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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무대의 미중 경쟁 : 정보세계정치학의 시각[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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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1세기 글로벌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의 미래


21세기 글로벌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의 미래를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서는 군사력과 경제력 같은 전통 국제정치 무대 위의 국력경쟁 못지않게 신흥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세계정치의 향배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정보세계정치학의 시각에서 보는 신흥 무대의 미중 경쟁은 기술지식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무역과 금융, 그리고 외교·안보 분야의 경쟁이다. 그리고 가장 추상적인 의미에서는 자국의 매력을 발산하고 미래 세계질서의 규범을 주도하기 위해서 벌이는 복합적인 경쟁이다.

출판사 서평

한국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전통 천하질서 아래서 살아왔으며, 19세기 중반 이후 근대 국제질서의 충격에 적응해야만 했다. 또한 20세기 중반 이후 반세기 동안은 미국과 소련이 주도하는 냉전질서 속에서 생존과 번영을 추진했다. 이러한 연속선상에서 오늘날 한국은 새로운 행위주체들이 새로운 권력 게임을 벌이는 신흥 무대의 부상이라는 도전에 맞서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신흥 무대에서 벌어지는 미중 경쟁을 분석했다. 21세기 미중 경쟁의 본질을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서는 전통 무대 위의 국력경쟁 못지않게 미래 권력공간으로서 신흥 무대의 동향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인식이다. 특히 최근 4차 산업혁명의 급속한 전개는, 신흥 무대에서의 경쟁이 세계정치 전반의 승부를 가늠할 가능성을 전망케 한다. 이러한 정보세계정치학의 시각에서 보는 신흥 무대의 미중 경쟁은 기술지식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무역과 금융, 그리고 외교·안보 분야의 경쟁이고, 가장 추상적인 의미에서는 자국의 매력을 발산하고 미래 세계질서의 규범을 주도하기 위해 벌이는 복합적인 경쟁이다.

