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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의 유마 대원 장경호 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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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대원 장경호는 누구인가

인도에 유마힐(維摩詰)이라는 장자가 있었다. 그는 사람을 제도하고자 하는 서원을 실천하기 위한 방편으로 비야리성에 살고 있었다. 무량한 재산으로 모든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계를 청정히 받들고 지킴으로써 계를 범하는 많은 사람들을 구하며 마음을 다듬어 인욕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의 분노를 가라앉혔으며, 마음을 다하여 크게 정진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의 게으름을 바로 잡게 하였다. 마음을 통일하여 선정(禪定)을 닦아서 마음이 혼란한 사람들을 이끌고 명확한 지혜로써 지혜가 없는 모든 사람들을 제도하고 있었다. 유마장자는 재가의 신도이지만 사문(沙門)의 청정한 계율을 받들어 행하고, 비록 세속에 살지만 삼계(三界)에 집착하지 않았다. 처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항상 범행(梵行)을 닦았으며 친척이 있음을 나타내 보이지만 항상 멀리 떨어져있기를 좋아하였다. 그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가장 높은 사람으로서 공양을 받는다. 정법을 굳게 지녀서 어른과 어린이를 가르치고 모든 생업의 경영이 순조로워 비록 세속적인 이익을 얻지만 그것을 기뻐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도 인도의 유마 같은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대원 장경호 거사이다. 오늘날 동국제강의 창업자로 일반인에 알려져 있지만 한국불교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서슴지 않고 그를 이 땅의 유마거사라고 부를 것이다. 대원 장경호 거사는 국가의 기간산업인 철강산업으로 보국하려는 뜻을 품고 제강공업에 큰 업적을 남기었고, 살아서 불교 대중화에의 헌신하였을 뿐 아니라 열반에 이르러서는 사재 전액을 불교계에 헌납하여 불은에 보답한 진정한 불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나라의 주권을 잃어버렸던 일제강점기에 소년 시절을 보내며 많은 번뇌와 좌절을 겪어야 했다. 스물일곱에 구하 스님을 모시고 통도사 동안거를 마치며, “상업에 종사하여 큰 돈을 벌리라. 하여 그 모든 것을 불교에 바치겠다”고 맹서를 하였다. 한국전쟁 직후 동국제강을 창업하여 국가의 경제 성장에 기여한 성공한 기업인이 되었다. 손쉬운 소비재 산업 대신 철강이라는 기간산업에 뛰어들어 누구나 어렵다고 하던 동국제강을 재계에 우뚝 선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리고 다른 기업들이 문어발식 경영으로 갈 때 대원 장경호는 오로지 철강만을 위하여 사업을 확장하였다. 사업이 기반을 잡자 장경호 거사는 부처님께 맹서한 대로 불교의 발전을 위해 1967년 불서보급사를 설립하여 문서 포교를 시작하였으며, 1970년에는 재단법인 대원정사를 설립하여 도심 포교의 전형을 구축하기 위해 불교회관을 기공하였다. 1972년 남산록에 대원정사가 준공되어 불교계 최초의 교양대학인 대원불교대학이 문을 열었다. 거사는 또 불교신행 단체인 대원회를 통해 대중불교운동을 본격화하였으며, 시민선방을 개원하는 등 시대에 앞선 불교 포교 활동에 진력을 다하였다. 1975년 명이 다하였음을 헤아리고 불교 중흥을 위해 써달라고 거액을 기탁, 그 재원으로 1975년 대한불교진흥원이 설립되니, 훗날 불교방송 개국의 실질적 기반이 되었다. 아마도 대원 장경호 거사의 선각적 활동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방송 포교는 요원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올해로 한국 대중불교 운동의 한 획을 그은 대원 장경호 거사께서 열반하신 지 꼭 서른 해가 된다. 그동안 거사의 유지를 담은 각종 불교 대중화·현대화의 불사들이 이어져 오고 있으나 정작 한국불교의 유마에 비견되는 장경호 거사의 큰 뜻과 발자취에 대해서는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며, 대원 장경호 거사 평전을 발간하여 미흡하나마 그의 큰뜻을 되새겨보고자 한다.



