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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나보다 덜 내는가 : 불공정한 시대의 부와 분배에 관하여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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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무엇이 우리를 더 불평등하게 만드는가
어떻게 이 불의에 맞서 승리할 것인가


마크 저커버그는 2008년 이래 매년 40퍼센트씩 재산을 불려 현재 600억 달러가 넘는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이다. 2018년 한 해에만 40억 달러를 벌어들인 그가 세금을 전혀 내지 않고 있다면, 이것은 공정한 일일까. 이 책은 부자들이 평범한 노동자들보다 세금을 덜 내는 미국의 왜곡된 조세 제도의 실상을 고발한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1930년대 이래 반세기 동안이나 최고 소득구간에 90퍼센트 이상의 세금을 매기며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누진세율을 유지했던 역사적 사실을 환기한다. 그러면서 누진세가 무너진 1980년대 이후보다 그 시절에 성장과 분배 모두 더 잘 이루어졌음을 실증적인 자료를 통해 속속들이 밝힌다.
특히 조세 제도의 왜곡이 민주적 토론의 결과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조세 정의의 적극적 실현 방안을 제시하고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한다. 구체적으로는 상위 1퍼센트의 부자들이 소득의 60퍼센트를 부유세로 내도록 해 소득세의 누진율을 높이고 법인세를 강화하자고 제안한다. 아울러 기업이 어디에서 번 돈이든 최소한 25퍼센트는 어느 나라에건 세금으로 내도록 강제하는 국제적인 협력과 공조 체제를 구축해 조세 도피처를 무력화하자고 주장한다.

출판사 서평

o 《21세기 자본》 피케티, 《휴먼카인드》 브레흐만 강력 추천
o 노벨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에스테르 뒤플로 강력 추천
o 《뉴욕타임스》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추천
o 존베이츠클라크 메달 수상
o 전 세계 10개국 번역 출간

이것은 절세의 폭증이 아니라 탈세의 창궐이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2018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소득은 40억 달러로 추산된다. 페이스북이 200억 달러의 이익을 냈고,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주식의 20퍼센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배당을 하지 않은 탓에 그는 이 소득에 대해 단 한 푼도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물론 페이스북에 법인세를 부과할 수는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페이스북의 이익은 서류상 미국이 아닌 케이먼제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케이먼제도의 법인세율은 0퍼센트다. 2008년 이래 매년 40퍼센트씩 재산을 불려 왔으며 현재 재산 규모가 6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억만장자가 그동안 세금을 전혀 안 내고 있었으며, 그것이 완전히 '합법적'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공정한 일일까.
이것은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다. 실리콘밸리의 기술기업들이 조세 도피처를 열렬히 이용하는 고객들 중 하나이긴 하지만, 제약산업의 화이자, 씨티그룹 같은 금융회사, 나이키 같은 제조업체, 피아트 같은 자동차회사, 케링 같은 럭셔리회사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조세 회피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로 "절세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탈세가 전염병처럼 창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런 불의의 용인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은 시민들이 이성적인 토론 끝에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래서 "세금 문제에서 불의가 승리하고 있는 것은 결국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셈"이라고 말한다.

