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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도어 : 우리는 어디쯤 걷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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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현상
  • 출판사 : 리리
  • 발행 : 2021년 05월 24일
  • 쪽수 : 52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91037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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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자연을 느끼면서 땅을 밟는 이 즐거움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자발적 불편함을 즐기며, 오늘도 배낭을 메고 발걸음을 내딛는
아웃도어 마니아들을 위한 흥미로운 지식의 향연!


10킬로그램이 넘는 배낭을 짊어지고, 물도 전기도 없는 곳을 향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배낭을 꾸릴 때 가장 행복해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많을 것이다. 매번 반복되는 이 즐거움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우리는 어디쯤 걷고 있는가?’ 저자는 오래도록 스스로에게 물어왔던 이 본질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펴냈다.

왜 걷는가? 경이로운 풍광을 보기 위해서라면 꼭 걷지 않아도 되는 일인데 왜 걷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 길을 처음 걸어간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렇게 묻고 물어서 320만 년 전의 루시에게까지 갔다. 320만 년 전 루시가 두 다리로 걷고, 12만 년 전 부사라가 먼길을 떠난 그 장엄한 역사를 감히 말하기에는 내 지식의 옅음과 미래를 멀리 내다볼 수 없는 통찰력 부족이 책을 쓰는 내내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답답해지면 창백한 푸른 점을 떠올리며 작은 동굴 안으로 기어들어가려는 내 인식을 다시 밖으로 끄집어내기를 거듭했다. (506p)

이 책의 저자이자 친환경·지속가능한 백패킹 문화를 선도해온 ‘제로그램’ 설립자 이현상 대표는 ‘왜 걷는가’에 답하기 위한 첫 시작으로 아웃도어 DNA를 찾아 수백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 기원을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진화인류학 관점에서 우리 안의 아웃도어 본능이 어디에서 기원한 것인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걷고 있는지, 인류의 직립보행이 오늘날의 아웃도어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살펴보고, 시대의 흐름을 배경으로 아웃도어 트렌드의 변화 과정도 함께 이야기한다. 또한 아웃도어 마니아들을 가슴 뛰게 만드는 또 한 가지, 바로 ‘장비’다. 장비개발자이기도 한 저자는 아웃도어 장비 개발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비개발 과정을 상세히 들려주고, '제로그램' 설립자로서 지난 10년간 아웃도어 브랜드의 성장과정과 흐름도 함께 살펴본다. 아웃도어의 기원부터 비즈니스 세계까지 총망라한 《인사이드 아웃도어》는 인문학과 경영까지 아우르는 국내 유일한 아웃도어 가이드라 할 수 있다.

출판사 서평

아웃도어 마니아이자 장비개발자, 그리고 브랜드 설립자로서
내부의 시선과 외부의 시선을 모두 갖춘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이야기!


1980년대 석유버너와 유리그릇으로 무게만 30킬로그램에 달하는 배낭을 짊어지고 다녔던 그. 이후 ‘경량화’에 대한 목표로 ‘제로그램’ 브랜드를 만들었다. 미국 서부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을 종주한다는 각오로 약 1년 반에 걸쳐 초경량 텐트를 개발하며 10여 년간 브랜드를 운영했고, 지금은 ‘그레이웨일디자인’의 대표로 지속가능한 아웃도어를 위해 또 다른 꿈을 펼치고 있다. 아웃도어와 삶의 흐름을 함께해온 그는 스스로가 아웃도어 마니아인 동시에 아웃도어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개발자이자 브랜드 설립자로 이 책에 담긴 방대한 지식과 현장감은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스무 살 무렵의 첫 지리산행. 그때 나는 능선 들머리에서 결국 열패감을 안고 내려와야 했다. 그러나 첫눈에 반한 그 넓은 품을 잊지 못해 나는 결국 다시 산에 들어섰다. 그리고 파란 서쪽 겨울 하늘에 살짝 걸린 눈썹 같은 초승달과 동행했던 눈 쌓인 설악 서북능, 처음으로 오른 인수봉과 거기서 내려다본 잊을 수 없던 서울 풍경, 파타고니아의 피츠로이 앞에 섰을 때의 그 경외감, 2주일을 걸어 휘트니 산 정상에서 맞이한 구름처럼 몰려오던 먹먹함과 묵직한 감동은 아직도 여전하다. 이 책은 나의 35년간의 아웃도어 경험과 10년간의 아웃도어 비즈니스 현장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각각 흩어져 있는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들이 서로 어떤 사회적 연관성을 가지는지 원고를 정리하면서 좀더 명확해졌다. 바로 이 연관성이 흩어져 있던 파편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낸 계기다. (7p)

