 사람의 국민으로 형성하고 재생산하는 메커니즘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국민국가가 국민사회국가로 전환되면서 다음과 같은 효과가 산출된다. 우선 사회권이 시민권으로 통합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곧 여러 가지 사회권들(무상교육, 의료보험, 실업수당, 양육비, 주거 보조비 ……)이 시민권 자체 속으로 통합되었으며, 각각의 시민 또는 국민은 개인적 권리와 정치권 이외에 사회권을 기본권으로 향유하게 되었다. 곧 사회권은 단지 가난한 자들에 대한 시혜나 구제의 의미(이는 또 하나의 차별을 의미한다)를 띠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나라의 모든 시민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적 시민권은 민주주의의 중요한 진전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의 등장 이후 이러한 사회권을 기본권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었으며, 이에 따라 사회권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시대에 가장 첨예한 정치적 쟁점 중 하나가 된다. 이런 의미에서 발리바르는 사회권들이야말로 시민권에서 가장 정치적인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사회국가의 또 다른 효과는 사회권의 귀속에서 국민이냐 아니냐가 기본적인 판단 기준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각각의 국민국가, 특히 발전한 국가들 내에는 수많은 이주노동자들 및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음에도 이들에게는 시민권이 제대로 부여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들에게는 일체의 정치적 권리가 인정되지 않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국민사회국가로의 전화는 국민국가의 민주화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진전을 나타내면서 동시에 그러한 권리를 국민으로 제한했다는 점에서는 새로운 차별의 전개 과정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국민사회국가는 사회권을 시민권 속에 포함시킴으로써 각각의 개인이 물질적으로 자립하고 안정된 삶을 꾸릴 수 있는 조건을 제도적으로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근대국가의 이념적 기초인 보편적 시민권을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권리를 국민에게만 한정한다. 이러한 모순을 발리바르는 ‘시민권=국적’의 등식으로 정의한다.

아파르트헤이트냐 보편적인 정치체에 대한 권리냐
이러한 국민사회국가의 두 가지 효과는 신자유주의적인 세계화가 전개되고 국민사회국가가 위기에 빠지면서 극적인 모순을 낳게 된다. 한편으로 사회권이 축소되고 사회적 시민권이 약화되면서 노동자계급 중 다수가 ‘재프롤레타리아화’되고 빈곤이 확대되는 경향이 발생한다. 또한 더 나아가 사회적 시민권 자체로부터 구조적으로 배제되는 집단들이 출현한다. 유럽을 비롯한 발전된 국민국가들에서 이것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이주자 및 이민자들이다. 그 근본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이 각 국민국가에서 가장 취약한 집단들에게 특히 증오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사회권에 가장 의존하는 이 후자의 집단들은 사회권의 보존 및 획득의 문제를 보편적 권리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제로섬 경쟁의 문제로 간주한다. 따라서 자신들이 겪는 어려움과 불안은 자신의 경쟁자들인 이들 외국인 이민자들 및 이주자들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이들에 대해 증오심과 배척감을 갖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 이들은 이들과의 차별을 통해 자신들의 우월성 내지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얻게 된다. 유럽의 극우파 정당들이 이들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해나간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사회국가의 위기 속에서 진보 세력의 투쟁은 단지 기존의 사회적 권리를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국민과 비국민 사이의 차이와 불평등을 그대로 방치하게 되며, 이는 다시 그러한 차이와 불평등을 통해 자신의 존재의 우월감과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는 사회적 취약 집단들이 극우파를 지지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조장하고 정당화하는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다시 국민과 비국민 사이의 불평등을 강화하고 사회적 차별을 구조화하는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보 세력의 투쟁은 한편으로 사회적 권리를 보존하고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의 외연을 국민의 차원을 넘어서 외연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발리바르는 이것은 아파르트헤이트냐 보편적인 정치체에 대한 권리냐라는 쟁점으로 표현한다.

