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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 우파는 부도덕하고 좌파는 무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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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경제학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을 다시 조명하는 도서

이 책은 저자가 경제학에 대한 옳바른 시각을 전달하고자 경제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류'들를 실증적으로 반박하고 있는 경제서이다. 극단적인 '우파'와 '좌파'가 벌이고 있는 경제학적 '오류'를 두 개의 장으로 나누어 이야기 하고 있으며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전해주고 있다.

출판사 서평

걸핏하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보수의 구라에 왜 진보는 쩔쩔매는 걸까?
과연 감세가 경기 부양을 가져올까?
공정무역은 정말로 생산자들에게 유익할까?
“일자리 나누기”는 고용 창출을 불러오는 효과적인 정책일까?
노동의 ‘가치’에 걸맞는 임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은 타당할까?


‘기존의 경제학’, 또는 경제학을 설파하는 ‘기존의 경제학자들’에 관한 저자의 논박은 경제학원론에 기초해 매우 근본적이면서도 실증적이다. ‘죄수의 딜레마, 메타 분석, 비용편익 분석’에서 시작해 ‘공정무역, 사회보장제도 확대, 자유무역 협정, 세금 감면 문제, 소득 분배’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경제학을 파헤친다. 1부에서는 경제학의 기본 논리와 허점을 꼬집어 흔히 저지르는 경제적 오류와 선입견을 무너뜨려주는 데 반해, 2부에서는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도덕적 · 양심적 행동’에까지 제동을 거는 탓에 적잖이 심기가 불편해지기도 한다. 이렇듯 저자의 비판이 ‘좌우’라는 이데올로기의 양 진영을 오고가는 탓에 양비론이라는 손쉬운 먹잇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지프 히스의 주장의 요지는 ‘실천 가능한 방편’에 대한 고민과 무지로 인한 ‘무관심과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반성적 촉구이다. 즉, 너무 ‘경제를 미끼로 삼는 위협’에 능란하게 대처해야 하며 ‘너무 손쉬운 대안’은 호이적이되 끊임없이 시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옮긴이의 말처럼 “사회정의 및 평등과 복지의 문제에 학구적 관심을 지니다보면 결국 어느 순간에는 경제학과 대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저자의 다소 도발적이면서 까다로운 주장을 두고두고 곱씹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점점 더 사회의 모든 문제가 하나의 관심사로 수렴되어간다. 더 이상 새해인사에서 건강과 복을 기원하지 않는다. “부자 되세요”가 최고의 덕담이 된 지 오래다. 직업선호도는 단순히 연봉 순이며, 인권과 도덕도 경제에 걸림돌이 되는 순간 아무런 가치가 없다. 경제는 모든 사안을 결정하는 최고심급이다. 많은 이들이 여기에 의심을 하면서도 적절하게 반박하지는 못한다. 일반인만 경제에 무지한 것이 아니다. 걸핏하면 “경제에 해롭다”, “국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미명 하에 강행되는 여러 불합리한 사안에 대해서 좌파를 자처하는 이들도 적절한 반론을 제시하지 못한다. 한편 경제에 능통하다고 자처하는 우파가 저지르는 경제적 패착은 또 얼마나 흔하고 치명적인가?

