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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 (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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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옛 선인들의 문장 필독서, 그 이름은 고(古). 문(文). 진(眞). 보(寶).


"사람들은 시를 공부하기 위하여 <고문진보>를 보통 600번씩이나 읽으면서 암송을 하는데, 나는 200번을 읽고 암송하게 되었고, 그 뒤로는 한결 시를 쉽게 지을 수 있었다."


퇴계 이황의 <언행록>에 나온 윗글만 보더라도 우리의 옛 선인들에게 <고문진보>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미리 짐작할 수 있다. <사서(四書)>, <삼경(三經)>과 더불어 학문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읽지 않으면 안되는 필독서였던 이 책은 정작 중국에서는 그 이름조차 잊혀졌으나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수백년 이상의 장기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말 그대로 고문진보(古文眞寶)는 '옛날 글 중 참된 보배만 모아둔 책'이다. 전집은 시(詩)만을 엄선한 시선집이고, 이번에 발간한 후집은 산문을 비롯하여 운문과 산문의 결합체인 사부(辭賦)체, 변려문을 수록하였다. 이는 중국 전통 산문의 한 특징으로서 우리가 알고 있는 순수한 산문이 아니라, 매우 시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있는 산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제갈량의 <출사표>나 도연명의 <귀거래사>, 굴원의 <어부사>, 소식의 <적벽부> 등 내로라하는 중국의 명문장가들의 작품으로 풍성한 이 책은 문학적 가치뿐 아니라 효용적인 측면에서도 그 기세가 위풍당당하다. 우리 조상들은 이 책으로 공부하여 시와 산문을 지어 비로소 선비로서 대접받았고, 입신출세의 등용문인 과거시험도 치를 수 있었다. 우리는 그러한 가치를 지닌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걸어온 정신문화의 진폭을 더욱 넓게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한글세대를 위한 새로운 시도, 정통 고문진보의 결정판, 드디어 완간!


<고문진보>는 이전에도 몇 종류의 번역본이 나왔으나 이 책은 이전의 것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제대로 된 정통 완역본으로서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원전의 양이 워낙에 방대하다 보니 생략하고 편집한 책들이 많았으나 이 책은 원본의 내용을 누락시키지 않고 꼼꼼하게 정리하였다. 5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철저한 번역 작업을 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두 번째는 철저하게 한글세대를 위해 작업했다는 점이다. 한자마다 한자음을 달고, 한글토씨까지 달아서 한자를 모르는 세대도 쉽게 볼 수 있으며, 한자, 한문 공부를 하는 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도록 했다. 비단 한문학자들뿐 아니라 한자에 약한 중?고생이나 일반인들도 쉽게 읽으면서 고전의 맛을 음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련되고 보기 좋은 편집은 이 책이 갖는 매력을 한껏 돋보이게 한다. 한문 원문과 한글 번역문을 나란히 편집하여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였고 주석을 원문과 번역문과 같은 쪽 하단에 나열함으로써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주석의 내용 또한 흥미롭고 다양해서 행간을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시공을 초월하는 인생의 지혜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날로그 세상에서 씌어진 고전은 무슨 의미를 갖는가.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기본 정서 즉, 성공을 위한 지략, 자연의 아름다움, 사물에 대한 판단력, 정치에 대한 일갈, 인생의 덧없음 등을 노래한 이 책은 한 편, 한 편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 중 정치를 논한 다음과 같은 대목은 현재 우리 정치인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쓴소리가 사뭇 비장하기까지 하다.


"대체로 군자와 군자는 도의가 같아서 붕당을 이루며, 소인과 소인은 이익이 같아서 붕당을 결성합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도리입니다. 그래서 신은 소인에게는 붕당이 없고, 오직 군자에게만 있다고 생각하오니 이는 무슨 까닭입니까? 소인이 좋아하는 것은 이익과 관록으로써, 재화를 탐하기 때문입니다. 이익이 일치할 때에 잠시 서로 붕당에 끌어들여 벗으로 삼는 것은 거짓된 것입니다. 이익을 보면 서로 먼저 쟁취하고자 하며 혹은 이익이 다하면 서로 교류가 소원해져서는 오히려 서로 해치려 하니, 비록 그 형제 친척이라도 서로 보호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은 소인에게는 붕당이 없으니 그들이 잠시 붕당을 만드는 것은 거짓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구양수, <붕당에 대해 논함> 중에서


또 덧없는 인생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들의 글이 나오는데 이백(李白)이 자신의 시집의 서문으로 쓴 다음 글은 한 편의 아름다운 시와 같다.


