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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과 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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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종교, 철학의 아포리즘이 투영하는 인간의 조건               ―삶의 진정성과 사유의 치열함, 시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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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종교, 철학의 아포리즘이 투영하는 인간의 조건 
              ―삶의 진정성과 사유의 치열함, 시몬 베유의 대표작


       사랑은 말한다.
       그대는 앉아 내 살을 먹으라.
       그래서 나는 앉아서 먹었다. 
              - 조지 허버트, 〈사랑〉 중에서

저명한 철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이며 신비주의자인 시몬 베유의 삶과 저술 앞에서 어느 누가 냉담하게 반응할 수 있을까.
고등학생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교사였지만 정의로운 평화를 위하여 전쟁터에서 총을 들었고, 노동자의 삶을 관념적이고 피상적으로 논하기를 거부하여 공장노동자와 농장노동자가 되어 생활하였다. 유대인 태생이었지만 반(反)유대적 성향의 종교적 저술을 남겼고 로마가톨릭교회의 억압적 성격에도 반대했으나 키르케고르가 제시한 실존주의적 그리스도교를 지향했으며, 17세기 조지 허버트의 종교시를 즐겨 애송했던 신비주의자였지만 제도로서의 어떠한 종교에도 귀의하지 않았다. 평생을 억압받는 이들의 해방운동에 깊이 투신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정당이나 분파에 가입하지 않았다. 영국에서 객사한 그녀의 최후는 공식적으로는 자살로 발표되었지만, 2차 세계대전으로 고통 받던 조국 프랑스의 동포들을 생각하며 스스로 굶주린 결과였다.

대부분 사후에 출판된 시몬의 저작은 전후 프랑스와 영국의 사회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력과 은총》은 1943년 처음으로 출간된 이래 오늘날까지도 독서계의 ‘베유 효과’를 이어온 대표작이다. 이 책은 생전에 그녀가 남긴 노트를 사상적 동지이자 벗인 귀스타브 티봉(1903~2001)이 발췌하여 엮은 것으로 인간 조건에 대한 시몬 베유 특유의 철학적 사유와 종교적 통찰이 단상의 형식으로 드러나 있다. 글을 쓰는 데 기교를 부리지 않고 유행에도 철저히 무관심했던 시몬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문제들의 핵심을 거침없이 파헤쳤다.

《중력과 은총》에서 시몬은 세상의 모든 것이 중력이라는 필연성의 영향 아래 놓여 있으며 초자연의 빛인 은총을 통해서만 구원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은총이란 지성과 신앙이 더 이상 분리되지 않게 해 주는 초자연의 빛이다. 따라서 이 책은 특정 종교인으로서 신앙심을 고백한 글이라기보다는 인간의 근본적 삶의 조건에 대한 탐구와 그 극복을 위한 철학적 사유의 기록이다. 유태인 출신의 그녀가 나치 치하에서 질병에 시달리며 악화된 건강으로 고통 받던 시기인 1940년에서 1942년에 주로 써내려간 이 단상들은 극한적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신념과 인간에 대한 이해가 그리스도교의 신비주의 체험과 함께 한데 통합되어 있다. 데카르트의 후예답게 철저하게 사고하는 정신의 소유자이자 사회현실의 부조리에 맞서 끊임없이 고뇌하던 투사였던 시몬은 종교적 신비의 체험으로 인간 구원의 가능성을 발견하지만 이후에도 제도권 종교의 밖에 자리하기를 고수했는데, 이런 그녀의 내적 여로와 그 사상적 마무리의 투명한 기록인 이 책의 영향력은 특히 종교계 인사들의 종파를 초월한 사회참여와 높은 윤리지수의 자기쇄신 운동의 한 갈래로 이어져 왔다.

이번에 국내 독자를 만나는 한글판 《중력과 은총》의 옮긴이 윤진 선생은 일찍이 학생 시절부터 이 책을 국내에 번역하여 소개한 바 있다. 이제 강산이 변하고 젊은 독자층에게 이 놀라운 여성의 이름조차 생소해진 시대, 설혹 이름자를 알더라도 시몬 베유의 순교자적 삶을 자기 파괴적인 것으로 왜곡하며 일종의 ‘히스테리’로 치부하려는 의혹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대표작의 국내 부활을 위해 원문의 한 구절 한 구절에 한층 더 심취해서 풀어내려간 옮긴이의 진지한 번역은 준엄한 자기 탐구와 비타협적 신념의 삶을 실천한 저자의 필적을 느끼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내년은 시몬 베유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보부아르, 아렌트와 함께 20세기 3대 여성철학자로 꼽히는 시몬 베유와 사상적 만남을 위한 필독서인 《중력과 은총》으로 절망의 시대를 구원한 위대한 영혼의 고백을 들어보기 바란다.