정보세계정치학의 시각에서 제일 관심을 끄는 분야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타고 양국이 벌이는 기술과 표준의 경쟁이다. 반도체, 스마트폰, 슈퍼컴퓨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전자 상거래, 핀테크 등의 분야에서 양국 기업들이 벌이는 경쟁의 승패는 패권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중의 미래 운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으로 대변되는 정치 지도자들보다 사이버 경제와 산업 분야의 CEO들이 좌우할지도 모른다.
최근 4차 산업혁명 분야의 미중 경쟁은 국제정치의 안보게임으로도 전이되었다. 제일 먼저 달아오른 이슈는 사이버 안보이다. 미국의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중국 해커들의 공격은 오바마 행정부로 하여금 군사적 옵션까지 포함한 맞대응 카드를 꺼내들게 했다. 과잉 안보화 논란까지 야기했던 이른바 ‘중국 해커 위협론’은 2010년대 초중반 미중 관계를 달구었던 뜨거운 현안 중 하나였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두 나라의 사이버 권력 경쟁은 좀 더 복합적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제 사이버 안보는 산업과 통상 문제와 연계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른바 ‘중국산 IT 제품 위협론’을 내세워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주도하는 중국 기업들을 견제하고 있다. 최근 화웨이는 중국 정부와의 밀착관계를 의심받아 네트워크 장비 구매를 금지당했고,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ZTE는 미국 기업과의 거래금지 제재를 받았다. 이 밖에도 세계적으로 선두를 달리는 드론업체인 DJI나 CCTV 업체인 하이크비전 역시 미국 시장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는 안보적 함의가 큰 민군 겸용(dual-use) 기술과 산업 분야에서 벌어졌던, 과거 1990년대 미일 패권경쟁의 전례를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갈등의 이면에는 경제적 고려뿐만 아니라 데이터 자원에 대한 미중의 이해관계도 걸려 있다. 2013년 스노든 사건 이후 개인정보와 데이터 안보는 미중 국가안보의 쟁점이 되었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에 의한 데이터 유출의 경계는 중국에서 2016년 ‘인터넷안전법’을 출현시켰다. 미국 기업들의 중국 내 서비스를 검열·통제하고, 개인정보가 담긴 데이터의 국외 이전을 국가주권이라는 명목으로 금지하려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중국의 행보는 인터넷을 대하는 미중 양국의 정책과 이념의 차이를 반영한다. 2014년부터 중국은 글로벌 인터넷 거버넌스에 대한 미국의 주도권에 맞불을 놓으며 ‘세계인터넷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이버 공간의 미중 경쟁이 국내 정책과 제도의 차원을 넘어서 국제규범의 형성과정에까지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야말로 최근 신흥 무대의 미중 경쟁은 산업-통상-안보-군사-개인정보-법제도-국제규범 등에 걸친 미래권력 경쟁의 복합적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룬 미중 복합 패권경쟁의 승부는 과거의 글로벌 패권경쟁이 그랬듯이 한판 전쟁을 벌이고 승패를 가르는 방식으로 마무리될 것 같지는 않다. 그만큼 오늘날 세계정치의 패권경쟁은 훨씬 더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21세기 신(新)문명표준의 시대를 맞이하여 벌어지는 미중 경쟁은 단순히 전통 무대에 출연했던 국가 행위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21세기 안보, 번영, 문화, 생태, 지식의 신흥 무대에서 다양한 행위자들이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동시에 공존 및 공진(共進)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와중에 발생하는 글로벌 및 아태 질서의 구조 변동은, 적어도 무정부 질서(anarchy) 아래 세력균형의 게임을 벌이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세력 전이’의 양상보다는 좀 더 복잡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신흥 권력의 창발이라는 시각에서 보는 21세기 세계정치의 권력구조 변동은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서로 얽히면서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벌이는 복합적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흥 권력의 부상으로 대변되는 21세기 세계정치의 변환에 직면하여, 미래 한국은 국가전략의 차원에서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근대 국제정치의 전통 무대뿐만 아니라 탈근대 세계정치의 신흥 무대에서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의 글로벌 패권경쟁의 양상을 면밀히 파악하고, 이들이 건축하려는 글로벌 및 아태 질서 속에서 한국의 위상과 역할을 찾는 작업은 매우 중요한 생존과 번영의 실마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최근 글로벌 다자외교의 장에서뿐만 아니라 아태 지역의 양자 및 삼자 협상의 구도 속에서 이른바 중견국 외교의 가능성을 타진 중인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더욱더 그러하다. 정보세계정치학의 시각에서 볼 때 전통 무대의 부국강병 게임의 틀을 넘어 앞으로의 먹거리와 살아갈 방도를 찾아야 하는 한국에게 신흥 무대의 미중 경쟁은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목차

제1부 신흥 무대 미중 경쟁의 분석 틀
제1장 21세기 아태 신질서 건축: 신흥 주인공과 무대 -하영선
제2장 신흥 무대 미중 경쟁의 정보세계정치: 분석 틀의 모색 -김상배

제2부 미중 기술·표준 경쟁의 정보세계정치
제3장 미중 반도체 산업 경쟁 -조현석
제4장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중국 인터넷 기업의 도전과 인터넷 주권 이념을 중심으로 -배영자
제5장 미래 군사기술의 발전과 미중 군사경쟁 -전재성
제6장 사이버 안보를 둘러싼 미중 관계와 미국의 대응전략 -민병원

제3부 미중 무역·금융 경쟁의 정보세계정치
제7장 미국과 중국의 아태지역 무역 아키텍처 경쟁과 협력: 내장된 자유주의 2.0을 향하여 -손열
제8장 미중 경쟁과 디지털 무역 거버넌스의 국제정치경제 -이승주
제9장 미중 경쟁과 국제 자본시장의 동조화 -김치욱
제10장 핀테크(金融科技)의 국제정치경제: 미국과 중국의 경쟁 -이왕휘

제4부 미중 외교·안보 경쟁의 정보세계정치
제11장 유엔 다자주의 틀에서의 강대국 정치: 안보리 결의안과 미중 안보경쟁 -이신화
제12장 미중 해양패권 경쟁: 해군력인가, 해양법인가? -구민교
제13장 중국의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 개혁’ 전개와 미중 경쟁 -이동률
제14장 강대국 규범경쟁과 정당성 게임: 미중 전략경제대화 담론 분석 -최은실

제5부 미중 매력·규범 경쟁의 정보세계정치
제15장 미국과 중국의 공공외교와 국제 평판 -송태은
제16장 국내 청중 vs. 국외 청중: 중국 인권문제에 대한 미중 외교 갈등과 전략 -장기영
제17장 미중 규범경쟁: 경제발전 규범에 관한 대립을 중심으로 -유재광