세율이 낮은데도 성장은 둔화되고 분배는 악화되었다
한때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누진세율로 조세 정의의 희망을 보여주는 등불 같은 나라였다. 1930년대 이래 반세기 동안 최고 소득구간의 세율은 90퍼센트였고, 기업의 이익에는 50퍼센트의 세율을 유지했다. 그런데도 세금이 비싸면 투자가 위축된다는 통념과는 달리, 1945~80년 기간에 연평균 2.0퍼센트의 경제성장을 누렸을 뿐 아니라, 상위 1퍼센트를 제외한 모든 소득집단이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소득 증가율을 경험하며 성장의 과실이 고루 분배되었다. 대공황 직전 미국의 상위 0.01퍼센트는 전체 세전 국민소득 중 4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1975년에 이르면 그 비중이 1.3퍼센트로 줄어들어 불평등이 완화되었다. 탈세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수치스러운 일로 여기는 공감대가 폭넓게 퍼져 있었기에 일관된 정책이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발전된 산업국가 중 최상위 소득구간에 가장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나라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400명의 소득세율은 23퍼센트로, 하위 50퍼센트가 부담하는 25퍼센트보다 낮은 수준이다. 1980년대에 레이건 정부가 최상위 구간 소득세율을 28퍼센트로 대폭 인하한 것이 그 시발점이었다. 법인세율은 35퍼센트를 유지했지만, 조세 도피처의 유령회사를 이용한 합법적 탈세로 인해 세수는 대폭 감소했다.
또한 1980년 이래 1인당 국민소득은 한 해 평균 1.4퍼센트 성장에 머물고 있으며 21세기에 접어들면 해마다 0.8퍼센트 수준으로 줄어들기까지 했다. 대다수의 소득성장률은 그보다 더 낮아서 평균 0.65퍼센트에 그쳤으며 하위 50퍼센트는 고작 매년 0.1퍼센트에 불과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상위 0.1퍼센트는 320퍼센트, 상위 0.01퍼센트는 430퍼센트, 상위 0.001퍼센트는 600퍼센트 이상 소득이 증가했다. 이처럼 지난 30년간 미국에서 부의 집중과 경제적 불평등은 가속화했다. 상위 1퍼센트가 소유하고 있는 부의 비중은 1980년대 말의 22퍼센트에서 2018년 37퍼센트로 폭증한 반면, 하위 90퍼센트에 속하는 이들이 소유한 부는 같은 기간 40퍼센트에서 27퍼센트로 줄어들었다.
그런데 "최상위 소득구간에 압류나 다를 바 없는 높은 세율을 적용해 왔던 나라"가 "발전된 산업국가 중 최상위 소득구간에 가장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나라"로 전락한 것은 레이건이 이끄는 공화당 정권의 탓만도 아니다. 이 세금개혁법은 상원에서 97대 3으로 가결되었으며 민주당의 테드 케네디, 앨 고어, 존 케리, 조 바이든 등도 '동의'에 한 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조세 회피가 급증하고, 그러면 정부는 부자들에게 세금을 물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우는 소리를 해대면서 부자들이 내야 할 세율을 낮추는" 패턴이 되풀이되면서 누진세가 무너졌다고 지적한다. 세금이란 "사회적 신뢰 체계 위에서 작동"하는 것이기에 집합적 행위에 대한 긍정적 믿음이 힘을 얻고 있을 때는 엄청나게 누진적인 조세 체계라 하더라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반면에 이 믿음이 좌초해 버리고 나면 탈세자들의 힘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고 법을 뜯어고치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정의로운 세금을!
이 책의 핵심적인 주장은 누진적 소득세를 복원하자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누진적 소득세야말로 부의 집중을 막아낼 수 있는 가장 큰 잠재력을 지닌 도구였기 때문이다. 법인세율이 낮다면 부자들은 법인의 탈을 쓴 채 소득세를 사실상 겨우 집행 가능한 소비세로 전락시키고 말 것이므로 실질적인 누진세를 위해서는 충분히 강력한 법인세가 필요하다. 여기에 막대한 부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소득세의 대상이 될 만한 소득은 그리 많이 벌지 않는 이들에게 부유세를 부과해 실효세율을 60퍼센트가 되게 하자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들은 '대안 없는 비판'에 머물지 않고 당장에라도 실현 가능한 더 정의로운 조세 정책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조세 도피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해 기업의 이익을 빼돌려 세금을 떼먹는 다국적기업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제 협력과 공조를 통해 자국의 다국적기업이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자회사를 두고 영업하건 실질적으로 최소 25퍼센트의 세율을 부담하도록 하자는 방안을 제시한다. 즉 미국 기업 애플이 저지섬에서 2퍼센트의 세율로 세금을 냈다면 미국이 나머지 23퍼센트를 걷고, 프랑스의 케링이 스위스에서 5퍼센트의 세율만을 부담했다면 프랑스가 나머지 20퍼센트를 세금으로 물리는 식이다. 이러한 국제 공조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나라에 본사를 둔 거대 기업에 대해서도 국제적으로 합의한 최저 세율을 부담시킬 방법이 있다. 가령 네슬레의 세계시장 판매액 중 20퍼센트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면, 미국은 네슬레가 세계시장에서 얻은 이익의 20퍼센트에 대해 과세하면 된다. 이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주법인세를 징수해 온 방식이기에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추천사

