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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혀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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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귐의 기도] 김영봉 목사의 첫 설교집!
- 요한복음 시리즈 제1권


부활하신 주님의 손에 온전히 잡히는 것,
이것이 요한복음이 말하는 "부활의 영성"입니다!


"저는 부활의 영성이 개신교회에서 더욱 강조되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십자가의 영성을 전제한 상태에서 말입니다. 개신교회의 시조라 할 수 있는 마르틴 루터가 십자가의 신학을 얼마나 강조했습니까? 개혁교회의 시조인 장 칼뱅이, 감리교회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가 십자가의 영성을 얼마나 강조했습니까? 그러므로 지금 개신교회 안에 뿌리 내리고 있는 사순절 전통은 아주 좋은 변화입니다. 특히, ‘성공의 신학’과 ‘영광의 신학’이 지배해 온 한국 교회이기에, 십자가의 영성을 강조하는 것은 더없이 긴요하고 적절한 일입니다. 다만, 그와 동일한 열심과 열정으로 부활의 영성에 대해 연구하고 묵상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신약성경에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십자가의 길을 완주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부활의 영성입니다. 바울 사도가 말한 그대로입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분의 고난에 동참하여, 그분의 죽으심을 본받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르고 싶습니다”(빌 3:10-11). 우리가 이 세상의 구원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고 그분의 죽으심을 본받으려면, 먼저 그분의 부활의 능력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이 땅에서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있고, 마침내 나도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특징
- 요한복음 20-21장을 본문으로 부활 신앙을 다룬 18편의 설교
- '김영봉 목사의 영성설교'(요한복음) 시리즈 첫 권
- 김회권 목사의 '해설과 논평' 수록

독자 대상
- 그리스도인의 참된 정체성과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
-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며 하나님과 기독교 신앙에 냉담기를 거치고 있는 이들
- 갓 신앙생활을 시작하여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
- 말씀을 선포하고 전하는 목회자, 선교단체 간사, 신학생

추천사
“김영봉 목사의 이 설교집은 하나님의 백성을 위로하는 책이다. 그는 마른 풀처럼 시든 백성을 소생시키기 위해 말씀을 부단히 연구하고 묵상한 후 간절함과 친절함으로 말씀을 대언한다. 그는 이 대언 사역을 통해 회중과 독자들을 영감된 성경 말씀의 세계 속으로 초청하고 있다.”
- 김회권 목사 |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그는 청중들을 성서 텍스트의 깊이로 끌어들일 줄 안다. 이것은 대중전달의 수사학이 아니라 성서 텍스트의 영적인 깊이로 들어간 사람에게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존재론적 능력이다. 그는 영적인 현실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은 사람답게 성서 텍스트와 창조적인 차원에서 대화할 줄 알고, 그런 대화를 청중들과 다시 나누고 있다. 이것은 누구에게서 배워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니, 한분에게서만 배울 수 있을 뿐이다. 진리의 영이신 성령이 바로 그분이다.”
- 정용섭 목사 | [설교의 절망과 희망] 저자

해설과 논평

김회권 목사 |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신약학자이자 중견 목회자인 와싱톤한인교회 김영봉 목사의 첫 설교집 [잡혀야 산다]는 목회 현장에서 선포한 설교를 묶은 요한복음 강해 설교집이다. 이미 [사귐의 기도]와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 등의 책으로 상당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저자는, 요한복음 강해 설교 첫 권을 1장이 아니라 20장부터 출판하게 된 배경을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가톨릭교회 전통에 보존된 영성 훈련을 개신교에 도입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하며 개신교인들의 영성 훈련을 강조해 온 저자이지만, 한국의 개신교회가 사순절 고난주간 축성(祝聖) 등을 통해 십자가의 영성을 강조한 나머지 부활 신앙의 의미를 간과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부활’ 본문부터 출판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십자가의 ‘고난의 영성’과 ‘부활 신앙’을 조화시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각각의 설교는 아라비아 숫자로 표시된 몇 개의 단락으로 구분된다. 설교는 기승전결의 구조를 따르고 있으며, 주제 도입, 본문과 주제의 관련성 언급, 주제 중심의 본문 요약, 신앙적 함의 도출과 실천을 위한 권면, 마무리 기도 순으로 구성된다. 18편의 설교 모두를 관통하는 중심 주제는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육신이 되어 인간의 삶의 자리를 친히 찾아오신 말씀이신 하나님의 사랑”과 “그 사랑에 붙잡힌 사람의 행복과 사명감 넘치는 삶”이다.