관국민적 시민권이란 무엇인가
발리바르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럽적 시민권, 또는 좀 더 일반화하면 관(貫)국민적 시민권의 형성을 오늘날 민주주의의 근본 과제로 제기한다. ‘관국민적’이라는 관형어는 ‘transnational’의 번역으로, 이것은 “post-national”이나 “supra-national”과 구별되는 엄밀한 의미를 갖는 독자적인 개념이다. ‘포스트내셔널’이 이제 국민국가 시대가 종언을 고했으며, 탈국민적인 시대, 곧 유럽공동체라든가 기타 세계시민적인 정치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주장하는 관점을 표현하고(하버마스 등의 관점) ‘수프라내셔널’은 국민국가의 차원을 넘어선 초국민적 정치제도를 가리킨다면(유럽을 미국, 중국 등과 맞설 수 있는 열강으로 구성하려는 신자유주의적 관점), ‘트랜스내셔널’은 일차적으로 ‘trans-frontiere’, 곧 ‘국경/경계를 넘어섬’을 의미한다. 이 때 ‘국경/경계를 넘어섬’은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국경을 초월한다든가 횡단한다는 의미라기보다는 (그런 의미도 포함하지만) 일차적으로는 시민권=국적을 조건 짓는 국민적?인종적 경계, 따라서 상징적이고 동일성 중심적인 경계를 넘어선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트랜스내셔널’은 무엇보다도 국민국가 또는 국민사회국가의 모순의 핵심을 이루는 시민권=국적의 한계를 넘어서고 개조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볼 때 관국민적 시민권이란 기존의 국민국가에서 존재하고 발전해 온 시민권의 한계를 넘어서 한층 더 진전된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시민권을 가리킨다. 이것을 특별히 ‘관-국민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만큼 근대 정치를 규정해 온 시민권=국적이라는 모순을 넘어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발리바르의 관점을 드러낸다. 더 나아가 이것은 국경이라는 제도의 민주화가 민주주의의 새로운 진전을 위해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발리바르는 국경을 ‘민주주의의 반민주적 조건’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우선 국경이 정치 공동체, 특히 근대국가의 헤게모니적인 형태인 국민국가가 성립하고 존속하기 위한 본질적인 조건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국경의 설정을 통해 국민적 동일성이 물질적으로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경은 자신과 타자, 국민과 비국민을 구별하기 위한 본질적인 조건이며, 따라서 국민적 경계 바깥으로 외국인들을 배척하고 더 나아가 국민 성원들 중 일부를 외국인들로 표상하여 억압하고 배제하기 위한 제도다. 이런 의미에서 국경은 탁월한 배제의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본격화된 국민국가의 위기는 국경의 약화를 낳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상상적으로 강화하기도 한다. 초국적 자본의 힘에 의해 국민국가의 경제 및 사회 질서가 좌우되고 미국을 비롯한 초강대국의 군사적?정치적 힘에 약소 국민국가들의 흥망이 달려 있는 상황에서 인민 대중은 심각한 정체성 위협을 느끼며, 이러한 공포 내지 외상을 상상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수단을 찾는다. 이 때문에 극우 정당들이 조장하는 극단적 민족주의가 쉽게 먹혀들게 되며, 특히 사회의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개인들 및 집단들에게 더욱 더 쉽게 수용된다. 이들은 사회권 축소(곧 실업수당 삭감, 복지 예산 축소 등과 같은)의 직접적인 피해자이며, 이러한 피해의 원인이 이주 노동자를 비롯한 외국인들에 있다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포퓰리즘의 확산 속에서 이러한 대중적인 민족주의 및 인종주의는 국가 정책이 점점 더 제도적 인종주의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다시 국민과 외국인의 차별 및 배제 경향을 강화하게 되며, 유럽적인 수준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 지구 전체의 수준에서 아파르트헤이트의 경계를 구축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경향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발리바르의 답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장기적인 제도적 창조의 과제로, 인민과 주권, 시민권과 공동체 사이의 관계를 근원적으로 개조하는 것이다. 그것은 국경이 영토와 인구, 주권 사이의 관계가 물질적·제도적으로 집약되어 있는 상징적 장소이며, 따라서 세계화가 강화하고 있는 국경의 모순과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국가의 틀에 대한 변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고대 도시국가에서 제국으로, 또한 제국에서 국민국가로 이행하는 과정과 비견될 만한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갈등적인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 발리바르가 실마리 중 하나로 제시하는 것은 소속의 시민권을 거주의 시민권 내지 “이산적 시민권”(diasporic citizenship)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전자가 혈통이나 언어, 문화, 국적과 같은 공통적인 기원과 소속을 중심으로 시민권을 사고하는 방식이라면, 후자는 출신의 차별 없이 외국인들에게도 정치체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의 대응 방안은 ‘국경의 민주화’에서 찾을 수 있다. 발리바르는 특히 국경의 강화 경향에 맞서기 위한 정치의 방향을 여기에서 찾고 있다. 이것은 국경의 무조건적인 철폐라는 무정부주의적 주장(이것의 다른 표현은 세계시민주의 내지 이른바 ‘유목주의’다)과 분명하게 구별되어야 하는 테제다. 국경의 무조건적인 철폐는 오히려 경제적 세력들의 야만적인 경쟁에 좌우되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을 불러올 수 있다. 이러한 섣부른 해법 대신 발리바르는 국경에 대한 표상을 탈신성화하고 국가와 행정 기관이 개인들에 대하여 국경을 활용하는 방식을 쌍무적인 통제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국경의 민주화를 가능한 현실적인 해법으로 제시한다. 이 두 가지 대응 방안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것으로, 발리바르가 세계화와 유럽 구성의 정세 속에서 제시하는 기본적인 정치적 해법, 곧 모든 차원에서 시민권의 민주주의적 실천을 강화하고 정세적 요구에 부응하여 그러한 실천을 새로운 보편적 시민권의 창안으로 이끌어가는 해법의 한 가지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극단적 폭력과 시빌리테의 정치
발리바르 정치철학의 독창성 중 하나는 시빌리테(civilite)의 정치를 주창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시빌리테의 정치란 정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폭력, 특히 극단적 폭력의 퇴치 및 감축을 목표로 삼는 반폭력의 정치를 의미한다. 발리바르는 시빌리테의 정치를 고전적인 해방의 정치 및 마르크스주의와 푸코가 이론화한 변혁의 정치와 함께 정치의 세 가지 요소 중 하나를 이룬다고 간주한다.
발리바르가 이처럼 시빌리테의 정치를 중시하는 것은 우선 종래의 정치가 폭력의 문제에 맹목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마르크스주의를 비롯한 해방과 변혁의 정치의 경우 이러한 맹목은 좀 더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정치는 자신이 피억압자들(프롤레타리아이든 식민지 주민들이든 아니면 흑인이나 소수자 또는 여성이든 간에)의 관점에서 모든 종류의 착취와 억압, 폭력을 타파하고 해방을 이룩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단언하는데, 그것이 자신의 활동의 해방적인 성격을 강조하면 강조할수록 그만큼 자기 자신이 산출하는 폭력에 대해서는 더욱더 맹목적일 수밖에 없고, 또 그만큼 그것이 주장하는 해방의 정치는 억압과 배제의 정치로 전도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발리바르는 다른 저서들에서 마르크스주의를 비롯한 해방과 변혁의 정치사상에 내재한 이러한 맹목성을 보여 주고 있으며, 역사적 마르크스주의가 종언을 맞이하게 된 근본 원인 중 하나를 여기에서 찾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형태의 해방 및 변혁의 정치가 가능하기 위한 조건은 폭력의 문제를 정치하게 분석하고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는 조건 과 수단을 어떻게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한 전언 중 하나다.