[혁명을 팝니다]로 단숨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조지프 히스는 신작 [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에서 경제학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특유의 신랄하고 재기 넘치는 필치로 시장과 자본을 예찬하기에 바쁜 경제학자들과 우파의 엉터리 논리를 가차 없이 깨뜨린다. 또 한편으로는 자본주의와 경제학을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대책 없이 반대만 할 뿐인 좌파에 일침을 놓는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구라도 무릎을 치며 통쾌함을 만끽하다가 어느 순간 가슴을 후벼 파는 통렬함을 맛볼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우파가 저지르는 경제적 오류’이고 2부는 ‘좌파가 저지르는 경제적 오류’이다.
책은 SF 영화의 한 장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광고가 있는 걸 보고 관객들이 대경실색했다는 것이다. 68혁명의 향수를 지닌 많은 사람들은 아주 먼 미래에는 자본주의가 아닌 다른 체제이거나, 있다 하더라도 오늘날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믿었다. 요즈음은 어떤가? 그들처럼 자본주의에 대해 순진하게 생각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돈을 향한 욕망의 크기만큼 경제와 자본주의에 대해서 알지 못하거나, 자본주의의 딸랑이들이 퍼뜨린 경제에 대한 그릇된 관념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다면 “뉴타운”과 “주가 5000” 같은 장밋빛 경제구호에 그토록 속절없이 현혹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자본주의는 자연발생적이다?
자본주의와 시장은 자연발생적이므로 외부의 간섭과 개입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부당하다는 주장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가장 오래되었지만 가장 강력한 논리이다. 저자는 여기에 진화론의 자연선택설과 최적 이론이 덧붙여져서 경쟁을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가 자연스러운 체제라는 신화가 구축되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 신화에 맞서 자유방임설과 진화론의 결합이 논리적 오류에 기대고 있으며, 자본주의의 형성에 국가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지적한다. 즉 자본주의는 아주 정교한 사회적 구성물이지 결코 자연발생적 산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제한된 정부’와 ‘자유방임적’ 자본주의에 대한 굳은 신념이란, 원리원칙에 근거한 개인자유의 수호가 아닌 투자자금 보유자(편의상 이들을 가리켜 ‘부유층’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에 대한 자의적 특권 부여에 불과했다. 즉 우파의 ‘작은 정부’ 요구는 ‘부유층에게 득이 되는 정부 프로그램은 놔두고 다른 건 전부 없애라’는 요구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는 정치철학으로서는 분명히 자격 미달이다. 특권층이 거기다 대고 아무리 미사여구를 달아봤자 요지는 ‘나한테만 공짜로 주고 남한테는 주지마’일뿐이다.”
(/ pp.57∼58)

인간은 인센티브에 따라 움직인다?
저자는 “인간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라는 몇몇 경제학자들의 단순무식한 논리(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런치타임 경제학]의 저자 랜즈버그의 말)에 반기를 든다. 인간이 행동하는 데에 인센티브가 중요하지만 이것만이 전부가 아니며 이마저도 지극히 복잡하다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 최후통첩 게임, 뮌헨 택시 실험 등 흥미로운 실험?사람들은 당장의 이익만큼이나 평판에 신경을 쓰며, ABS를 장착했더니 오히려 사고율이 높아졌다는 놀라운 이야기 등등?을 통해 인간의 심리가 얼마나 복잡한지를 보여준다.

완전경쟁에 가까이 갈수록 최선의 결과를 낳는다?
여름휴가의 목적지가 하와이인데 어느 항공회사에서 하와이까지 가지 않고 하와이 근처까지만 데려다주는 항공권이 있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태평양 한가운데 떨어질 것이 뻔한 이 항공권을 헐값이라도 누가 사겠는가. 시장을 가능한 경쟁적으로 만들기만 하면 이상에 근접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자본주의 옹호자들의 논리는 하와이가 아니라 하와이 근처까지 가는 항공권과 같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경제학자들이 이런 논리를 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변수와 외부효과를 무시하고 빼버렸는지를 조목조목 비판함으로써 시카고학파 이래로 신봉되어온 완전 경쟁시장의 환상을 깨뜨린다.

정부는 부를 소비한다?
누구나 세금을 싫어하지만 특히 우파는 언제나 감세를 외친다. 세금을 걷어가는 정부를 향한 싸늘한 시선에는 정부는 부를 소비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즉 정부는 부의 소비자이며 민간 부문은 부의 생산자라는 것인데, 이런 관점은 완전한 착각이다. 사실상 국가는 시장과 정확히 동일한 양의 부를 창출한다. 다시 말하면 시장은 부를 창출하지 않는다. 부를 산출하고 소비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정부나 시장 같은 제도는 아무 것도 생산하거나 소비하지 않으며, 그저 사람들이 부의 생산 및 소비를 계획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일정한 장치가 되어줄 뿐이다.”
(/ p.105)
또 복지국가의 운영원리는 헬스클럽의 운영원리나 공동구매의 원리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다만 “탈퇴를 원하는 사람과 단순히 무임승차를 원하는 사람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헬스클럽의 경우, 내는 돈만큼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면 당신은 자유롭게 탈퇴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의 행실이 못마땅하면 헬스클럽 측에서도 당신을 쫓아내 편익 제공에서 배제시킬 권리가 있다. 반면에 국가는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면) 국민을 쫓아내지 못한다. 국민건강보험 공단은 당신이 당뇨병에 걸렸다고 해서 민간 보험회사처럼 당신을 보험에서 배제시키지 못한다. 여기에는 국민의 탈퇴권이 제한되는 대신 국가의 배제권도 제한된다는 분명한 조건부 약속이 존재한다. 후자는 마음의 평온이라는 형태로 편익을 제공하지만, 그 사실은 종종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당연시 된다.”
(/ pp.121∼122)