목회적 현장성과 관심이 드러나 있는 설교

무엇보다도, 이 강해서는 분명한 목회적 현장성과 관심이 잘 부각된 책이다. 이 책은 강단에서 구두로 선포된 말씀이 갖는 구어적이고 대화적인 역동성을 충실히 되살리고 있으며, 그 결과 예수님의 목회자적인 면모를 풍성하게 드러내 준다. 설교 끝에 배치된 기도문은 독자들에게 설교가 선포되는 현장에 초청받은 듯한 포근함을 안겨 준다. 거대담론을 지향하거나 고답적인 이상주의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성도들에게 지금 서 있는 곳에서 반걸음만 더 전진하도록 격려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의 회중은 특정 교회의 회중이지만, 세계 어느 곳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들어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 만큼 그 내용이 포괄적이고 보편적이다. 이 설교를 듣는 회중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 의심과 신앙의 경계선, 투신과 관망의 경계선, 불안과 확신의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며 하나님과 기독교 신앙에 냉담기를 거치고 있는 사람들로 설정된다. 책 전반에 걸쳐 설교자 자신이 회중의 삶 속에 구체적으로 뿌리 내리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신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인 요한복음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저자의 설교는 제자들의 자폐적인 불안과 두려움의 영역으로 깊숙이 찾아오신 예수님의 체휼을 잘 드러내고 있다.
3장 ‘큰일은 없다’는 유대인 당국자들이 두려워 빗장을 걸어 놓고 방에 숨어 있는 제자들의 심리를 분석함으로써 두려움과 불안에 짓눌린 회중을 본문 속으로 깊숙이 초청한다. 저자는 여러 가지 불안과 두려움의 예를 나열한 뒤에 본문의 핵심 주제인 예수님의 부활 인사─“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를 분석한다. 저자는 회중에게 “큰일 났다”는 식의 감정에 기만당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회중이 처한 불안과 두려움을 말씀으로 돕고자 하는 목회자의 진심이 잘 부각되고 있다. 4장 ‘죽는 것이 더 나은 인생은 없다’는 자살 충동에 시달릴 정도로 절망적인 교우들까지 고려한 설교다. 저자는 자살자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가톨릭교회의 교리를 비판적으로 논평한 뒤에 자살한 사람에게도 구원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말씀을 덧붙인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자살 충동에 시달릴 정도의 극한 환난과 불행에 처한 성도들에게는 과도한 자기연민에 빠지지 말 것을 강조한다. 설교의 결미에서 발달장애아를 낳고 절망에 빠졌던 부부가 절망을 극복한 이야기와 뇌성마비 아들과 함께 달리는 호잇 부자의 절망 극복 사례를 인증하며, “죽는 것이 더 나은 인생은 없다”는 주제를 다시금 강조한다.