o 지금까지 나온 정부 정책에 관한 책 중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저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분노가 치밀게 만들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준다. -[뉴욕타임스]
o 공적 자금에 대한 근본적으로 새로운 접근 방식. 속 시원하고 대담하다. -[가디언]
o 불평등의 실증적 분석에 관한 당대 최고의 전문가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내놓은 대단히 중요한 결과물. -[파이낸셜타임스]
o 저자들의 새로운 발견은 가난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게 내고 소득에 따라 세율이 증가한다는 기존 견해를 통렬히 논박한다. -[월스트리트저널]
o 불평등과 소수 독점에 지친 이들을 위한 담대한 해결책. 이 훌륭한 통찰은 21세기 세계 경제와 정치에 결정적인 선물이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사회과학고등연구원 경제학 교수, [21세기 자본] 저자
o 아주 명쾌하면서도 엄격하게 실증적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의 과제가 이 책에 담겼다. -뤼트허르 브레흐만, 작가, 역사가, [휴먼카인드] 저자
o 전 세계적으로 세금을 재창조하자는 저자들의 제안은 현명한 대화를 위한 피할 수 없는 출발점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에스테르 뒤플로, 201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MIT 경제학 교수,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저자
o 불평등의 사악한 원인을 파헤친 획기적인 작품. 더 나은 미래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책이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컬럼비아대학교 경제학 교수, [불평등의 대가] 저자

목차

프롤로그 : 트럼프가 똑똑해서 세금을 안 낸다고?

1_ 왜 가난한 사람들이 더 내는가
7만 5000달러: 미국인의 평균 소득 | 1만 8500달러: 미국 노동계급의 평균 소득 | 상위 1퍼센트가 얻는 것과 하위 50퍼센트가 잃는 것 | 세금은 모든 사람이 낸다 | 오직 사람만이 세금을 낸다 | 미국의 조세 체계는 누진적인가 | 왜 가난한 사람들이 더 내는가 | 왜 부자들은 세금을 덜 내는가 | 민주주의는 언제나 금권정치에 승리했다

2_ 부자들에게 거리낌없이 세금을 거두던 시절
부유세의 기원은 17세기부터 | 신대륙의 두 얼굴 | 소득세가 위헌이었을 때 | 그리고 누진세가 태어났다 | 최상위 소득세율을 늘리면 불평등은 줄어든다 | 아이젠하워 시절 부자들의 평균 세율 55퍼센트

3_ 애국적인 일로 둔갑한 조세 회피
문명 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 | 탈세의 폭증 | 탈세냐 절세냐, 그 잘못된 프레임 | 정치와 법 집행의 한계 | "부자가 하면 절세, 가난뱅이가 하면 탈세"... 그 반대 아닐까? | 세금의 대탈출: 국경을 넘어 탈세를 한다 | 탈세와 싸우는 방법: FACTA의 교훈

4_ 구글이 세금을 떼먹는 방법
대기업들이 많은 세금을 내던 시절 | 이익 이전이 시작되다 | 버뮬랜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다국적기업의 이익 중 40퍼센트가 조세 도피처로 이전된다 | 서류상의 이익이나 수익 구조가 실제로 조세 도피처로 이전되는가 | 국가 주권의 상품화 | 바퀴에 낀 모래 | 세금 인하 경쟁의 승리