본문중에서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각축 속에 건축되고 있는 아태 신질서의 미래상을 입체적으로 조명·전망하기 위해서는 신흥 주인공과 무대를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우선 신질서의 주연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미국의 지속적 우위, 미중의 공동 주도, 중국의 대체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주연의 핵심적 자격요건인 힘의 내용이 문명사적 변화를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통 아태질서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 예치력이 중요했다면, 근대 국제정치의 주인공에게는 무엇보다도 군사력과 경제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21세기 복합 국제정치의 주인공에게는 여전히 근대적 군사력과 경제력이 중요한 동시에, 탈근대적 기술지식력, 생태균형력, 문화력, 지구통치력과 같은 복합력이 필요하다.
('제1장 21세기 아태 신질서 건축' 중에서/ p.26)

국제정치학의 시각에서 볼 때, 신흥 무대라 함은 기존의 군사·경제 영역 이외에 새로운 세계정치 경쟁과 협력이 벌어지는 기술, 정보, 지식, 문화, 커뮤니케이션 등의 영역을 뜻한다. 이는 새로운 권력정치의 무대라는 점에서 신흥권력의 무대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 다루는 주제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 말하면, 이러한 무대는 우리 삶의 여러 영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면서 여타 부문의 성장을 추동한다는 의미에서 본 신흥 선도부문(emerging leading sector)이다. 이러한 신흥 선도부문은 새로운 기술의 발달과 이로 인해 가능해진 인간들의 네트워크, 그리고 거기서 창출되는 새로운 공간으로서 사이버 공간을 매개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여기서 사이버 공간이란 단순한 기술과 산업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온라인 공간과 오프라인 공간의 ‘복합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는 21세기 세계정치의 공간이다. 예를 들어 ICT 부문의 기술혁신 경쟁, 전자상거래의 무역질서, 온라인 금융의 핀테크, 개인정보의 보호와 빅데이터 및 정보주권 논란, 디지털 외교와 매력 네트워크 등의 신흥 이슈들이 점점 더 중요한 국제정치학의 연구 어젠다로 떠오르고 있다.
('제2장 신흥 무대 미중 경쟁의 정보세계정치' 중에서/ p.35)

이 글은 중대한 군사기술적 적용성을 가지고 있는 반도체 산업에서의 미중 경쟁이 경제적 차원의 시장경쟁이나 기술혁신 경쟁을 넘어 국가안보적·지정학적 경쟁의 차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자 했다. 또한 이러한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전통적인 국가안보적 갈등이 2000년대 중반 이후 심화된 사이버 안보 갈등과 중첩되는 양상을 띠게 됨으로써 미중 반도체 산업 경쟁은 전통적인 군사안보적 경쟁뿐만 아니라 신흥 안보적 경쟁의 성격도 포함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제3장 미중 반도체 산업 경쟁' 중에서/ p.87)

인터넷 주권은 2012년 시진핑(習近平) 집권 이후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되고 이후 이에 대한 학계의 연구도 증대되기 시작했다(Jeng et al., 2017). ...... 중국은 청나라 말기에 영국, 덴마크, 러시아 등에 의해 정보통신과 철도 산업이 통제되고 이에 대한 민족주의자들의 봉기가 결국 청제국의 멸망으로 이어진 역사적 경험이 존재한다. 이에 입각해 외국 자본에 의한 정보통신산업 통제에 매우 민감하며 정보통신 영역을 고위 정치영역으로 인식하여왔다(Jeng et al., 2017). 인터넷 활용이 확산되면서 서구의 이념과 사상이 전달되는 통로로 주목되었고, 자연스럽게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외국의 영향력을 통제하려는 인식으로 이어져 내려왔다고 볼 수 있다.
('제4장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중에서/ p.105)