말씀을 천착하는 설교

둘째, 본서에 담긴 설교들은 본문 위주의 강해 설교이면서 동시에 중요한 신앙 원리를 조리 있게 해설하는 주제 설교이기도 하다. 저자는 회중의 실존적 상황과 말씀을 밀착시키면서도 대체로 모든 성경 구절에 거의 동등한 관심과 주목을 보인다. 말씀 자체를 단순히 많이 읽거나 인용하지는 않으면서도 말씀의 중심 주제를 잘 천착하고 있다. 마치 이삭이 샘을 파서 우물을 얻듯이, 저자는 동일한 본문으로부터 상이한 주제들을 파내어 성도의 삶과 본문을 밀착시킨다. 예배 시간에 읽는 본문이 회중(독자)의 당면한 삶과 아주 밀접하다는 깨달음을 주려고 한다.
6장 ‘누가 성령을 두려워하는가’는 성령론이다. 저자는 참된 신앙은 성령의 감동을 통해서 온다는 진리를 강조한다. 성령을 두려워하지 말고 성령께 마음을 열어 성령의 불가항력적인 주장하심을 경험해 보자고 설득한다. 하나님의 신비에 젖는 체험을 사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한편, 성령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은 성령을 회피해 가면서 우리 생을 허망하게 소비하게 만들려는 악한 영의 속임수라는 점을 재차 역설한다. 저자는 성령의 만지심을 경험하는 다양한 계기를 언급하며(영성수양회, 예배, 선교지, 봉사, 기도회) 부활하신 예수님(성령)을 영접하도록 유도하는 기도로 설교를 마무리한다. 7장 ‘얼숨으로 산다’는 영성생활의 기본인 영적 호흡(얼숨), 곧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룬다.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절의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구절을 해설하면서, 쉬지 않고 기도하는 행위의 참뜻을 제시한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영적 사귐과 공명을 그치지 말라는 뜻이다. 여기서 기도의 본질은 하나님께 필요를 아뢰고 청구하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과 사귀는 것이며 하나님의 생명으로 들숨과 날숨을 삼는 호흡 행위임이 드러난다. 저자는 사업 성공을 위한 기도보다 하나님과의 깊은 인격적 교제가 사업 성공에 더 도움이 될 가능성을 암시한다. 저자는 얼숨 훈련을 통해 성령 충만에 이를 때 얻게 되는 17가지 유익들을 나열한다.
8장 ‘죄의 심장을 쏘다’는 종교 다원주의에 대한 요한복음의 입장을 간결하게 다룬다. 불교의 사성제와 유교의 인의 구현과 기독교의 구원관 사이의 유사점을 잠시 언급한 후 기독교가 말하는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회복이 불교의 열반이나 유교의 극기복례와는 전혀 다른 진리의 봉우리임을 강조한다. 공격적인 언사는 자제되어 있으나, 이 설교는 확실히 기독교 신앙의 절대적 우위성을 믿도록 유도하고 있다. 저자는 기독교의 죄론, 곧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과 파탄이야말로 모든 고등종교가 바라본 인간 고통의 현상 너머에 있는 본질임을 강조한다. 크레이그 그로쉘 목사의 [목사로 산다는 것]에서 인용한 예화는 감동적이다. 한 목회자가 죄와 혈투를 벌여 마침내 성령의 능력으로 이겨 가는 과정은 회중들에게 구체적인 적용이 가능한 메시지일 것이다. 결론부에 가서 저자는 결신을 가로막는 근원적인 죄를 버리고 성령의 다스림을 받아 죄를 이기고 무한 자유를 누리기를 사모하자고 호소한다. 저자는 여기서 구원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구원의 감격은 반드시 선교적 사명으로 승화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구도자적 영성을 강조하는 설교

