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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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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두 번째 소설
외로운 도시를 녹이는 다정한 이누이트 울릭의 이야기


‘꾸뻬 씨’ 시리즈로 전 유럽을 사로잡으며 국내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프랑수아 를로르가 이번 소설에서는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그는 마음의 병을 앓는 현대인들을 치유하기 위한 또 다른 수단으로 글쓰기를 택했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에서 행복의 방법을 찾던 작가는 그 단서를 사랑으로부터 발견한다.

“행복을 비롯한 인간 대부분의 욕망은 사랑으로부터 출발한다. 자기애, 이성 간의 사랑, 부성애와 모성애, 효성, 우정, 더 나아가 인류애와 자비심이라는 포괄적 의미의 그것까지, 사랑으로부터 자유로운 행복은 없다. 소설은 문명과 비문명의 대조 아래서 시대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건드리지만, 그렇다고 정해진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주인공을 비롯해 사랑 앞에서 좌충우돌하는 소설 속 여러 인물처럼, 본문에 나오는 ‘질문 속에 곧 해답이 있다’는 문장처럼, 그저 사랑에 기대어 물을 뿐이다.” - ‘옮긴이의 말’에서

북극의 이누이트 울릭은 어릴 적 불의의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고아가 된다. 하지만 그는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어엿한 사냥꾼으로 성장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울릭이 사는 이누이트 마을이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선정되고, 카블루나는 이누이트 부족에서 대표를 뽑아 그들의 나라에 파견해줄 것을 요청한다. 사냥 규율을 어긴 죄로 약혼녀와 헤어질 위기에 처한 울릭은 파혼을 취소하는 조건으로 대사가 되어 카블루나 나라로 떠난다. 그는 화려한 도시 속 외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어지러운 사랑의 풍경들을 마주한다.
『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은 ‘꾸뻬 씨’ 시리즈로 잘 알려진 프랑수아 를로르의 두 번째 소설이다. 그의 첫 장편소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은 12개국 언어로 번역되고 영화로도 제작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정신의학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던 그는 사랑으로 인해 행복하기는커녕 오히려 불행을 느끼고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을 보며 ‘사랑’과 ‘행복’의 관계를 고민했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 소설에 담아냈다.

“사랑으로부터 자유로운 행복은 없다.”
우리는 왜 뒤따를 고통을 알면서도 사랑을 할까


남편과 이혼하고 사춘기 딸과 어린 자폐증 아들을 홀로 키우는 워킹맘 마리 알릭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을 경험하고 결혼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일찌감치 버린 워커홀릭 플로랑스, 사랑에 몇 차례 실패한 뒤 여성의 독립적 삶을 다룬 저서로 작가로서 성공을 거둔 아드린느…….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사랑과 좌충우돌하며 저마다의 아픔과 외로움을 끌어안고 살아간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사랑하려는 의지를 저버리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사랑’과 ‘행복’의 긴밀한 관계를 묘사하는 한 편의 은유처럼 보인다.
소설 속에서 “울릭은 길을 잃고 방황하는 남녀와 끝없이 마주친다. 이 방황하는 인물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이다.(‘작가 인터뷰’에서)” 우리는 때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등을 돌리기도 하고, 사랑에 실패하는 연인들을 보고 그 순수성을 의심하기도 하며, 실패하지 않기 위해 오히려 사랑을 멀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새로운 사랑을 원하거나 실패한 사랑에 후회하는 모두에게 더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할 희망이 아직 존재한다”고 말한다. “희망은 다른 데 있지 않”기에 “우리 앞에 주어진 혼돈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타개할 방안을” 찾는다면 우리 앞에 또 다른 사랑의 가능성이 도래하지 않을까.
소설에 등장하는 열정적이고도 냉소적인 다양한 형태의 사랑은 우리 현실의 사랑과 다를 바 없이 닮아 있다. 설령 그 끝엔 실패와 상처만 남는다 해도 “우리는 늘 사랑하고픈 욕망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모든 이별이 재회로 이어지지 않듯이 때로는 불화하고 화해하지 못한 채 끝을 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누군가를 사랑한다. 이 소설은 만남에서부터 헤어짐의 아픔을 각오하는 “현대인들이 겪는 사랑의 실패를 변호”한다. 사랑에 실패하는 개인보다는 사회 구조에 주목하면서 “이 소설을 읽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오늘날 사랑의 문제를 조금이나마 받아들이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마음은 2021년을 살아가는 지금의 독자들에게도 위로가 되어 다가간다.

“이누이트는 사랑의 규칙을 이미 찾았나봅니다.
카블루나는 지금 새로운 규칙을 찾아 헤매는 거고요.”
사랑에 실패하는 우리에겐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


“울릭은 서구 남녀관계를 목격하고 당황한다. 그를 당혹하게 만든 것은 남녀관계에서 규칙의 부재다. 이 부재로 인해 카블루나 인물들은 파트너를 얻지 못하거나 연인 사이를 더 지속하지 못한다. 이같은 실패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현대의 사랑이 얼마나 불확실하고 어려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작가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사랑의 규칙이 지금에 비해 훨씬 더 단순했다.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고정되어 있던 시절에는 서로 요구하는 바도 명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사회가 많이 바뀐 만큼 이전의 규칙만으로는 더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도 남녀는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자신들의 사랑이 영원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 중 사랑하는 사이에 지켜야 할 규칙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사랑은 서로에 대해 짧은 이해와 완벽한 불화만을 남긴다. 많은 이가 이런 상태에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결국에는 혼자가 된다.(‘작가 인터뷰’에서)” 그럼 이 시대에 맞는 사랑의 규칙은 과연 무엇일까? 소설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카블루나의 도시처럼 좌절된 사랑이 길거리에 나뒹구는 시대지만, “아직도 사랑이 가능하다고 믿는가” 하는 질문에 작가는 주저 없이 “그렇다”고 대답한다. 사랑을 사랑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기에 우리는 사랑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그저 “눈보라가 치는 동안에는 이글루를 짓기 어”렵듯, “격동기를 지나고 있을 뿐”이다.