저자는 이 책에 그동안의 아웃도어 경험과 비즈니스 현장의 이야기를 모두 정리해 담아냄으로써 장구한 아웃도어 역사를 통찰한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답을 찾는 중이라고 말한다. 사회는 계속해서 변화하며 그 안에서 아웃도어 트렌드 역시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아웃도어는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들이 질문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이에 저자는 모든 것은 방향성임을 강조하고, 그것은 ‘환경’을 향해야 함을 힘주어 말하며 그것을 위한 우리의 역할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책을 쓰는 내내 나의 화두는 ‘연결’이었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이 연결 고리들을 통해 나는 오늘날의 아웃도어 마니아들 역시 장구한 인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가고 있으며, 복잡한 사회현상의 한 정점에 있음을 설명하고자 했다. 그러나 나는 모든 현상 들을 완벽하게 연결하지 못했고, 어떤 징후들에 대해서는 내 인식이 부족해 미처 그 고리를 알아낼 수 없었다. 내 성찰의 수준은 여기까지이며, 아직 길 위에 있다. 모든 것은 방향성이다. 내가 보았던 이정표는 곧 내 등 뒤로 멀어질 것이고, 나는 또 다른 이정표를 만나게 될 것이다. (11p)

원시인류부터 현재까지,
아웃도어의 기원과 문화 그리고 비즈니스까지 한 권에 모두 담았다!


1부 아웃도어의 기원
진화인류학 관점에서 우리 안의 아웃도어 본능이 어디에서 기원한 것인지를 찾아간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걷고 있는지, 인류의 직립보행이 오늘날의 아웃도어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아본다. 320년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로부터 호모 에렉투스, 마침내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 현생 인류는 지구의 지배종이 되었다. 두 발로 우뚝 서서 두 팔로 미지의 세계를 가리켰던 바로 그 순간이 아웃도어의 기원이다.

2부 인사이드 아웃도어
1960년대 맹아 단계에서 시작해 2000년대에 이르러 폭발적으로 성장한 현대 아웃도어 비즈니스를 소비자가 아닌 내부자의 시선으로 살펴본다. 아웃도어 트렌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아웃도어 브랜드의 성장과 아웃도어 트렌드를 시대의 흐름을 배경으로 이야기한다. 아웃 어 비즈니스 세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접할 수 있는 현대 아웃도어 비즈니스의 태동과 성장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와 많은 자료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3부 좌충우돌 장비 개발 이야기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도 구분하지 못했던 저자가 지난 10여 년간 아웃도어 장비개발자로서 겪었던 시행착오들과 환희의 순간을 되돌아본다. 아웃도어 마니아들에게 장비는 단순히 상품의 의미를 넘어서는 ‘어떤 것’이다. 아웃도어 장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단면을 들여다보는 일은 새로운 장비를 구입하는 일만큼이나 흥미롭고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될 것이다.

4부 브랜드, 그리고 아웃도어 비즈니스
‘제로그램’ 설립자로서 지난 10년간 아웃도어 브랜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 브랜드를 설립하고 운영하며 실전으로 얻은 통찰을 담았다. 또한 멋진 브랜드들이 어떻게 흥망성쇠의 길을 걸었는지 살펴봄으로써 ‘브랜드’에 대해 좀 더 지혜로운 시선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5부 지구와 더불어
아웃도어 세계에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환경 이야기다. 저자는 지속가능한 아웃도어를 위한 자연환경이 전제되어야 비즈니스도 존재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아웃도어 마니아들이 ‘생활밀착형 환경운동가’가 될 것을, 그래서 더 오래 아웃도어 활동을 지속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6부 질문하는 사람들
각자 다른 길 위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영감을 제시해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다. DAC, 베러위켄드, 녹색연합… 등 현재 아웃도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핵심인물들의 통찰을 들여다봄으로써 독자들 역시 아웃도어 세계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추천사