셋째, 이 강해서는 거대담론이나 사회적 실천을 독려하기보다는 성도 개개인과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 곧 신앙 입문의 의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앙 입문을 열망하는 사람들을 향해 일상생활을 유심히 살피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현존을 발견할 수 있는 소소한 단서들을 잘 포착하여 일상의 한복판에 와 계신 예수님을 발견하고 경배하도록 격려한다. 노동의 대가가 전혀 보답되지 않는 차가운 갈릴리 바다의 밤 한 자락에 찾아오신 예수님을 회중 각자의 고단한 일상생활 현장에서 발견하고 만날 것을 권면한다. 이것이 이 책 전체에서 자주 강조되는 ‘구도자적 영성’이다.
1장 ‘그가 보고 믿었다’는 구도자적 영성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저자는 요한복음 20장 1-14절에 나오는 사도 요한을 구도자적 영성을 가진 인물로 규정한다. 요한은 빈 무덤에서 개켜 있는 수의를 보고 부활을 열광적으로 확신하지 못했으나 부활의 가능성을 남겨 두는 신중한 사유에 머문다. 이 설교에서 저자는 부활을 믿을 수 없다고 여기는 현대인들을 어느 정도 동정하면서도 부활을 믿는 것이 꼭 이성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저자는, 이성의 목적은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믿으려고 애쓰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저자는 여기서 “주의 깊이 살피고 생각하고 기도하면 믿음의 길이 열립니다”고 말한다(26쪽). 이 설교집 전체에서 저자는 이런 구도자적인 영성을 ‘관조적인 삶’, ‘묵상적인 삶’이라고 칭하며 강조한다. 이 구도자적 영성은 광신주의적 열정도 배격하지만 차가운 교조적인 이성주의도 경계한다.
비슷한 논지를 펼친 설교는 11장 ‘정직한 의문에 길이 있다’와 12장 ‘그것이 사실인지 알아보려고’이다. 11장에서 저자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옆구리 상처에 손을 넣어 보기 전에는 믿지 못하겠다고 소리치는 도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저자가 보기에 도마는 투박하고 직선적인 기질에도 불구하고 구도자적인 품성을 보였다. 저자는 빌립보서 3장 12-15절을 인용하면서 진정한 구도자의 표상인 사도 바울을 언급한 후 회중을 향해 주님을 영접하도록 격려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12장 ‘그것이 사실인지 알아보려고’에서 저자는 자신이 2002년 코스타 집회에서 우연히 만난 한 교우의 간증을 소개한다. 이 일화를 통해 저자는 맹목적이고 강압적인 분위기의 한국 교회의 풍속을 꼬집으면서, 신앙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는 태도를 시험에 빠진 것이라고 비판하는 한국 교회의 미성숙함을 은근히 비판한다. 저자는 한국 교회가 교우들의 이성적인 사유와 의심의 권리를 정당하게 인정할 것을 강조한다. 여기서 저자는 감리교의 중심이 되는 네 기둥, 곧 가운데 중심 기둥인 성경과 바깥의 작은 세 기둥인 경험, 전통, 이성의 자리를 설명하며 이성 존중의 감리교 전통을 소개한다. 하지만 저자는 웨슬리의 전통을 따라 이성의 과대평가도 경계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영혼으로 하나님과 깊이 사귀고, 정신으로 부단히 질문하고 탐구하며, 몸으로 부지런히 섬기고 헌신하는 삶”을 이상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이라고 규정한다(218쪽).
하지만 저자는 인간의 능동적인 구도자적 분투 자체가 구원을 가져다준다고 보지는 않는다. 신자 각 사람이 노력하고 기도하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즉시 회복되고 만사가 형통해진다고 설교하지 않는다. 그래서 구도자의 영성이 중요함에도 그 자체가 믿음의 충분조건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하나님 은총의 주도성을 강조한다. 2장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고 있다’에서 저자는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인격적 만남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활의 현실이 내 삶속으로 뚫고 들어와야 합니다”(38쪽). 사도 요한의 관조적이고 묵상적인 삶이 요한의 신앙 입문에 결정적으로 중요했으나 더 중요한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친히 찾아와 주심이라는 것이다.
13장 ‘보는 것으로는 믿지 못한다’에서 저자는 중세의 천재 화가 카라바조의 불행한 인생 이야기로 설교 주제를 도입한다. ‘도마의 의심’이라는 그림을 그린 카라바조가 도마와는 달리 끝내 기독교 신앙에 입문하지 못한 이유를 따져 본다. 저자는 카라바조가 눈으로 보고 손으로 확인하는 데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저자는 그림 속 도마가 카라바조 자신의 분신이라고 추정한 뒤에 그가 예수님의 상처에만 집중했기에 신앙에 이르지 못했다고 추정한다. 도마에 관한 앞선 두 설교에서는 진지한 구도적 질문은 믿음에 이르게 한다고 강조했으나, 이제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믿음에 이르려는 참된 열망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저자는 이 설교들을 통해 이성과 신앙의 접점, 의심과 확신의 긴장 관계를 건설적으로 다룬다. 특히 저자는 의심과 신앙의 경계를 포용하며, 현재 잘 믿지 못한 채 도마처럼 의심에 시달리는 영혼, 확실한 믿음의 증거를 찾고자 갈망하는 개인에게 동정적으로 접근한다.

