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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공존하는 아세안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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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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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선진
  • 출판사 : 박영사
  • 발행 : 2023년 09월 15일
  • 쪽수 : 300
  • ISBN : 9791130317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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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 외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외부요인은 무엇일까. 현대에 들어서는 미국의 존재감을 빼놓고 얘기하기 힘들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한반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나라는 역시 중국이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이 우리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던 배경에는 냉전(冷戰) 기간에 한·중 관계의 단절이 여러 원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냉전 체제가 무너져내리자 자연스레 한·중관계가 복원되었다. 그리고 이제 중국은 미국과 경쟁하면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중국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 문제는 저자가 외교관으로 재직하는 기간 내내, 그리고 외교관 생활을 그만둔 지 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화두(話頭)였다.
저자는 인도네시아 주재 대사로 3년 근무하고 외교관 생활을 끝냈다. 여러 아세안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중국에 대한 시각이 우리와 크게 다르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동남아 사람들의 최대 위협은 중국이다. 그렇지만 중국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은 우리와 달랐다. 왜 그럴까. 그리고 서로 다른 방식을 택한 한국과 아세안의 행로가 어떻게 진행될까. 이러한 호기심이 지난 17년 동안 저자를 아세안에 묶어놓고 있다.

중국?아세안과의 인연
저자가 중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9년 천안문 사태 전후의 시점이었다. 천안문에서 세상을 놀라게 할 사건이 벌어질 당시 저자는 외교부 중국 담당과장이었다. 한 청년이 천안문 광장으로 진입하는 탱크 앞을 가로막던 장면이 기억에 생생하다. 홍콩에 근무할 때 중국 외교부장 첸지전(錢基琛)이 1991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될 아?태 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한다는 중국 신화사측의 통보를 받고 한?중 수교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1992년 한?중 관계가 정상화된 직후, 베이징(대사관)과 상하이(총영사관)에서 근무하면서 중국의 격동기를 지켜보았다. 개혁개방 초창기에 중국 정부 관리들은 외부 세계, 특히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했다. 중국은 사회주의 경제 체제를 유지한 채 세계화 조류에 적응해야 하는 만큼 한국의 개혁과 개방의 성공 또는 실패의 경험을 듣고 싶어 했다. 한국 대사가 그 어떤 부장(장관)에게 면담을 신청해도 거절당한 적이 없었다. 당시 중국은 국제 질서의 충실한 추종자follower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제 추종자에서 주동자prime mover로의 상승을 꾀하고 있다. 불과 30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저자와 아세안과의 본격적인 인연은 2002년 외교부 외교정책실장으로 재직하면서부터이다. 동아시아 지역의 정치·안보 회의에 참여하여 아세안 외교관들과 교류를 시작한 것이다. 이어 2005년 5월 인도네시아 주재 대사로 부임하여 3년 근무하였다. 중국이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직전이었다. 아세안 외교관, 학자, 언론 및 기업인들과의 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중국이 자리했다. 저자는 인도네시아 부임 전까지 미국 또는 중국의 눈으로 지역 정세를 보는 버릇에 배어 있었으나, 인도네시아 부임 후 태도가 바뀌었다. 아세안의 시각에서 동아시아 정세와 아세안-중국 관계를 살피기 시작했다. 비로소 아세안이 동아시아 지역협력의 구동축驅動軸, driving axle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동차는 엔진에서 만들어진 에너지를 구동축을 통하여 바퀴에 전달할 때 비로소 움직인다. 이 역할은 아세안이 스스로 만든 것이다.
아세안에 관하여, 그리고 아세안-중국 관계에 관한 관심은 2008년 외교부를 퇴직한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퇴직한 다음 해부터 대학강단에 설 수 있었다. 한림대학교(춘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동아시아 지역주의와 동남아를 주제로 강의하면서 동남아 현지답사 여행을 시작하였다. 십여년 동안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이 되면 혼자서 아세안과 중국 국경 지역을 20여 차례 찾았다. 가능하면 버스와 철도를 타고 아세안-중국 국경 지역의 도로망, 물동량, 인적교류, 출입국 절차 및 국경 경제권의 개발 상황을 살폈다.

