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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중간의 집

원제 : 坂の途中の家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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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가족관계의 빛과 어둠에 다가가는 심리 서스펜스

형사재판의 보충 재판원으로 선정된 리사코
아이를 죽인 엄마를 둘러싼 증언을 하나둘 접하는 사이
어느덧 그녀의 처지에 자신을 투영하고 마는데…….

“사랑하는 딸을 죽인 엄마는 나일지도 모른다!”

출판사 서평

[종이달]의 작가 가쿠타 미쓰요의 신작 장편소설. 세 살배기 딸의 엄마이자 평범한 전업주부인 리사코는 우연히 어느 형사재판의 보충 재판원으로 선정된다. 리사코에게 배정된 사건은, 친모가 젖먹이 딸을 욕조에 빠뜨려 살해한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될수록 리사코는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 놓인 그 여성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남편, 시어머니, 친정부모 등 그들이 왜 자신에게 그런 언행을 했는지 그 의미를 곱씹어 생각한 끝에 깨달음을 얻고 경악한다. 어쩌면 리사코 역시 그 여성처럼 딸아이를 살해했을지도 모른다고,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 그 여성을 리사코만은 이해한다.

리사코는 자신이 육아로 힘들었던 시절에 아무도 자기편이 되어주지 않았다는 분노를 무의식중에 품고 살아왔던 것이다. 모유로 키워야 한다는 시어머니의 주장에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아 남편에게 푸념을 하면 남편은 시어머니를 감싸기만 하고, 보건사와 의사는 아이를 평균치로 비교하는 등 리사코는 자기편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결국 눈앞에 있는 사람(피고인)은 자신과는 다른 여자이며 이 사건에 자신은 관여되지 않았는데도 도저히 공평한 시선으로는 볼 수가 없다. 모두가 공모해서 피고를 궁지에 내몰아 범행을 저지르도록 등을 떠밀었다고 리사코는 생각한다.

리사코의 시점으로 서술되는 이 소설은 리사코의 일상(주로 육아)과 재판 과정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영유아 살해사건을 제외하고는 이 소설에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지만 그 대신 지극히 일상적인 언행이 주는 분노와 상처를 접할 수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남편들은 겉으로 보면 아내와 딸을 사랑하는 평범하고도 자상한 사람이다. 그러나 남편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말, 그리고 아들을 감싸려는 시어머니의 말, 그런 말들의 숨겨진 의미를 깨닫는 순간, 그 어떤 반전보다 충격적이고 경악스럽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만큼 은밀하고도 계산적인 괴롭힘은 그 어떤 호러소설보다 무서움을 안겨준다.

[8일째 매미] [종이달]에 이은 가쿠타 미쓰요의 사건 3부작 완결판
감정 이입도 100퍼센트의 사회파 엔터테인먼트!


미묘하게 어긋나기 시작한 부부 및 가족관계,
그리고 타인의 범죄를 통해 반추하는 자신의 일상
더 깊고 더 농밀한 수준 높은 서스펜스

어느덧 우리 사회에도 아동학대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연일 크고 작은 사건이 언론매체를 장식하며 사건의 가해자가 누구인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왜 그랬는지 등을 다루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은 나오지 않는다. 특히 가해자의 7~80%는 친부모라는 사실은 우리를 더욱 충격에 빠트린다. 나오키상을 위시하여 일본의 각종 문예상을 휩쓴 가쿠타 미쓰요의 이번 신작에선 그런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소설 속 사건은 다음과 같다. 도쿄에 사는 30대 여성이 물 받은 욕조에 8개월 된 딸을 떨어뜨린 것을 귀가한 남편이 발견해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데려갔지만 끝내 사망에 이르렀다. 울음을 그치지 않는 딸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떨어뜨리고 말았다며, 사고가 아닌 고의라는 것을 인정했기에 여성은 살인 혐의로 체포되었다. 소설 속 화자 리사코는 자신도 그 여성처럼 어린 딸을 혼자 돌보고 있으며 전업주부라는 비슷한 상황 때문에 배심원으로 선임되면 냉정하게 판단할 수 없으니 뽑힐 리 없다고 확신했으나 보충 재판원으로 선정되고 만다. 그리고 이제 소설은 리사코의 일상(주로 육아)과 재판 과정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작가 가쿠타 미쓰요는 사건이라기보다는 재판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원래는 말의 애매함과 다양성을 그려보고 싶었거든요. 말 자체라기보다는 같은 말이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인식과 그 자리의 분위기,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성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 상황 같은 거 말이에요. 그러려면 말로 싸우며 죄상을 밝히고 형벌을 내리는 재판을 그리는 편이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 소설 [언덕 중간의 집]과 전작 [8일째 매미]와 [종이달]을 한데 묶어 일본에서는 ‘사건 3부작’이라고 한다. 범죄를 테마로 한 소설이라는 면에서는 똑같지만 작품마다 사건을 도입한 계기는 다르다고 한다. [8일째 매미]는 왜 매번 일상 이야기만 쓰느냐는 소리를 들은 것을 계기로 한번 사건을 다루어봤다고 한다. 첫 신문 연재소설이었기 때문에 독자가 매일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주인공이 매일 도망치면 누군가 따라와주지 않을까 싶어 도망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사건을 도입한 것이다.
[종이달]은 약간 색다른 연애를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중개 역할을 하는 무언가가 있어야만 성립되는 연애를 그리고 싶었는데 그야말로 돈이라는 생각이 들어 실제로 있었던 횡령 사건을 조사해보았다고 한다. 대부분 여자가 폭력 등으로 남자에게 지배당하고 헌납하는 도식이었는데 그것이 재미없어서 여자가 주도권을 쥐고 심지어 돈이 중간에 끼여 있어야만 성립되는 연애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계기였던 모양이다.