2014년 5월 미국 법무부는 6개 미국 기관의 네트워크에서 일어난 핵발전소, 지하자원, 태양열 산업에 대한 해킹 및 정보절취 사건과 관련하여 5명의 중국 인민군 해커를 기소한 바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무역기밀’을 탈취하는 중국의 행위가 ‘공격행위(act of aggression)’로서, 즉각 멈추어져야 한다고 경고하고 미국은 필요시 ‘대응조치(countervailing actions)’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5년 4월에는 행정명령(Executive Order 13694)을 발동하여 미국 밖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공격행위가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그리고 경제에 ‘비정상적이고 예외적인 위협’을 제기하기 때문에, 재무부가 이러한 행위를 야기한 개인이나 주체의 재산과 이해관계를 차단하고 미국 입국을 허용하지 말도록 지시했다.
('제6장 사이버 안보를 둘러싼 미중 관계와 미국의 대응전략' 중에서/ pp.138~139)

중국은 트럼프 통상정책의 우선적이고도 궁극적인 공략대상이다. 중국은 위안화 환율 조작과 함께 국영기업 보조금, 중국 시장의 방어벽, 노동기준, 환경규제 미약, 기술 규제 등을 통해 수출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입을 억제하여 막대한 대미 흑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의 피해가 야기되므로 통상법을 발동해 강력하고 직접적인 무역제재 조치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은 단순히 경상수지적자 교정의 차원이 아니라 자국의 탈산업화를 촉진하여 경제력을 약화시킨다는 국익 차원의 대응이며, 나아가 중국에게 대한 패권적 지위의 약화를 저지하려는 전략적 고려를 담고 있다. 중국의 무역정책이 적대적이고 위협적이라는 인식은 백악관 산하 신설된 국가무역위원회(National Trade Commission)의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 위원장이 대표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 목표로 ① 무역의 재균형(즉 무역역조 해소), ② 제조업 부활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③ 미국의 종합 국력(America’s comprehensive national power) 회복을 꼽고 있다.
('제7장 미국과 중국의 아태지역 무역 아키텍처 경쟁과 협력' 중에서/ p.174)

디지털 무역의 증가는 전자 상거래의 급격한 성장과 관련이 있는데, 중국은 이미 2013년 미국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에서 2014년 사이 데이터 유통의 규모는 무려 45배 성장했다(CRS, 2017).
2014년 중국의 전자 상거래 규모는 672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미국 전자 상거래 규모의 2배에 달한다. 중국의 전자 상거래는 2018년 1조 6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E-Marketer, 2015.9.25). 중국이 세계 최대의 온라인 상거래 규모를 갖게 된 이유로는 시장의 집중도가 높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중국 온라인 상거래의 약 75%[B2C는 알리바바의 티몰(Tmall), C2C는 타오바오)]가 알리바바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2015년 미국에서 아마존의 온라인 시장 점유율이 26%라는 점과 비교할 때, 중국 온라인 상거래의 집중도가 매우 높다(Rijk, 2016).
('제8장 미중 경쟁과 디지털 무역 거버넌스의 국제정치경제' 중에서/ p.180)

실증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미국 시장과 중국 시장은 모두 아태 시장의 동조화 및 민감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영향력이 중국의 영향력을 압도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아태 시장의 대미 민감도가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가변동성으로 본 중국 시장의 전이효과는 금융위기를 전후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아태 주식시장에서 관찰되는 미중 경쟁은 미국의 상대적 우세로 진행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 경제의 상대적 쇠퇴론에 불을 지폈지만 아태 자본시장에서 대미 민감성과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제9장 미중 경쟁과 국제 자본시장의 동조화' 중에서/ p.220)

핀테크에 적용되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다수의 기업들이 소재해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크고 정교한 금융시장을 보유한 미국이 세계 1위라는 점은 당연해 보이지만, 금융산업과 과학기술이 비교적 많이 낙후되어 있는 중국이 세계 2위라는 사실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다. 이런 배경에서 이 글은 중국이 핀테크에서 미국과 격차를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줄여왔는지를 검토한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및 모바일 사용자를 보유한 이점을 살려 중국 기업은 다양한 유형의 핀테크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규제 당국도 대형 은행들의 기득권을 인정하기보다는 핀테크 기업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전개했다. 이런 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핀테크 산업의 대표주자인 알리바바(阿里巴巴)와 텐센트(腾讯)는 모바일 결제분야뿐만 아니라 소액대출(특히 P2P)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여 세계 최대의 핀테크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제10장 핀테크(金融科技)의 국제정치경제' 중에서/ p.224)

