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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복음 기쁨의 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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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마르코 복음서를 쉽게 설명해 주는
『주님의 나의 목자』 개정판

서울대교구 손희송 주교의 『주님은 나의 목자』 최신 개정판. 마르코 복음서의 주요 메시지를 신학적 토대 위에 다양한 일화와 묵상을 곁들여 이해하기 쉽게 안내해 주는 마르코 복음서의 입문 도서이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에 따른 가르침을 우리 삶의 중심으로 삼게 하며, 영원한 생명을 일상의 참기쁨으로 누리게 우리를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사랑하도록 이끌어 말씀의 참맛을 느끼게 해 준다. 복음서를 처음 공부하려는 이, 그룹 또는 혼자 마르코 복음서를 공부하고 나서 전체적 맥을 잡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개정판으로 새롭게 태어난
『마르코 복음 기쁨의 문을 열다』
가톨릭 청년 성서 모임에서 마르코 복음서를 공부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매년 개최하는 ‘마르코 복음서 연수’에서 수강자들에게 많은 감동과 유익함을 주었던 손희송 주교의 강의를 다듬고 보태어 출간한 『주님은 나의 목자』가 더욱 튼실한 내용으로 개정되어 『마르코 복음 기쁨의 문을 열다』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05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가톨릭 청년 성서 모임 ‘마르코 연수’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다듬고 보충한 것입니다. 연수 진행을 도와주었던 몇몇 봉사자들에게서 강의 내용이 책으로 출판되면 성경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이들의 격려에 힘입어, 또한 연수 때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졸음과 싸워 가면서 열심히 강의를 듣던 연수생들을 떠올리며 용기를 내었습니다. … 보잘것없는 책이지만, 성경에서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나는 데, 그리고 그분을 믿고 따르는 삶이 참된 행복의 길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 이 책이 적게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 (책 머리에, 8-9쪽)

저자 손희송 주교는 개정판을 내면서 특별히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저서를 읽으면서 새롭게 깨달은 바를 여기에 더 담았다고 밝힌다. 이러한 내용들이 다양하게 추가된 이 개정판은 신학적 해설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 가르침을 일상생활로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예화와 저자의 단상이 어우러져 한층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젊은이들의 삶에
길잡이가 될 복음서 입문
『마르코 복음 기쁨의 문을 열다』는 특별히 말씀 안에서 하느님의 길을 찾고자 애쓰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엮은 글이다. 무엇보다 성경을 처음 공부하는 이들은 복음서들 중에서 가장 먼저 기록되었으면서 예수님 일생의 맥을 잡을 수 있도록 가장 핵심 줄거리를 굵직하게 기록한 마르코 복음서를 이해하고 나면 다른 복음서들의 이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저자 손희송 주교는 마르코 복음서를 주로 해설하면서 동시에 다른 공관 복음서의 이야기들도 곁들여 소개하기도 한다.
저자 손희송 주교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소중하고 값진 선물인 예수님을 마치 목자가 양들에게 생명의 양식을 먹이듯 잔잔하게 풀어 놓는다.

“제자들이 호수에서 거센 풍랑에 시달리고 있을 때 예수님은 배 안에서 주무시고 계셨다. 우리 역시 어떤 어려움 속에서 고전하고 있을 때 주님이 곁에 계시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항상 그분은 우리 곁에 계신다. 제자들의 간청에 주님께서 잠에서 깨어 그들을 구해 주셨던 것처럼 주님은 우리의 애원을 들으시고 우리를 구해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의 현존이 느껴지지 않는 순간일지라도 주님이 우리 곁에 계심을 온전히 믿고 그분께 끊임없이 간청하면서 매달려야 할 것이다.” - (몰이해와 비난에 응답하시다, 83쪽)


‘문을 열다’ 시리즈
세 번째 책
신앙에 들어서는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는 손희송 주교는 ‘문을 열다’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펴내고 있다. 이 책 『마르코 복음 기쁨의 문을 열다』는 『미사 마음의 문을 열다』, 『칠성사 믿음의 문을 열다』에 이은 세 번째 책이다. 『미사 마음의 문을 열다』가 미사의 참맛을 알려 주기 위해 우리 삶의 감동적인 이야기 안에서 그 설명의 요소들을 찾아내 미사를 향한 우리의 마음을 열어 주는 책이라면 『칠성사 믿음의 문을 열다』는 신앙생활에 가장 기본이 되는 칠성사의 세계로 쉽고 편안하게 우리를 인도하는 책이다. 그리고 『마르코 복음 기쁨의 문을 열다』는 우리에게 진정한 기쁨의 삶을 선사하는 복음서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해 준다.


