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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 대한 인식 : La connaissance de la 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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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린비 프리즘총서 37번째 책. 프랑스의 대표적 의철학자 조르주 캉길렘의 생명에 대한 사유들을 모았다. 생명에 대한 실험, 세포설, 생기론, 유기체와 기계, 생명체와 환경의 문제 등 여전히 현실성을 지닌 주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캉길렘 철학의 핵심적 개념들이 소개되고 있다.

생명이라는 주제는 얼핏 보기에 사변적이고 철학적인 주제일 수 있다. 또 실제로 사변적으로 생명의 문제에 접근한 역사적 사례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에 생명은 더 이상 추상적이거나 사변적 주제가 아니다. 생명체와 비생명체의 경계에 있는 미소한 존재물인 바이러스가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하는 인간의 모든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현실을 우리는 지금 목도하고 있다. 캉길렘의 이 책은 코로나 시대에 생명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사고를 요청받는 우리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20세기와 21세기를 관통하는 생명에 대한 사유,
의철학자 조르주 캉길렘의 역작


미셸 푸코의 스승이자 프랑스의 대표적 의철학자인 조르주 캉길렘의 『생명에 대한 인식』은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생명’에 대한 핵심적 개념들을 서술한 논문을 모은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생명에 대한 실험, 세포설, 생기론, 유기체와 기계, 생명체와 환경의 문제 등으로 생명에 대해 진지한 사유를 할 때 피해갈 수 없는 주제들이다. 이 논문들이 발표된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실성을 지닐 수 있는 이유이다. 캉길렘의 문제의식은 철학적이라 할 수 있지만 주제를 다루는 방식은 역사적이다. 그는 철학에서 출발했고 또 철학자로 분류될 수 있는 학자이나 철학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역사적이다. 푸코의 저작에서 발견하게 되는 철학과 역사의 공존은 스승 캉길렘의 전례가 있었던 셈이다.
생명이라는 주제는 얼핏 보기에 사변적이고 철학적인 주제일 수 있다. 또 실제로 사변적으로 생명의 문제에 접근한 역사적 사례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에 생명은 더 이상 추상적이거나 사변적 주제가 아니다. 생명체와 비생명체의 경계에 있는 미소한 존재물인 바이러스가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하는 인간의 모든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현실을 우리는 지금 경험하고 목도하고 있다. 캉길렘의 이 책은 코로나 시대에 생명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사고를 요청받는 우리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생물학적 철학의 순수이성비판

자신의 대표작들을 집필하던 시기에 캉길렘이 몰두했던 것은 생물학적 철학이었다. 그런데 생물학적 철학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 생물학적 철학은 사유의 대상뿐만 아니라 사유의 방식으로서도 생물학의 전제와 개념을 차용하는 철학이다. 어떤 과학 분야를 사유의 방식으로 삼는 철학의 전형으로 칸트의 철학을 꼽을 수 있다. 순수이성비판의 과학적 기초가 뉴턴 물리학의 시공간에 대한 이해 방식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염두에 둔다면 사유 방식의 측면에서 칸트의 철학은 물리학적 철학이라 일컬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생물학적 사유의 전형을 보여 준 학자는 누구인가? 캉길렘은 이에 대한 답으로 베르나르(Claude Bernard)와 골드슈타인(Kurt Goldstein)을 제시한다. 캉길렘이 자신의 글에서 끈질기게 베르나르와 골드슈타인의 이름을 거론하는 이유이다.
캉길렘은 생물학적 사유에 대한 비판을 생물학에 고유하다고 여겨지는 개념들에 대한 검토를 통해 수행한다. 왜냐하면 생물학에서는 이론이 아니라 개념이 사유의 단위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생명에 대한 인식』에 수록된 논문 「동물생물학에서의 실험」에서 실험을 어렵게 만드는 생명체의 속성으로 묘사되는 특이성, 개체화, 전체성, 불가역성은 사실 생물학적 대상을 구성하는 속성들이다. 세포이론, 생기론, 기계와 구별되는 유기체의 특성, 환경 개념,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 기형과 괴물, 즉 『생명에 대한 인식』의 각 장의 주제는 모두 생물학적 사유에 대한 비판이라는 생물학적 철학의 기획 아래에서 선별된 개념들이다. 캉길렘 전집의 편집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았던 카미유 리모주(Camille Limoges)는 이 모든 사항을 다음과 같이 간명하게 정리한다. 『생명에 대한 인식』은 캉길렘이 베르나르와 골드슈타인의 사유를 모델로 하여 구축한 생물학적 철학의 순수이성비판이라고.

