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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는 여신 : 페미니스트 영성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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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세기 후반 서구문화에서 가장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 중 하나는 바로 여신종교의 재탄생이다. 기독교가 서구를 지배하게 되면서 기독교 이전 남신과 여신들은 모두 죽어버렸다고 우리는 배웠다. 하지만 여신은 다시 나타났다. 여신의 출현은 생각만큼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기독교도 황제들이 여신숭배를 불법화했을 때, 여신종교는 지하로 들어갔다. 여신종교의 몇몇, 특히, 출생과 죽음과 풍요제와 연결되었던 오랜 전통들은 크게 변하지 않은 채로 여러 지역에서 오늘날까지 계속되었고, 더러는 동화되기도 했다. 미국,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의 수십만 여성들과 남성들이 모두 기독교 종교에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여신의 언어와 상징과 의례를 재발견하고 있다. 나를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여신을 되찾음으로써 우리 안에 면면히 살아있었던 삶의 비전으로 귀향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 삶의 비전이란 바로, 우리가 자연의 일부이며, 우리의 운명은 지구상에 사는 뭇 생명과 마찬가지로 태어나고, 죽고, 재생하는 순환에 온전히 참여하는 비전을 의미한다. 우리는 여신 안에서 여성이 지닌 힘의 강력한 이미지, 모든 존재가 생명망 속에 깊이 연결되어있다는 비전, 지상에 평화를 창조해야만 하는 소명을 발견한다. 여신에게 귀환함으로써, 서구의 실재관에 생겨난 깊은 틈새들, 여자와 남자, “인간”과 자연, “신”과 세상 사이에 놓인 깊은 틈새를 치유하고픈 소망을 품게 한다. 다시 태어나는 여신은 많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여신은 누구이고, 여신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신은 여성의 형태를 지닌 신인가? 성경에 나오는 ‘신’의 여성적 얼굴인가? 혹은 여신은 ‘신’을 뺀 다른 모든 것인가? 여신은 저 멀리에 어딘가 있는 또 다른 신성한 존재인가? 혹은 여신은 우리 안에 있나? 여신은 어머니 지구인가? 어머니 자연인가? 여신은 사랑이 많고, 부드러운가? 아니면 여신은 잔인하고 맹목적인가? 여신은 아테네나 아프로디테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여신들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가? 여신은 완전무장하고 전쟁할 태세를 갖춘 채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났나? 여신은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가? 아니면 마를린 몬로처럼 억지웃음 짓고 움츠리고 있는가? 여신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는 몸과 마음 모
두를 긍정할 수 있을까? 여신은 백인인가? 흑인인가? 황인종? 혹은 갈색 인종? 여신은 여성들이 창조해낸 판타지일까? 혹은 남성들이 지닌 공포의 창조물일까? 여신을 믿는다면 그것은 원시적 미신으로의 귀환을 선언하는 것일까? 여신은 피에 굶주리거나 흥청망청 난장판에 빠져있는가? 여신은 기독교 이전 토착적 우상일까? 여신은 피와 땅에 대한 토착 종교의 믿음을 상징할까? 남신의 이미지가 여성에서 억압적이었던 것처럼, 여신의 이미지도 남성에게 억압적인 것은 아닐까? 여신은 여성과 자연을 낭만화하고 있는 것일까? 문명과 정치는 남성에게 맡겨버린 채 말이다. 여신은 하나일까 여럿일까? “신”이 아니라 “신들”이라면? 여신은 고통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 여신은 죽음에 대한 우리의 질문에 답을 줄 수 있을까? 여신은 또 다른 “민중의 아편”일까? 여신은 여성들을 기분 좋게 해준다음 우리를 내팽개쳐버리고 세상을 등져버리는 것일까? 여신종교에도 윤리학이 있을까? 이 모든 질문들, 그 외 다른 질문들까지도 이 책이 답해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곧 알게 되겠지만, 여신에 대해 제기된 문제들은 그 어느 것도 쉽게 긍정, 부정으로 답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이런 질문들은 신과 여신에 대한 전통적인 이해에 의문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질문에 답을 하려면 우리는 우리문화가 아무런 질문 없이 고수해온 가정들을 재고해야 한다. 