오늘날, 우리가 바라는 기업인의 표상

대원 장경호는 몇 가지 점에서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인물이다. 첫째, 그는 한 우물만을 판 기업인이었다. 철사를 뽑아서 못을 만들던 소규모 공장에서 시작하여 대한민국 최초로 제철―제강―압연의 체제를 갖춘 철강 전문 기업을 추구하였다. 조선선재에서 동국제강까지 오로지 철강 사업에 매진한 기업인이었다. 둘째, 대원 장경호는 수신제가를 모든 인간 활동의 근본 덕목으로 보았다. 수신제가가 되어야 기업도 제대로 경영할 수 있으므로, 돈을 벌려고 하기 전에 먼저 인간수양에 힘쓸 것을 주장하였다. 그는 대기업 회장이면서도 늘 검소했고, 대식구의 살림을 하는 며느리에게 생활비를 하루치씩 줄 만큼 자식들을 철저하게 경제적으로 단련을 시켰다. 그는 또 형제간에 화목하고 단결할 것을 강조하였다. 가정에서의 이런 철학들이 기업경영에도 반영되어 자식들을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서 쇳가루를 마셔가며 똑같이 일하게 했고, 그것은 기업 구성원들의 인화 단결로 이어졌다. 노사는 대립관계가 아닌 공존공영을 위한 협조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가족 경영’이라는 경영 철학은 노사 화합경영의 기틀이 되었으며, 마침내 동국제강 노조가 국내 처음으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하는 계기를 만들고 노사 화합의 전통을 동국제강의 기업문화로 정착시켰던 것이다. 셋째, 대원 장경호는 철저히 불교인의 삶을 살았다. 1975년 생이 다했음을 알고 사재 30억원(현재 시가 약 2,000억원)을 사회에 헌납하여 한국 불교 발전을 위한 재단법인 대한불교진흥원이 만들어졌다. 그는 생전에 대원정사를 만들었고, 대원불교대학을 여는 등 우리 현대불교사에서 대중불교시대를 연 선구자로 평가된다. 본인이 평생을 참선과 수행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중생교화를 위해 불서보급사를 만들어 문서 포교를 하고, 대원정사를 지어 불교교양대학을 열어 일반인들이 도심에서도 큰스님의 설법을 들을 수 있게 하는 등 그는 철저히 상구보리 하화중생을 실천한 이 땅의 유마거사였다.

목차

화보

발간사



일체는 오직 마음이 지은 것이니

조선인의 분노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다

동생의 죽음,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3·1독립 만세시위에 참여하다

길을 발견하다

참선 수행을 시작하다

이십대, 선어록(禪語錄)을 읽다

스물일곱, 첫 안거를 나다

사업보국의 삶에 첫발을 내딛다

남선물산 설립, 번창일로에 서다

교육과 교화를 통해서 온 겨레를 깨치라!

통도사에서 만난 선지식들

진정한 참선을 했었소

평생 실천했던 정월 초하루 불공

전쟁 직전 조선선재를 설립하다

전쟁중에도 마음공부에 몰두했던 사람

동국제강 설립, 민간철강업의 닻을 올리다

불이(不二)의 경영철학

수신제가(修身齊家)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

무리한 사업입니다

진실을 원칙으로 삼고 앞으로 나아가라

무위암에서의 참선 수행

철강 전문 기업으로 재출발하다

검소하고 도덕적이었던 재벌 회장

찹쌀 세 가마니와 철제 다리

돈 쓰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오

참된 사람을 만드는 종합수도원 구상

대중불교 운동 속으로

시대를 앞서가던 사람

불교정신, 어떻게 보급해야 하는가

현대식 사원 대원정사를 계획하다

대중불교 운동의 첫 산실, 대원정사

세상에 불음(佛音)을 떨치고자

한국 불교 중흥을 발기한 토요모임

대를 이은 대중불교 운동

진정한 보시는 놓아버리는 것

불교계 최초 불교교양대학 개설

아름다운 회향

세상에 남긴 메시지

원력의 숭고한 결실 대한불교진흥원

이 땅의 유마거사



장경호 거사 연보

본문중에서

대원불교대학 1기 졸업생 가운데 당시 대원불교대학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발심해서 출가한 비구니스님은 자신이 출가한 절의 법당에 장경호의 위패를 놓고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자신을 출가로 이끈 그분에 대한 고마움으로 은법사(恩法師)로 모시면서 기도를 했는데, 지금도 자신이 머무는 절에 장경호의 사진을 모셔놓고 있다고 한다.

장경호는 대원정사 바로 곁의 자그마한 적산가옥에 부인과 함께 기거하면서 새벽에 법당예불에 꼭 참석했고, 예불을 마치면 예외 없이 선방에서 좌선삼매에 빠지곤 했다. 일평생 규칙적으로 지켰던 일과였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검박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손님이 오면 겨울이면 따뜻한 보리차 한 잔, 여름이면 마당 우물에서 퍼올린 시원한 물 한 잔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간식을 내놓은 일이란 드물었다고 한다.

저녁에 공부하러 오는 교양대학 재학생들에게 하루 토큰 두 개와 저녁을 무료로 제공했는데, 그의 식탁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밥과 국, 그리고 밑반찬 한 가지에 김치 정도의 소찬이었다고 한다.

- 본문 272쪽 중에서

저자소개

대원장경호거사평전간행위원회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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