다양한 예시와 예화로
하느님 마음속을 거닐게 해
저자 손희송 주교는 성경 말씀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묵상과 다양한 일화들을 곁들여 설명하여 마르코 복음서에 몰입하게 한다. 교회의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말씀을 곱씹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로마 2,11)고 모든 이를 품어 주는 분이시다. 인간처럼 사람을 가려서 마음에 들고, 능력 있고, 어여쁜 이들만 사랑하시는 분이 아니라 부족하고 못난 이들도 똑같이 사랑하신다. 마치 부모가 공부 잘하고 성공하는 자식만이 아니라 그렇지 못한 자식도 아끼듯이. 어떤 어머니는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공부 못하는 아이는 건강한 것만으로도 고맙고, 공부 잘하는 아이는 신통해서 고맙고, 말썽꾸러기 아이는 그 힘찬 고집이 고맙다.” 아마 하느님의 마음도 이러하실 것이다. -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다, 25쪽)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은 영성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말씀을 실천하는 삶이 곧 영성의 삶이기 때문이다. 영성의 삶이란 궁극적으로 하느님과 일치하는 삶을 지향한다. 저자 손희송 주교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를 하느님과의 일치에로 초대한다. 이것은 마르코 복음서에서 강조하는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게끔 지향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말씀에서 길어 올린
위로와 기쁨의 조각들!
독자는 이 책 『마르코 복음 기쁨의 문을 열다』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음과 동시에 복음서가 이끄는 참기쁨의 세계로 입문할 것이다. 예수님과 그분의 생애에 잠기며, 복음 안에 충만한 기쁨의 문을 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분이 이 세상에 오신 까닭을 다시 깨닫게 되리라. 우리에게 사랑의 선물을 주시기 위해, 그리고 그 선물을 세상과 이웃에게 나누게 하려고 오셨음을!

때로는 우리가 겪는 절망과 좌절의 무게에 짓눌려 예수님의 말씀이 귀에 제대로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때 엠마오로 향해 가던 제자들이 주님께 드렸던,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루카 24,29)라는 간청을 우리의 기도로 삼으면 좋겠다. 우리는 각자 처한 고유한 상황에서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과 같은 청원을 주님께 드릴 수 있다.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계획했던 일이 수포로 돌아가서, 대학 입시에 실패해서, 직장에서 밀려나서,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서 제 마음에 어둠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병고 때문에, 노쇠함 때문에 제 인생에 어둠이 깊습니다.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부부간의 불화 때문에, 자식 문제 때문에 저희 가정이 깊은 어둠에 잠겨 있습니다.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희의 믿음이 미약하고 사랑이 식어 버려서 교회 공동체에는 희망의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깔려 있습니다.”

이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면, 항상 우리 곁에서 보이지 않게 동행하시는 주님은 우리의 눈을 열어 주실 것이다. 그래서 참담한 상황에서도 그분은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고 함께 계시면서 힘이 되어 주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실 것이다. - (제자들의 부활, 231-232쪽)

목차

개정판을 내면서 … 4
책 머리에 … 7
시작하는 글 … 12

1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신 예수님(마르 1,1-11) … 19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다 … 20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다 … 27

2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마르 1,12-3,19) … 37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다 … 38
악령을 쫓아내시다 … 42
병자들을 고쳐 주시다 … 45
죄를 용서해 주시다 … 50
안식일 정신을 회복하시다 … 56
열두 사도를 뽑으시다… 63

3 이해받지 못하시는 예수님(마르 3,20-8,26) … 71
몰이해와 비난을 받으시다 … 72
몰이해와 비난에 응답하시다 … 75
명암이 엇갈리다 … 84

4 예수님과 제자들(마르 8,27-10,52) … 105
베드로의 메시아 고백 … 106
첫 번째 수난 예고와 제자 교육 … 110
두 번째 수난 예고와 제자 교육 … 118
세 번째 수난 예고와 제자 교육 … 133

5 예루살렘에 가신 예수님(마르 11-13장) … 141
예루살렘에서의 활동 … 142
종교 지도자들과의 논쟁 … 149
경고의 말씀 … 167

6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마르 14-15장) … 173
수난의 시작 … 174
체포와 십자가 죽음 … 196

