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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내공 : 인생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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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조용헌
  • 출판사 : 생각정원
  • 발행 : 2024년 02월 02일
  • 쪽수 : 420
  • ISBN : 97911938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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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성과 이성이 통하지 않는
막막한 현실 앞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조용헌이 전하는
운명을 바꾸는 주도적인 삶의 태도

이름이 장르인 ‘조용헌’. 그는 유儒·불佛·선仙, 사주명리, 풍수 등 동양학의 눈으로 시대와 세상, 사람을 읽어내며, 강호동양학이라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경지를 개척해 왔다. ‘천문(天文, 시간)과 공간(지리) 속에서 존재(인간)란 무엇인가’, 이 세 가지의 함수 관계를 성찰하면서 그가 구하고자 한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학문적 성취가 아닌 자기 안의 물음을 현실에서 해결하고자 했기에 명산대천을 누비며 이름난 고승과 도사·고수들과 교류하고 동서양 인문고전과 역사, 민담 그리고 한 집안에 내려오는 소소한 가전家傳까지 채록했다. 시공을 초월한 수많은 정보 속에서 유의미한 것들을 고르고 엮어내는 그의 혜안은 탁월하다. 그 여정에서 또 한 권의 책을 길어 올렸다.

서양의 처세술과 습관, 긍정을 강조하는 심리학, 자기계발서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이 책이 품고 있는 동양적 관점의 처세와 지혜는 독보적이다. ‘내공’이란 동양의 정서로서, 오랜 기간 수련을 통해 내면에 다져지는 힘과 기운을 뜻한다. 인내력, 집중력, 평점심 등이 그것이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모든 상황과 사건은 시공간, 인연이 얽혀 일어난다. 즉 이때를 흔들리지 않고 잘 넘겨야 내공이 쌓이고, 그 힘으로 다시 좌절된 삶을 일으킬 수 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지성과 이성이 통하지 않는 답답한 현실에 막힐 때가 온다. 한순간 휘몰아친 마음이 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욕망과 충동, 무의식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평정심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아니, 애초에 불행을 막을 방법은 없는가. 189가지의 압축된 이야기가 그 답을 씨줄 날줄로 제시한다.

출판사 서평

우생마사, 소는 살고 말은 죽는 이치
부력이 내공이다!

말은 홍수가 나면 죽는다. 살려고 발버둥 치다 기운이 빠져 탈진해서 죽는 것이다. 소는 죽지 않는다. 허우적거리지 않고 둥둥 떠간다. 부력浮力이다. 인간사도 마찬가지이다. 어떻게 하면 부력을 지닐 수 있을까. 저자는 절체절명의 상황까지 가보았을 때, 인생이 내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님을 깨달을 때 부력이 생긴다고 말한다. 이 섭리를 깨달으면 어떤 고난과 위기에도 휩쓸리지 않고 그 다음 단계의 삶으로 올라설 수 있다. 즉 역설적이게도 인생의 크고 작은 위기가 삶의 내공을 단단하게 다지는 기회인 셈이다.

근심 걱정, 고난 없는 삶은 없는 법, 누구나 자기 인생의 고수로 거듭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궁극적 이유가 아닐는지. 그래서일까, ‘금수저를 부러워 말라’ ‘한 가지 좋은 일에 세 가지 나쁜 운’ ‘금전, 명예, 권력에는 청구서가 따라온다’ ‘돈이 많으면 몸이 약하다’ ‘달콤한 말을 조심하라’ 등 좋아 보이는 것들을 경계하라는 저자의 충고가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명산대천을 누비며 체득한 자연의 이치와 동서양 인문고전, 역사, 민담, 고사, 경전이 어우러진 이야기에 한바탕 뒹굴다 보면, 어느새 세상의 순리와 인간의 도리가 내 속에 들어와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인생은 생각의 크기와 상상력으로 좌우된다
나는 어떤 이야기를 남길 것인가

이 책에는 189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 문장에 하나의 생각’, 조용헌 저자 특유의 단문이 이 책에서도 돋보인다. 과장된 의미 부여와 수사는 없다. 짧다. 쉽다. 명쾌하다.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으면서도 어느 행간에서 무릎을 치는 깨달음이 온다. 도력 높은 수행자의 어법과 닮았다. 사람들이 그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오랜 사색과 통찰의 결과물임을 알아보기 때문이다. 풍수와 사주, 명당과 같은 현대과학의 잣대로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에도 넉넉하게 귀를 여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저자 스스로 자신을 ‘채담가’ ‘이야기꾼’이라고 칭한 데는, 과학과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를 포용하라는 주문이다.

