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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안티아이스>는 쥘 베른과 H. G. 웰스의 장점만을 모아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직계후손이라고나 할까? 우주로 날아오르는 파에톤 호가, 근사한 조어 대신 ‘나는 배’나 ‘하늘을 나는 마차’로 불리고, 육상 운항선이 ‘땅 위를 달리는 배’로, 우주복이 ‘공기 옷’으로 불리는 것을 보면, 소박한 프로토SF(1940년대 이전까지의 과학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아련한 향수까지 어른거린다.

이 작품은 그리폰북스를 새롭게 시작하면서 고려한 선별 기준 가운데 ‘현대적이고 새로운 작품’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킨다. 19세기를 다룬 작품이 어떻게 현대적일 수 있을까? 우선 이 작품은 1993년에 발표되었다. 스릴러나 크로스오버 작품을 제외하고, 국내에 번역되는 SF는 대개 70년대 이전의 고전에 집중되어 왔다. 또한 그중 대부분이 아시모프, 클라크, 하인라인 등의 세 거장의 작품들이다. 반면에 이 책 <안티아이스>의 작가 스티븐 백스터는 영국 SF문단에서는 떠오르는 신예로 대접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소개되기 어려운 작가이며 따라서 그의 작품은 국내 마니아에게 신선하게 다가설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에 그리폰북스를 다시 새롭게 내놓으면서 그의 작품을 과감히 제시하기로 한 것이다.

작가는 하드SF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에 나오는 이론들은 타당하긴 해도 차분하고 쉽게 설명되어 있어 단순히 하드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오히려 일반적으로 알려진 SF에 대한 인식인 ‘과학 이론이 난무하고 허무맹랑하며 읽기 어렵다.’는 관점과, ‘배경이 되는 시대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힘들다.’는 대체역사에 대한 선입견을 단번에 날려 버리게 해 주는 소설이다. <안티아이스>의 역사적 사실은 현실과는 조금 다르다. 노르웨이의 아문센에게 영광을 뺏긴 것을 설욕하듯 책에서는 영국이 남극을 18세기 중반에 정복한다. 크림전쟁은, 안티아이스를 독점한 영국이 신무기를 투입하면서 어이없이 끝나고, 안티아이스가 산업혁명을 더욱 부추기는 바람에 디킨스같이 ‘우울한 작가’는 부강한 영국에서 글을 쓰지 못한다. 글래드스턴, 철혈재상 비스마르크, 마크마옹 등 역사적인 인물도 등장하는데, 그들의 행보는 역사에 따라 변하여 비스마르크의 경우 80세가 넘게 살면서 계속 정권을 유지하게 된다. 또한 나폴레옹의 영향력이 유럽 전체를 강력하게 사로잡고 있는 모습이나, 역사에 입각한 시대적인 분위기도 충분히 엿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하지만 이 소설에서 포인트는 주인공이 어느날 갑자기 우주로 날아가 버린다는 모험과, 아름다운 짝사랑에 대한 로맨스와, 과학자와 신문기자가 대립하는 것을 보면서 세계정세와 과학기술의 이면을 깨닫는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에 있을 것이다. 1985년 처음 출간될 당시 원서 표지에는 버섯구름을 피워올리고 있는 안티아이스 폭발 장면이 실려 있었다. 그 장면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2차대전 당시의 ‘핵’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렇게 영국이 자기만의 사고방식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안티아이스>의 19세기’는 오늘날과 기묘하게 흡사한 구석이 있다. 주인공이 정신적으로 성숙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작가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희망 같은 것을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목차

서막 - 아버님께 드리는 편지

1 신(新)만국박람회장에서

2 영불해협을 건너다

3 육상 운항선

4 파에톤 호

5 대기 위에서

6 우주 공간에서 보낸 나날들

7 우주 공간에 홀로 나서다

8 말다툼

9 달그림자 속에서

10 달에 발을 내디딘 영국인

11 과학적 토론

12 영국의 공기

13 기구 조종사

14 프랑티뢰르

에필로그 -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본문중에서


나는 트래블러에게 계기들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게끔 아주 근사하게 설계했다고 말하고는 그 계기들의 상당수는 뭐에 쓰는 건지 모르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당황스럽게도 트래블러는 즉각 강의를 할 자세를 취했다.

“으음, 어디서부터 시작을 한다……? 우선 룸코르프 장치부터 시작할까? 그 장치는 자네도 잘 알 거야.”

“……뭐라고 그러셨죠?”

“계기들에 빛을 제공해 주는 전기 코일 말야.”

트래블러는 그 코일이 아세틸렌등이 제공해 주는 것보다 좀더 안정되고 한결같은 빛을 제공해 주고 계기들의 문자판에 그을음도 덜 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계기들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에게 설명해 줄 때처럼 제조 회사, 기능, 한계, 심지어 가격까지 자상하게 이야기해 줬다.
홀던은 이내 내가 당황해하는 것을 눈치 채고 계기반들이 늘어선 곳으로 내려가서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그는 트래블러가 계기들을 하나하나 설명할 때마다 마법사의 조수처럼 요란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번갈아가며 해당 계기를 가리켰고 나는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참으려고 입 속에 주먹을 틀어넣어야 했다.
그러나 트래블러는 그걸 의식하지 못한 채 강의를 계속했다.
(/ 본문중에서)

저자소개

스티븐백스터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영국의 떠오르는 하드SF 작가로, 지질학상의 변화, 우주 탐험, 삶의 숙명 그리고 평행 우주를 주로 다루고 있다. 백스터는 1957년에 태어나 리버풀에서 성장했으며 케임브리지 대학 수학과를 졸업하고 사우샘프턴 대학에서 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수학과 물리학 교사 생활을 했고 정보기술 분야에서 일했다. 1991년에 ‘미르’의 우주 비행사로 지원한 적이 있으나 일찌감치 탈락했다고 한다.
백스터는 1987년 <인터존>에 ‘질리Xeelee’라는 외계인에 대해 다룬 단편 <질리 꽃The Xeelee Flower>을 발표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질리 연작 중에서 <블루 시프트B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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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빈방〉으로 당선. 옮긴 책으로 《희박한 공기 속으로》《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세상 끝 천 개의 얼굴》 《성난 물소 놓아주기》《그런 깨달음은 없다》《모든 것의 목격자》《켄 윌버, 진실 없는 진실의 시대》《늘 깨어나는 지금》 외 백여 권이 있다. 현재 부여에서 번역 작업을 하면서 파트타임 농부로 지속 가능한 자연생태 농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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