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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인 모세 : 서구 유일신교에 새겨진 이집트의 기억

원제 : MOSES THE EGYP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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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프리즘 총서'의 첫 책으로 출간된 [이집트인 모세]는 '우리/타자', '진리/허위'라는 구별로 수많은 전쟁과 살육의 원인이 되었던 '유일신교적 구별'을, '이집트와 모세'라는 주제를 통해 해체하는 책이다. 흔히 '모세'는 유대민족을 이집트에서 구해낸 '출애굽'의 주인공이자 유대교라는 '유일신교의 창시자'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원전의 헤카타이오스(Hekataios)부터 20세기의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이르기까지, 이집트의 영향을 받은 인물로서의, 혹은 이집트 전통의 계승자로서의 '이집트인 모세'라는 주제는 끊임없는 연구와 논의의 대상이었다. 이 책은 이렇게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이집트인 모세'에 대한 논의를 계보학적으로 추적한다. 그럼으로써 '유일신교의 창시자'이자 '범신론적 전통의 계승자'라는 모세의 아이러니를 밝혀내고 타자를 '이교도' '허위' '전염병자'로 배척하는 '유일신교적 구별'의 해체 지점을 찾아내고 있다.

유일신교적 갈등 해체를 위한 이집트 전통의 복원!!
비판적 공론장 형성을 위한 '총서'의 새로운 모델, '프리즘 총서'의 첫 책!

'프리즘 총서'는 2010년을 맞아 그린비출판사가 선보이는 새로운 방식의 '총서'이다. 국내 출판계에서 지금까지 다수의 총서들이 '총서', '문고', '시리즈' 등의 이름을 달고 출간되어 왔지만, 엄밀한 의미의 '총서'는 드물었다. 여기서 엄밀한 의미의 총서란 '주로 인문사회과학계의 지식인들이 해당 학문 분야의 최전선에서 새로운 담론들을 생산하거나 소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학풍 내지 학문적인 흐름을 형성해 나가는 지적 중심'을 말한다. 바로 이런 총서의 상을 위해 그린비출판사는 프랑스 현대철학 전문가인 진태원 교수(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와 함께 프리즘 총서를 기획하여 한국 지식계에 공론의 장과 새로운 학문적 흐름을 만들어 내고자 했다('프리즘 총서'의 기획과 출간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그린비출판사 홈페이지[http://greenbee.co.kr/column/column_ view.php?article_id=1253] 참조).
프리즘 총서가 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은, 오늘날 사회의 총체적인 지배 원리로 군림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분석과 해체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자유주의 자체에 대한 구체적이고 다면적인 분석뿐만 아니라, 근대성의 형성 과정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이해, 현재의 사회적 지평을 넘어서기 위한 풍부한 정치적 상상력의 개발이 요구된다. 또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대한 고찰과 오늘날 부각되고 있는 '생명권력'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사회, 인간에 대한 포괄적인 전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프리즘 총서는 '신자유주의', '탈-근대성', '생명권력', '정치', '예술', '철학', '탈식민주의'의 7가지 카테고리를 정하고, 각 카테고리의 중요한 연구성과들을 소개하면서 다양한 사고 및 실천의 잠재성들을 드러내려 한다.
'프리즘 총서'의 첫 책으로 출간된 [이집트인 모세]는 '우리/타자', '진리/허위'라는 구별로 수많은 전쟁과 살육의 원인이 되었던 '유일신교적 구별'을, '이집트와 모세'라는 주제를 통해 해체하는 책이다. 흔히 '모세'는 유대민족을 이집트에서 구해낸 '출애굽'의 주인공이자 유대교라는 '유일신교의 창시자'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원전의 헤카타이오스(Hekataios)부터 20세기의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이르기까지, 이집트의 영향을 받은 인물로서의, 혹은 이집트 전통의 계승자로서의 '이집트인 모세'라는 주제는 끊임없는 연구와 논의의 대상이었다. 이 책은 이렇게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이집트인 모세'에 대한 논의를 계보학적으로 추적한다. 그럼으로써 '유일신교의 창시자'이자 '범신론적 전통의 계승자'라는 모세의 아이러니를 밝혀내고 타자를 '이교도' '허위' '전염병자'로 배척하는 '유일신교적 구별'의 해체 지점을 찾아내고 있다.