이야기는 상상력과 연결된다. 인간에게 상상력이 없었다면 철학적 논리도 과학이론도 존재하지 않는다. 상상함으로써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생각이 확장되고 관점이 달라진다. 그 이야기가 나의 삶에 들어오면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고 나의 이야기가 보태져 또 다른 이야기로 분화, 다른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다. 세상의 이치가 이렇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어떤 ‘인생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가. 뒤로 가고 있는가, 앞으로 가고 있는가. 이 책을 읽어갈수록 내가 이 세상에 남기고 갈 이야기에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인생의 빠른 수단을 찾는 데 급급해하지 않고, 느리더라도 단단한 내공을 다지는 마음공부를 하려는 이들에게 이 책은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다.

나의 그릇은 종지인가, 대야인가,
아니면 그릇마저 깨트린 대자유인가

나의 마음 그릇을 넓히는 내공 수업

1 관점이 내공이다 : 한 생각이 운명을 바꾼다
나의 근원(본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놓치지 마라. 자기성찰과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을 수시로 점검하라. 관점의 독립에서 생은 새롭게 창조되고 성숙해진다.

2 사람에게 기대다 : 나에게 복을 불러주는 것은 다른 인생이다.
나와는 다른 인간에게서 배워라. 다름과 차이,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차이를 인정하다보면 시야가 넓어지고 시야가 넓어지면 스트레스받을 일이 줄어든다. 타인을 통해 진정한 나의 모습을 비춰보고 그 사람의 지혜를 배운다. 존재 자체가 평화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행복하면 옆 사람도 행복하다.

3 밝은 곳으로 가라 : 공간이 정신을 바꾼다
시간, 공간, 인간. 한세상 사는 일은 이 3간間을 통과하는 일이다. 이 3간 중에서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공간이다. 시간, 인간은 바꾸기 어렵다. 공간이 바뀌면 시간의 흐름도 달리 흘러간다. 교도소에서 보내는 시간과 영화관에서 보내는 시간의 흐름은 다르다. 그 공간에서 만나는 인간의 종류도 달라진다.

4 축적된 시간에 귀 기울이다 : 오래된 것들에는 견뎌온 힘이 있다
명문가와 고택에는 오랜 시간이 축적되어 있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데는 이유(내공)가 있다. 고목, 고택, 고서, 예법 그 밖에 역사 속 숨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스러지지 않는 정신 속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모색한다.

5 하늘의 뜻을 이해하다 : 신은 늘 다른 길을 열어 둔다, 우리가 보지 못할 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좋은 일 나쁜 일이 번갈아 오고 오르막 끝에 내리막이 있다. 사주팔자와 명리는 그 변화의 시점을 어떻게 맞이하고 성숙하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신의 장점과 약점을 파악하며, 변화 때마다 흔들리지 않는 내공을 키우는 것이다. 하늘의 뜻, 겸손을 배운다.

6 이야기로 마음을 부드럽게 갈아두다 : 상상력으로 우리는 더 멀리, 더 높게, 더 깊게 산다
세상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이야기들이 삶을 새롭게 살게 한다. 이야기는 관점을 확장한다. 다른 쪽을 보게 한다. 내가 보는 관점이 옳다고 생각하면 삶은 피곤해진다. 이원성을 늘 염두에 두라. 죽음이 가져가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야기이다.

7 산천에 내려놓다 : 자연은 좋은 인생으로 가는 가장 짧은 길을 알려준다.
인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절대 무無’에 대한 공포를 자연이 위로한다. 현대인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은 열이 많아서다. 관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이 경치 좋은 곳을 찾아 시름을 달래고 생의 에너지를 받았듯 수시로 자연으로 가라. 답답한 삶이 뜷린다.