5_ 법인세를 인하하면 임금이 오른다는 신화
노동과 자본: 모든 수입의 원천 | 자본 세금은 점점 줄고, 노동 세금은 늘어만 간다 | 건강보험: 노동에 부과된, 크지만 보이지 않는 세금 | 자본에 대한 이상적 세율, 0퍼센트? | 자본 과세와 자본 축적, 장기적 관점에서 | 세금이 아닌 규제가 자본 축적을 북돋는다 | 법인세 인하는 곧 누진적 소득세의 죽음

6_ 유령회사 놀음을 끝장내기 위한 호루라기
국제 공조는 왜 실패해 왔는가 | 국가는 다국적기업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 | 지금 당장, 국제 공조를! | 탈세로 인한 조세 결손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 조세 도피처를 제재하라 | 바닥을 향한 경쟁에서 정상을 향한 경쟁으로

7_ 소득액이 같으면 세금도 똑같이
왜 부자 과세인가?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 부자들에 대한 최적의 평균 세율: 60퍼센트 | 부자들의 탈세를 막는 방법: 공공수호국이 필요하다 | 탈세의 구멍을 막자: 동일 소득 동일 세율 | 소득세 통합: 법인세라는 출구를 없애자 | 상위 1퍼센트는 얼마나 세금을 낼 수 있을까? | 부유세: 억만장자들에게 세금을 걷는 바람직한 방법 | 부자들에게 과세하는 법: 시장의 힘을 지렛대 삼아

8_ 경제성장의 열매는 공평하게 분배되는가
1980년 이전까지 최상위 소득세가 거둔 성과 | 압류에 가까운 최고 소득구간 세율을 옹호하며 | 극도로 집중된 부의 혜택: 주장은 있지만 근거는 없다 | 높고 고른 성장 | 노동계급이 경제성장에서 배제되다 | 노동계급의 소득 증가: 두 나라 이야기 | 성장은 저평가되었는가 | 재분배의 한계 | 부의 집중을 막기 위한 급진적인 부유세

9_ 건강·교육·노후를 책임지는 사회국가를 향하여
사회국가의 등장 | 민간 건강보험: 거대한 인두세 | 사회국가의 재정: 급여세와 부가가치세를 넘어서 | 21세기 사회국가의 재정 조달: 국민소득세 | 우리의 건강과 자녀, 교육 그리고 번영을 위한 길

에필로그 : 지금 당장 정의로운 세금을

감사의 말 | 미주 |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프롤로그_ 트럼프가 똑똑해서 세금을 안 낸다고?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이들은 세계화의 과실을 차지하면서 소득의 폭발적 증가를 경험했고 그리하여 전례 없이 많은 재산을 쌓기에 이르렀지만, 그들을 대상으로 한 세율은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노동계급의 경우 임금 상승은 정체되었고 노동조건은 열악해졌으며 빚도 커졌는데, 세금은 올랐다. 1980년 이래 미국의 조세 체계는 시장경제의 승리자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으며, 경제성장의 보상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 가는 처지의 사람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 -[본문 12~13쪽]

1장_ 왜 가난한 사람들이 더 내는가
1980년 상위 1퍼센트는 미국의 국민소득 중 10퍼센트보다 조금 더 벌었고 하위 50퍼센트는 20퍼센트가량을 벌고 있었다. 오늘날은 그 수치가 거의 정반대가 됐다. 상위 1퍼센트는 국민소득 중 20퍼센트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노동계급의 소득은 12퍼센트에 가까스로 도달하는 수준이다.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상위 1퍼센트는 전체 노동계급이 벌어들이는 소득의 두 배 가까이 벌어들이고 있는데, 인구통계적으로 보자면 노동계급의 인구는 상위 1퍼센트에 비해 50배나 더 많다. 240만 명이 차지하는 파이의 크기는 1억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겪어야 했던 경제적 손실과 거의 유사한 규모로 늘어난 것이다. -[본문 33쪽]