‘고작 한 걸음인데, 도통 떼어지질 않는다.’ ‘맥진한 마음은 생기를 찾지 못하고, 뒷걸음치기 일쑤다.’ 이런 마음일 때 이현상 대표를 만났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를 막아보겠다고 나선 녹녹치 않은 길에 그야말로 단비였다. 노선 조사에 쓰라고 침낭을 내어줬고, 농성장의 풍찬노숙에도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단단한 철옹성을 상대로 길바닥에 앉았을 땐 텐트를 보내주었다. 장사를 하는 이다. 시류의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줄 뻔히 알면서도 자연을 경외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녹색연합은 그렇게 필자가 제로그램의 대표로 있을 때 인연을 맺었다. ‘INSIDE OUTDOOR’ 중 특히 ‘지구와 더불어’, ‘질문하는 사람들’은 필자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삐딱하고 냉철한 비판속에서 세계에 대한 낙관이 분명하다.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걷는 자는 곧 질문하는 자이다.”라는 필자의 말이 낯설지만 또 새삼스럽지 않다. 지금 길을 나선 당신에게 꼭 필요한 질문이기도 하다.
-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 정규석

목차

프롤로그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여정

1부 아웃도어의 기원
인류, 두 다리로 걷다
인류 최초의 장거리 하이커
진취적인 탐험가, 지구를 지배하다
5,300년 전 아이스맨 외치, 알프스 산맥을 넘다
아웃도어에 열광하는 DNA

2부 인사이드 아웃도어
1968년 빅뱅과 라이프스타일 혁명
클라이밍과 아웃도어의 사회사
한국 백패킹 소사(小史)
BPL은 일시적 유행인가?
아웃도어 브랜드 흥망성쇠와 가치지향적 소비
코티지 인더스트리(Cottage Industry)

3부 좌충우돌 장비 개발 이야기
개발 사상
침낭은 장비이다
장비 개발자의 로망, 텐트 개발
혁신 소재 큐벤과 소재주의
돛을 만들던 X-Pac™의 재발견
기능성 경량 원단의 선두주자, 퍼텍스
장비 개발 FAQ

4부 브랜드, 그리고 아웃도어 비즈니스
제로그램, 그 출발
브랜딩 vs. 마케팅
더 넓은 연대, 더 단단한 지속가능성
협동조합의 제안

5부 지구와 더불어
존 뮤어, 전투적인 자연주의자
공정백패킹 윤리지침
지속가능한 아웃도어
생활밀착형 환경운동가
한국형 장거리 트레일

6부 질문하는 사람들
세계 텐트 시장을 이끌다, DAC 라제건 대표
설악을 지키다, 녹색연합 박그림 공동대표
산악계의 이단아, 전천후 알피니스트 유학재
문화를 팔다, 시티핸즈캄퍼니 유해연 대표
흰 포말의 두려움을 넘어서, 지리산카약학교 강호 교장
아웃도어 트렌드 세터, 베러위켄드 강선희 대표
MYOG의 전도사, 백패킹 장비 DIYer 이태한

부록 빛나는 시에라 산맥 JMT 종주기
에필로그 걷는 자는 곧 질문하는 자다
트레일 용어사전
찾아보기
감사의 글

본문중에서

부사라 무리는 아프리카 북부와 중동 지역에서 한참을 머물며 완전히 적응했고, 그 후손들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으로 점점 뻗어나갔다. 이 장거리 하이킹이 가능했던 것은 오로지 직립보행 덕분이다. 직립보행이야말로 연약한 부사라 무리가 용감하게 대륙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유일한 신체적 조건이었으며, 오늘날 현생 인류로 이어지는 장엄한 진화의 첫 출발점이 되었다. 부사라가 두 다리로 언덕에 서서 미지의 세계를 가리키지 않았다면 현생 인류는 다른 친척 무리들처럼 이미 수만 년 전에 멸종되어 아프리카의 황량한 모래사막 속에 화석으로만 남아 있거나, 운이 좋았더라도 여전히 작은 숲이나 초원지대에서 소규모로 무 리 지어 하이에나를 피하며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을 빠져나온 인류 최초의 장거리 보행자인 부사라에게도 우리는 무한한 경의를 표해야 마땅하다. “Viva again, Busara!” _35p

