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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모색하는 책. 오늘날 중국이 보여주고 있는 경제 기적의 뿌리를 중국 경제의 역사에서 찾고 있다. 세계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서의 중국이라는 관점에서 역사적이고 객관적으로 중국 경제사를 연구하였다. 이를 통해 세계 경제에는 물론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력을 미치는 중국 경제에 대한 심도 있고 포괄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이 책은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중국 경제가 서구와는 다른 경로로 발전했음을 밝히고 있다. 서양중심주의를 비판함과 동시에 지나친 중국중심주의에도 동의하지 않으면서, 중국의 세계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서 볼 것을 제안한다. 또한 중국의 과거와 현실에 부합하는 경제사를 구성하기 위해 송대와 명ㆍ청 시기 양쯔 강 이남의 강남 지역에 초점을 맞추어 실증적이고 다양한 논거를 제시하고 있다.

《중국 경제사 연구의 새로운 모색》은 중국 경제의 발전의 뿌리를 중국의 역사에서 찾는다. 경제 현황은 일반적으로 통계나 극히 짧은 시기의 정치적․경제적 변화만으로 설명되지만 이를 통해서는 미래를 전망하거나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없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관점의 경제사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경제사 연구에서 서구중심주의를 비판하고 중국이나 이슬람권 등 비서구 지역이 과거에 차지했던 경제적 위상에 주목하는 시각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과거에는 물론 현재에도 세계(경제)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시각에서 역사적이고 객관적으로 중국 경제사를 연구한 이 책은 역사와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또한 우리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미세한 변화에도 엄청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중국 경제에 관한 심도 있고 실용적인 관점을 제시할 것이다.

1. 중국의 경제 기적을 어떻게 볼 것인가
수출 규모 세계 3위, 국내 총생산(GDP) 세계 4위, 외환보유고 세계 1위, ‘긴 잠에서 깨어난 사자’ 중국은 세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머지않아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를 추월하리라는 예측도 들려온다. 중국이 보여주고 있는 가파른 경제 성장은 어디에서 비롯한 것일까. 많은 경제학자와 전문가들은 풍부하고 값싼 노동력, 자원, 1979년 이후 실시된 중국의 경제 개방 정책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십 년간의 표면적인 변화만으로 오늘의 중국 경제를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는 제국주의 시대 이전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한 위상과 패권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러한 과거는 오늘의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책세상에서 출간된《중국 경제사 연구의 새로운 모색》은 중국 경제의 발전의 뿌리를 중국의 역사에서 찾는다. 경제 현황은 일반적으로 통계나 극히 짧은 시기의 정치적·경제적 변화만으로 설명되지만 이를 통해서는 미래를 전망하거나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없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관점의 경제사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경제사 연구에서 서구중심주의를 비판하고 중국이나 이슬람권 등 비서구 지역이 과거에 차지했던 경제적 위상에 주목하는 시각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과거에는 물론 현재에도 세계(경제)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시각에서 역사적이고 객관적으로 중국 경제사를 연구한 이 책은 역사와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또한 우리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미세한 변화에도 엄청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중국 경제에 관한 심도 있고 실용적인 관점을 제시할 것이다.

2. 서구중심주의와 중국중심주의를 넘어서
서구중심주의를 비판하다
일반적으로 경제사는 서양의 역사적 경험에 기반을 둔 이론과 방법론에 의해 연구되어왔다. 따라서 경제사는 불가피하게 다른 학문에 비해 서구 중심적 시각이 우세했다. 중국을 비롯한 비서구 국가들의 경제사는 서구의 충격 대 비서구의 반응, 서구=근대 대 비서구=전통, 비서구 봉건 사회 정체론 등의 도식적 논리로 설명되었으나, 이는 각 지역의 실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아니라 서양의 경험에서 얻은 모델을 각 경우에 끼워 맞춤으로써 이를 증명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실증적인 여러 연구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전 중국은 유럽 전 지역보다 경제 규모가 컸으며, 명실상부하게 세계 경제의 중심이었다. 또한 송대 이후 중국에서는 농업과 수공업 기술이 발전하고 상업이 성장하고 인구가 증가하는 등 자본주의 발전의 기초 요인이 존재하기도 했다.

중국중심주의, 자본주의 맹아론, 또 하나의 서구중심주의
학계에서 주류를 차지했던 서구 중심적 중국 경제사 연구는 중국 내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직후부터, 학계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비판받기 시작했다. 마오쩌둥(毛澤東)과 대부분의 중국 역사학자들이 ‘자본주의 맹아론’을 주장하면서 이것이 중국 내외에서 지지를 얻게 되었다. 이는 근대 이전부터 중국에 이미 자본주의적 요소가 있었고 중국은 서구의 영향에 관계없이 근대화와 자본주의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책은 자본주의 맹아론을 비롯한 중국 중심주의적 시각으로는 객관적 연구가 불가능하며, 나아가 서구 중심적 시각을 극복하기 위한 논리로서 제기된 자본주의 맹아론의 기저에 오히려 또 하나의 서구중심주의가 깔려 있음을 지적한다. 즉 자본주의 맹아로 언급되는 요건들은 근대 초 서유럽의 발전 양상을 근거로 수집된 것들이며, 따라서 이는 서구의 발전 모형에 중국의 사례를 대입해 해석하려는 논리에 불과하다.

