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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더 벨벳 : 세라 워터스 장편소설[양장]

원제 : Tipping the velv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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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의 대담한 출발점 『티핑 더 벨벳』
세심하게 다듬은 번역과 새로운 표지로 개역판 출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원작자로 잘 알려진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티핑 더 벨벳』이 개역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워터스는 매력적인 역사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며 퀴어 문학의 지평을 넓혀 왔다. 그는 레즈비언과 게이 역사 소설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빅토리아 시대의 풍속과 생활상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마침내 데뷔작 『티핑 더 벨벳』을 발표했다. 이후 『끌림』, 『핑거스미스』로 이어지는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의 출발점이 되는 이 작품은 200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간되었으나 한동안 절판되어 많은 독자들이 아쉬워했다. 오랜만의 재출간인 만큼 꼼꼼한 번역 수정이 이루어졌음은 물론, 새로운 표지와 더 읽기 편해진 본문으로 디자인도 바뀌었다.
데뷔작인 『티핑 더 벨벳』은 동성애적 주제가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동시에 관능적인 묘사가 눈에 띄는 작품이다. 〈티핑 더 벨벳Tipping the Velvet〉이라는 제목 역시 빅토리아 시대의 은어로 여성 성기를 입술이나 혀로 자극하는 행위를 뜻한다. 워터스는 레즈비언의 사랑을 이야기에 중심에 놓고, 화려한 극장과 연예인들의 생활, 충격적인 매춘의 세계, 상류 사회 귀부인들의 퇴폐적인 파티, 막 태동하는 노동 운동과 여성 운동의 현장을 절묘하게 그려 낸다. 이 작품은 1999년 베티 트래스크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뉴욕 타임스』가 선정하는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또 2002년에는 BBC에서 3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어 레이철 스털링과 킬리 호이스가 주연을 맡고, 베네딕트 컴버배치, 샐리 호킨스, 휴 보네빌 등이 출연했다.

열여덟 살 소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되는 파란만장한 모험

빅토리아 시대 영국, 바닷가 마을의 굴 식당집 딸 낸시는 평범한 열여덟 살 소녀다. 마을에는 극장이 없어 기차로 15분 걸리는 캔터베리까지 가야 하지만, 낸시는 극장에 가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그런 이 소녀의 삶은 어느 날 남장 여가수 키티의 공연을 본 후 송두리째 바뀌어 버린다. 키티를 향한 사랑을 주체하지 못한 낸시는 결국 고향과 가족을 뒤로한 채 키티를 따라 런던으로 향하는데…….

추천사

레즈비언 소설의 독자 폭이 넓어졌다면, 그것은 바로 워터스 덕분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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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버틀러 양에게 푹 빠진 거지?」 앨리스가 말했다.
나는 시선을 돌렸고 앨리스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마침내 입을 열었지만 나는 앨리스가 아니라 어둠을 향해 말하고 있었다.
내가 말했다. 「키티 버틀러를 보면, 마치……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마치 내가 지금까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산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몸에 뭔가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 와인이 들어 있는 와인 잔이 된 듯한 느낌이 들어. 키티 버틀러 앞의 공연들도 보았지만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먼지와도 같아. 그러다가 마침내 키티 버틀러가 무대로 걸어오면……. 그 여자는 너무 예뻐. 옷도 무척 멋지고, 목소리는 아주 달콤해. 키티 버틀러를 보고 있으면 울고 웃고 싶어져. 동시에 말이야. 그리고 날 아프게 해. 여기를.」 나는 가슴에, 흉골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이전까지 키티 버틀러 같은 여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키티 버틀러 같은 여자가 있다는 걸 몰랐어…….」 내 목소리는 떨리는 속삭임으로 바뀌어 있었고, 곧 나는 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 31면

나는 키티의 장식이자 메아리였다. 나는 키티가 밝게 빛나며 무대를 가로질러 던지는 그림자였다. 그러나 그림자로서 나는 키티에게 그전까지 없었던 깊고 선명한 가장자리가 되어 주었다.
그건 전혀 하찮은 일이 아니었고, 나는 만족했다. 오직 사랑만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공연이 잘되면 잘될수록 사랑도 더 완벽하게 자란다고 생각했다. 결국 둘은, 공연과 우리 사랑은 그리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둘은 함께 태어났다. 아니 내가 생각하기 좋아하는 대로라면 하나는 다른 하나로부터 태어났으며 단지 둘 중 하나만이 남들 앞에 보이는 형태를 취했을 뿐이었다.
- 170면