본문중에서

나이 차이가 제법 나는 아이들 사진도 눈에 띄었다. 전부 엄마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아빠의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 울릭은 의아했지만 묻지 않았다. ‘떠났다’는 말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디로 떠났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지만 떠난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 42쪽

토마스가 굿나잇 키스를 하고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사방이 다시 조용해졌다. 적막감이 감돌았지만 울릭은 외롭지 않았다. 조금만 정신을 집중해도 살짝 열린 문 너머로 세 사람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코를 골며 뒤척이는 줄리엣, 복도 맨 끝 방에서 자고 있을 마리 알릭스, 그리고 방금 자러 간 토마스까지. 이들이 내쉬는 숨은 무덤 속의 망자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산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위로였다. - 46쪽

아마도 위로가 필요한 듯했다. 때마침 마리 알릭스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는 그를 안았고, 그는 그녀의 품에서 안도했다.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 60쪽

울릭은 마리 알릭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텔레비전을 틀었다. 화면 속에서 머리를 곱게 틀어올린 여자가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우린 지금 어디로 가는 중이죠?” 두 사람은 방안에 있었다. 그런데도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다. 이상한 질문이었지만, 울릭은 한편으로 이해가 갔다. 질문의 ‘어디’가 장소가 아닌 관계에서 어느 한 지점을 일컫는다면, 마리 알릭스에게도 한 번쯤은 묻고 싶은 말이었다. - 66쪽

“네가 이혼당한 게 아마 일 때문만은 아닐 거야.”
“좋아. 그렇다고 쳐. 하지만 일 외의 문제로는 불평한 적이 없어. 했더라도 중요한 얘기일 리 없고.”
“맞아. 하지만 여자들에게는 그 중요하지도 않은 일들이 가슴에 남아.”
꾸뻬 박사가 지적했다. - 148쪽

“문제는 우리가 외로움에 익숙해져 있다는 거야.” - 151쪽

“마리 알릭스와는 잘 지내나요?”
플로랑스가 물었다.
“네, 잘 지냅니다. 제게는 과분한 분이죠.”
“쯧쯧, 마리 알릭스에게도 당신은 과분한 사람이에요.”
“그런가요? 그럼 우리 둘 다 운이 좋았네요.” - 181쪽

“사실 여자들이 원하는 건 남자를 쫓아내는 게 아닙니다. 기다려도 안 오니까 혼자 살기로 결정했을 뿐이죠.” - 197쪽

“이누크는 이런 식으로 여성을 모욕하지 않습니다!”
울릭의 갑작스러운 발언에 아드린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나는 모욕당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녀가 말했다.
“보셨지요? 아드린느는 남자 따위에게는 도움받지 않아요.”
파란 셔츠를 입은 남자의 말에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울릭은 실수를 인정했다. 아드린느는 남자의 보호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오히려 불명예로 여겼다. - 200쪽

도시에는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았다. 절반은 여자였고, 절반은 남자였다. 이 절반의 여자들 중에는 언제 올지 모르는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고, 아드린느처럼 삶에서 남자를 내쫓은 사람도 있었다. 얼핏 달라 보이지만 울릭은 둘 다 고독을 담보로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생각했다. - 211쪽

“그런데 여기 이 마초는 뭡니까? 무슨 뜻이지요?”
“음, 마초란…….”
꾸뻬 박사가 대답을 망설였다.
“……한물간 남성상이라고 해두죠.” - 245쪽

남녀가 짝을 이뤄 가정을 꾸리고 사는 삶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 여전히 궁금증은 남습니다. 희생이라는 단어를 구시대의 유물처럼 여기는 이 시대가 지나고, 결국 아무도 그 말의 의미를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날이 온다면요. - 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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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프랑수아 를로르(Francois Lelord)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53~
출생지 프랑스 파리
출간도서 14종
판매수 110,709권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이자 정신과 전문의다. 1953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고, 1985년 의학박사학위와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자폐증 전문가인 아버지를 통해 정신과 의사란 직업이 얼마나 어렵고 힘겨운지 잘 알고 있었지만, 그 역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고통받는 이들의 이야기에 전심을 다해 귀를 기울이는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 건축, 역사, 그림, 문학 등 다방면에 관심을 가진 그는 현대인들의 심리치료를 위한 또 다른 방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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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파리 제 8대학에서 조형미술을 공부했다. 현재 화가, 삽화가,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외에 프랑스와 한국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쓰고 그린 책으로 어른을 위한 동화 『파란 심장』이 있고, 『두 갈래 길』, 『코끼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도 살아내겠습니다』, 『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 『행복한 걸인 사무엘』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그린 책으로는 『내가 혼자 있을 때』, 『Big et Bang』, 『Moi, je suis le plus fort』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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