새로운 역사 인식을 모색하다
이 책은 이러한 두 가지 시각을 모두 비판하고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중국 경제가 서구와는 다른 경로로 발전했음을 밝혀내고자 한다. 이러한 논쟁과 비판이 우리에게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우리 역시 근대 전후의 경제사를 중국의 경우와 유
사하게 ‘식민지 근대화론’ 대 ‘식민지 수탈론/자본주의 맹아론’이라는 낡은 대립 구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논쟁과 대립은 학문적인 차원에서 연구되고 해소되기보다는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논쟁으로 치달아 우리 사회의 갈등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3. 새로운 중국 경제사 연구
실증적인 방법론과 경제사 인식
이 책은 중국의 과거와 현실에 부합하는 경제사를 구성하기 위해 송대와 명·청 시기 양쯔 강 이남의 강남 지역에 초점을 맞추어 실증적이고 다양한 논거를 제시한다. 이로써 명·청 시기 강남 농촌 지역에서 농업을 능가하며 발전했던 수공업이나 초보적인 수준의 기계화,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 등은 서구식 근대 공업화로 이어지지 않은 다른 방식의 변화(‘조기 공업화’)였으며, 인구 압력으로 인해 노동 생산율이 저하된 상황에서 생산 품목의 다양화와 상품화를 통해 오히려 경제가 성장한 방식(‘과밀형 증장’) 역시 중국만의 독특한 경제 발전 방식이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이처럼 새로운 경제사 인식을 위해 저자는 전통적인 역사학 연구 방식과 대상에 얽매이지 않고 경제학과 정치학, 사회학, 문화사 등에서 다양한 방법론과 자료를 차용한다. 이를 통해 정상 유형에 맞춰 미리 도출된 결론을 입증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높거나 낮은 수치를 사용한다든지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가’가 아니라 ‘당연히 어떤 변화가 발생해야 했는가/발생하지 않았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던 기존의 연구들을 비판하고 객관적이고 엄밀한 연구를 강조한다.

넓은 시야, 새로운 시각
저자는 과거와 현재의 중국 경제가 차지하는 위상에 걸맞게 중국 경제사 연구도 보다 보편적이고 세계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중국 경제사는 외국의 이론과 방법론을 맹목적으로 수용하거나 해외의 연구 동향에 무관심한 두 가지 극단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그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중국 내외의 연구들을 취합하여 비판적으로 살펴본 후 중국 경제사, 나아가 중국학[한학(漢學)]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한다.
저자는 서양중심주의를 비판함과 동시에 지나친 중국중심주의에도 동의하지 않으면서 중국을 세계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서 볼 것을 제안한다. 송대 이후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상, 자본주의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자본주의로 이어지지 않은 성장 방식 등 이 책에 제시된 중국 경제사의 주요 특징들은 주류 학문에 의해 규정된 특정한 체제나 논리 등으로 파악되기 힘든 특수성을 지닌다. 그렇다고 저자가 중국의 이러한 특수성이 현재의 자본주의를 대체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식의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간 주변부에 머물렀던 중국의 역할을 세계사적인 흐름 속에서 구제해냄으로써만 중국 경제사와 중국학이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것이다.

4.‘상식을 벗어난’중국 경제사 그리고 중국 경제의 미래
저자는 근대 이전 강남 지역에서 나타난 경제 발전 양상을 ‘상식을 벗어난 것’으로 규정하면서 중국이 근대적인 경제 발전 경로를 따르지 못했던 것은 오히려 이러한 ‘상식’, ‘정상’ 유형을 선험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전통 중국 사회는 서구 사회와 근본적으로 달랐으며, 1979년 이후 중국이 보여주는 발전 방향도 근대화의 정상 유형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서구중심주의에 의해 주변부에 머물러 있었고 중국중심주의에 의해서도 소외되고 왜곡되었던 중국의 경제사를 면밀히 살펴볼 때 과거 중국 경제는 그 어떤 역사적 경험과도 다른 독자적인 길을 걸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늘날 중국 경제의 독특한 양상들, 예를 들어 제도나 시스템보다 관계[관시(關係)]에 의해 조정되고 운용되는 경제 활동, 정치와 경제가 독자적으로 전개되는 체제, 지역·산업·계층간 압도적으로 불균형한 경제 성장 속도, 자율과 통제의 절묘한 결합 등은 실제로 자본주의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 속성이
라기보다는 지극히 ‘중국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 계속될 중국의 유례없는 도전과 실험에서도 중국 경제가 독자적인 방향을 유지하리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가능한 것이다.

