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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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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일본의 학교 현장을 구체적으로 형상해 온 작가, 고토 류지의 장편 <열두 살의 전설>이 우리교육 힘찬문고로 나왔다. 등교 거부, 교실 폭력, 집단 따돌림 등 열두 살 아이들이 교실과 가정에서 겪는 사실적인 이야기가 이 책의 바탕이다. 이러한 사실적인 이야기를 쓰기 위하여 작가는 직접 발로 뛰며 열두 살 아이들을 만났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야마자키 유카, 기리시마 아이, 마스다 츠요시, 타니모토 마코토, 가와구치 미키는 작가가 바로 그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낸 인물들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학교란 무엇인지, 아이들의 고민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분출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한 그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아이들 모습을 품에 안으며 조금씩 마음을 열게 해 주는 교사, 모리 미도리 선생님을 등장시켜 잔잔한 감동과 희망을 전하는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꽉 막힌 교실에서 45분씩이나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공부를 한답시고 앉아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언제까지나 선생님 기분만 맞추고 살아갈 수는 없다고 여기는 아이들은, 교실은 종이 비행기나 날리는 곳쯤으로 무시해 버리고 싶어한다. 실상 아이들은 서로를 따돌리면서 자신이 받은 상처는 친구들을 상대로 게워낸다. 공부는 학원에서 하는 것이고 학교는 그저 어쩔 수 없이 다녀야만 하는 억압된 공간으로만 느낄 뿐이다. 그런 아이들의 부모 역시 양육이라는 이름으로 학교와 똑같이 아이들에게 학습을 요구하고 통제한다고 느끼게 함으로써 아이들의 마음은 늘 버겁기만 하다. 이러한 아이들의 괴로운 삶을 이 작품은 모두 다섯 명 아이들을 중심 화자로 내세워 이야기를 엮어 간다.
야마자키 유카는 아이들을 따돌리는 데 늘 앞장서는 아이이다. 선생님한테 반말을 해대기 일쑤고, 선생님의 다그침은 역겨운 잔소리쯤으로 묵살해 버리는 소녀. 그런 유카에게는 말못할 상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어린 시절, 유괴를 당할 번한 기억이다. 씩씩하고 친구를 감쌀 줄 아는 마음을 지녔던 유카는 그때부터 조금씩 ?아무도 믿지 못한다?며 마음의 벽을 쌓기 시작한다. 또한 좋아하던 남자 친구를 빼앗겼다는 마음에 자기가 받은 상처를 다시 갚아 주어야만 하는 아이로 서서히 변해 간다.
유카와 절친했던 친구, 기리시마 아이. 이 책의 중심 화자이기도 하다. 유카에게 느낀 작은 질투심이 커가면서 조금씩 마음을 감추는 소극적인 아이로 되어간다. 더러운 욕설과 교사에 대한 반항심만 커 가는 교실 모습에 괴로워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잘난척한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쉽게 한통속이 돼 버리고 마는 마음 약한 아이다. 야마자키 유카가 화해하려 하자, 그동안 자기 안에서도 남을 질시하고 믿지 못하는 마음이 도사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스다 츠요시. 난장판 교실을 만든 장본인이란 딱지가 붙은 츠요시는 5학년 때 6학년 형들인 아나야마 패거리들에게 붙들려 물건을 훔치는 일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 사건 때문에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아버지에게 주먹으로 얻어맞고, 구둣발로 차일 뻔한 수모를 겪기도 한다. 마스다 츠요시는 가정과 학교가 어떻게 아이들을 억압하게 되는지 느끼게 해 주는 인물이다.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엄격한 생활의 규제는 학교 못지 않게 마스다를 괴롭힌다. 그런 아버지에게 독립 선언을 하면서부터 마스다는 정신적 여유를 회복하는 아이로 변하게 된다.