최저임금은 허물어진 지 오래다. 연방에서 정한 최저임금에 따라 일하는 전일제 근로자는 2019년 현재 1년에 1만 5000달러를 가까스로 벌게 되는데, 이는 성인들이 버는 국민소득 평균의 5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1950년에는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받는 급여가 국민소득 평균의 절반 수준을 상회하고 있었다. 세전 소득이 이렇게 극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급여에 따라붙는 세금마저 상승했다. 1950년에는 소득의 3퍼센트 정도가 세금이었지만 지금은 15퍼센트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본문 47쪽]

일반적인 부가가치세와 달리 미국에서 적용되는 매출세와 내국소비세 등은 대부분의 서비스에 대해서는 부과되지 않는데, 재화가 아닌 서비스의 소비가 전체 국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이는 또다른 문제를 낳는다고 볼 수 있다. 주로 재화를 소비하는 가난한 이들의 소비에는 세금이 붙는 반면, 상대적으로 부유하고 여유 있는 이들이 소비하는 서비스는 면세 항목이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부가가치세가 없는 나라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만 부가가치세를 내는 나라다. -[본문 48쪽]
같은 소득을 올리는 사람은 같은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이 조세 정의의 핵심 원리라고 한다면, 지난 20여 년 사이에 조세 체계는 그 원리로부터 멀어지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그런 원칙은 이제 옛말이 되어 버렸다. 미국의 조세 체계를 망가뜨린 폭발물의 구성 성분은 단순하다. 자본 소득을, 다양한 층위에서, 면세 소득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본문 55쪽]

2장_ 부자들에게 거리낌없이 세금을 거두던 시절
소득세의 목적은 조세 재정을 확충하는 데 있었다. 적어도 소득세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1930년대까지는 그랬다. 소득세란 부자들이 낼 능력이 되는 만큼 공공 재정에 기여하도록 만드는 세금이었다. 그런데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 대통령은 소득세에 새로운 목적을 덧붙였다. 그 누구도 특정 액수 이상의 돈을 벌 수 없게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초과 소득을 압류하는 것이었다. (...) 루스벨트 대통령의 생각은 1942년 4월 27일의 의회 연설에 잘 드러나 있다. "매우 낮은 소득과 매우 높은 소득 사이의 격차는 반드시 완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여 본인은 이 엄청난 국가적 위기의 시기 속에서, 모든 초과소득은 전쟁의 승리를 위해 투입되어야 하며, 미국 시민이라면 그 누구라 할지라도 모든 세금을 내고 난 후에는 연 2만 5000달러 이상을 벌 수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세후 2만 5000달러, 오늘날로 따지면 100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벌었을 때 적용될 100퍼센트의 세율은 급여뿐 아니라 비과세 유가증권으로부터 나오는 이자까지 모든 종류의 소득원에 해당되는 것이었다. -[본문 79~80쪽]

3장_ 애국적인 일로 둔갑한 조세 회피
조세 회피 서비스 시장은 시장이 공공선을 저해하는 아주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조세 회피 서비스 시장은 단 한 푼의 가치도 생산해내지 못한다. 정부, 다시 말해 우리 모두의 재정을 희생양으로 삼아 부자들을 더욱 부자로 만들어 줄 뿐이다. 조세 회피가 창궐한 것은 조세 회피 서비스 시장에서 온갖 창의성을 발휘한 결과였다.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세금에 대해 큰 반감을 품었던 탓이 아니었던 것이다. -[본문 110쪽]

다른 모든 주권국가가 그렇듯이 스위스는 자신들의 법을 만들 권리가 있지 않은가? 스위스는 은행의 비밀을 엄격하게 유지하고 금융기관이 고객에 대한 정보를 가져가는 것을 가로막아야 할 동기가 충분한 나라인데, 대체 왜 스위스가 자신들의 법을 바꾸려 들겠는가? 그런데 그런 변화가 실제로 일어났다. 2010년, 의회에서 통과된 해외금융계좌신고법에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외국 은행은 자동적으로 미 국세청과 자료를 교환하게 된 것이다. 전 세계의 금융기관은 자신들의 고객 중에 누가 미국 시민인지 인지하고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계좌와 그리로 들어오는 소득에 대해 국세청에 신고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경제적 제재가 가해진다. (...) 미국의 선례를 따라 여러 국가들이 조세 도피처에 대해 유사한 협정을 맺었고 은행 정보를 자동 공유하게 함으로써 이는 2017년부터 사실상 국제 표준이 되었다. -[본문 126~127쪽]

