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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의 노동계급 :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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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 : 책갈피
  • 발행 : 2017년 08월 03일
  • 쪽수 : 456
  • ISBN : 9788979661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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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오늘날 노동계급은 축소되고 파편화되고 약화되고 있는가?

노동계급이 축소되고, 파편화되고, 이질화되고 그래서 약화됐다는 주장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노동계급 약화론은 여러 면에서 면밀한 분석에 기초하지 않은 과장이나 환원론인 경우가 흔하다. 노동계급이 변화한 것이 분명하고 당연하지만, 얼마나 어떻게 변했는지, 무엇이 변했고 무엇은 변하지 않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노동계급의 잠재력을 이해하면서 운동을 전진시킬 기회들을 놓치지 않고 제대로 대처할 수 있다.

이 책은 계급을 생산관계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자본주의 체제의 동역학 속에서 파악하는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이 왜 중요한지 살펴보고, 그것을 한국의 노동계급을 분석하는 데 적용했다. 한국의 계급 구조와 그 변화, 자본주의 변화에 따른 노동계급의 조건 변화와 그것이 노동운동에 미친 영향 등을 분석했다.

출판사 서평

“1987년 6월항쟁과 7~8월 대중파업이 일어난 지 30년이 지났다. 1997~1998년 경제 위기로 신자유주의가 지배적 정책으로 자리 잡은 지도 20년이 지났다. 이 기간에 한국의 노동계급은 얼마나, 어떻게 변화했을까?”
이 책은 지난 30년 동안 한국의 노동계급이 겪은 변화를 규명하고 그들에게 여전히 사회를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는지 밝히려는 시도다. 지은이는 노동계급이 축소되고, 파편화되고, 이질화되고 그래서 약화됐다는 널리 퍼진 주장들이 과연 사실에 부합하는지 꼼꼼히 따져 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30년의 세월 동안 노동계급이 변하지 않았을 리 없다. 산업 구조가 재편되면서 노동자들의 재배치가 일어났고, 경제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는 지배계급의 공격으로 노동자들의 고통이 증대했다. 그러나 노동운동 안에서조차 편만한 노동계급 약화론은 여러 면에서 면밀한 분석에 기초하지 않은 과장이나 환원론인 경우가 흔하다. 탈산업화로 산업 공동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거나, 기술 발전과 신자유주의로 노동자들이 일회용 신세가 됐다거나, 노동자 임금이 오르면 자본은 언제든 공장을 해외 이전할 수 있다거나,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이 중소하청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착취로부터 득을 본다는 주장 등이 그런 사례다. 상식처럼 퍼져 있는 이런 주장들은 노동운동의 전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노동계급이 변화한 것이 분명하고 당연하지만, 얼마나 어떻게 변했는지, 무엇이 변했고 무엇은 변하지 않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노동계급의 잠재력을 이해하면서 운동을 전진시킬 기회들을 놓치지 않고 제대로 대처할 수 있다.”
다양한 노동계급 약화론들이 계급을 노동시장에서의 위치들로 잘게 분할하는 사회학의 계급/계층 분석에 큰 영향을 받은 것과 달리, 이 책은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한국의 노동계급을 분석한다. 지은이는 계급을 생산관계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자본주의 체제의 동역학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먼저 마르크스 계급 이론의 정수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마르크스주의 안팎의 다양한 이론(막스 베버, 에릭 올린 라이트, E P 톰슨, 니코스 풀란차스, 라클라우와 무프)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어서 고전적 마르크스주의를 적용해 한국의 계급 구조와 그 변화, 자본주의 변화에 따른 노동계급의 조건 변화를 본격적으로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이런 변화가 노동운동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이 책은 얼핏 보면 표와 그림이 많아 학술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전혀 학술적인 책이 아니다. 지은이는 “노동운동 활동가로서 노동운동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노동운동의 진로를 고민하는 노동자, 사회 변화를 원하고 그 방법을 고민하는 청년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목차

머리말
1장 왜 이토록 불평등한가?
2장 마르크스의 계급 개념
3장 베버와 라이트의 계급론 -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의 비판
4장 한국 사회의 계급 구조 -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계급론의 관점에서 보기
5장 ‘탈산업화’와 노동의 변화
6장 세계화와 노동의 변화
7장 신자유주의와 노동의 변화
8장 사회 변혁의 주체는 누구인가?
후주