국가경쟁력이 떨어진다?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국가경쟁력은 지고의 가치이며 반대파의 논리를 한 번에 차단시킬 수 있는 전가의 보도이다. 저자는 교역은 기본적으로 경쟁우위가 아니라 비교우위라고 역설한다. 국제 무역의 열렬한 사도조차 이 사실을 잊고 무역은 경쟁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유추는 정부도 기업처럼 몸집을 ‘날씬하게’ 줄이고 인원도 삭감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이용된다. 프리드먼의 표현대로 ‘부상자를 쏴 죽이는’ 법도 배워야 하며, 전부 간접비인 세율, 노동기준, 환경규제는 경쟁력 증진을 위해서 축소해야 마땅하고, 복지국가도 사치이고 허식이고 값비싼 특전이므로 복지국가 없이도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사항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평평한 세계의 국제경쟁 속에서는 기업과 정부가 예전부터 제공하던 사회 안전망이 많이 사라질 것이다.”[세계는 평평하다]에 나오는 말이다. 프리드먼이 비교우위에 관해 논하려고 애쓰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자꾸만 “경쟁력”이라는 수사법에 기댄다. 우리는 양말 추켜올리고 넥타이 똑바로 매고 점심시간에도 쉬지 말아야 한다! 진지한 자세로 교육 받고 성실하게 업무에 임하지 않으면 패배한다! 그러나 실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 국가는 기업이 아니며 기업처럼 굴려고 해서도 안 된다. 국가와 기업의 융합에 대한 프리드먼의 집요한 노력을 기리는 의미에서 솔직히 말해 이 오류를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오류”라고 부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기업은 서로 경쟁한다. 국가는 그렇지 않다. 이 둘을 혼동하는 것은 엄청난 혼란을 부르는 지름길이다.“
(/ pp.125∼126)

가난은 개인의 책임이다?
사람들한테 무료로 뭔가를 제공하면 과도하게 그 서비스를 이용하려 하거나 스스로의 능력을 방치한 채 무기력증에 빠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대개 보수주의자이며 우파이다. 예를 들어, 의료보험을 전국민으로 확대했더니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병원을 찾는다는 식이다. 또 사회복지가 지나치면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 가난한 것은 개인이 게으르고 무지한 결과인데 왜 정부가 책임을 지느냐 등등. 즉 도덕적 해이가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생겨난 공공부조 제도는 복지국가의 발명품이 아니며 수천 년 동안 인간 사회를 존속시켜온 아주 보편적인 제도라고 저자는 말한다. 도덕적 해이를 핑계로 사회보장제도의 축소를 외치는 우파의 주장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는 것이다.
“도덕적 해이는 분명히 하나의 변수이고 이를 부인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도덕적 해이를 비효율의 한 요인으로 인정한다고 해서 공공부조 제도를 통째로 포기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광범위한 위험분산 제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전반적인 효율 증가에 비해 도덕적 해이로 인한 손실이 얼마나 심각한가 하는 점이다. 사유재산을 원한다면 절도의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보험을 원한다면 도덕적 해이를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 pp.166∼167)

공정무역의 함정
최근 공정무역이 유행이다. ‘노동에 대한 적절한 가치를 지불하는 무역의 도덕성’이라는 공정무역의 모토는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정무역은 소비를 통해 인도주의를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 의식 있는 좌파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크게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원조가 아닌 무역”을 기치로 내건 공정무역이 뜻하지 않은 곳에서 좌초하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때 공정무역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은 더바디숍이 최근에 공정무역을 마케팅 수단에서 쏙빼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더바디샵이 노동에 걸맞는 적절한 보상을 하자 이듬해 과잉생산과 가격폭락이 일어나 오히려 더 큰 손해를 입힌 뼈아픈 일화를 전한다.
(/ p.207)
공정무역의 대명사 커피의 경우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정무역을 지속하면서 커피 공급과잉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커피를 바다에 처박는 것 말고는 없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얼마나 알고 있는가.
(/ pp.205∼206)
저자가 의도는 공정무역의 정신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노동에 대한 적절한 가치’를 매기려는 시도가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생각만큼 단순한 일이 아닌지를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상품의 가격이든 노동의 가격이든 가격을 직접 조절하려는 욕망을 자제하라고 좌파에게 권고한다.