추천사


“인생은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욕망과 충동, 무의식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에 달려 있다. 내공이란 무엇인가? 겸손함과 평정심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이 인생의 현기증과 공포 그리고 비탄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고 마음을 진정시켜 줄 1%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목차

1장 관점이 내공이다 : 한 생각이 운명을 바꾼다
홍수에 떠내려오는 소 | 너의 꾀꼬리를 찾아라 | TK 사부 | 경재잠, 마음의 경작법 | 8분 능선의 경지 | 허교, 사귐을 허락하다 | 혼자 있을 때 삼가고 조심하는 공부 | 도와 돈은 둘이 아니다 | 인생 청구서 | 불편한 침대가 구원한다 | 공경과 꿇어앉기 | 굶어 죽는 것에 대하여 | 달콤한 이야기를 조심하라 | ‘미친놈’의 미학 | 궁하면 통한다 | 나는 어느 별에서 왔을까 | 물난리와 불난리 | 빙공영사 | ‘쩐’즉시공 공즉시‘쩐’ | 정 회장의 경장 | 차車 보시 | 꽃이 다 지기 전에 | 예藝 안에서 놀다 | 고독사에 대하여 | 마약과 삼매의 차이 | 돈의 맛 | 냉면과 목구멍 | 성격을 바꿔야 팔자가 바뀐다 | 결론부터 말한다 | 프리고진은 책사가 없었나 | 분리주시, 자기 객관화 | 30대 출세

2장 사람에게 기대다 : 다른 인생이 나에게 복을 불러온다
오타니의 만다라트 | 인연으로 다시 짓다 | 지리산 할매들의 치유 | 일등병 스승과 중대장 제자 | 방시혁의 뿌리 | 죽음 복을 누린 정 처사 | 시간이 없다 | 좌파와 재벌 | 진도의 ‘나절로’ 선생 | 아내 복으로 사는 남자 | 21세기는 인사하는 사람 | 눈으로 보고 발로 밟아보라 | 허탕, 오늘은 공부만 했구나 | 송시열에 비상 처방한 허목 | 이을호 선생을 추억하며 | 가수 김완선과 춤 DNA | 합천군 가회면장의 덕 | 교육에 투자하는 부자들 | 고창 방우산과 신재효 | 인생이 묻어 있어야 진짜 ‘구라’ | 명품은 값을 깎지 않는다 | 스티브 잡스와 요가난다 자서전 | 플루타르코스 영웅들 | 거북털 토끼뿔 | 이원성의 극복, 태극화풍 | 김병기 할머니의 일생

3장 밝은 곳으로 가라 : 공간이 정신을 바꾼다
용서는 하지만 잊지 않는다 | 두 물이 만나는 곳, 남양주 수종사 | 닭발 서기 | 굽은 곳에 기운이 모인다 | 최치원의 둔세지지 | 팔오헌의 장사추와 | 토정 이지함의 공부처 | 나의 부사의방은 어디인가 | 한반도 명당 | 닭 그리고 범 | 고인돌은 왜 만들었을까 | 무인의 고장, 기장 | 죽음을 준비하니 기분이 좋다 | 물러남도 내공이다 | 사군산수 | 구름의 문, 백양사 운문암 | B급 명당에 만족한 고씨 | 월출산과 장보고 | 하동의 정안산성 | ‘없이 계시는 하느님’이 있는곳 | 월정사의 물 | 대가야 고분과의 대화 | 윤선도와 금쇄동 | 청송 심 부잣집 풍수 | 황매산 백련사 터 | 인왕산에 산양이 온 날

4장 축적된 시간에 귀 기울이다 : 오래된 것들에는 견뎌온 힘이 있다
박기후인의 가풍 | 명문가에는 스토리가 있다 | 삼백당 밤나무 | 치암고택의 주기도문 | 이문열의 불에 탄 집 | 온주법, 손님맞이 | 농암 선생의 어부가 | 보물은 오직 청백뿐이다 |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 | 소 뱃속같이 편안한 곳 | 이중환의 최종 정착지 | 명제 선생과 토한 논 | 화개 골짜기의 목압서사 | 학문과 문장가에 대한 존중 | 천하에 나만 옳겠는가 | 청음서원 훼파사건 | 백두대간 넘는 최초의 고갯길 | 섬, 고립, 궁핍 그리고 결기 | 함양 안의면의 인걸과 지령 | 아이언 로드, 육십령 | 대구가 품고 있는 저력 | 안면도, 눈 목目을 떼라 | 금강굴과 빨치산 비트 | 삼세인과 | 독도는 외롭지 않다 | 한국의 민족 종교 | 퇴계 선생 태실 | 인당수와 석인상