통전적인 사유방식을 취하지 않는 한, 여신의 역사나 의미 그 어느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즉, 신, 인간, 세상을 제각각 분리하는 사고방식을 버려야하고, 서구의 세계관을 구조화하는 사유방식, 즉, 영혼과 자연, 마음과 몸, 합리와 불합리, 남자와 여자와 같은 고전적인 이원론을 변형시켜야만 이해할 수 있다. 여신을 의미하는 “테아”(thea), “의미”를 지칭하는 “로고스”를 결합하면서, 이 책은 “여신-학”(thea-logy), 즉 여신의 의미를 숙고하는 책이다. 우리의 삶을 감동시키는 여신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 『다시 태어나는 여신』은 여신이 함축하는 급진적인 문화변혁과 세계관이 무엇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방법을 보여줄 것이다. 여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여자와 남자,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 기독교도와 유대교도, 학자와 학생, 호기심 많은 모든 이들-을 위해 이 책은 인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도전적이며 새로운 해석을 제공해줄 것이다. 세상 전체와 우리가 생활하는 지역을 보다 만족스럽게 이해하는 방식을 제공하며, 지구에서 사는 삶의 미래에 더 큰 희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태어나는 여신』은 신학자와 종교사학자들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그들이 주장하는 신성의 본질과 종교의 기원에 대한 이론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도록 도전한다. 체계적인 여신학으로서 이 책은 가능하면 명확하고, 논리적이며, 일관성 있게 전개될 것이다. ‘명확하다’는 의미는 오래 치열하게 사유한 후 내가 발견한 의미를 가장 단순한 언어로 표현하겠다는 뜻이다. 철학적, 신학적 언어들은 대체로 불필요하게 어렵고 접근불가능하다. ‘논리적’이라 함은 나의 [여신학적] 통찰이 세상과 삶을 이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혹은 해석틀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일관성’이란 하나의 이슈를 성찰함으로써 그로 비롯된 개념을 다른 이슈들에게도 적용하고, 그래서 여신학이 전반적으로 내적 논리를 지녀야 한다는 뜻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비전에 따르면, 사랑은 모든 존재의 근간이며, 여신은 그 사랑이 체화된 지성적 힘을 의미한다. 지구는 여신의 몸이다. 모든 존재는 생명의 그물망에서 서로 상호의존적이다. 자연은 지적이고, 살아있고, 의식이 있는 존재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서 다른 존재들과 관계를 맺으며, 상호의존적이다. 윤리의 기본은생명망 속에 들어 있는 모든 사람들과 존재들에 대해 깊은 연관성을 감지하는 것이다. 여신종교의 상징과 의례는 이런 윤리적 가치를 의식하도록 하며,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조화로운 공동체를 건설하도록 돕는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상당수는 여신에 친숙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첫 장은 여신으로 가는 나의 여정을 소개하고, 다른 사람들 여정도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할 것이다. 그리고 여신운동에서 가장 익숙하게 사용되는 이미지, 상징, 의례를 소개할 것이다. 신학을 잘 아는 독자들은 이 책의 구조가 신학의 전통적인 패턴을 따른다는 사실을 금방 알게 될 것이다. 2장은 여신학에 대해 우리가 주장하는 바를 대체 어떻게 아는 것인지, 그 인식론적 기반에 대해 성찰하고, 여신학을 쓰는 방법론, 즉, 여신학의 자료와 규범이 무엇인지 말할 것이다. 3장은 현대 여신운동에 영감을 주었던 여신역사에 대한 해석들을 논할 것이다. 4장은 역사서술의 전제들에 대해 논할 것이다. 5장부터 8장까지는 고전적인 신학에서 다루는 “신”, “우주”, “인간”, “윤리학”의 주제들을 각각 다루게 될 것이다. 여신 종교가 새롭게 창조되고 있지만, 어떤 이들은 “종교”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낀다. 왜하면 종교를 인간 밖에 있는 신과 동일시하고, 전제주의적인 도그마와 법과 의식의 체계로 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교”라는 단어는 인도유럽어의 leig, 즉 “묶는다”는 의미와 re, 즉 “환한다” “되돌아간다”는 의미다. 