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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술전람회도록 13: 193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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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개최한 미술 작품 공모전.

조선미술전람회를 통하여 성장한 작가들은 광복 이후 우리나라 미술계의 지도적 인물이 되어 한국 현대 미술의 전개에 중추적 구실을 하였다. 따라서 조선미술전람회는 비록 우리나라 근대 미술의 자율적 성장을 위축시켰다고 하더라도 작가 활동의 기반 조성에 따른 화단의 활성화에 기여한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약칭으로 ‘선전(鮮展)’ 또는 '조선미전(朝鮮美展)'이라 부른다. 1922년부터 1944년까지 23회를 거듭하였다. 관전(官展)주1 형식의 권위 주위로 한국 근대 미술 전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조선총독부의 이른바 문치 정책의 하나로 창설되어 많은 미술가들을 배출, 성장하게 하는 등 작가 활동의 기반 조성에 기여한 바도 있다. 하지만 한국 근대 미술의 일본화에 촉진적 구실을 함으로써 화단을 일본화(日本畵)의 영향으로 물들게 하였다.

전람회의 창설은 1921년 10월 28일 개최 취지를 발표한데 이어 같은 해 12월 27일 당시 김돈희(金敦熙), 정대유(丁大有), 이도영(李道榮), 김규진(金圭鎭) 등의 서화계 인사를 총독부로 초청하여 이에 관한 의견 교환회를 가짐으로써 구체화되었다. 여기서 전람회의 명칭이 조선미술전람회로 정해졌다.

공모 부문은 제1부 동양화, 제2부 서양화 및 조각, 제3부 서예의 3개의 부로, 제1회 전람회를 1922년 봄에 열기로 하는 등의 시안이 마련되었다. 공모 부문에 있어서 서양화 및 조각을 독립되게 설정한 것은 우리나라 미술의 근대화에 뜻깊은 의의를 지닌다. 하지만 전통 회화를 동양화로 명명한 것은 한국 전통 회화의 타율적 전개를 반영하는 불투명한 용어로서 오늘날까지 사용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전람회의 운영 제도는 그 당시 일본의 가장 큰 관전이었던 제전(帝展)으로 약칭되는 제국미술원전람회(帝國美術院展覽會展)의 체제를 따라 공모 심사의 입선 · 낙선제 및 시상제를 채택하였다.

‘조선미술전람회규정’에 의하면, 조선의 미술을 장려, 발전시키기 위한다는 취지하에 ① 매년 한 번씩의 개최 횟수와 공모 부문, 출품 및 무감사(無監査)의 한계, 그리고 출품시의 운송비와 보관상의 책임 소재, 출품된 작품에 대한 투영 묘사 등의 규제, ② 출품에 관한 사항을 10개 조항으로 나누어 1인당 2점 이내의 출품 작품수의 제한과 작품의 크기, 출품할 수 없는 작품의 한계와 출품과 반출상의 주의할 점 등의 규정, ③ 감사 및 심사에 관한 사항으로, 각각 위원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 위원 과반수의 동의에 의하여 제반 사항을 결정하되 심사의 등급을 1∼4등으로 나누어 결정, ④ 포상에 관한 규정, ⑤ 출품작에 대한 매매시의 계약 방법과 대금 지불 방법, 폐회 후의 반출 방법의 명시, ⑥ 관람 시간과 관람시의 주의 사항 등이 명시되어 있다.

이와 같은 규정은 전람회가 1944년 제23회로 막을 내릴 때까지 6차의 부분적인 운영 제도에 대한 개정이 있었다. 1924년 제3회 전람회의 개막 전에 첫 번째의 부분적인 개정이 있었는데, 제1부의 동양화부에 속해 있던 사군자(四君子)주2를 제3부인 서예부로 옮겼다.

1926년의 제5회 전람회에서는 1등에서 4등까지 등급으로 나누어졌던 시상 제도를 특선제로 바꾸었고, 특선자의 무감사 폭을 넓혀 놓았다. 그리고 평의원주3의 자격이 조선총독부 관리로 한정되어 있던 것을 조선 미술에 공이 있는 자로 바꾸었다.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여러 번 특선한 사람 중에서 총독이 위촉하는 참여 제도의 항목이 추가되었다.

제7회 전람회가 열렸던 1928년에는 출품 자격에 관하여 부분적인 개정이 있었다. 한국에 본적이 있는 자 또는 전람회 개회 때까지 6개월 이상 거주한 자로 출품 자격이 제한되었다. 단, 계속해서 3회 이상 입상 또는 특선한 자는 이 제한을 받지 않게 하였다. 1932년의 제11회 전람회부터는 서예 부분을 없애고 사군자는 동양화부로 합치게 함으로써 전통서화 부문을 축소시켰다. 그 대신 공예부를 신설하였다.

1936년 제15회 전람회에서는 추천 제도가 신설되었다. 이 제도에 의하여 추천 작가는 전람회 초기부터 출품하여 특선을 계속한 사람으로 동양화부와 서양화부에 각각 5명씩, 그리고 공예부에 3명을 두되, 심사 위원장의 추천에 의하여 계속 무감사 진열의 특혜를 받게 하였다. 이 때 한국인으로서 추천된 자는 동양화부에 제4회 전람회(1925년) 이후 연속 특선의 기록을 세운 이상범(李象範)과 역시 특선을 거듭한 이영일(李英一) 두 사람이었다.

1937년의 제16회 전람회부터는 다시 참여 작가 제도가 실행되었다. 그에 따라 한국인으로는 김은호(金殷鎬)가 맨 먼저 참여 작가에 오르고, 다음 해에는 이상범이 두 번째로 참여 작가가 되었다.