5장 하늘의 뜻을 이해하다 : 신은 다른 길을 열어 둔다. 우리가 보지 못할 뿐
어둠의 철학, 겸손 | 전염병과 백골관 | 식과 색을 부릴 줄 안다면 | 새해는 4번 시작된다 | 청년계, 중년계, 숙년계 | 공부는 약한 몸을 보강한다 | 무재팔자의 내공 | 손에 이력서가 씌어 있다 | 목소리는 멘탈이다 | 재벌 회장은 어떤 팔자인가 | 미테랑의 점성술사 | 55년 신문 글쓰기 | 프레디 머큐리와 영겁회귀 | 손목에 북두칠성을 올려놓다 | 동남풍과 주역의 괘 | AI와 신기 | 택풍대과의 괘 | 진정한 ‘씻김’이 필요한 시대 | 무속의 허와 실 | 포용의 땅, 충청도 | AI는 팔자도 볼 수 있는가? | 운이 바뀌는 조짐 | 백두노랑과 백두노부 | 제왕절개 예약이 다 찼다 | 병겁과 한국 의료 엘리트 | 흑인 클레오파트라 | 금수저로 태어난다는 것 | 영혼의 배달부 | 마음을 움직이는 지네 주술 | 호랑이의 상징

6장 이야기로 마음을 부드럽게 갈아 두다 : 상상력으로 우리는 더 멀리, 더 높게, 더 깊이 산다
배의 선수와 선미에서 | 낙방 인생의 콘텐츠 | 답사기와 방랑기 | 갑의 본질에 대하여 | 명태와 박치기 | 신성, 우성, 이성 | 이야기 들려주는 직업 | 사이고 다카모리와 가쓰 가이슈 | 천 년 뒤에 꺼내 쓸 향기 | 흑마술과 평정심 | 옷은 영혼, 신분, 돈 | 빵이 지배한 역사 | 상인의 저울 | 용궁으로 간 타이탄 | 글씨 보는 기쁨 | 목포의 세 가지 맛 | 온돌방의 제왕, 아자방 | 닭, 꿩, 독수리 그리고 부엉이 | 21세기 문자 이모티콘 | 바다에 떠다니는 금 | 스스로 자신을 즐겁게 하는 독락 | 사막의 종교와 부르카 | 성균관의 정육점 | 중국의 창, 일본의 칼, 한국의 활 | 시험지 선발과 전쟁 영웅 | 진신사리와 ‘이李컬렉션’ | 용의 알, 달항아리

7장 산천에서 내려놓다 : 자연은 좋은 인생으로 가는 가장 짧은 길을 알려준다
신성한 소나무에는 죽은 가지가 있다 | 한 그릇 밥과 한 바가지 물 | 풍경 속에 숨은 피의 역사 | 1억 4천만 년의 물을 품은 우포늪 | 물은 1이다 | 경류정 뚝향나무 | 주말에는 출세하러 가자 | 봄 여울 소리 | 이 풍경을 몇 번이나 볼 수 있을까 | 장작불 찬가 | 산삼의 잎사귀 수 | 미술사를 공부하고 산에 들다 | 차의 6가지 덕성 | 천왕봉 건강검진 | 이팝나무의 흰 꽃을 보면서 | 신선이 덮는 이불을 발밑에 두고 | 마음에 꽃이 있는가 | 봄의 첫꽃, 납월홍매 | 출세와 은두, 음양의 이치 | 5월의 버드나무처럼

본문중에서

독만권서와 함께 대구對句를 이루는 것이 행만리로行萬里路이다. 만 리를 여행해 보는 일이다. 돈과 시간이 되면 해외여행도 많이 해 볼 일이다. 그래야 스파크가 튄다. 머리에 든 게 있어야 여행을 다닐 때 스파크가 튄다. 들어 있는 게 없으면 경치만 감상하다 끝나는 수가 있다. 여행하다 보면 낯선 광경, 상황과 부닥치게 되어 있다. ‘왜 이렇지?’ 하는 의문이 든다. 그 의문이 해소되는 과정이 내공 쌓는 길이다. 여행의 미덕 가운데 하나는 사람을 만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자기와는 다른 인간을 만난다. 다름과 차이,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차이를 인정하다 보면 시야가 넓어지고 시야가 넓어지면 스트레스받을 일이 줄어든다. 말이 쉽지 차이를 받아들이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때로는 격렬하게 부딪치고 깨지면서 이루어진다. ---- p.5