반(反)-종교(유일신교)의 탄생 : 아케나톤과 모세

출애굽을 이끈 유대 민족의 지도자인 모세에 대한 기록은 '모세오경' 비롯한 [성경』에서만 전해질 뿐, 고대의 다른 문헌들에서는 그 기록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 이유로 모세가 실존인물이었는지, '출애굽'의 역사적인 실상은 어땠는지에 대한 '역사학적' 논의들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역사학적' 방식이 아닌 '기억사'(mnemohistory)라는 방식으로 '모세'라는 주제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이미 부인인 알라이다 아스만(Aleida Assmann)과 함께 '문화적 기억'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는 저자 얀 아스만은 모세가 실존인물이었는지, 히브리인이었는지 이집트인이었는지 등의 역사적 사실보다, 모세라는 인물이 유럽이라는 특정한 지역에서 어떻게 후세에 회상되고 기억되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적대관계가 어떻게 이후의 유럽 역사에서 '반유대주의'나 '유일신교적 구별에 기반한' 극단주의로 이어졌는지를 분석하고, 그 적대관계를 근원에서부터 해체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해체를 위해 저자가 우선 주목하는 것은, 유일신교 탄생 이전 고대 다신교의 '번역' 가능성이다. 유일신교를 가진 민족들의 폐쇄적인 자문화중심주의와는 대조적으로, 고대의 다신교들은 '번역'의 기술을 통해 원시적인 자문화 중심주의를 극복했다. 고대 다신교에서도 역시 민족마다 신들의 이름과 숭배 의식은 달랐지만, 그 기능들은 비슷했으며 특히 보편적 신성을 가진 신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그러한 보편적인 기능들을 공유하고 있었다. 가령 한 종교의 태양신은 다른 종교의 태양신과 동일시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스 신들의 '라틴적 해석'이나 이집트 신들의 '그리스적 해석'이 그 대표적 사례로, 이런 '번역' 가능성에 기반해 '고대 세계'가 형성될 수 있었다.
이런 다신교적 고대 사회에서 '모세구별', 즉 이후의 '유대인과 이민족들', '기독교인과 이방인들', '무슬림과 비무슬림'과 같은 종교에 있어서의 진리와 거짓 간의 구별이 발생한 것은 대단히 새로운 일이었다. 이러한 모세구별의 탄생은 '단절되거나 분리된' 새로운 종교를 만들어 내는데, 이런 종교가 그들 이외의 모든 종교를 '이방인'이라 부인하고 거부한다는 점에서, 저자는 이 종교들을 '반(反)-종교'라고 명명한다. 이렇게 '구별'과 함께 발생한 종교적 구별은 '기억'에 의해 유지되어야 한다. 근본적인 구별을 회상하는 구체적 이야기들은 '대서사시'의 형식을 띠면서, 예컨대 '출애굽'의 이야기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 이야기 속에서 이집트는 거부된 사람들, 종교적으로 부정한 '이방인들'을 상징하게 된다.
이러한 배타적 기억은 또한 상호적으로 나타난다. 모세구별에 의해 '이방인들'로 구별된 이들 역시 유일신교의 '성상파괴주의자'들을 '전염력이 강하고 신체를 기형적으로 만드는 전염병'과 결부시켜 기억한다. 특히 저자는 모세 이전에 최초로 유일신교적 '반-종교'를 수립한 아케나톤에 대한 기억에서 이 전염병과의 결부를 이끌어 낸다. 기원전 14세기 이집트의 파라오였던 아케나톤은 다른 모든 신들을 거부하고 '태양신'만을 섬기도록 했으며, 다른 신들의 신전과 성상을 모두 파괴하도록 명령한 인물이다. 하지만 18년간의 재위가 끝난 후, 이 독특한 파라오의 모든 흔적은 철저히 지워졌고, 이후 아케나톤은 나라와 신성을 모독한 '전염병자'로 기억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이후 유일신을 숭배한 모세와 유대민족에게로 덧씌워지게 된다.