이와 같은 조선미술전람회의 체제와 규정은 광복 이후 창설된 대한민국미술전람회(약칭 국전)에서도 그대로 답습되었다. 조선미술전람회가 23회를 거듭하는 동안에 많은 작가들이 이 전람회를 통하여 배출되고 성장하였다.

특선 이상의 대표적 작가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동양화부를 보면, 1922년 제1회전 때 허백련(許百鍊, 추경산수도, 2등상), 김은호(미인승무도, 4등상), 이용우(李用雨, 고성춘심도, 4등상), 김용진(金容鎭, 묵란, 4등상) 등이 입상하였다.

제2회전(1923)에서는 노수현(盧壽鉉)의 「귀초(歸樵)」와 허백련의 「추산모애(秋山暮靄)」가 각각 3등상을 받았으며, 제3회전(1924) 때는 이한복(李漢福, 엉겅퀴, 2등상), 김은호(부활후, 3등상), 변관식(卞寬植, 가을, 4등상)이 각각 입상하였다.

제4회전(1925)에서는 이상범, 이영일이 3등상을, 변관식이 「추산모연도(秋山暮煙圖)」로 4등상을 받았다. 그리고 제5회전(1926)에서 제8회전(1929)까지는 이상범이 계속 특선을 하였고, 노수현(5회전), 이영일(6 · 7회전), 김은호(6 · 7회전), 허백련(6회전), 변관식(8회전), 최우석(崔禹錫, 6회전)도 특선을 하였다.

제9회전(1930)에서 박승무(朴勝武)의 「만추도(晩秋圖)」가 처음 특선되었고, 이상범, 이영일, 최우석이 연속 특선을 하였다. 제10회전(1931) 때 이응노(李應魯)가 「청죽(晴竹)」으로 처음 특선하였고, 이상범의 「한교도(閑郊圖)」와 「귀초도」 두 점이 특선되기도 하였다.

제11회전(1932)에서는 이상범과 백윤문(白潤文)이, 제12회전 때는 이상범과 이용우가, 제13회전(1934)에는 이상범과 백윤문이 특선하였다. 이상범은 연속 특선으로 제14회전(1935)부터는 추천 작가가 되었다.

제14회전부터는 신진 작가들의 진출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정찬영(鄭燦英)이 「소녀」로 특선하였다. 제15회전(1936)에서는 김중현(金重鉉)이 「춘양도(春陽圖)」로 특선하였고, 이 때 백윤문도 같이 특선하였다.

제16회전(1937)부터는 김은호가 추천되어 참여 작가가 되었으며, 이 때 김기창(金基昶)이 「고담(古談)」으로, 박원수(朴元壽)가 「만추(晩秋)」로 처음 특선하였다. 제17회전(1938)에서 김기창이 「하일(夏日)」로, 심은택(沈銀澤)이 「정교(靜郊)」로, 그리고 제18회전(1939)에서는 김기창이 「고완(古翫)」으로, 이응노가 「황량(荒凉)」으로, 이용우가 「하정(夏汀)」으로 각각 특선하였다.

1940년의 제19회전에서는 김기창이 「여일(麗日)」로, 최근배(崔根培)가 「봉선화」로, 정종여(鄭鍾汝)가 「석굴암의 아침」으로, 1941년의 제20회전(1941)에서는 김기창이 연속 특선으로 추천 작가가 되었다. 장우성(張遇聖)과 정말조(鄭末朝)가 「푸른 전승」과 「여(旅)」로 처음 특선을 하였다.

제21회전(1942) 때는 장우성, 정말조, 조중현(趙重顯)이, 제22회전(1943)에는 장우성, 정말조, 박내현(朴崍賢)이, 그리고 마지막회인 23회전(1944)에서는 장우성, 이유태(李惟台), 정말조, 조중현, 허건(許楗)이 특선을 하였다.

이밖에도 1935년경부터 진출하기 시작한 신진 작가로 배렴(裵濂), 박생광(朴生光), 김영기(金永基), 천경자(千鏡子)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이 김은호와 이상범의 제자들로서 조선미술전람회를 통하여 배출되고 성장하여 한국 현대 화단의 전통 회화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작가들이 되었다.

서양화 부문에서도 박수근(朴壽根), 박영선(朴泳善), 이마동(李馬銅), 이봉상(李鳳商), 이인성(李仁星), 김인승(金仁承), 심형구(沈亨求) 등이 이 전람회를 통하여 성장하면서 한국 서양화단의 선구를 이루었다.

조각 부문은 제4회전(1925) 때 처음 신설되어 김복진(金復鎭)이 3등으로 입상하였고, 제5회전 때 역시 김복진이 특선하였으며, 제6회전 때는 구본웅(具本雄)이 「목의 습작」으로 특선하였다. 제16회전에서 김복진이 「나부」로 다시 특선하였고, 제17회전 때 김복진은 무감사로 출품하였다.

제22회전 때 김경승(金景承)이 추천 작가가 되었고, 조규봉(曺圭奉)과 윤효중(尹孝重)도 특선을 하였다. 그리고 이 밖에 윤승욱(尹承旭), 이국전(李國銓)도 이 전람회를 통하여 성장하였다.

1932년(제11회)에 신설된 공예부에서는 응모수 95점에 입선수가 56점이었는데, 그 중 한국인의 작품은 6점이었다. 이 때 이남이(李男伊)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촛대 형식에 촛불 대신 전기를 켤 수 있는 「플로아 스탠드」로 특선하였다.

제12회전 때는 강창규(姜昌奎)가 동경에서 공예를 전공한 후 귀국하여 처음 특선한 이래 제13 · 16 · 17 · 18 · 19회전에서 특선하여 우리나라 공예계의 대표적인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이 밖에 장기명(張基命) 등도 이 전람회를 통하여 작가로서의 발판을 굳혔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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