2016년 11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폐막연설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터키 대통령이 P5 중 한 나라가 주요 현안에 관해 전 세계를 구속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한 부당함을 역설하면서 안보리 개혁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또다시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Sputnik, 2016.6.3). 안보리가 설립 이후 많은 논쟁거리가 되어온 이유는 무엇보다 헌장 제1장에 명기된 무력 사용이나 무력을 통한 위협 금지(2조 4항) 및 주권국가 내부 문제에 불간섭해야 한다는(7조 1항) 원칙이 강대국들에 의해 번번이 위반되었기 때문이다.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최우선시하는 헌장 제6장에 기초하여 중재임무,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사절단 파견과 같은 여러 외교적 노력을 촉구하고 있으나 강대국들은 자국민 보호나 무역분쟁과 같은 이유를 들어 다른 나라들에 대한 군사 개입을 감행하기 일쑤였다(김종일, 2006).
('제11장 유엔 다자주의 틀에서의 강대국 정치' 중에서/ pp.254~255)

전통적으로 대륙국가 정체성을 유지해왔던 중국의 해양굴기 정책은 시진핑 정부가 출범한 2012년부터 공식화되었다. 시진핑 정부는 중국의 해양권익을 확고히 수호하고 해양강국을 건설하자고 대내적으로 역설해왔다. 시 주석의 ‘강한 중국’이라는 꿈이 해양에서 먼저 실현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해지고 있다. 이는 최근 중국의 국방백서에서도 잘 나타난다. 2015년 백서는 중국과 주변국 간 영유권 분쟁과 더불어 미국의 남중국해 개입 및 군사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해군력을 건설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제12장 미중 해양패권 경쟁' 중에서/ pp.274~275)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는 국가예산의 비중을 국무부보다 국방부로 확연히 기울게 만들었다. 2017년 2월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회계연도의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10% 늘려 6030억 달러로 책정하는 한편, 해외 원조와 국무부 외교활동에 배정되는 예산을 국방비 증액분만큼 줄여 4620억 달러로 책정했다. 결과적으로 이후 3월에 공개된 2018년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국무부 예산은 28% 삭감되었고 국무부와 USAID가 사용하는 대외원조 예산도 37% 삭감되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한 것과 궤를 같이하여 환경보호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의 예산을 기존 82억 달러에서 56억 달러로 약 31% 낮게 책정하여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해외 지역에 대한 공중보건 프로그램 지원도 약 11억 달러 삭감하여 ‘에이즈 퇴치를 위한 대통령 비상계획(Pepfar: President’s Emergency Plan for AIDS Relief)’ 지원 대상국을 60개국에서 12개국으로 줄였다. 이러한 계획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 아프리카의 전염병 사망 인구는 1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제15장 미국과 중국의 공공외교와 국제 평판' 중에서/ p.353)

인권분야는 전통적으로 동아시아 정치를 이해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분야였지만 1989년의 톈안먼 사건을 계기로 중국의 인권문제는 미중 간 중요한 정치적·외교적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세계는 국가와의 관계에서 개인의 역할을 중시하는 인간중심적(anthropocentric) 접근법을 취하는 반면(Beitz, 1979, 1983; Donnelly, 2003; O’Neill, 2008), 중국은 인권 보호의 차원을 사회중심적(sociocentric) 방법으로 접근하여 사회적·문화적 권리에 중점을 두어왔다고 할 수 있다(Frost, 1996; Walzer, 1983; Weiner, 1996).
('제16장 국내 청중 vs. 국외 청중' 중에서/ p.377)

저자소개

하영선 [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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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및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를 겸임하고 있으며 대통령 국가안보자문단 위원,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이다.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교수 (1980-2012)로 재직했으며 미국 프린스턴대학 국제문제연구소 초청연구원,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초청연구원, 서울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장, 미국학연구소장, 한국평화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 "하영선 칼럼"을 7년 동안 연재하였으며, 한국외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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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배 [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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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저로, 『사이버 안보의 국가전략 2.0: 국제규범의 형성과 국제관계의 동학』(2019), 『버추얼 창과 그물망 방패: 사이버 안보의 세계정치와 한국』(2018), 『사이버 안보의 국가전략: 국제정치학의 시각』(2017), 『아라크네의 국제정치학: 네트워크 세계정치이론의 도전』(2014), 『정보혁명과 권력변환: 네트워크 정치학의 시각』(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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