여신의 상징과 의례는 생명망에 있는 모든 존재들과 깊은 연관성을 다시금 상기시킨다는 면에서 “종교”라는 단어가 내겐 적절해 보인다.7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의 신학은 무엇을 생각할지 명령내리고, 마음속에 일어나는 질문을 억누르고, 개인적 경험을 부정해왔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여신에 대한 여신-학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볼 지도 모른다. 초기 그리스 여신을 연구했던 고전학자 제인 해리슨(Jane Harrison)이 100년 전 쯤 이렇게 신학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신학은 ... 시작점이 아니라 절정이고, 완전한 성취며, 거의 기계적 완성이다. 이는 어떤 기원의 흔적도 갖지 않으며, 신학은 본질적으로 종교적이기 보다는 문학적이고, 자체의 완벽함 속에서 스스로 의심하면서 거의 절멸상태에 이르게 된다.‘신학’이란 종교적 경험과 멀찌감치 거리를 두는 것이라는 해리슨의 견해는 내가 대학원에 다닐 때 배웠던 ‘신학’과 상당부분 맞아떨어진다. 나는 자주 “이성적 성찰”으로서의 신학은 죽은 것이고, 죽어가는 것이라고 느끼곤 했다. 신학은 기껏해야 살면서 우리가 던지는 질문들을 이해하려고 시도할 뿐이다. 우리가 누구인가? 우리는 왜 여기에 있는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는 왜 고통을 받는 것일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9여신을 경험하면서도 질문은 늘 생겨난다. 질문에 대해 숙고하는 것은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감히 여신-학을 쓰게 된 것이다. 여신 이미저리와 의례가 지니는 아름다움과 심오함으로부터 사람들이 멀어지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나는 여신학 쓰기를 오랫동안 망설였다. 여러 번 다시 시작했고 초고를 완성했지만 옆으로 치워두었다. 문을 닫아버리지 않고, 문을 활짝 열어제치는 여신-학을 과연 쓸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초고를 쓴 후 오 년 동안 건들지도 않았다. 그 오 년은 기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고, 삶과 죽음의 힘을 맞닥뜨리며, 우주에서 나를 위한 자리가 과연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오 년이 끝나갈 무렵 나는 『여신과 동행하는 오딧세이』에서 나의 영적 탐색에 대해 썼다. 그 책은 내 경험 형태에 가장 근접한 이야기 형식으로 쓰였다. 나만의 지하세계로부터 빠져나와 깊은 통찰을 얻고 나서야 비로소, 학생이었을 때 늘 써보고 싶었던 여신-학을 쓸 수 있게 되었다. 투쟁 속에서 연마된 여신-학, 여신-학의 개념을 탄생시킨 삶 자체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여신-학, 경험의 목소리와 성찰의 목소리가 함께 어우러진 여신-학인 이 책은 객관적 사유에 대한 대안으로서“체현된 사유”(embodied thinking)를 제안하고 창조해낸다. 나의 목표는 내 생각을 독자들에게 알리는 것 뿐만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내가 왜 하필 이렇게 생각하는지를 알리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내 생각과 그들 삶의 연관성을 널리 알리고 싶다.
여신-학은 우리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독자들이 내 생각에 모두 동의할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이 책에 쓴 것은 경험에 대한 나의 숙고로부터 산출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다른 이들도 각자의 경험에서 솟아나오는 의미에 대해 숙고할 수 있기를 바란다.

목차

한국인 독자들께 / 6
프롤로그 태초 이전에 / 29
서문 / 35
Chapter 1 여신을 찾아서 / 47
Chapter 2 여신학은 경험에서 시작한다 / 97
Chapter 3 여신의 역사 / 137
Chapter 4 여신 역사에 대한 저항 / 183
Chapter 5 여신의 의미 / 225
Chapter 6 생명의 그물망 / 279
Chapter 7 생명의 그물망 속 인간 / 327
Chapter 8 에토스와 윤리 / 379
에필로그 무엇을 잃었는가? / 419
번역 후기 / 424
역자 소개 / 440
색인 / 442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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