1장 국민적 인간 : 국민 형태에 대한 인간학적 소묘
사람들은 국가 바깥에서도 개인은 개인으로서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발리바르는 현대사회에서 모든 개인은 ‘국민적 인간’이라고 주장한다. 항상 이미 국민으로 호명된 인간적 조건에서 민주주의는 어떻게 가능한가? 이것이 1장의 핵심 물음이다.

2장 동일성/정상성
국민적 인간으로서의 개인들은 국민으로서의 동일성을 갖는다. 그리고 그것은 ‘정상적인’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한 조건이다. 따라서 국민적 동일성은 ‘비정상적인 것들’을 배제한다. 비정상적인 것들을 배제하지 않는 동일성은 불가능한가?

3장 정치체에 대한 권리인가 아파르트헤이트인가
지난 1980년대 이래 유럽 정치의 핵심 쟁점은 이주자들에 대한 통제와 배제의 문제였다. 발리바르는 이것이 유럽적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초래한다고 경고하면서 그 대안으로 이주자들에게 정치체에 대한 권리를 부여할 것을 제안한다.

4장 공동체 없는 시민권?
근대적인 정치 공동체의 전형이 국민 공동체이고, 국민 공동체가 정치적 권리를 국민에게만 배타적으로 부여한다면(시민권=국적), 탈-근대 민주주의의 과제는 배타적이지 않은 정치 공동체를 모색하는 일이다. 쉬나페르·랑시에르·낭시 같은 정치철학자들과의 토론을 통해 이러한 가능성을 모색한다.

5장 공산주의 이후의 유럽
공산주의는 근대 정치에서 해방의 대명사로 존재해왔다. 하지만 지난 80여 년 간 존재했던 현실 공산주의는 억압과 배제의 정치로 얼룩져왔다. 국가 공산주의의 몰락 이후 본격화된 새로운 정치적 기획으로서의 ‘유럽 건설’은 국가 공산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는 관국민적(trans-national) 정치체로 구성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고, 또 그 장애물은 어떤 것인가?