협동조합은 주식회사보다 더 윤리적일까?
기업가들은 사회에 반기업 정서가 만연해 있다고 우려를 표한다. (국내에서는 왜곡된 지배구조와 모든 분야에 뛰어드는 재벌 때문에 반기업 정서가 더욱 심할 수 있지만) 기업 그 자체를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윤은 악의 근원이 아니며 기업으로부터 직접 공익을 이끌어내려고 애쓰지 말라는 주장이다. 또 각종 협동조합이 자본주의의 첨병인 주식회사를 넘어서는 방식이라고 믿는 좌파들에게 주식회사도 특수한 종류의 협동조합일 뿐이라고 역설한다.
“사기업한테 이윤 극대화뿐 아니라 공익까지 걱정하게 만들려고 애쓰는 것은 물개한테 생선만 좋아하지 말고 점프로 후프 통과하기도 좀 좋아해보라고 설득하는 것과 같다. 그보다는 물개가 후프를 통과할 때마다 생선을 주는 편이 훨씬 길들이기 쉽다. … 사람들은 이윤과 사리사욕을 나란히 놓으면서 정부 같은 비영리 조직이 좀 더 이타적으로 행동하리라고 가정한다. 그러나 현실은 훨씬 미묘하다. … 사람들은 일반적인 주식회사도 그저 특수한 형태의 협동조합에 불과하며 모든 협동조합은 소유자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점을 보지 못하고 놓친다. 만약 소유자가 소비자라면 (즉 소비자 협동조합의 경우) 해당 조직은 소비자가 소비하는 상품을 더 나은 조건으로 조달해주려고 노력한다. 노동자 협동조합이라면 노동자에게 더 나은 고용조건을 확보해주려 애쓴다. 자금 대여자로 이루어지는 협동조합은 대여자가 빌려준 자금을 잘 운용해 자금 대여자에게 보다 유리하도록 힘쓴다. 각각의 경우 경영진은 회사의 4대 주요 기반 집단 가운데 하나를 위해 일하는 것이고, 이들 조직체 간에 별다른 도덕적 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주주가 소유하는 회사라고 해서 특별히 “정신병적”이라고 불려야 할 이유는 없다.“
(/ pp.234∼235)

경제 성장의 끝은 파멸이다?
자본주의의 가차 없는 성장은 과잉생산을 낳아 결국 자본주의의 붕괴를 불러올 것이라는 생각은 좌파의 오랜 믿음이다. 또 한편에서는 지구의 환경은 성장의 중지만으로 지킬 수 있다고 외친다. 말하자면 성장은 나쁜 것이라는 생각이 진보주의자들 사이에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비판이론의 맹점을 지적하고 케인즈의 이론을 통해 전자를 논박한다.
(/ pp.249∼258)
이어 환경문제의 적이 성장이라는 말은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말한다.
“요점은 환경을 해치는 성장도 있지만 환경 친화적인 성장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총생산은 거래되는 상품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이므로, 환경이라는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국내총생산의 증감이 아니라 이루어지는 거래의 유형이다. 성장은 총액만 보여주므로 환경적 측면에서 성장이나 자본주의가 지속 가능하냐의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 별 도움이 못 된다. 일부 특정 기술이나 행태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이는 그것만 따로 떼어내 해결할 문제다. 게다가 환경문제 때문에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이 제약을 받으리라는 생각에는 아무런 근거도 없다.”
(/ p.264)