4장_ 구글이 세금을 떼먹는 방법
CEO의 목표는 자신을 고용한 회사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런 세계관에 따르자면 기업이란 투자자들이 그들의 자원을 모아 구성하고 있는 거대한 조직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그러나 주주가 왕이라는 원칙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다. 세계 각국에서 이사회를 구성하는 방식이 같지 않고 다양하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 1970년대 이전 미국에서는 노동자들의 대표가 이사회에 참석하지는 못했어도 이사회가 단지 기업의 주주뿐 아니라 그 밖에 많은 이들, 가령 피용자와 고객, 지역 공동체와 정부 등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졌다. (...) 당시는 경영자들이 조세 회피를 자신들의 의무로 여기지도 않았고, 세무 설계를 위해 기업 예산을 대거 책정하는 일도 없었다. 50여 년 전에도 제너럴일렉트릭은 전 세계적인 대기업이었지만 지금처럼 1000여 명의 세무 변호사를 고용한 회사는 아니었던 것이다. -[본문 132~134쪽]

1990년대, 다국적기업은 탈세 산업의 도움을 받아 자기업 사이에서 어떤 유형의 자산과 서비스를 거래하기 시작했는데, 그 거래 품목에는 한 가지 핵심적인 특징이 있었다. 시장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상품이었던 것이다. 로고, 트레이드마크, 매니지먼트 서비스 같은 자산과 서비스에는 객관적인 시장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다. (...) 애플 로고의 가격은 얼마인가? 알아낼 방법은 없다. 애플 로고는 시장에서 거래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키의 저 상징적인 "스워시" 마크의 가격은 얼마인가? 구글의 검색 및 광고 기술의 가격은? 이런 로고나 트레이드마크 혹은 특허는 외부에서 거래될 일이 전혀 없기 때문에, 기업은 자신들의 편의에 맞춰 가격을 책정하고 내부에서 거래할 수 있는 것이다. -[본문 138~139쪽]

2004년 8월, 구글은 주식시장에 등록하며 공개기업이 되었는데, 그보다 한 해 앞선 2003년의 일이다. 구글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검색 및 광고 기술을 "구글홀딩스"라는 자회사에 매각했다. 구글홀딩스는 아일랜드에 설립된 자회사인데, 아일랜드에 세금을 신고할 때에는 구글홀딩스의 "판단 및 관리"가 이루어지는 곳이 버뮤다제도라는 이유를 들어, 대서양 어디쯤에 있는 버뮤다제도를 세무 거주기준지로 신고한 상태였다. 구글이 구글홀딩스와 검색 및 광고 기술을 매매한 가격은 공시되지 않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홀딩스가 구글의 기술을 구입한 가격은 간단하게 추산해 볼 수 있다. 그 값은 그리 비싸지 않았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만약 그 매매가 비싸게 이루어졌다면 2003년 구글이 미국에서 냈던 세금에 그 거래의 영향이 크게 드러났어야 하기 때문이다. (...) 납부한 세금을 통해 추산해 보면 그 무형자산의 가치는 7억 달러 이하로 책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기준으로 보더라도 매년 수백억 달러의 매출을 만들어내는 구글의 핵심 무형자산의 가치가 그렇게 낮을 수가 있는 걸까. 현재 확인 가능한 최신 자료를 보면, 2017년 버뮤다에 위치한 구글홀딩스는 227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구글홀딩스는 구글이 가진 가장 값진 기술의 법적 소유권자이기 때문이다. 구글홀딩스는 유럽의 자회사에 그 기술의 사용권을 주고 돈을 받는다. 독일이나 프랑스에 위치한 자회사들은 구글홀딩스에 이른바 '버뮤다산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로열티를 내면서, 독일과 프랑스에 내야 할 세금의 과세표준을 줄여 나간다. 대신 그만큼 버뮤다에서 과세표준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버뮤다의 법인세는 몇 퍼센트일까? 0이다. -[본문 140~141쪽]