한국에서는 대략 2010년대 중반부터 BPL을 지향하는 백패커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BPL을 하나의 단순한 ‘유행’으로 간주하는 분위기가 강하며, 값비싼 경량 장비로 대체하는 것을 BPL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BPL이 몇몇 장비를 교체하는 것으로 흉내낼 수 있는 팬시 트렌드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적인 스타일이자 문화이며, 고정된 방법론이 아니라 지향해야 하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사람들은 BPL을 단지 선택일 뿐이라고 주장하는데,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므로 이 주장은 일면 타당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혹시 자연과의 교감을 원하기보다 산에서 더 많은 음식을 먹고, 더 많은 술을 마시겠다는 욕심이 개입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너무 무겁게 메고 다녔고, 너무 많이 먹었으며, 너무 많이 마셨다. 모든 백패킹이 BPL 스타일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일종의 도그마일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길을 걷거나 야영을 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배낭 무게를 줄이는 습관을 기르는 일, 출발하기 전 미니멀하게 배낭을 꾸리는 일도 그에 못지않은 즐거운 경험이다. _101-102p

2013년 PCT UL 텐트의 컨셉을 정의할 때 나는 싱글월 수준의 경량성과 설치하기 쉬운 자립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설정하였다. 핵심 사용자층은 장거리 하이커들이었다. 나는 장거리 트레일을 종주하는 많은 하이커들을 보았는데 몇몇 하이커들은 무게 때문에 폴대가 없거나 최소화된 텐트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립형이 아니기 때문에 지표면의 컨디션에 따라 텐트 설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2인용 경량 텐트의 경우 폴이 차지하는 무게는 약 400g 정도인데 400g의 경량화를 포기하고 어떤 지표면 환경에서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텐트를 선택할 것인지, 반대로 펙 다운이 잘 되는 지표면을 찾는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무게를 줄일 것인지는 각자 선택의 문제다. 나는 1.2kg 미만의 자립형이면서 더블월 방식의 텐트가 장거리 하이커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_185p

아웃도어 비즈니스는 다른 분야의 비지니스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아웃도어와 관련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 간의 깊은 유대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함께 아웃도어 활동을 했을 때 참가자들은 극적인 유대감을 경험하게 된다. 많은 시간을 만나는 것보다 하루만의 산행이나 캠핑으로 유대감이 더 긴밀해지는 경험은 아웃도어 동호인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수백만 년의 진화 역사를 압축한 진화 재연극을 함께 경험했기 때문이다. 비단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아웃도어 활동을 함께 즐겼을 때에만 유대감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시대와 분야가 다르더라도 다른 이의 모험과 도전에 대한 존경심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수직의 길을 오르는 존경받는 산악인은 수평의 길을 걷는 장거리 하이커의 경험을 존중하며, 목숨을 거는 급류 카약커는 트레일 러너의 활동에 찬사를 보낸다. 제조사와 소비자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좋은 제품,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은 불가능하다. 자연의 경이로움에 똑같이 공감하며, 서로의 모험을 격려하기 때문에 활동 분야가 서로 달라도 같은 길을 함께 걷는 것과 같은 유대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트레일 버디Trail Buddy, 즉 길동무라는 표현을 좋아한다. _253-254p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트레일의 야영장을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보존 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확보해 시민들의 소유로 영구히 보전하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처럼 백패킹 동호인들이 자발적인 기금 조성에 동참한다면 트레일 주변의 땅을 구입한 후 백패킹 전용 야영장을 만들고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환경 파괴를 막는 것이다.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의 사례도 있거니와 노스페이스의 창업자인 더그 톰킨스이 기금을 조성하여 파타고니아 지역의 땅을 구입한 후 개발을 막기 위해 칠레 정부에 귀속시키는 사업을 오랫동안 해온 모범적인 전례도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백패킹 동호인들의 환경 의식과 참여, 그리고 실무를 진행할 수 있는 단체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장거리 트레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장거리 트레일을 물리적인 거리 관점에서만 바라본다면 굳이 이름을 붙여서 트레일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많은 사람은 장거리 트레일에서 좀 더 모험적인 야생의 경험을 원하고 있다. 백패킹 문화를 접목한 트레일 운영은 장거리 트레일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_360-3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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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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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제로그램(ZEROGRAM)을 창립하고 제로그램의 네이밍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제품 개발에 몰두해왔다. 10년이 되던 2020년 제로그램을 떠나 현재는 그레이웨일디자인에서 새로운 10년을 도모하고 있다. 대학 때부터 등산을 즐겨하고 암벽등반 경력도 십수년이지만 산악인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산악 능력도 전문적이지 않을 뿐더러 어떤 ‘무리’에 소속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산과 숲을 떠돌 듯이 잡다한 인생 경험을 겪었으나 크게 보면 10년을 하나의 주기로 나눌 수 있겠다. 스무 살 무렵부터 격정의 80년대를 관통하면서 용접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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