아세안의 지혜를 보다.
이 책이 다루는 1990년대부터 30여 년 동안 중국은 변신을 거듭하였다. 크게 나누면, 1990년대 고난의 시기, 2000년대 고도 경제성장의 시기, 그리고 2010년대 세계 대국의 꿈을 키우던 시기이며, 이어서 미·중 경쟁의 시대로 이어진다. 이러한 중국의 변신에 대하여 아세안은 어떻게 대응하였는가. 아세안 국가는 개별적 대응과 공동 대응collective response이라는 두 개의 모자를 가지고 수시로 바꾸어 쓰고 있다. 이 책은 아세안의 공동 대응을 중심주제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중국을 겨냥한 아세안 전략의 핵심을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주요 사안에 대하여 공동 대응 방식을 택한다. 한 가지 사례로 아세안 정상들은 1992년 회합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하여 중국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하였다. 아세안은 역사적 경험을 통하여 일대일 방식으로는 중국에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마치 작은 물고기들이 고래나 상어 등 큰 고기로부터 살아남기 위하여 떼를 지어 다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중국을 다자협력 틀 속에 포용하는 것도 공동 대응 방식의 일종이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다자관계의 틀 속에 중국을 묶어 공존을 모색해 왔다.
둘째, 자기의 힘capacity building을 키우는 것이다. 아세안은 지난 20여 년 동안 지역통합과 회원국 결속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아세안은 1992년 정상회의에서 아세안의 공동 목표를 경제 통합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전까지 정치, 안보 중심의 공동 목표를 경제로 방향 전환하기로 합의하였다. 첫 사업으로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 설립을 추진한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은 혜안(慧眼)이었다. 그 결과 아세안은 중국이나 미국이 함부로 할 수 없는 경제력을 갖게 되었다.
셋째로는 균형 외교equilibrium diplomacy 전략이다. 아세안이 1967년 창설 이후 유지해 온 외교원칙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하여 미국과의 단합을 추구하지 않는다. 아울러 동남아 지역을 특정한 국가의 배타적 세력권 아래에 위치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2016년 7월 남중국해 문제 관련, 헤이그에 있는 국제중재재판소가 중국의 주장을 거부하는 판결을 내리자 미국은 중국에 동 판결을 준수하라는 성명을 발표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필리핀, 베트남을 등 분쟁 당사국들을 포함 아세안 전체가 미국의 요청을 거부하였다. 미국과 단합하여 중국에 대항하지gang-up 않겠다는 태도이다.
균형 외교는 경제적 성과로도 이어진다. 아세안의 최대 교역 상대는 중국인 반면, 아세안에 가장 많이 투자FDI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개별 회원국 차원에서 보면, 베트남은 끊임없이 중국과 정치적 마찰과 물리적 충돌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 나라는 2021년 중국과의 무역에서 539억 달러 적자를 보았고 미국과는 811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캄보디아는 친중(親中) 국가로 알려졌지만, 이 나라의 최대 수출 시장은 미국이다.
한마디로 아세안은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어떠한 국제정세 및 중국의 정책 변화에도 자기 나름의 대응 전략을 스스로 개발해 온 것이다. 여러 전략이 나왔으나 궁극적으로 우리 속담으로 풀어 쓰면 “친구는 백 명이라도 적은 것이요 적은 한 명이라도 많은 것이다Thousand friends and no enemy”를 실천한 것이다. 아세안이 미국과의 교류를 강화하더라도 중국을 어렵게 하지 않는다. 반대로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되더라도 미국에 대한 배려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 책이 이와 같은 아세안의 전략 방식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이 도움을 주셨다. 서강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동 대학교 동아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셨던 신윤환 교수는 한국 동남아 지역 연구의 선구자이자, 저자에게는 동남아 연구의 가이드이다. 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자 고려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신 박번순 교수는 동남아 경제의 대가이자, 저자에게는 동남아 경제 연구의 가이드이다. 중국 대사를 역임하고 현재는 부산 동서대학교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으로 계시는 신정승 대사는 저자와 함께 중국과 아세안을 여러 차례 여행하고 수시로 만나서 저자의 시각이 치우치지 않도록 고언(苦言)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이 책이 나오기 위해 문장을 다듬고 여러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고려대 아세안센터 정호재 박사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또한 출판사 박영사의 매우 꼼꼼한 교정과 다양한 책자 디자인 제시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저자의 반복된 수정에도 불구, 불평없이 응해준 장유나 차장에게 특히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필자의 아내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빼놓을 수 없다. 노모(老母)를 집에 모시면서 남편이 매년 짧게는 2~3주, 길게는 두 달 가까이 동남아 여행을 떠났지만 한 번도 말리거나 싫은 표정을 짓지 않았다. 이렇게 도와주신 많은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앞으로도 아세안과의 인연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2023년 9월


저자 이 선 진

목차

서론

제1장 1990년대 중국과 아세안 협력
제2장 중국과 아세안의 동반 경제성장
제3장 중국, 공세적 외교로 전환
제4장 정세변화에 대한 아세안의 대응
제5장 시진핑 등장과 세계전략
제6장 시진핑 전략과 미국의 반격
제7장 미·중의 군사 및 안보 경쟁
제8장 아세안 공동체 창설 이후 경제성장
제9장 미·중의 아세안 경제 진출 경쟁
제10장 미·중 경쟁 속 아세안의 진로

끝내면서

저자소개

이선진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5년부터 2008년까지 외교부에 재직했다. 본부에서 중국과장, 외교정책국장, 외교정책실장을 해외에서 주 인도네시아 대사, 주 상하이 총영사, 미국, 중국, 일본 근무를 역임했다. 외교부 퇴직 후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2009년~2018년, 가을 학기)과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2014년~2018년, 봄 학기)에서 강의를 맡았다. 아세안-중국 관계와 동남아 지역통합에 관하여 연구하고자 동남아 지역의 현지조사 여행을 20여 차례 진행했다. 저서로는 「중국의 부상과 동남아의 대응」(2011. 편저), 「대사들, 아시아 전략을 말하다」 (2012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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