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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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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전설적 포토저널리스트이자 세계적 보도사진 에이전시 매그넘(MAGNUM)의 창시자인 로버트 카파의 2차대전 종군기. 18세 되던 해에 조국 헝가리에서 좌익활동을 이유로 추방돼 건너간 독일에서 사진을 배운 이후 카파는 모두 다섯 차례의 전쟁, 즉 스페인내전, 중일전쟁, 2차대전, 중동전쟁, 인도차이나전쟁을 취재한다. 모든 전장에서 병사보다 더 적진 가까이에 다가가서 촬영하는 행동으로 유명했던 카파는 1954년 41세의 나이로 인도차이나전을 취재하러 갔다가 베트남에서 지뢰를 밟고 폭사하면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투철한 기자정신’이라는 뜻의 ‘카파이즘’이란 단어와 함께 보도사진계의 신화로 남았다.
이 책은 2차대전 발발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적국인(敵國人)으로서 무료하고 숨막히는 나날을 보내던 카파가 <콜리어스>지의 의뢰를 받고 북아프리카전투를 취재하러 떠나는 장면을 시작으로 유럽에서 2차대전 종식을 맞는 날까지의 종군 취재기록을 담고 있다. 전쟁사진의 백미로 꼽히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사진을 비롯한 카파의 사진 65점과 소설을 능가하는 구성 및 내용전개를 통해 ‘카파이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여름, 젊은 보도사진가 로버트 카파는 뉴욕의 한 다락방에서 “아침이 와도 일어날 이유가 없는” 권태로운 나날을 보낸다. 주머니 속의 동전 한 닢, 전기와 전화 요금 독촉장, 카메라가 가진 것의 전부인 그는 설상가상으로 적국인(敵國人)이란 신분 때문에 생명과도 같은 카메라를 몰수당할 위기에 놓인다. 그런 와중 그는 운명과도 같은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미국 잡지 <콜리어스>로부터 격전 중인 북아프리카전투를 취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다. 이리하여 저 유명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치열하고도 역사적인 장면을 포착한 로버트 카파의 2차대전 종군취재의 서막이 열린다.
책은 시종일관 박진감 넘치는 전장의 모습을 담고 있다. 북아프리카 전투, 시칠리아 작전, 나폴리 해방, 이탈리아 반도 전투, 노르망디 상륙작전, 파리 수복, 독일의 라이프치히, 뉘른베르크, 베를린 함락에 이르기까지 매순간 카파는 전장의 최일선에서 삶과 죽음을 넘나들며 촬영에 임한다. 그래서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에는 전사자 명단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이는 카파가 보도사진기자의 자세를 표현한 자신의 말, 즉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은 너무 멀리서 찍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몸소 행동으로 보여준 극명한 예로, 훗날 그의 이름을 따 투철한 기자정신을 가리키는 ‘카파이즘’이란 신조어를 탄생시키는 배경이 된다. 바로 이 대목에서 우리는 마흔한 살의 젊은 나이로 또 다른 전장인 베트남으로 달려가 취재 도중 지뢰를 밟고 숨지는 그의 운명을 어렵잖게 짐작해볼 수 있다.
카파라고 사진기자라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회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러 전장을 취재하며 피가 낭자하는 사진을 찍어왔음에도 그는 처절한 전장의 장면을 볼 때마다 매번 심한 구역질을 느꼈으며, 장의사나 해야 할 일을 자신이 하고 있는 것 같단 생각으로 괴로워했다. 하지만 그는 진정한 전쟁사진가라면 전사자와 부상자를 비롯한 전쟁의 참혹한 면까지도 찍어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일체의 왜곡이나 미화 없이 전쟁의 실상을 알리는 한편 그 이면에 숨은 휴머니즘을 포착했다. 카파가 죽고 난 뒤, 그와 함께 일한 적이 있고 그의 기자정신에 심취했던 미국의 소설가 존 스타인벡은 그를 기리며 이렇게 말했다. “카파의 사진은 무한한 애정과 주체할 수 없는 연민을 담고 있다. 그는 사람들의 몸짓은 물론 기쁨과 슬픔까지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생각까지도 포착해낼 수 있었다. 그는 그렇게 하나의 세계를 담아냈다.” 카파의 이전과 이후에도 뛰어난 사진가들이 많이 있었지만 누구보다 그가 훌륭한 사진기자인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목차

1 1942년 여름 - 운명의 아침
2 북대서양 항해기
3 적국인에서 종군기자로
4 1943년 봄 - 북아프리카 전선
5 핑키6 시칠리아 작전
7 1943년 가을 - 머나먼 로마
8 디데이 전야
9 1944년 여름 - 결전의 날
10 파리로 가는 길
11 가자, 아란 계곡으로
12 기다리는 연인
13 다시 전선으로
14 1945년 봄 - 최후의 병사
15 굿바이, 굿바이
역자후기

본문중에서

나의 아름다운 프랑스의 풍경은 실로 황폐하고 끔찍했다. 설상가상으로 독일군 기관총 한 정이 상륙용 주정을 향해 총알을 퍼부어대는 통에 아름다운 프랑스로의 귀환에 대한 나의 꿈은 더욱 철저하게 망가졌다. 주정에서 내린 군인들은 물을 해치며 나아갔다. (...) 바닷물은 너무 차가웠고, 해안까지의 거리는 아직 100미터 이상 남아있었다.

내 주위로 총탄이 날아들어 물을 튀겼다. 나는 제일 가까운 철제 장애물을 향해 내달렸다. 병사 한 명도 나와 동시에 그 장애물 뒤로 뛰어들었다. (...) 나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내가 숨은 강철기둥에서 벗어나려고 여러 번 시도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적의 총탄이 나를 쫓아왔다. 약 50미터 전방에 반쯤 불탄 수륙양용장갑차 한 대가 수면 위로 삐져나와 있었다.

(...) 나는 미친 듯이 기도했다. 잠시 땅속으로 꺼졌다가 나중에 다시 나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상황은 내 기도와는 전혀 반대되는 방향으로 악화일로를 걸을 뿐이었다.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바로 코 옆에 어젯밤 함께 포커를 쳤던 중위가 있었다. 그가 물었다. "내가 방금 뭘 봤는지 알아? 우리 엄마가 현관문에서 내 보험증권을 들고 흔드는 걸 봤어."
( /p.183~194)

저자소개

로버트 카파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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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은 엔드레 에르노 프리드만(Endre Erno Friedmann). 1913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유태인의 아들로 출생. 1931년 좌익학생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헝가리에서 추방되어 베를린으로 건너가 1932년 베를린의 사진 통신사 데포트(Dephot)에서 자잘한 취재를 맡기 시작했다.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자 이를 피해 파리로 건너갔고, 1936년 '로버트 카파'라는 가공의 미국인 사진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9월 스페인내전 취재중 코르도바 전선의 참호에서 뛰쳐나온 인민전선파 병사가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지는 순간이 미국의 화보잡지 '라이프'에 소개되어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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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조사부를 거쳐 경남기업 홍보팀장 등을 지냈다. 2005년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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