7 예수님의 부활과 제자들의 ‘부활’(마르 16장) … 209
예수님의 부활 … 210
제자들의 ‘부활’ … 218

맺는 글 … 237

본문중에서

예수님은 세례 사건을 통해서 모든 인간이 죄인으로서 회개해야 함을 행동으로 보여 주신다. 그분은 죄에서 돌아서라고 촉구하지만, 그렇다고 죄인을 냉정하게 내치지는 않으신다. 일찍이 이사야가 예언한 대로 예수님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이사 42,3)는 분이시다. 앞으로 공생활에서 드러나겠지만, 그분은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살펴 주고, 죄와 죽음의 그늘에서 헤매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용서와 생명을 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신다. 예수님의 이러한 행동에서 하느님 아버지는 병들고 허약한 인간을 극진히 돌보시고, 죄지은 인간에게 기꺼이 용서를 베푸는 자비로우신 분임이 드러난다. -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다, 24쪽

하느님 나라는 온전히 하느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지지만, 동시에 인간의 응답을 요구한다. 그 응답이 바로 회개인데, 회개란 우리에게 먼저 풍성한 자비를 베풀면서 다가오시는 하느님께로 돌아서서 그분을 주님으로 받아들이고 그분처럼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을 뜻한다. 하느님의 자비를 받아 자비롭게 변화된 사람이 많아질 때 하느님 나라는 이미 세상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다, 40쪽

회당에서 악령을 쫓아내신 예수님은 곧바로 시몬 베드로의 집으로 가셔서 열병에 시달리던 시몬의 장모를 고쳐 주신다(마르 1,29-31 참조). 질병도 악령 못지않게 인간에게 고통을 안겨 준다. 질병은 육체적인 괴로움을 줄 뿐 아니라 정신마저 약하게 만든다. 몸과 마음은 밀접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몸이 약하면 마음까지도 약해지기 마련이다. 또한 병이 깊거나 길어지면, 신앙마저 흔들리게 된다. 큰 병이나 긴 병을 앓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하늘을 향해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라며 한탄과 원망을 하게 된다. 병이 인간을 총체적으로 괴롭히는 세력이라면, 예수님은 이런 세력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해 주는 분이시다. - 병자들을 고쳐 주시다, 45-46쪽

열두 사도가 예수님과 함께 지낸다는 것은 그분 가까이 머물면서 그분을 믿고, 배우며, 닮아 가는 삶을 의미한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스승으로부터 지식만 전수받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스승의 삶을 배워야 한다. 이렇게 제자들은 스승과 같은 운명 공동체를 이룸으로써 스승과 같은 사명에 참여하게 되어 복음을 선포하고 마귀를 쫓아내는 권한을 받게 된다. 비유로 말하면, 지남철에 쇳가루가 오래 붙어 있으면 그 쇳가루도 자력을 지니듯이, 열두 사도도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 그분에게서 생명력을 받아 그분처럼 복음을 전하고 구원 사업을 펼치게 된다. - 열두 사도를 뽑으시다, 64쪽

제자들이 호수에서 거센 풍랑에 시달리고 있을 때 예수님은 배 안에서 주무시고 계셨다. 우리 역시 어떤 어려움 속에서 고전하고 있을 때 주님이 곁에 계시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항상 그분은 우리 곁에 계신다. 제자들의 간청에 주님께서 잠에서 깨어 그들을 구해 주셨던 것처럼 주님은 우리의 애원을 들으시고 우리를 구해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의 현존이 느껴지지 않는 순간일지라도 주님이 우리 곁에 계심을 온전히 믿고 그분께 끊임없이 간청하면서 매달려야 할 것이다. - 몰이해와 비난에 응답하시다, 83쪽

예수님은 좀처럼 믿지 못하는 고향 사람들에게 씁쓸하게 한 말씀 하신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마르 6,4). 나자렛 사람들은 그들이 고대하던 구세주를 곁에서 보면서도 편견과 불신 때문에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런 상황은 오늘날에도 반복될 수 있다. 하느님이 우리 삶에 들어오신다고 해도 우리에게 열린 마음과 믿음이 없다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우리 마음보다 크신 분’(1요한 3,20 참조)이신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고정 관념을 버리고 내 생각의 틀을 넘어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 명암이 엇갈리다, 92쪽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는 베드로의 고백은 예수님의 신원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세례자 요한, 혹은 엘리야나 다른 예언자와 같은 인물로 여겼는데, 이는 예수님이 위대한 분이기는 하지만 과거 역사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는 분은 아니시라는 뜻이다. 말하자면 그 여러 사람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한다는 것은 예수님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인물임을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사람 중의 하나가 아니라 으뜸 중의 으뜸이라는 뜻이다. - 베드로의 메시아 고백, 108쪽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는 흔히 으뜸이 되고자 하는 욕망,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그들을 좌지우지하려는 욕심이 숨어 있다. 이런 욕망과 욕심은 봉사와 희생마저 으뜸이 되고, 힘을 갖는 데에 이용하려고 한다. ‘나는 이렇게 몸이 부서지도록 봉사하는데, 나를 알아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왜 사람들은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 거야?’ 우리 마음속에 이런 욕망과 욕심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직시하고 인정할 때, 참된 봉사의 삶을 사신 예수님께 간절하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우리 역시 진정한 봉사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 두 번째 수난 예고와 제자 교육, 120쪽