구원을 넘어 선교적 사명을 설득하는 설교

넷째,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이 책은 기독교 신앙의 사회적 적용을 섣불리 시도하지 않으며 성도들의 실존적 필요에 초점을 맞추어 본문을 해석하고 있다. 본문의 역사적, 정치사회적 맥락이 배제되고 개인과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가 전면에 배치된 요한복음의 분위기에 맞는 설교인 셈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실존적 구원은 반드시 선교 지향적인 성육신적 사랑의 실천으로 귀결된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요한복음의 구원과 영생, 하나님의 사랑은 강력한 사회적 지향성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하나님의 구원과 선교 사명의 논리적 관계를 명료하게 밝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5장 ‘교회는 종착역이 아니다’에서 저자는 예수 그리스도가 주시는 구원의 목적지는 교회가 아니라 교회 밖의 더 넓은 세계임을 강조한다. “부활하신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 내면을 짓누르고 있는 불안과 두려움을 치료하시고 우리의 영을 새롭게 하셔서, 마음의 빗장을 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도록 우리를 변화시키십니다”(88쪽). 부활의 숨결을 받아 성령 충만하게 되어 세상과 대결할 수 있고 세상을 박차고 나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교회 안의 인간관계로 상처입은 사람들도 상처에 집착하지 말고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사귐에 힘써야 한다. 저자는 영적 성숙이 공동체 안에서 부대끼고 어울리면서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속회나 구역 모임 같은 소규모 공동체 안에서의 영적 교제를 강조한다.
9장 ‘하나님은 이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신다’에서 저자는 부활하신 예수께서 교회에게 세상 죄를 해결할 능력과 권한을 부여하셨음을 상기시키며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의 교회론을 주창한다(벧전 2:9). 선교는 곧 세상 죄들을 해결하기 위한 교회의 노력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성경의 사상을 “하나님은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신다”라는 한 문장으로 감히 요약한다(159쪽). 저자에 따르면 구약의 제사장은 기다리는 제사장이나 신약의 제사장은 현장으로 찾아가, 세상 죄를 없이 하는 제사장이다. 세상 죄를 없애는 활동이 왕 같은 제사장들인 그리스도인들의 선교다. 이 선교에 참여하기 위한 두 가지 조건은 성령께서 각자의 삶과 인격 속에 일으키신 변화의 증거가 있어야 하며, 세상에 대해 애타는 마음이다. 변화된 증거와 애끓는 관심, 이것이 세상을 위한 왕 같은 제사장의 본분이다.
10장 ‘사랑이면 된다’는 하나님의 본질이 사랑임을, 성경 66권의 핵심이 “하나님은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신다”임을 재차 강조한다. 사랑받을 자격을 의심하며 괴로워하는 성도들에게 로마서 5장 8절로 위로한다. 하나님의 사랑에 취하면 내면의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치유 경험은 세상을 향한 전도와 선교의 원동력이 된다. 저자에 따르면 하나님의 사랑이 마음의 빗장을 열게 하고, 집을 열게 하며, 지갑을 열게 한다. 그런 점에서 다른 사람에게 선교하러 가기 전에 하나님의 사랑으로 자기 자신에게 선교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재미있으면서도 통찰력이 있다. 이 설교도 하나님의 구원은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에 대한 선교적 열정과 사명감으로 승화되는 과정을 잘 부각시킨다. 14장 ‘새 세상으로 날다’는 요한복음의 저술 목적을 한 항공사의 광고와 IMF 시절 파출부 생활을 시작해 절망을 극복한 한 교우의 간증을 통해 해설한다. 예수 안에서 구원받은 삶은 세상으로 들어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선교의 삶으로 이어진다는 진리다.