경제는 좌우 날개로 날지 않는다
좌우파의 경제적 오류를 속속들이 파헤친 저자에게 “그래 당신의 대안의 뭐요?”라는 묻는다면, 돌아오는 대답은 “없소!”이다. 경제학은 좌파나 우파의 한쪽 손을 들어주기 도구도 아니며 간단한 해결을 제시해주지도 못한다는 것이 저자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이 책에는 해피엔딩이 없다. 내가 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경제학의 중요성을 납득시키려고 애쓴 이유는 경제학이 빈곤, 불평등, 사회적 배제 등의 문제에 간단한 해답을 제시하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경제학은 선의의 의도로 제시되는 단순한 해결책들이 얼마나 성공하기 힘든지를 보여줄 뿐 아니라 일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 우파는 시장이야말로 현실적으로 성취 가능한 여러 버전의 세상 가운데 최선의 세상을 제공한다고 우리를 설득한다. 진정한 경쟁시장이 형성될 가망이 분명히 없는 상황에서도 경쟁만이 만병통치약이고 시장만이 “해법”이라고 권한다. 경험적 증거도 없이 순전한 가공의 공리(“정부가 하는 일이니 반드시 비효율적이다”)에 근거해 정부의 “비효율성”을 비난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좌파는 모든 경제적 “불의”는 정부의 지시나 법률 개정을 통해 거래 조건만 고쳐주면 해결된다고 우리를 설득하려 한다. 임대료가 너무 높다고? 임대료를 내리도록 강제하면 되지. 산업공해가 있다고?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못하게 하면 되지. 임금을 충분히 안 준다고? 법으로 임금을 인상시키면 되지. 가난해? 돈을 더 주면 되지. 이렇게 하면 욕심 사납고 이윤만 아는 민간 부문을 거칠 필요 없이 우리 손으로 직접 정의로운 일들을 수행할 수 있지 않겠는가. 빠르고 간단한 해결책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할까?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에는 해피엔딩이 없다. 세상은 자본주의를 그렇게도 미워하고 의심하지만 자본주의보다 나은 대안을 찾기란 지독히도 어렵다. 지금까지 우리가 찾아낸 최선책은 일련의 개선안 및 그 밖에 또 어떤 개선이 가능할지 궁리할 때 필요한 지적 도구 몇 개뿐이다. 근대경제학의 가치는 바로 이 부분에서 발휘된다.”
(/ pp.347∼357)

목차

들어가는 글
자본주의의 나팔수들과 그 적들을 위해

1부 우파가 저지르는 오류
1장 자본주의는 자연발생적이다?
시장은 정부 하기 나름이다
2장 인센티브는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을 때만 빼고
3장 ‘마찰 없는 평면’의 오류
경쟁이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4장 세금이 너무 높다?
정부가 소비자라는 신화
5장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잃는다?
국가 경쟁력은 중요하지 않다
6장 개인 책임이라고?
우파는 도덕적 해이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2부 좌파가 저지르는 오류
7장 공정 가격의 오류
가격을 조절하려는 욕망은 자제해야 한다
8장 “정신병적” 이윤 추구?
돈 버는 일은 나쁘지 않다
9장 자본주의는 망하게끔 되어 있다?
자본주의는 (겉보기와는 달리) 무너질 가망이 없다
10장 임금을 평등하게 하자?
어떤 직업은 여러 모로 열악할 수밖에 없다
11장 부의 분배
왜 자본주의는 자본가를 잘 배출하지 못하는가
12장 하향평준화
평등을 추구하는 방법으로는 적절치 않다

나오는 글
경제에 우화는 없다 고로 해피엔딩도 없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글
경제학의 ‘오류’를 잡아내는 좌파 철학자의 매운 입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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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이 책은 목적이 다르다. 나는 사기업의 미덕을 설파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자유무역의 경이로움이나 정부개입의 부당함에 관한 단순 무쌍한 설교도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자신도 자본주의 체제를 편치 않게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 유지되고 있는 체제보다 더 나은 대안을 우리 손으로 마련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나는 경제학을 중요시한다. 경제학은 자본주의의 딸랑이들한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비판자들에게도 중요하다.
(/ p.13)

어떤 의미에서 이제 우리는 모두 점진주의자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이를 “역사의 종언”이라 불렀다. 위르겐 하버마스는 후쿠야마보다는 약간 덜 기쁜 어조로 “유토피아적 에너지의 고갈”이라고 묘사했다. 자유민주주의만이 20세기에 떠오른 유일하게 신뢰할 만한 정치적 조직 원리이며, 약간의 규제를 동반한 자본주의야말로 유일하게 설득력 있는 경제적 조직 원리라는 것이 논의의 핵심이다.
(/ p.36)