[언덕 중간의 집]이라는 제목은, 가정을 이룬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름다운 단독주택을 소유하길 원하지 만 어디에나 있을 법한 집, 즉 신축 주택들은 거의 비슷한 크기의 토지에 지어지고 집의 외부와 내부 모습 역시 똑같은, 그래서 언덕 위에서 바라보았을 때 똑같이 생긴 여러 채의 새 집이 죽 늘어서 있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지었다고 한다. 이것은 막힌 밀실의 어디에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사건이라는 의미로 붙였다고 작가는 인터뷰에서 밝혔다.

추천사

이렇게까지 꼼꼼하고 주의 깊게, 어떤 의미에서는 고약하게, 일상생활의 무의식적인 소망이나 말로 드러나지 않는 악의를 도려내는 소설은 드물다.
- 이케가미 후유키 / 문학평론가

폭넓은 연령층의 독자는 이 책을 읽은 후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 틀림없다.
- 마쓰야마 이와오 / 문학평론가

목차

1. 서장
2. 공판 첫째 날
3. 공판 둘째 날
4. 공판 셋째 날
5. 공판 넷째 날
6. 공판 다섯째 날
7. 공판 여섯째 날
8. 공판 일곱째 날
9. 공판 여덟째 날
10. 평의
11. 종장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리사코는 결혼 후 곧바로 임신했다. 전부터 생각했던 대로 막달부터 출산휴가를 쓸 계획이었지만, 입덧이 시작됨과 동시에 직장에 계속 다니기가 불안해졌다. 출퇴근길에 자꾸만 빈혈을 일으켜 아기에게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됐다. 친구들에게 속내를 털어놓았더니 하나같이 조금만 더 참으면 입덧이 가라앉고 안정기에 들어서며 마음도 차분해질 거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일단 안심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일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 p.10)

리사코는 신경이 쓰여서 이튿날 아야카와 점심을 먹은 후 서점에 들렀다. 재판원 관련 책을 찾으니 의외로 많았다. 아야카는 혼자 아동서 코너로 가서 그곳에 장식돼 있는 캐릭터 장난감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 만지기 시작했다. 얌전하게 있는 딸아이를 보고 안심이 된 리사코는 책꽂이로 눈을 돌렸다.
[재판원 제도란 무엇인가] [만약 재판원으로 선정된다면] [알아보자! 재판] 등등. 일러스트가 들어간 책도 있고 글이 빽빽해서 난해해 보이는 책도 있었다. 쉬워 보이는 책을 골라 선 채로 읽어보았다. 겨우 몇 페이지 넘겼을 뿐인데 벌써 따분해졌다. 매일 10시부터 5시까지는 옴짝달싹 못한다고 쓰여 있었다. 아야카를 열흘씩이나 시어머니에게 맡기는 것은 영 내키지 않는다.
(/ p.20)

영유아 학대사 사건이었다. 도쿄 도내의 삼십 대 여성이 물 받은 욕조에 생후 8개월 된 딸을 떨어뜨렸다. 퇴근한 남편이 발견하고 구급차를 불러 딸을 병원에 데려갔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아기 엄마는 ‘울음을 그치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떨어뜨렸다’고 사고가 아닌 고의였음을 인정했다. 그녀는 살인죄 혐의로 체포되었다.
리사코는 그 사건을 알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설명을 듣는 동안 자신이 아는 사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동학대 뉴스는 매일같이 있으니 다른 사건과 혼동할 수도 있겠지만, 이 사건은 신문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훈육상 때린다거나 몸을 흔드는 정도가 아니라 물속에 빠뜨렸다는 사실에 눈살을 찌푸렸었다.
(/ p.24)

안도 미즈호. 1974년 5월 10일생. 무직. 주소는―.
하얀 피부에 이목구비가 반듯한 여자다. 기름한 눈, 오뚝한 콧날, 얇은 입술은 화장을 하면 분명히 돋보일 거라고 리사코는 생각했다. 앞을 향하는 그녀로부터 리사코는 눈길을 거두었다.
누군가 사건을 저질렀을 때 그 지인들은 ‘저 사람이 설마……’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TV 인터뷰에서도 코앞으로 다가온 마이크에 대고 이웃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그렇게 친절한 사람이 설마. 항상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아이였는데.
리사코는 지금 그와 똑같은 생각을 한다. 안도 미즈호라는, 눈앞의 저 여자는 아주 평범한 사람으로 보인다. 그 사실이 그녀를 계속 똑바로 쳐다보고 있기가 힘들 만큼 리사코에게는 무서웠다.
(/ p.30)

저자소개

가쿠타 미쓰요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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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취중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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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여자대학교 일어 통번역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베트남어과를 졸업했다. 세움 교육연구소 교육콘텐츠개발 담당으로 근무했으며, 일본에서 지내던 시간들을 거름삼아 좋은 원고들을 읽고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이세계 요리의 길] [내 손으로 만드는 파리 스타일 인테리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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