모세의 유일신교에 내재한 범신론의 전통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마지막 저작은 [그 사람 모세와 유일신교]였다. 평생을 인류의 무의식을 탐구하는 데 보낸 학자가 암으로 투병하던 일생의 마지막을 '모세와 유일신교'의 근원에 대한 연구로 마무리했다는 것은 의외로 여겨졌다. 특히 유대인인 프로이트가 유대 종교의 창시자인 모세를 이집트 파라오의 계승자로 연결시킨다는 점에서 이 저작은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유태인에 대한 박해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 가고 있던 1930년대에 프로이트는 이 연구를 통해, '모세구별'의 해체를 시도했다. 모세를 이집트인으로 보고, 유일신교의 근원을 고대 이집트 아케나톤의 유일신교적 혁명에서 찾으면서, 반유대주의를 불러오는 '구별'을 해체하고자 했던 것이다.
프로이트의 이러한 노력 이외에도, 얀 아스만은 중세와 계몽기의 '이집트인 모세' 논의를 살피면서 유일신교적 구별을 해체하기 위한 단초들을 밝혀내고 있다. 저자는 특히 유일신교 탄생 과정에서의 '규범전도'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제기한다. 모든 유일신교적 반-종교는 다신교적 전통 속에서, 그 다신교적 전통과 자신을 구별하면서 탄생한다. 따라서 반-종교는 기존 종교의 규범을 전도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교리와 제식을 구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규범전도'인데, 가령 이집트의 숭배 대상인 수소를 희생제물로 바치는 유대교의 제의 같은 것을 사례로 들 수 있다. 이러한 '규범전도'라는 성격은 유일신교가 '신의 계시'라는 필연성이 아니라 기존 종교의 '반-종교'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 유일신교적 구별의 해체를 위한 중요한 근거가 된다. 또한 이러한 규범전도적 성격은 필연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수반하게 되는데, 이것이 또한 후세에 '다신교적 전통'을 부정적인 형태로나마 전파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모세구별'은 모세의 유일신교 안에 이미 '범신론'의 전통이 내재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해체된다. 17세기 영국의 히브리학자인 존 스펜서에서 시작하여, 실러와 괴테 등 프리메이슨의 영향을 받았던 이들의 작품을 거쳐, 18세기의 독일낭만주의에 이르는 '이집트인 모세'의 담론을 분석하면서 저자는 이집트 다신교의 가장 높은 수준의 비의는 '헨 카이 판'(hen kai pan), 즉 '하나이자 전체'라는 문구로 대표되는 '우주신론'이었다는 점을 밝혀낸다. 이는 곧 스피노자의 '신 즉 자연'이라는 말과 등치되는 말로, 계몽주의 시대의 '범신론'에서 '이집트 전통'이 되살아났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집트에서 이 비의를 배운 모세가 '유대 민족' 전체에게 이 비의를 부여하려 했던 기획이 바로 유대 종교였다는 주장이다. 이로써 모세에서 스피노자로 이어지는 새로운 범신론의 계보가 그려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집트에서도 최고의 성취를 이룬 자들에게만 전수되던 이 비의를 민족 전체에게 부여하려던 계획은 곧 좌초되고, 모세는 맹목적 신앙과 순종의 방식을 택해야 했다. 우주신의 관념은 백성들이 파악할 수 있는 '민족의 수호신'으로 축소되어야 했고, 신에 대한 인식은 복종으로 대체되어야 했으며, 진리는 세속적인 힘의 의존해야 했고, 종교는 정치적 제도와 형식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럼으로써 모세의 종교에 내재하던 '범신론'은 오늘날과 같은 '유일신교'적 형태로 굳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모세구별의 폐지 : 종교적·문화적 적대성의 극복을 위하여