그중 하나가 불이문不二門이다. 말 그대로 ‘둘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하나라는 뜻은 아니다. ‘따로따로 둘인 것 같이 보이는데 알고 보면 둘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밑으로는 연결되어 있다. 태어남과 죽음이 둘이 아니고, 아름다움과 추함이 둘이 아니고, 선과 악이 둘이 아니다로 읽힌다. 생사가 둘이 아니라고 한다면 우리는 왜 죽음에 대해 공포와 두려움을 갖는다는 말인가? ---- p.30

“인기라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인기라는 뭉게구름이 올 때는 그 밑에 반드시 청구서가 붙어 온다. ‘인기가 올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힘든 일이 일어날까’ 하고 긴장한다.”
그 청구서는 실로 복합적이다. 비방, 소송, 이혼, 폭력, 투쟁, 사기, 감옥, 죽음 등으로 다가온다. 돈, 인기, 권력은 모든 인간이 갖고 싶고 부러워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걸 소유한 인간에 대해서는 전방위적인 질투와 시기심, 그리고 공격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20~30대가 이 공격을 감당할 내공이 있겠는가. 이 내공의 핵심이 바로 주역에서 말하는 ‘독립불구獨立不懼 둔세무민遁世無悶’이다. ---- p.33

훗날 선생은 목포 형무소 시절을 회상하며 “가장 최악의 조건이 때로는 가장 큰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썼다. 옥중에서 ‘알몸’을 만났다고도 했다. 현실의 고난과 악조건은 의복과 같아 벗어 버리면 될 뿐 “외화外華를 좆지 말고 자기의 참된 모습과 함께 살라”는 것이 선생
의 가르침이다. ---- p.115

역사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것이 구라다! 역사는 습기를 제거해 버린 건어물이라고 한다면, 구라는 등이 푸른 싱싱한 제주도 방어에 비유할 수 있다. 건어물은 씹으려면 딱딱하고 방어 회는 씹는 부담이 작고 입에서 녹는다. 구라(이야기)의 특징은 개방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 이야기에 내가 참여할 수도 있고, 반대로 그 이야기가 나의 삶에 들어와서 에너지로 전환될 수도 있고, 나의 경험이 그 이야기에 보태져서 또 다른 이야기로 분화될 수도 있다. 물론 역사도 그럴 수는 있지만 그 형식에서 구라가 훨씬 흡수율이 높다. 구라의 단계로 전환되려면 자기의 인생 체험과 체취가 녹아 있어야 한다. 인생 체취가 결여되어 있으면 전달력이 약하다. 책만 많이 읽는다고 해서 구라꾼이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책상물림이 된다. 거기에 인생이 묻어 있어야 윤기가 돈다. ---- p.123

만델라는 정치범으로 27년 감옥 생활을 했는데, 그중에서 18년 동안 로벤섬Robben Island 교도소에 갇혀 있었다. 교도소에서 바라보면 눈앞으로 테이블 마운틴이 보인다고 한다. 눈만 뜨면 테이블 산이 보이는 셈이다. “며칠, 몇 주를 내다보면 비관스럽지만 몇십 년을 멀리 보면 희망적이다.” 만델라의 말이다. 만델라는 교도소라는 열악한 환경에서 거문토성의 공평무사한 정기를 받았다고 본다. 342년간의 백인 통치를 종식하고 처음으로 흑인이 정권을 잡았지만 가해자였던 백인들에게 보복하지 않았다. 공존의 정치를 하였다. ‘잊지는 않지만 용서한다(Forgive without forgetting)’가 그것이다. ---- p.141

등소평이 1980년대에 중국의 외교 노선으로 설정했다고 하는 도광양회韜光養晦. ‘빛을 감추고 어둠을 키워야 한다’, 회晦는 한 달 중에서 그믐을 가리킨다. 달빛이 거의 사라진 때이다. 일반적으로는 어둠을 물리치고 빛을 드러내야지, 왜 어둠을 키워야 된다고 말한단 말인가! 이 어둠은 중국 사람들이 오랫동안 수신과 처세의 기본으로 삼아온 철학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둠 속에 있으면 상대방은 자기를 알아보기 어렵다. 알아보기 어려워야만 안전할 수 있다. 자기 잘났다고 나대는 순간에 망조가 시작된다. 노출되면 공격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 p.256