결국 ‘제한된 정부’와 ‘자유방임적’ 자본주의에 대한 굳은 신념이란, 원리원칙에 근거한 개인자유의 수호가 아닌 투자자금 보유자(편의상 이들을 가리켜 ‘부유층’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에 대한 자의적 특권 부여에 불과했다. 즉 우파의 ‘작은 정부’ 요구는 ‘부유층에게 득이 되는 정부 프로그램은 놔두고 다른 건 전부 없애라’는 요구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는 정치철학으로서는 분명히 자격 미달이다. 특권층이 거기다 대고 아무리 미사여구를 달아봤자 요지는 ‘나한테만 공짜로 주고 남한테는 주지마’일뿐이다.
(/ p.57)

프리드먼이 비교우위에 관해 논하려고 애쓰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자꾸만 “경쟁력”이라는 수사법에 기댄다. 우리는 양말 추켜올리고 넥타이 똑바로 매고 점심시간에도 쉬지 말아야 한다! 진지한 자세로 교육 받고 성실하게 업무에 임하지 않으면 패배한다! 그러나 실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 국가는 기업이 아니며 기업처럼 굴려고 해서도 안 된다. 국가와 기업의 융합에 대한 프리드먼의 집요한 노력을 기리는 의미에서 솔직히 말해 이 오류를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오류”라고 부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기업은 서로 경쟁한다. 국가는 그렇지 않다. 이 둘을 혼동하는 것은 엄청난 혼란을 부르는 지름길이다.
(/ p.125)

옥스팜은 자선적 가격 정책을 제안함과 동시에 여분의 커피를 없애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커피 원두 500만 자루(예상 비용은 미화로 약 1억 달러)를 구입해 폐기 처분할 것을 권고했다. 이게 바로 “원조가 아닌 무역”으로 초래된 결과의 적나라한 본모습이다. 그냥 가난한 사람들에게 직접 금전적인 원조를 해주고 그들로 하여금 누군가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농산물을 기르도록 내버려두는 대신, 필요도 없는 작물을 기르도록 물건 값을 지불한 뒤 구매한 물건을 폐기 처분하는 것이다. 부유해서 이런 짓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다음 기회에 공정무역 커피를 살 때는 추가요금이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게 아니라 남아도는 커피 원두의 폐기 비용으로 충당된다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다음과 같은 광고문구가 떠오른다. “공정무역: 당신이 커피 500그램씩 구입할 때마다 우리는 바다에 500그램을 처박습니다!” 더바디샵도 “원조가 아닌 무역” 캠페인을 벌이다가 매우 유사한 문제에 봉착했다.
(/ p.206)

어느 엔지니어가 중국에 갔다가 삽과 곡괭이로 댐을 짓고 있는 한 무리의 노동자들을 만났다. 일꾼들에게 모터달린 건설 장비를 주면 몇 달이 아니라 며칠이면 끝날 일이라고 엔지니어가 말하자 공사장 십장은 그런 기계는 일자리를 파괴한다고 대답했다. 엔지니어가 대꾸했다. “아, 난 또 당신이 댐 짓는 데 관심이 있는 줄 알았죠.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 일꾼들에게 삽 대신 숟가락을 주지 그래요?”
(/ p.257)

저자소개

조지프 히스(Joseph Heath)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7~
출생지 캐나다 새스커툰
출간도서 3종
판매수 749권

1967년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맥길 대학과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공부했고 위르겐 하버마스Jugen Habermas 등의 지도 아래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토론토 대학 교수로 철학과와 공공정책․거버넌스 학부School of Public Policy and Governance에서 강의하고 있다. 행위 이론, 기업 윤리, 비판 이론, 정치철학 등의 분야를 주로 연구하며, 저서로 [효율적인 사회The Efficient Society], [의사소통 행위와 합리적 선택Communicative Action and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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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연세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조지 워싱턴 대학교에서 정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지를 떠돌며 20년 넘게 타국 생활 중이다. 지금은 모스크바에 머물며 글을 짓거나 옮기고 있다. [빈을 소개합니다], [스위스 방명록]을 썼으며, 옮긴 책으로는 [진정성이라는 거짓말], [누가 포퓰리스트인가], [이탈리아 사람들이라서], [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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