한국어판 서문
서문

제1부 이론

제1장 중국 역사에 '자본주의 맹아론'을 적할 수 있나
 1. 중국 경제사의 '자본주의 맹아 강박관념'
 2. 영국형 강남형 모델과 자본주의 맹아론

제2장 조기 공업화와 농업 과밀화
 1. 조기 공업화 이론 특징과 중요성
 2. '과밀형 증장' 이론과 중국 경제사 연구:황종즈의 《장강 삼각주소농과 향촌 발전,1368~1988》에 대한 평가

제2부 방법

제3장 중국 경제사 연구를 위한 방법론
 1. 선정과 집수,그리고 송대 강남 농업혁명 :전통 경제사 연구 방법 검토
 2. 경제혁명과 경제사 연구 방법:선정,집수,그리고 송대 강남 농버혁명에 대한 반응

제4장 타산지석 : 해외의 중국 경제사 연구
 1. 새로운 영역, 끝없는 탐색:시바 요시노부의《송대 강남 경제사연구》평가
 2. 상호 보환적 관계:왕궈빈의《중국의 변환-역사 변화와 유럽경험의 한계》

제3부 발전 추세

제5장 넓은 시야, 새로운 시각 : 중국 경제사의 새로운 발전
 1. 중국 경제사 연구의 '아날학파':미셸 카르티와 피에르 에티엔 빌의 연구 성과 소개
 2. 새로운 시각으로 중국 경제사를 보다:강남 농업 경제의 역사와 그 변화에 대한 재인식

제6장 중국 경제사의 미래
 1. 세계 속으로 들어가다 :중국 경제사의 발전 방향
 2. 한학의 경계를 뛰어넘다:리종칭ㆍ왕펑의《인류의 사분의일-맬서스 신화와 중국의 현실》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한국어판 서문
서문

제1부 이론
제1장 중국 역사에 '자본주의 맹아론'을 적할 수 있나
1. 중국 경제사의 '자본주의 맹아 강박관념'
2. 영국형 강남형 모델과 자본주의 맹아론
제2장 조기 공업화와 농업 과밀화
1. 조기 공업화 이론 특징과 중요성
2. '과밀형 증장' 이론과 중국 경제사 연구:황종즈의 《장강 삼각주소농과 향촌 발전,1368~1988》

제2부 방법
제3장 중국 경제사 연구를 위한 방법론
1. 선정과 집수,그리고 송대 강남 농업혁명 :전통 경제사 연구 방법 검토
2. 경제혁명과 경제사 연구 방법:선정,집수,그리고 송대 강남 농버혁명에 대한 반응
제4장 타산지석 : 해외의 중국 경제사 연구
1. 새로운 영역, 끝없는 탐색:시바 요시노부의《송대 강남 경제사연구》평가
2. 상호 보환적 관계:왕궈빈의《중국의 변환-역사 변화와 유럽경험의 한계》

제3부 발전 추세
제5장 넓은 시야, 새로운 시각 : 중국 경제사의 새로운 발전
1. 중국 경제사 연구의 '아날학파':미셸 카르티와 피에르
2. 새로운 시각으로 중국 경제사를 보다:강남 농업 경제의 역사와 그 변화에 대한 인식
제6장 중국 경제사의 미래
1. 세계 속으로 들어가다 :중국 경제사의 발전 방향
2. 한학의 경계를 뛰어넘다:리종칭ㆍ왕펑의《인류의 사분의일-맬서스 신화와 중국의 현실》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역사는 과거에 확실히 일어났던 사실이고, 우리의 주관적 의지와 관계없이 사실은 사실이다……우리는 중국의 자본주의 맹아 출현 여부를 토론할 때 어떤 이론에 따라 중국에 당연히 이러한 맹아가 있어야 했다든가 혹은 ‘만약 ……이 없다면 중국은 ……할 것이다’라는 식의 추론을 해서는 안 된다. 또 중국의 역사 발전 규칙과 특징을 탐색하면서 다른 국가에서 발생했던 일들을 참고할 수는 있으되 그것을 중국 역사에 억지로 끼워 넣을 필요는 없다……우리는 이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만 중국의 역사를 편견 없이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분석할 수 있고 중국의 독자적인 발전 규칙과 특징을 탐색할 수 있다.
―34~35쪽

미야자키 이치사다(宮崎市定)에 따르면 송대 중국의 사회경제 발전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것으로, “르네상스 시기가 되어서야 유럽이 중국을 앞섰지만 양자 사이의 차이는 크지 않았고 18세기에도 비슷했다. 그러나 산업혁명으로 유럽은 중국을 크게 추월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산업혁명 이전 몇 세기 동안 중국의 경제는 여러 방면에서 유럽보다 앞서 있었고 이후 유럽의 발전이 빨라졌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중국이 근대 초기의 세계사에서 이렇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이 시기의 중국 경제 발전을 이해하는 것은 세계사 연구에서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인 것이다.
―79쪽

중국의 국내 총생산량은 1700년에는 전 세계 총생산량의 23.1%로 세계 총생산량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율인 23.3%와 맞먹었으며……이백여 년 동안 세계에서 생산된 물품 중 25~30%는 중국제였던 것이다. 백 년이 지난 후 중국은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서양의 저명한 학자들은 중국이 최근 이십 년간의 성장률을 유지한다면……가까운 장래에 중국은 이백여 년간 세계 경제에서 차지했던 지위를 회복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체가 된다는 것이다.
―272~2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