6장_ 유령회사 놀음을 끝장내기 위한 호루라기
정치적 진보를 이루기 위해서는 세금 문제를 무역 정책의 중심에 놓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향후 이루어질 무역 협상은 조세 정책 차원에서의 공조에 대한 협약을 담고 있지 않는 한 체결되어서는 안 된다. 오늘날 대부분의 자유무역협정은 지적 재산권이나 해외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서 세금 문제가 전적으로 간과되고 있다면 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소유권은 오직 권리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납세의 의무와 별개로 생각할 수 없다. -[본문 220쪽]

8장_ 경제성장의 열매는 공평하게 분배되는가
부는 권력이다. 부의 극단적인 집중은 권력이 극도로 집중된다는 말과도 같다. 권력은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권력은 경쟁자의 목을 졸라 버린다. 권력은 그들을 위한 이념을 만들어낸다. 종합해 보면, 시장에서, 정부에서, 언론에서, 결국 누가 얼마만큼의 소득을 가져갈지 그 무게추를 기울이는 것은 권력이다. 왜 누군가가 극도로 많은 부를 독점하게 되면 그 밖의 우리들의 몫이 줄어들게 되는지, 그 핵심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며 이는 늘 그래 왔던 것이다. -[본문 271~272쪽]

9장_ 건강 · 교육 · 노후를 책임지는 사회국가를 향하여
현실적으로 값싼 의료와 값싼 교육이란 필요할 때 제공되지 않는 의료와 교육을 뜻할 뿐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의료를 마치 이발이나 식당처럼 가격에 따라 제품의 질과 양을 맞춰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처럼 바라보곤 한다.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은 허상에 불과하다. 가난한 이들이 필요로 하는 의료와 교육은 부자들에게 필요한 그것과 다르지 않다. -[본문 303쪽]

아이를 돌보는 과제는 일차적으로 엄마들에게 넘겨진다. 정부가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 않은 관계로 사실상 여성들의 시간을 세금으로 거둬가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세금 중 가장 원시적인 세금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여성들은 그 세금을 내느라 경력 개발에 큰 지장을 받으며 성별간의 격차는 더욱 커져만 간다. 미국의 경우 첫째아이를 낳고 나면 엄마들의 수입은 아빠들에 비해 평균 31퍼센트가량 추락한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더 많은 교육을 받고 대학 졸업률도 남자들보다 높은데도 여전히 소득에서 남자들이 훨씬 더 많이 버는 성별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고등교육에 그렇게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나라에서, 아이들의 초기 교육에 국가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음으로써, 그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 엄마들이 경력을 쌓아 나가야 할 핵심적인 시기를 낭비하는 것이다. -[본문 3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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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이매뉴얼 사에즈(Emmanuel Saez)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3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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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 경제학 교수이자 공정성장센터 소장이다. 조세정책과 불평등 문제에 대한 이론 및 실증 연구에 집중하며, 피케티와 더불어 미국 소득 불평등의 역사를 보여주는 장기 시계열 자료를 만들었다. 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전미경제학회의 존베이츠클라크 메달과 맥아더 펠로십을 받았다.

게이브리얼 주크먼(Gabriel Zucma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2종
판매수 130권

UC버클리 경제학과 조교수다. 경제적 불평등과 조세천국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파리경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프랑스경제학회에서 박사학위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의 집행위원이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대학에서 법학을,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격월간 국제 정치 전문지인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의 한국어판 편집장을 역임했다. [아웃라이어](2009), [마이크로스타일](2011), [진보의 몰락](2013),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2013)를 번역했고, [논객시대](2014)를 썼다. 현재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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