6장 세계의 국경들, 정치의 경계들
세계화는 국경 없는 세계를 약속했지만, 현재의 세계는 유례없는 국경의 강화와 문화적·인종적·종교적 경계들의 증식으로 요동치고 있다. 따라서 ‘국경의 민주화’는 오늘날 민주주의를 재발명하기 위한 근본 조건이 되고 있다.

7장 폭력과 세계화 : 시빌리테의 정치는 가능한가?
국경의 강화와 경계들의 증식은 폭력의 확산을 의미한다. 발리바르는 자본주의적인 구조적 폭력 이외에 극단적 폭력이라는 새로운 폭력 형태가 출현했다고 진단한다. 극단적 폭력은 대규모의 살상, 종족 청소와 더불어 압제에 저항하는 잔혹한 대항 폭력을 조장한다. 오늘날 새로운 해방의 정치를 사고하기 위해 반(反)폭력의 정치로서 시빌리테의 정치가 필수적인 과제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8장 미완의 시민권을 향하여
발리바르는 8장에서 네덜란드 정치학자인 헤르만 판 휜스테렌의 ‘운명 공동체’ 및 ‘미완이 시민권’이라는 개념을 검토한다. 운명 공동체는 이름과 달리 출생이나 기원의 공통성과 관계없이(따라서 인종적·민족적인 조건에서 벗어나) 형성된 공동체를 지칭하며, 미완의 시민권은 시민권을 위로부터 부여된 지위가 아니라 시민들 스스로 능동적으로 성취해 가는 과정으로 사고해야 함을 함축한다. 따라서 이 두 개념은 탈국민적 정치 공동체를 사고하기 위한 좋은 발판이 될 수 있다.

9장 “유럽에는 아무런 국가도 존재하지 않는다”
5장 “공산주의 이후의 유럽”과 더불어 가장 먼저 씌어진 이 글은 국가 공산주의의 몰락과 세계화라는 정세 속에서 유럽의 상황을 ‘국가 없는 국가주의’로 규정한다. 민주주의적인 정치 공동체로서의 국가가 부재한 가운데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국가 장치들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를 폐지하거나 국가에서 벗어나는 것보다는 민주주의적 정치 공동체의 새로운 형태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10장 시민들의 유럽
10장의 핵심 주제는 ‘유럽적 시민권’이다. 유럽적 시민권이란 지금까지 개별 국민국가의 차원에서 존재하던 시민권을 유럽 차원으로 확장하는 것을 의미하는가? 발리바르는 이것은 시민권에 대한 관료적 발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유럽적 시민권은 국민국가에서 이룩한 민주주의의 성과를 한층 더 발전시키는 것이 되어야 하며, 그것은 시민들의 집합적인 통치 역량을 강화하고 국민국가에 고유한 배제 구조를 개조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11장 주권 개념에 대한 서론
세계화 및 국민국가의 쇠퇴는 주권 개념에 대한 재고찰을 요구한다. 발리바르는 11장에서 칼 슈미트가 제안하는 주권 개념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를 위해 그는 장 보댕의 주권 이론으로 되돌아가 주권 개념의 기본 요소를 밝혀내고, 민주주의의 기초 중 하나인 루소의 인민주권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길을 모색한다.

12장 험난한 유럽 : 민주주의의 작업장
지난 2005년 유럽 헌법안의 부결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현재 진행 중인 유럽연합 건설은 근본적인 모순에 빠져 있다. 그것은 유럽연합을 주도하는 세력들이 더 많은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정치체로서의 유럽을 추구하기보다는 미국 및 중국/일본과 패권을 다툴 수 있는 열강으로서의 유럽을 원하기 때문이다. 발리바르는 유럽은 민주주의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정치체가 아닌 한 존재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민주주의적인 유럽 건설을 위한 쟁점들을 검토한다.

목차

서문
서막 : 유럽의 경계들에서

1부 국민적 공동체주의의 위기

1장 국민적 인간 : 국민 형태에 대한 인간학적 소묘
“국민의 종언”
국민들과 국민 형태
국민 형태와 인간학적 차이들
국민들과 국민주의/민족주의
“일차적” 동일성과 “이차적” 동일성

2장 동일성/정상성

3장 정치체에 대한 권리인가 아파르트헤이트인가?
“국민적 공화주의”의 공식화
재식민화된 이민?
유럽의 “아파르트헤이트”를 향하여?
능동적 시민들로서 미등록 체류자들

4장 공동체 없는 시민권?