"무릇 천지라는 것은 만물을 맞이하는 여관이요/시간이라는 것은 긴 세월을 거쳐 지나가는 나그네이다./덧없는 인생 꿈과 같으니,/즐긴다 하여도 얼마나 되겠는가?/옛사람들이 촛불 들고 밤에도 노닌 것은/진실로 까닭이 있구나./하물며 따뜻한 봄날이 안개 낀 아름다운 경치로써 나를 부르고/천지가 나에게 문장을 빌려주었음이랴!"

-이백, <봄날 밤 도리원 연회에서 지은 시문의 서> 중에서


예부터 선비의 절개를 비유할 때 예로 들었던 대나무에 대한 다음 구절은 지금도 우리가 사람의 됨됨이를 평가할 때, 그리고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때에도 귀담아 들을 가치가 있다.


"대나무는 현명한 사람과 비슷하다. 왜 그런가? 대나무 뿌리는 단단하여, 단단함으로써 덕을 세우고 있다. 군자는 그 근본을 보면 곧 잘 서서 뽑히지 않음을 생각한다. 대나무는 성질이 곧아서 곧음으로써 자신의 몸을 서게 한다. 군자는 그 성질을 보면 곧 의지하지 않고 중립을 생각한다. 대나무 속은 비어서 비어 있음으로써 도를 체득하고 있다. 군자는 그 속을 보면 곧 마음을 비우고 남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생각한다. 대나무 마디는 곧아서 곧음으로써 뜻을 세우고 있다. 군자는 그 절개를 보면 곧 행실을 부지런히 갈고 닦아서 고락에서 한결같다."

-백거이(白居易), <대나무를 기르는 이야기> 중에서




고문진보의 편자는 누구인가?


수백년간 꾸준히 읽혀온 이 책을 누가 언제쯤 중국에서 처음 편집하고 간행했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대개 황견(黃堅)이라는 사람을 편자로 보고 있다. 이것도 명나라 때의 한 중각판(重刻版)에 나타난 발문을 보고 인용하는 말일 뿐, 구체적으로 황견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명확하지 않다. 조선시대의 여러 책들에서는 원나라 때의 진력(陳轢: 1252~1334)이라는 사람이 편자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책에서는 전자의 경우를 따랐음을 밝힌다.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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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해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국립 대만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중국 국립중앙연구원, 프랑스 파리 제7대학, 미국 하버드대학 등지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였으며, 현재 영남대학교 중국언어문화학부 명예교수, 사단법인 영남중국어문학회 이사장, 동양고전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주요 저서와 번역으로 '한유 시 이야기'(1988), '중국문화통론'(1993), '중국문학을 찾아서'(1994), '중국시학'(1994), '중국의 문학이론'(1994), '퇴계시 풀이'(공역, 1996), '도산잡영'(공역, 2005), '고문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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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대학원에서 1995년 [원굉도시가연구(袁宏道詩歌硏究)]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지금은 영남대학교 중국언어문화학과 및 대학원 동아시아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역저서로 [당대문인열전(唐代文人列傳)](共譯, 1998), [중국불교문화(中國佛敎文化)](2001), [고문진보(전집 2001; 후집 2003)](共譯), [맹자역주(孟子譯註)](2002), [魏晉南北朝文人列傳](共譯, 2005), [상군서(商君書)](2005)와 다수의 논문이 있으며, 현재는 주로 서예 관련한 중국 시가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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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E.P.H.E. IV(파리 소르본)에서 둔황 문학과 예술로 박사학위(2001)를 받고, 귀국하여 동서양 문화교류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소개하는 일에 전념하는 독서인이다. 역서로는 『돈황이야기』(공역), 『실크로드』, 『중국의 시와 그림 그리고 정치』(공역) 『안득장자언』, 『바다의 왕국들: 제번지 역주』, 『정원에 물을 주며(관원 선생 문집)』, 『8세기 말 중국에서 인도로 가는 두 갈래 여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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