15장 ‘내 배가 비었다’에서 저자는 사람 낚는 어부의 소명을 배반했다가 다시 찾은 시몬의 영적 방황과 회복을 다룬다. 저자는 베드로의 이야기를 통해 모든 독자를 베드로의 자리로 불러낸다. “나는 무엇을 낚으며 인생을 보내는가?” 성도는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사람을 낚아 구원하는 전도 사역자로 부르심 받았음을 상기시키면서 전도자가 받게 될 상급을 강조한다. 여기서도 구원은 전도 사명으로의 부르심으로 귀결된다. 16장 ‘가득 찼으나 찢어지지 않았다’에서 저자는 두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땀 흘리는 일상생활의 현장이 부활하신 주님의 구원을 경험하는 현장이 된다. 주님은 회의실, 세탁소, 슈퍼, 자동차 정비소에도 오신다. 물질계에서 벌어지는 일상생활이 영적 진리를 경험하고 발견하는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저자의 설교에는 성례전적인 통찰이 자주 발견된다. 둘째, 부활하신 주님이 우리의 텅 빈 배 같은 누추한 일상에 찾아오시는 목적은 삶의 그물을 가득 채워 주시기 위함이다. 하지만 요한복음의 영생과 풍요가 물질적인 부의 축적이나 세상사의 만사형통이 아님을 강조한다. 저자는 가득 찬 삶의 그물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그분의 명령에 따라 사는 데까지 나아가도록 격려한다.
17장 ‘깨어짐이 희망이다’에서 저자는 ‘사랑하다’라는 동사를 표현하는 헬라어 동사 ‘아가파오’와 ‘필레오’를 구분한다. 아가파오는 절대적으로 신실하고 심지어 자기희생적이기까지 한 신적인 사랑을 의미하고, 필레오는 자연적인 애정이나 우정에 기반한 사랑이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아가파오를 기대하지만 베드로는 필레오 정도의 사랑 고백밖에 하지 못한다. 저자는 이 대화를 통해 베드로와 예수님 사이에 이뤄진 화해와 회복의 과정을 정치하게 되살린다. ‘베드로’라는 사도적 이름 대신에 다시 자연인 ‘시몬’이라고 불린 베드로는, 예수님을 사랑하되 ‘아가파오’의 사랑이 아니라 ‘필레오’의 사랑으로밖에 사랑하지 못함을 인정한다. 예수님이 체포되던 그 밤에 했던 아가파오의 사랑 맹세는 파산되었음을 고백한 것이다. 예수님은 이런 베드로의 자기 한계 인정과 고백을 받으시고 그에게 다시 한 번 목양 사명을 위임하신다. 인간적 사랑인 필레오의 사랑 고백에 머문 베드로를 살려 주시기 위해 예수님은, 마침내 세 번째에는 필레오의 사랑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으셨던 것이다. 예수님이 연약한 베드로의 자리에 와서 함께 서 주신 것이다. 인간적 무능력과 한계에 말없이 공감해 주신 것이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나이의 의기와 용맹을 원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토록 배려하고 체휼해 주신 예수님의 사랑에 감읍하고 응답하는 사랑을 원하신 것이다. 저자는 청중과 독자들에게 각자 사랑에 무능한 자임을 고백하고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감읍하고 감화되는 단계를 거친 후에 주님의 양떼를 섬기는 목자로 살아가자고 호소한다.
18장 ‘잡혀야 산다’는 요한복음의 영성을 압축한다. 하나님의 구원은 거짓된 자아를 부인함으로써 참된 자아를 되찾는 일이다. 저자는 하나님과 분리된 인간이 참된 자유와 독립을 누릴 수 있다고 보는 현대의 낙관주의는 진리에서 크게 이탈한 이설이며 오히려 하나님께 의존하는 삶이야말로 독립적인 삶이요 성인다운 삶임을 강조한다. 이것은 기독교 영성의 신비이기도 하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사랑의 그물에 포획된 자로서 참 베드로가 되었고 자신의 소명에 충실한 사명자가 되었다. 예수님의 손에 붙잡혀 사명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영생을 사는 길이다. 본 강해서는 베드로적인 의미의 신적 포획 속에서 참다운 자아를 되찾고 구원을 누리며 세상을 향한 사명자의 삶을 살아가는 인생의 행복을 노래한 이용도의 기도시로 마무리된다.