프로이트는 [그 사람 모세와 유일신교]에서 종교를 '강박증'으로 설명한다. 종교가 대중들에게 행사하는 영향은 깊이 뿌리박은 '정신적인 역동'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데, 이 역동은 강박증과 거의 동일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강박증의 요소가 바로 모세의 유일신교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모세 담론에 대한 프로이트의 가장 큰 기여는 '죄'의 중심적 역할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윤리는 '신에 대한 적대감으로 발생한 죄의식'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프로이트가 [그 사람 모세와 유일신교]에서 모세의 살해를 언급했듯이, 하느님에 대한 고양된 헌신은 아버지 살해에서 오는 무의식적인 죄의식의 뿌리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가증스러운 범죄행위가 영성과 지적 성취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윤리적 규범들의 원천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 역(逆)에 주목한다. 유일신교의 수행을 통한 영적·지적 성취는 항상 원죄의 반복, 다시 말해 적개심과 가증스러운 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여기에 저자인 얀 아스만이 이집트의 기억을 유럽의 문화적 기억으로 편입시키면서, 모세구별을 폐지하고자 했던 이유가 있다. 홀로코스트 가해국인 독일의 일원으로서, 유일신교적 모세구별을 폐지하고 문화 사이의 상호 번역성과 수용성을 높임으로써 그 상처의 근원을 치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효용이 이렇듯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기독교 근본주의와 아랍의 저항적 민족주의가 극단적인 전쟁과 테러로 맞서고 있고, 세계 곳곳에서는 이주자들이 차별과 배제를 경험하고 있는 오늘날의 신자유주의의 세계에서, '모세구별'은 여전히 그 힘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재적 '구별'의 근원을 살피고 그것의 해체를 실천하는 데, 이 책의 논의는 중요한 참조점을 제공하고 있다.

목차

서문

1장 기억사와 이집트의 구성
모세구별
두 나라 이야기
기억사의 목표
기억사와 담론사
모세와 이집트의 부활

2장 박해의 역사, 억압의 기억: 모세와 아케나
아케나톤: 최초의 반 - 종교
문둥병자와 유대인: 그리스·라틴 문헌 속에 등장하는 아케나톤으로서의 모세
고대 세계의 반 - 종교와 종교적 번역 가능성

3장 법 앞에서: 이집트학자 존 스펜서
망각술로서의 규범전도: 마이모니데스
적용: 율법의 문화화
신성문자에서 율법으로: 법의 보호 아래(Sub Cortice Legis)
헨 카이 판: 랠프 커드워스가 말하는 이집트의 불가해한 신학

4장 18세기 모세 담론
유일신교의 시각: 존 톨런드
신비 또는 이교도의 정신분열증: 윌리엄 워버턴
사물과 기호: 우상숭배와 신비의 그라마톨로지
여호와, 즉 이시스: 카를 레온하르트 라인홀트
자연과 숭고함: 프리드리히 실러
헨 카이 판: 이집트 우주신의 귀환

5장 지그문트 프로이트: 억압의 회귀
만화경의 전환과 프로이트 텍스트의 탄생
이집트인 모세와 유일신교의 기원
두 모세와 유대인의 이원론
반복과 억압: 아버지 살해와 종교의 기원
역사적 의미: 프로이트식 에우헤메리즘