생년월일시는 무재팔자인데도 현실적으로는 돈이 많은 경우가 10%는 있다. 이건 뭔가? 무재팔자인데 돈이 많은 사람을 겪어 보니 공통점이 발견된다. ‘돈을 안 쓴다’는 점이었다. 주머니에 돈을 휴대하고 다니지 않는다. 그러니 쓸 돈이 없다. 장부상으로는 천억대가 넘지만 필자에게 밥 사는 수준은 평균 1만 원대였다. 무재팔자 주변에는 사람이 없다. 그래도 외형상 돈은 많으니까 뭣도 모르는 사람들만 접근한다. 무재팔자에게 풍파가 닥치면 고립무원孤立無援이 된다. 기자회견 할 때도 병풍 쳐줄 사람이 없다. 결국은 돈을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사회에 환원하는 게 무재팔자이다. ---- p.268

20년 전쯤 우면산 아래에 ‘사진 점쟁이’라고 하는 유명한 점쟁이가 있었는데, 여기로 점을 치러 가면 특징이 열댓 명의 고객들을 한 방에 몰아넣고 오픈 방식으로 점을 치는 행태였다. 방에 같이 앉아서 그 사람의 점괘, 즉 내밀한 사생활의 문제들을 모두 들을 수 있다는 게 민망하기도 하였다. ‘너 신랑은 바람을 피워야 사업이 잘돼, 열 여자도 부족해. 그러니까 너무 안달복달하지 마! 당신은 몸에서 구린내가 나네. 혹시 정화조 사업하는 사람이여?’ ‘지금은 아들이 백수이지만 40대 중반이 되면 문서를 만져서 크게 돈을 벌게 돼. 좀 참고 기다려!’ 등등. 점집에 앉아서 이런 점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름대로 심리 치료가 된다. 다른 사람 고민도 나랑 비슷하구나! 하는 깨달음이다. ---- p.292

부모를 잘 만나면 그 사람의 인생 전반부를 지배한다. 인생 50%는 어떤 부모를 만났느냐에 영향받는다. 금수저일수록 영향을 많이 받는다. 통제를 많이 받으면 관점의 독립을 못 한다. 주입된 관점에서는 창조를 못 한다. 물질적, 신분적 풍요는 가식假飾 속에서 생활하기 쉽다. 그래서 재산을 물려받은 2세나 3세는 다른 사람을 의심하는 의심병도 많다. 가식을 많이 경험해 봤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환멸이 심하면 폐병 걸린다. 금수저를 너무 부러워 말라. ---- p.309

‘스크루’라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내는 이 아름다운 물거품. 왜 이 물거품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일까. 인간의 끈적끈적한 욕망이 더러운 게 아니고,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이치를 배 뒤쪽의 선미에서 알았다. 그렇지만 결국 그 욕망의 흔적들도 다시 대양과 합류되면서 언제 그런 자취가 있었냐는 듯이 흔적 없이 사라진다는 사실. 흔적 없이 사라져야 한다는 게 인생의 이치란 말인가. 그 이치를 싫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 ---- p.321

나이 오십 대 중반 넘어서는 음音·체體·미美가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자기를 즐겁게 해주기를 기대하지 말고, 자기 스스로 자신을 즐겁게 해야 한다. 독락당獨樂堂에 거처해야 한다. 그러자면 음악, 체육, 미술이 필요한 것이다. 미술 가운데는 민화民畵가 무난한 것 같다. 문인화가 양반의 그림이라면 민화는 서민들의 그림이다. 나무, 꽃, 동물, 돌 등 자연물에 소박한 바람과 기도, 염원이 담겨 있다.(…) 산의 정기는 돌에 뭉쳐 있다. 한자 문화권의 식자층은 산에 가지 못하고, 그 대신 돌의 정기를 집 안의 정원에서 전달받으려고 괴석을 좋아했다. 괴석 하나에 명산 하나가 통째로 응축되어 있다고 여겼다. 괴석 감상의 포인트는 ‘수추누투瘦醜漏透’에 있다. 마르고 못생기고 구멍이 있고, 구멍이 뻥 뚫린 것을 최고로 친다. ----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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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조용헌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61

1961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민속학을 전공하여 불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8년간 한·중·일 3국의 600여 사찰과 고택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재야의 수많은 기인, 달사들을 만나 교류를 가져왔다. 이들 재야 고수들과의 만남을 통해 천문, 지리, 인사에 관한 강호동양학의 3대 과목을 한국 고유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강호를 유람하고 있다. 저명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조선일보>에 ‘조용헌 살롱’을 인기리에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조용헌의 사찰기행』, 『5백년 내력의 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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