출판사 서평

《중력과 은총》.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밑으로 끌어내리는 중력에 맡겨진 인간의 불행과 초자연의 빛인 은총을 통한 구원이라는 기독교적 주제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종교적 수상록이라기보다는 기독교적 비극성에서 출발하여 모든 인간이 처한 근본적 삶의 조건을 파헤친 인간 탐구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목차


중력과 은총_09
빈자리와 보상_15
빈자리를 받아들이기_24
집착을 버리기_27
채워 버리는 상상력_34
시간을 포기하기_38
대상 없이 욕망하기_42
자아_48
탈창조_58
지워지기_72
필연과 복종_76
환상_89
우상숭배_104
사랑_106
악_118
불행_137
폭력_146
십자가_149
저울과 지렛대_158
불가능한 것_161
모순_167
필연과 선의 거리_176
우연_180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는 부재한다_183
무신론의 정화작용_190
주의력과 의지_193
훈련_205
지성과 은총_213
읽기_222
기게스의 반지_226
우주의 의미_230
매개체_239
아름다움_244
대수학_251
사회적 표시..._255
대괴물_261
이스라엘_271
사회의 조화_278
노동의 신비_291

옮긴이의 글_298

본문중에서

“창조는 사랑의 행위이며 영원하다. 매순간 우리의 존재는 곧 우리에 대한 신의 사랑이다. 그러나 신은 오직 자기 자신을 사랑할 뿐이다.”

“아무런 위안이 없는 불행을 겪어야 한다. 위안이 있어서는 안 된다. 어떠한 위안도 나타나면 안 된다. 그럴 때 비로소 형용할 길 없는 위안이 위로부터 내려온다.”

“선행을 한 후에(혹은 예술작품을 만든 후에) 느끼는 자기만족은 고급의 에너지가 격하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른손은 왼손이 하는 일을 몰라야 한다.”

“우리가 신에 다가갈 수 있게 하지 못하는 학문은 가치가 없다. 그렇지만 어떤 학문이 우리를 신에 다가가게, 하지만 잘못 다가가게 한다면, 즉 상상의 신에게 다가가게 한다면, 그것은 더 나쁜 일이다.”

“우상숭배는 인간이 절대적인 선을 갈망하면서도 초자연적인 주의력이 없거나 주의력이 발휘되길 기다리는 인내심이 없기 때문에 생겨난다.”

“정열 속에는 언제나 경이로운 점이 있다. 도박을 하는 사람은 성자들처럼 밤을 새우고 단식을 하며, 때로는 예지력을 갖기도 한다. 도박꾼이 도박을 사랑하듯 신을 사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신과 초자연은 형체 없이 우주 안에 숨어 있다. 그렇게 영혼 속에 이름 없이 숨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상상적인 것에다 신과 초자연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인간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이 시대보다 더 나은 시대에 태어날 수는 없으리라!”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시몬 베유(Simone Weil)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09~1943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09년 2월 3일 파리, 의사인 아버지 베르나르 베유(Berhard Weil)와 가칠리엔(현재의 폴란드의 한 지역) 출신의 어머니 살로메 라인헤르츠(Salomea Reinherz) 사이에서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노동운동가 시몬 베유가 태어났다.
1919년 리세(Lyc?e) 페넬롱에 입학, 1924년 리세 빅토르 뒤류에 전학하여 철학자 르네 르 센느 밑에서 공부한 후, 다음해 철학자 에밀 샤르티에(Emile Chartier)의 지도를 받으며 에콜 노르말의 입학을 위한 준비반에 들어간다. 1928년에 에콜 노르말 입학시험에 합격하여 샤르티에의 격려와 지도를 통해 데카르트, 플라톤, 칸트의 철학을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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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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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으며,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에밀 졸라, 모파상, 장 그르니에, 르죈, 바타유, 곰브로비치 등 내로라하는 프랑스 문학가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해왔다. 옮긴 책으로 『자서전의 규약』 『문학 생산의 이론을 위하여』 『에로스의 눈물』 『사탄의 태양 아래』 『위험한 관계』 『페르디두르케』 『벨아미』 『목로주점』 『알렉시·은총의 일격』 『주군의 여인』 『루』 『물질적 삶』 『파리의 클로딘』 『어느 개의 죽음』 등이 있다. 출판 기획·번역 네트워크 ‘사이에’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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