결론: 하나님의 백성을 위로하는 책

하나님께서는 예언자 이사야에게 70년의 바벨론 포로살이로 영육이 황폐케 된 하나님의 자녀들을 향해 “내 백성을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고 명령하셨다. 여기서 “위로하다”라는 말은 직역하면 ‘마음에 대고 말하다’는 뜻이다. 이 말은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이치에 와 닿게”, “설득력 있게 말하라”는 의미다. 동시에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흡족히 경험하도록 하나님의 심장을 백성들의 심장에 잇대어 주듯이 말하라”는 것이다. 김영봉 목사의 설교집은 이런 점에서 하나님의 백성을 위로하는 책이다. 누가 이 거칠고 참혹한 불확실성의 세계에 살면서 하나님의 위로, 심장에 와서 파동 치는 감동으로 타전되는 하나님의 말씀을 필요로 하지 않겠는가? 저자는 마른 풀처럼 시든 백성을 소생시키기 위해 말씀을 부단히 연구하고 묵상한 후 간절함과 친절함으로 말씀을 대언한다. 그는 이 대언 사역을 통해 회중과 독자들을 영감된 성경 말씀의 세계 속으로 초청하고 있다.
모든 성경에는 하나님의 숨결이 고취되어 있다. 믿는 마음으로 읽고 묵상하면 성경 구절은 독자에게 하나님의 생기를 고취시킨다. 하나님의 영감으로 된 성경은 인간의 자기중심성과 권력 의지를 부단히 경계하고 질책한다. 동시에 그것은 하나님의 자녀들을 지지하고 격려하며 하나님의 선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도록 해준다. 하나님의 영감으로 생성된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믿음의 지혜, 곧 구원을 가져다주는 믿음의 지혜를 가르쳐 준다. 그 지혜는 오늘도 파산과 실패를 경험한 허무의 일상 속으로 찾아오셔서 사랑의 그물질을 하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조우하게 만드는 지혜다. 텅 빈 배, 절망과 탄식으로 얼어붙은 추운 밤 같은 일상생활의 현장이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실 가능성이 매우 많은 일상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아마도 자신의 허무해 보이는 일상의 자리를 유심히 살피면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현존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목차

시작하는 말

1. 그가 보고 믿었다(요 20:1-10)
2.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고 있다(요 20:11-18)
3. 큰일은 없다(요 20:19-23)
4. 죽는 것이 더 나은 인생은 없다(요 20:19-21)
5. 교회는 종착역이 아니다(요 20:19-23)
6. 누가 성령을 두려워하는가(요 20:22)
7. 얼숨으로 산다(요 20:22)
8. 죄의 심장을 쏘다(요 20:19-23)
9. 하나님은 이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신다(요 20:23)
10. 사랑이면 된다(요 20:19-23)
11. 정직한 의문에 길이 있다(요 20:24-29)
12. 그것이 사실인지 알아보려고(요 20:24-29)
13. 보는 것으로는 믿지 못한다(요 20:24-29)
14. 새 세상으로 날다(요 20:30-31)
15. 내 배가 비었다(요 21:1-14)
16. 가득 찼으나 찢어지지 않았다(요 21:1-14)
17. 깨어짐이 희망이다(요 21:15-17)
18. 잡혀야 산다(요 21:18-25)

해설과 논평

본문중에서

주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서로 다른 몫을 주시며, 다른 부름을 주십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받은 몫이 무엇인지를 따져 물으면서 자신의 몫과 비교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믿는 주님을 불신하는 일입니다. 주님이 진실로 신실한 분임을 믿는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은사와 소명과 운명에 감사하고, 나에게 주어진 은사와 소명과 운명에 성실해야 합니다. 그것이 주님께 붙잡혀 살아가는 사람의 자세입니다.
"잡혀야 산다." 이것이 요한복음의 결론입니다. 생명의 복음의 결론입니다. 부활하셔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의 손에 잡히는 것, 이것이 참으로 사는 길입니다.
(/ pp.315~316)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23종
판매수 10,753권

감리교신학대학교 대학원(M.Div.) 미국 남감리교대학교(SMU) 퍼킨스신학대학원(STM)에서 수학한 뒤, 캐나다 맥매스터대학교에서 신약성서와 기독교 기원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1992년부터 10년 동안 협성대학교 신학과에서 신약학을 가르쳤다. 2005년부터 11년 동안 미국 버지니아 주에 소재한 와싱톤한인교회에서 목회했고, 현재 와싱톤사귐의교회(www.kumckoinonia.org)에서 사귐과 돌봄과 섬김이 풍성한 공동체를 세워 가는 중이다. 그 밖에 한인연합감리교회 내 ‘목회자 학교’ 교장으로 섬겼고, ‘목회멘토링사역원’을 창립하여 미국과 한국에서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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