6장 고대 이집트 전통 속의 유일자
자연의 반 - 종교: 아케나톤의 혁명적 유일신교
창조와 신의 현시로서의 세계

7장 모세구별의 폐지: 종교의 적대성과 그 극복
혁명 혹은 옛 것과 새 것
비밀 혹은 계시된 것과 감춰진 것
잠복, 또는 망각한 것과 기억한 것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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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우리는 종교에서의 진리와 거짓 사이의 구별을 '모세구별'이라고 명명하고자 하는데 그 이유는 서구의 전통이 그것을 모세와 연관 짓기 때문이다. 종교적 경전 이외에는 모세가 실존했다는 어떤 흔적도 없기 때문에 그가 실존인물인지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가 이 같은 구별을 한 최초의 인물이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그 선구자는 자신을 아케나톤이라 이름 지었고, 기원전 14세기에 유일신교를 설립한 이집트 왕으로 전해지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종교는 어떤 맥도 잇지 못한 채 창시자인 그가 죽자마자 곧 잊혀졌다. 아케나톤은 기억이 아닌 역사의 인물인 반면, 모세는 역사가 아닌 기억의 인물이다. 문화적 구별과 해석의 영역에서는 기억이 아주 중요하므로 아케나톤 구별이 아닌 모세구별이란 용어를 쓰는 것이 마땅하다. 이 모세구별에 의해 단절되거나 분리된 공간이 서구 유일신교의 공간이다. 그리고 거의 2천 년 동안 유럽인들의 정신적 문화적 공간을 이루고 있었던 곳도 바로 이 공간이다.
(/ p.15)

프로이트는 반유대주의의 뿌리를 찾으려 했다. 아주 충격적이게도 그의 질문은 어떻게 이방인들이나 기독교인들, 혹은 독일인들이 유대인들을 미워하게 되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유대인들이 그런 상태가 되었는지, 왜 이 끝없는 증오를 자신이 받게 되었는지'에 관한 것이다. 프로이트는 이 '끝없는 증오'를 추적해 아버지 종교로서의 유일신교에 내재한 '적대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 p.298)

유일신교와 서양문화의 깊은 근원에 서 있는 모세는 역사의 인물이 아니라 기억의 인물이다. 그렇게 모세는 아스만의 책에서 혁신적인 기억사 서술의 핵심적 주제가 되었다. 그러므로 이 책 [이집트인 모세]는 사실적 또는 허구적 사건과 그 인물들이 어떻게 종교적 믿음 속에서 기억으로 자리하게 되고, 철학적 정당화, 문학적 재해석, 문헌학적 재구성(부정), 그리고 정신분석학적 탈신비화를 위해 변형되는지 그 방식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다양한 지식을 망라하고 깊이 있는 성찰을 한 종교학적 이집트학적 문화학적 역사학적 연구서일 뿐만이 아니라 이집트를 유럽의 문화적 기억의 일부에 편입시키는 획기적인 책이다. 그런 편입의 시도에는 이유가 있다. 아스만은 이 책에서 자기 민족의 과거가 유대인뿐 아니라 전 인류에 쇼아(홀로코스트)라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아스만이 기억의 문제에 몰두한 것은 바로 상처의 근원이 된 '모세구별'을 폐지하기 위한 동기에서 출발한 것이다. 아스만이 바란 민족 간의 대화는 곧 문화 간의 번역 가능성, 수용, 그리고 적용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옮긴이 후기 중에서/ p.391)

저자소개

얀 아스만(Jan Assman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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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하이델베르크, 파리, 괴팅겐 등지에서 이집트학과 고고학, 그리스학을 전공했다. 1971년 교수자격시험을 통과했고, 1976년부터 2003년 퇴임하기까지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의 이집트학과 정교수를 지냈다. 퇴임 후 현재는 독일 콘스탄츠 대학교의 일반문화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아스만은 전공 영역인 이집트학을 넘어 종교학 연구에까지 연구범위를 확장해 역사학자, 문예학자, 종교학자들에게 문화적 기억이론으로 명망을 떨쳤다. 역사학자상(1999),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상(1996), 독일 뮌스터 대학교 명예 신학박사(1998), 미국 예일 대학교 명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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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58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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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슈투트가르트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독일 프리츠 펄스 연구소 문학치료사 훈련가. 문학평론가. 현재 경북대학교 교수. 저서로는 [반기억으로서의 문학](글누림, 2016), [수사학의 극복](역락, 2015), [감성독서](경북대학교출판부, 2012), [문학적 기억의 탄생](열린책들, 2008), [내면의 수사학](경북대학교출판부, 2008), [문학치료](학지사, 2007) 등이 있고, 역서로는 [신들의 모국어](경북대학교출판부, 2014), [니체의 문체](책세상, 2013), [기억의 공간](그린비, 2012), [이집트인 모세](그린비, 2010), [제국의 종말 지성의 탄생](글항아리, 2008) 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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