본문중에서

불평등을 규명하는 열쇠, 착취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불평등의 원인으로 착취에 관심을 갖는다. 마르크스주의에서 착취는 요즘 흔히 사용되는 용어법처럼 악덕 기업주가 제3세계 저임금 공장에서나 자행되는 악행을 뜻하는 게 아니다. 착취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노동으로부터 이윤의 원천인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 불평등은 자본주의 체제의 생래적 특징이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은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이것이 바로 지난 20년 동안 벌어져 온 일이다. 이처럼 부와 빈곤은 서로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 아니다. 부유한지 빈곤한지에 따라 서로 다른 출발선을 강요당하는 불평등한 구조는 인과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 인과적 관계는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에, 착취하는 자와 착취당하는 자 사이에 나타나는 것이다. 자본가의 부는 노동자를 착취한 결과이고, 노동자의 빈곤은 자본가에게 빼앗긴 결과다. 바로 계급 관계인 것이다. 이것은 노동시장 분단에서 불평등의 원인을 찾는 관점과 근본적으로 다른 관점이다. 노동시장에서 직종에 따라 나뉜 사람들, 학력이나 기술 수준에 따라 나뉜 사람들, 기업 규모나 고용 형태에 따라 나뉜 사람들 사이에는 부와 빈곤의 인과관계가 없다. 그저 위계를 매길 수 있을 뿐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도 마찬가지다. …
마르크스는 불평등의 양상을 단지 묘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불평등을 자본주의 체제의 동학과 연결지어, 그것이 왜 생기고 확대되는지 보여 줬다. 불평등을 계급과 연관짓는 것에는 혁명적 함의가 있다. 즉, 불평등이 자본주의 외부의 요인들, 가령 전자본주의적 유습이나 우연한 불운 같은 데서 오는 게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발전 자체와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급은 누구인가?
생산수단을 소유하거나 지배하지 못해 생계를 위해 노동력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바로 노동계급이다. “이들은 오직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때만 생존할 수 있고, 오직 자신들의 노동이 자본을 증대시킬 수 있을 때에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공산당 선언》) 임금을 받는 대신 자본가를 위해 노동해 이윤을 만들어 주는 게 그들의 일이다. 자본가는 자신이 고용한 노동자의 노동에서 잉여가치를 뽑아내지 못한다면 그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두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첫째, 노동계급을 너무 좁게 정의해서는 안 된다. 흔히 특정 산업의 육체 노동자만을 노동계급으로 보는 견해가 널리 퍼져 있다. 이것은 노동자라고 하면 손으로 상품을 만드는 사람들을 떠올리는 ‘상식’과도 관련이 있다. 좌파 일각에서도 노동계급을 생산적 노동을 하는 사람들로만 협소하게 정의하는 경향이 광범하게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마르크스의 ‘생산적 노동’ 개념은 재화를 만드는 육체 노동만을 가리키는 것이 결코 아니다. … 마르크스의 개념으로 본 생산적 노동자에는 재화뿐 아니라 일부 서비스를 생산하는 노동자들, 또 그런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복잡한 분업에 육체 노동뿐 아니라 정신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모두 포함된다. 게다가 마르크스는 생산적 노동자만을 노동계급으로 보지 않았다. … 노동계급은 흔히 통용되는 것처럼 제조업 육체 노동자뿐 아니라 생계를 위해 노동력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무보수 노동을 최대한 쥐어짜려는 (고용주의) 압박을 받는 사람들을 두루 아우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의 임금에 의존해 사는 이들의 자녀, 노동자였다가 퇴직해 연금으로 살아가는 사람 등도 노동계급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
둘째, 노동계급을 반대로 너무 넓게 정의해도 안 된다. 모든 피고용자가 다 노동계급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 고용된 처지에 있는 피고용자 가운데는 생산수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최고경영자들은 오너가 아니라 고용된 전문 경영인일지라도 어디에 얼마나 투자할지, 생산을 늘릴지 줄일지, 노동과정을 어떻게 조직할지 등을 결정할 수 있다. 생산수단과 맺는 관계를 그것의 법률적 소유 여부로 규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정규직의 호조건은 비정규직 희생의 대가인가?
특히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핵심’ 노동자(또는 내부자)의 괜찮은 조건이 ‘주변’ 노동자(또는 외부자)의 희생을 대가로 한 것이라는 관점이다. 이런 생각은 자유주의자들은 물론 노동운동 내 좌파까지 넓게 퍼져 있다. …
그러나 국제노동기구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OECD 조언대로 정규직 보호조항을 약화시킨 나라들에서는 비정규직의 처지가 하나같이 더 나빠졌다. … ‘조직된 부문이 잘 싸워서 전체 노동자의 조건을 끌어올린다는 것은 옛말이 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여전히 조직된 부문이 자기 조건을 방어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나머지 노동자들의 조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현대자동차나 주요 공공부문의 노동조합들은 여전히 기준 설정자 구실을 한다. 2000년부터 최근까지 임금 추이를 살펴봐도, 대기업?정규직 노동자들과 비정규직?중소하청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은 비록 격차가 좁혀지지는 않았지만 등락을 함께해 왔다. …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업주의 공세로부터 자신의 노동조건을 지키고, 그럼으로써 더 열악한 조건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 그들을 조직해 함께 투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격차 축소 방안이다. 그러나 양보론으로는 정부와 기업주들의 공세에 맞서기 어렵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이 조건을 잘 방어할수록 나머지 노동자들이 희생된다는 논리는 정규직 노동자들을 위축시키고 혼란과 사기 저하에 빠뜨릴 뿐이다. 또, 양보론은 정부와 기업주들의 공세에 일관되게 맞서 싸울 의지가 없는 온건한 노동조합 지도자들에게 좋은 변명거리가 된다. 정부와 기업주의 조건 하락 압박에 타협하면서, 마치 자기 조합원의 이익만이 아닌 대의를 지키기 위한 것인 양 정당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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