세속적 욕망이나 이기심이 마음에 가득하면 비록 예수님 곁에 머물러 있어도 그분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다. 이는 오늘날 교회 안에서 주님의 일을 돕는 이들, 특히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지도자들이 항상 경계해야 할 위험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위험을 ‘영적 세속성’이라고 표현하였다. “영적 세속성은 신앙심의 외양 뒤에, 심지어 교회에 대한 사랑의 겉모습 뒤에 숨어서 주님의 영광이 아니라 인간적인 영광과 개인의 안녕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 이는 "모두 자기의 것만 추구할 뿐 예수 그리스도의 것은 추구하지 않는"(필리 2,21) 교묘한 방법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93항) - 세 번째 수난 예고와 제자 교육, 135-136쪽

예수님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 초점을 두신다. 종말의 시기 또는 장소를 정확하게 알려고 하는 일이나 종말에 구원받을 사람의 수효를 따지는 일(루카 13,23 참조) 등을 일축해 버리시고, 그 대신 현재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회개와 믿음의 결단을 촉구하신다.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마르 13,32-33). 하느님만 아시는 종말의 때를 알아내려고 헛수고하지 말고, 지금 깨어서 하느님 뜻에 충실하게 살라는 말씀이다. - 경고의 말씀, 170쪽

예수님은 빵을 들고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마르 14,22) 하고 말씀하신다. 파스카 축제 식사에서 먹는 빵은 누룩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딱딱하고 질겼다. 그래서 찢어서 먹어야 했다. 빵이 찢기듯 당신 몸도 십자가에 못 박혀 찢길 것이라는 암시이다. 여기서 몸은 단순히 예수님의 육신만을 뜻하지 않는다. 예수님의 모국어인 아람어에서 ‘몸’이란 바로 그 사람 자신을 뜻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건네주시는 빵은 십자가상에서 당신 자신을 송두리째 내어 주실 예수님 자신을 의미한다. - 수난의 시작, 179쪽

채찍질과 모욕을 당하신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고 형장으로 가신다. 형장으로 가는 길에 군인들은 지나가던 키레네 사람 시몬에게 강제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한다(마르 15,21 참조). 원래는 사형수가 십자가를 지고 형장으로 가야 했지만, 예수님은 채찍질을 심하게 당해 끝까지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없을 정도로 기진맥진하셨기에 그렇게 한 것 같다. 시몬은 뜻하지 않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게 된다. 우리도 인생 여정에서 뜻하지 않게 십자가를 져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비록 받아들이기 힘겹더라도 시몬처럼 자신에게 순간순간 다가오는 십자가를 묵묵히 지고 갈 수 있으면 좋겠다. - 체포와 십자가 죽음, 197쪽

우리 역시 토마스처럼 살아 계신 하느님을 의심할 때가 있다. 삶이 견디기 어렵게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또 너무 원통한 일을 당하게 되면 ‘하느님이 정말 계신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나의 의심을 풀어 줄 수 있는 확실한 그 무엇,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분명한 징표를 갈망하게 된다. 하지만 나의 믿음을 확고하게 다져 줄 징표가 항상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수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바는 보지 않고도 믿는 것이다. 하느님이 과연 선하고 전능하신 분인가, 아니, 그분이 과연 존재하는가 하고 의심이 들 때마다 부활하신 주님께 이렇게 기도드리면 좋겠다.
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태양이 비치지 않을 적에도 태양을 믿게 하소서. 사랑이 느껴지지 않을 적에도 사랑을 믿게 하소서. 하느님이 보이지 않을 적에도 하느님을 믿게 하소서. - 제자들의 ‘부활’, 235-236쪽

저자소개

손희송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베네딕토 주교는 경기도 연천에서 태어나 1986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교에서 교의 신학 석사 학위와 사제품을 받았다. 1992년 귀국하여 1994년까지 서울대교구 용산 성당에서 주임 신부로 사목했으며, 1996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교의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동 대학교에서 신학 교수를 역임했다. 2012년부터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목국 국장으로 재임하던 중,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에 임명되었다. 저서로 《그리스도교 신학의 근본 규범인 예수 그리스도》, 《열려라 7성사》, 《신앙인》, 《나에게 희망이 있다》, 《주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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