나는 불쌍하고 혼자이며 아무도 돌봐 줄 이가 없었다. 나는 연인들과 신사들을 좋아하는 도시에 사는 외톨이 여자였다. 여자 혼자 걸으면 눈총만 받을 뿐인 도시에 사는 여자였다.
그날 아침에야 나는 그 사실을 깨달았다. 키티 옆에서 불렀던 그 모든 노래들을 통해 더 일찍 깨달았어야 했다.
한때는 런던의 여러 공연장을 오가며 신사복을 입고 수없이 뻐기며 걷던 내가 이제는 계집애의 수줍음 때문에 거리를 걸으며 두려워해야 하다니! 정말 잔인한 농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남자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비참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짜 남자라면 얼마나 좋을까…….
- 249~250면

나는 다시 트렁크로 고개를 돌려 뚜껑을 열었다. 안에는 병과 스카프, 끈, 꾸러미, 노란 장정의 책 따위 잡동사니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물건들이 무엇인지 살피기 위해 시선을 멈추지 않았다. 사실 나는 그것들이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잡동사니 위에는 사각형 벨벳이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보아 온 그 무엇보다 기이하고 외설스러운 물건이었다.
- 311~312면

[옮긴이의 한마디]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책을 놓을 수 없을 만큼 흥미롭게 전개된다. 하지만 이는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티핑 더 벨벳』에는 찰스 디킨스의 작품처럼 대중적이면서도 치밀한 플롯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퀼터 스트리트로 돌아와 1페니에 이발을 해준다는 여자네 집 문을 두드리고 말했다. 「잘라 줘요, 잘라 줘요. 빨리요. 맘이 바뀌기 전에요!」 그 여자는 말아 올린 내 머리를 잘라 냈다. 톰은 대개 이발에 대해 쉽사리 감상적이 되는 경향이 있으나 나는 이 당시 내가 흥분했던 것을 아주 생생하게 기억한다. 나는 머리털을 잘라 내는 게 아니라 어깨뼈를 덮은 살갗을 잘라 내고 그 아래에 숨은 날개를 꺼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520~521면

나는 다시 플로렌스를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저 사람들, 프랑스인이라도 되나요?」 내가 물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못 알아듣겠군요.」 그리고 진짜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거리에서 삶을 꾸려 가는 동안 그런 용어를 들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말했다. 「〈벨벳을 애무한다〉는 게 무슨 뜻이죠? 뭔가 극장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들리는데…….」
플로렌스가 얼굴을 붉혔다. 「극장에서 해볼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랬다가는 사회자에게 당장 쫓겨날걸요…….」 내가 계속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사이 플로렌스는 입술을 벌려 혀끝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아주 재빨리, 내 무릎을 힐긋 보았다.
- 536면

저자소개

세라 워터스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6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세라 워터스는 1966년 영국의 웨일스의 펨브로크셔에서 태어났다. 켄트 대학교와 랭커스터 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퀸 메리 대학에서 레즈비언과 게이 역사 소설에 관한 연구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하면서 레즈비언 역사 소설과 19세기 외설 문학 작품을 많이 접하게 되었고, 그에 관한 연구와 조사가 소설의 집필로까지 이어져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데뷔작 『벨벳 애무하기Tipping the Velvet』(1998)이다. 빅토리아 시대 말기 런던의 풍경과 레즈비언 세계를 전문가다운 솜씨로 그려 낸 이 작품으로 워터스는 평단과 독자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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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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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천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미국 앤아버 미시간 대학교에서 비(飛)천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코니 윌리스의 『개는 말할 것도 없고』, 『둠즈데이 북』과 『핑거 스미스』(세라 워터스), 『어두워지면 일어나라』(샬레인 해리스), 『키리냐가』(마이크 레스닉), 『마지막 기회』(더글러스 애덤스, 마크 카워다인), 『바람의 열두 방향』(어슐러 르 귄) 등이 있으며 『이 세상을 다시 만들자』(헨리 페트로스키)로 제 17회 한국 과학기술 도서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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