2부 경계들의 폭력, 경계 없는 폭력

5장 공산주의 이후의 유럽
혁명인가 복고인가?
두 개의 순환
한 역사 속의 두 개의 역사
유럽이라는 유령
공산주의인가 민족주의인가?
반주변 국가와 그 해체
유럽에서 국가가 붕괴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6장 세계의 국경들, 정치의 경계들

7장 폭력과 세계화 : 시빌리테의 정치는 가능한가?
시민권과 시빌리테 : “권리들에 대한 권리”라는 질문
유럽의 아파르트헤이트 또는 경계들의 폭력
세계적인 예방적 대항 폭력 또는 “국경 없는” 폭력
결론

8장 미완의 시민권을 향하여

3부 인민의 권력과 유럽에서 시민권의 장래

9장 “유럽에는 아무런 국가도 존재하지 않는다”

10장 시민들의 유럽

11장 주권 개념에 대한 서론
슈미트의 “예외”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주권의 징표들” : 보댕, 홉스와 정치적인 것의 우위
“인민의 주권성” : 위험스러운 도약

12장 험난한 유럽 : 민주주의의 작업장

옮긴이 해제

저자소개

에티엔 발리바르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2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에티엔 발리바르는 1942년 프랑스 아발롱에서 태어나 윌므가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루이 알튀세르, 조르주 캉길렘, 자크 데리다 등에게 사사를 받았다. 파리 1대학과 파리 10대학에서 철학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파리 10대학 명예교수이다. 또한 파리 10대학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 캠퍼스의 특훈교수를 지냈고 현재는 미국 컬럼비아대학 프랑스어학과 방문교수로 재직 중이다. 20대에 이미 스승 루이 알튀세르와 함께 마르크스주의 개조 작업을 이끌어 나가 세계적인 마르크스주의자로 명성을 떨쳤으며, 1980년대 이후에는

펼쳐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연세대 철학과와 동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철학과 대학원에서 스피노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고, 『황해문화』 편집위원으로 있다. 저서로는 『애도의 애도를 위하여』,『을의 민주주의』,『알튀세르 효과』(편저), 『스피노자의 귀환』(공편), 『포퓰리즘과 민주주의』(편저) 등이 있으며, 자크 데리다의 『법의 힘』, 『마르크스의 유령들』, 에티엔 발리바르의 『스피노자와 정치』, 『우리, 유럽의 시민들?』, 『폭력과 시민다움』, 피에르 마슈레의 『헤겔 또는 스피노자』, 자크 랑시에르의 『불화: 정치와 철

펼쳐보기

사회과학 분야에서 많은 회원이 구매한 책

    리뷰

    10.0 (총 0건)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북피니언 지수 최대 600점

    리뷰쓰기

    기대평

    작성시 유의사항

    평점
    0/200자
    등록하기

    기대평

    0.0

    판매자정보

    • 인터파크도서에 등록된 오픈마켓 상품은 그 내용과 책임이 모두 판매자에게 있으며, 인터파크도서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

    판매자

    (주)교보문고

    상호

    (주)교보문고

    사업자 종류

    법인사업자

    사업자번호

    102-81-11670

    연락처

    1544-1900

    이메일

    callcenter@kyobobook.co.kr

    통신판매 신고 번호

    01-0653

    영업소재지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종로1가,교보빌딩)

    교환/환불

    반품/교환 방법

    ‘마이페이지 > 취소/반품/교환/환불’ 에서 신청 또는 1:1 문의 게시판 및 고객센터(1577-2555)에서 신청 가능

    반품/교환가능 기간

    변심 반품의 경우 출고완료 후 6일(영업일 기준) 이내까지만 가능
    단,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반품/교환 비용

    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의 하자로 인한 교환/반품은 반송료 판매자 부담

    반품/교환 불가 사유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악세서리 포함) 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상품 품절

    공급사(출판사) 재고 사정에 의해 품절/지연될 수 있음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배송안내

    • 교보문고 상품은 택배로 배송되며, 출고완료 1~2일내 상품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 출고가능 시간이 서로 다른 상품을 함께 주문할 경우 출고가능 시간이 가장 긴 상품을 기준으로 배송됩니다.

    • 군부대, 교도소 등 특정기관은 우체국 택배만 배송가능합니다.

    • 배송비는 업체 배송비 정책에 따릅니다.

    • - 도서 구매 시, 1만 원 이상 무료, 1만원 미만 2천 원 - 상품별 배송비가 있는 경우, 상품별 배송비 정책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