타니모토 마코토. 유카가 유치원 시절부터 늘 감싸주고 아껴주던 마코토가 가와구치 미키가 먹지 못하는 급식 반찬을 대신 먹어주자 아이들은 덥석덥석 먹어치우는 녀석이라 놀리며 개미나 풀, 진흙까지 먹이려 든다. 그때부터 마코토의 등교 거부는 시작된다. 도저히 교실로 들어갈 용기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애들이 조금 괴롭힌 걸 가지고 앓아 누우면 이 세상 살아가기 힘들다. 당했으면 너도 그만큼 갚아 주면 돼!? 하는 선생님의 말에 마코토는 ?학교는 당한 만큼 돌려주는 곳인가??라는 학교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소심한 아이의 등교 거부는 적응하기 힘든 학교 생활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가와구치 미키. 기리시마하고만 겨우 위안을 나누며 간신히 학교에 나오는 아이다. 그저 빠지지 않기 위해 학교를 다닐 뿐이다. 유카 패거리의 따돌림과 폭력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학교 생활을 이어간다. 유카가 보내는 화해의 메시지를 통해 ‘몸을 사리고 하루하루 살아남는 일만 생각하며 뻣뻣하게’ 살았지만 앞으로는 행복한 학교 생활이 되리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이 다섯 명 아이들이 번갈아 가며 들려주는 이야기들 사이사이에는 모리 미도리 선생님이 존재한다. 모든 교사들이 손들어 버린 난장판 교실 아이들은 드디어 6학년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모리 미도리 선생님을 담임 선생님으로 만나게 된다. 5학년 때부터 교실 붕괴가 심해지자 담임이었던 할아버지 선생님이 충격으로 쓰러진 뒤로 교실은 점점 더 걷잡을 수 없이 변해 갔다. 난장판 교실은 그동안 선생님이 다섯명이나 왔다갔다. 하지만 끝까지 아이들을 맡아 준 선생님은 없었다. 선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고 생각한 열혈 선생님, 관대함이 깃들은 것 같지만 교육적 타성이 몸에 붙은 할아버지 선생님. 모두 아이들을 품에 안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그런 교실에 짧은 머리, 헐렁한 스웨터, 물 빠진 청바지 차림으로 커다란 고릴라형을 안고 모리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온다. 하지만 새로운 선생님의 등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은 등을 돌린 채 앉아 종이 비행기를 날리고, 지우개를 던진다. 그러나 그런 아이들 속에서 선생님은 꿋꿋하다. 고릴라 인형을 매개로 릴라 선생님이라 불리며 아이들의 친구가 되고자 노력한다. 릴라 선생님은 아이들이 무시할 정도의 작은 체구를 가지고도 아이들의 눈높이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교사, 아이들 편이 되는 교사의 모습으로 마음을 열어주는 동반자가 된다. 릴라 선생님은 학교란 교과서만 배우는 곳은 아니라며, 모두 함께 넉넉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결코 앞에서 나서지 않고 한발 뒤에서 아이들을 믿어 주고, 아이들 편이 되어 주는 따뜻한 릴라 선생님으로 인해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 아이들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어갈 무렵 릴라 선생님은 아이들과 함께 <용기의 기록>이라는 문집을 엮어 낸다. <용기의 기록>을 돌려 읽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쓴 짧은 글을 통해 진심을 확인한 아이들은 난장판 학급의 문제아들이 아닌 6학년 1반의 넉넉한 아이들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이 책 속에 담겨 있는 심각한 교실 붕괴의 모습은 더러 우리의 학교 문화와 거리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그만큼 우리 학교 사회가 밀폐되어 있거나 아직 덜 드러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과연 우리 어린이들의 삶과 생활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인지, 일어나지 않았으면 싶은, 그러나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을 눈감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저자소개

고토 류지(Goto Ryuji)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3~
출생지 일본 훗카이도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43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을 졸업했어요. 1970년 [대지의 겨울 친구들]로 노마 아동문예상을 수상했고, [우리 엄마 맞아요?]로 일본 그림책 대상을 받았어요.
지은 책으로는 [열두 살의 전설][수학 병원 사건] 등이 있어요.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덕성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했다. 경제, 경영서 번역을 주로 해 오다가 첫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면서부터 아동문학 공부를 시작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한일아동문학연구회에서 활동하다 지금은 일본 도쿄로 건너가 일본아동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노란공이 통통통], [울퉁이와 삐리의 하늘 여행], [신기한 항아리], [그림 속 나의 말을]들이 있다. 전자 우편 주소는 mew92@korea.co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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