삶과 생명,
멀고도 가까운 두 개념


우리는 삶에 관한 질문에 선뜻 답하기를 꺼린다. 행복에 대해서건 슬픔에 대해서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생명에 관한 질문에 관해서는 어떨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관습적으로 생로병사라는 어구가 제시될 수 있고, 각 단어들에 상응하는 과학적 언어가 갖춰져 있다. 발생, 노화, 질병, 사망 등등. 심지어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방송 프로그램도 있다. 미루어 보건대 우리는 생명에 대한 지식이 객관적이라고 믿는 것 같다.
삶과 생명, 두 개념 사이의 거리는 그리도 먼 것일까? 『생명에 대한 인식』에서 캉길렘은 생명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을 생산하는 과학 전반과 이에 근거하는 의학을 다룬다. 그러나 캉길렘이 보기에 이 객관적인 지식 내부에는, 그리고 이 지식이 맞닿아 있는 대상에는 객관적이지 않은 것들이 산재해 있다. 의미, 가치, 주관, 역사가 그것이다. 그러므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 삶과 생명 모두를 의문시해야 하며, 이에 대한 답 또한 마찬가지로 이 양자 모두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1967년 열린 한 학회에서 캉길렘은 선천적 정신이상자가 어째서 당신에게 문제가 되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을 받는다. 캉길렘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우리들 자신을 통해 선천적 정신이상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당신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나요? 제게 이는 큰 문제입니다! 제겐 아이들이 있어요. 아주 어린 아이들이죠.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들은 이것이 수다쟁이들이 나누는 이야기 따위라고 말할지도 모르겠군요. 유감스럽습니다.” 이 대답을 염두에 둔다면 이 책의 3부 5장 「기형과 괴물적인 것」에서 단순한 기형학의 역사에 대한 서술과 괴물적인 것을 상상하는 인간의 능력에 대한 고찰 이상의 것을 읽어 낼 수 있다. 이 논문에는 캉길렘 자신의 개인적인 걱정이 투영되어 있다. 캉길렘의 말처럼 어떤 문제는 철학자의 것만이 아닐 때 철학적이게 될 수 있다. ‘기형학’과 ‘상상력’이라는 개념은 학자들의 토론주제에 머물 수 있으나, 캉길렘의 개인적인 걱정은 우리 모두가 한 번쯤 해볼 수 있는 걱정이다. 과학적 지식과 개념이 가득한 캉길렘의 글 속에는, ‘살아 있음’이라는 공통의 기반에서 솟아나는 우리 모두의 걱정거리가 담겨 있는 것이다.

목차

초판 서문 5
재판 서문 7

서론 _ 사유와 생명체 11

1부·방법
동물생물학에서의 실험 21

2부·역사
세포이론 61

3부·철학
1. 생기론의 여러 양상 125
2. 기계와 유기체 155
3. 생명체와 그 환경 197
4.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 239
5. 기형과 괴물적인 것 263

부록
1. 섬유이론에서 세포이론으로의 이행에 관한 주석 289
2. 세포설과 라이프니츠 철학의 관계에 대한 주해 293
3. 스테노의 「대뇌해부학에 대한 강연」 발췌문 297

참고문헌 300
옮긴이 해제 307
옮긴이 후기 325
찾아보기 329

본문중에서

인식하는 것은 분석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입증하지도 않고 흔히 그렇게 말한다. 왜냐하면 인식의 문제에서 인식하는 것의 작동과정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인식하는 것의 [본래적] 의미로부터 시선을 돌리게 만드는 것은 인식의 문제에 전념하는 모든 철학이 가지는 하나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인식하는 것의 의미라는 후자의 문제에 대해 기껏해야 지식의 자기충족성과 순수성을 주장하는 정도이다. 그렇지만 알기 위해 안다는 것이 먹기 위해 먹는다는 것, 죽이기 위해 죽인다는 것, 혹은 웃기 위해 웃는다는 것보다 더 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앎이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한다는 고백인 동시에 앎 자신과는 다른 의미를 찾는 것에 대한 거부이기 때문이다.
(/ p.11)

인간에 대한 실험의 문제는 더 이상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이다. 생물학이 단지 문제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한 연구의 도구로서 인간에 관계되는 순간, 스스로 결정해야 할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된다. 그것은 과학적 지식의 가치는 과학적 지식의 주체가 자기 자신에 대한 과학적 지식의 대상이 되는 데 동의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은 수단인가 목적인가, 대상인가 인격인가라는, 인간에 관해 항상 열려 있는 논쟁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곧 인간에 대한 생물학이 자신 안에 인간의 본성과 그 의미에 관한 해답을 내포하고 있지 않음을 말한다.
(/ pp.55~56)

만약 생기론이 생명체에서 생명의 항구적인 요청을 표현한다면, 기계론은 살아 있는 인간이 생명 앞에서 가지는 항구적인 태도를 표현한다. 인간은 과학에 의해 생명으로부터 분리되었지만 과학을 가로질러 생명에 재합류하려고 노력하는 생명체이다. 만약 생기론이 요청으로서 모호하고 정식화되어 있지 않다면, 기계론은 방법으로서 엄밀하고 빈틈이 없다.
(/ p.131)

기형체에 대해 인간의 의식이 가지는 양가적 태도는 생명의 가치를 정확하고 온전하게 평가하는 데 중요한 기형에 대한 혼란스러운 감정에 뿌리를 두고 있음이 분명하다. 앞서 우리는 두려움이라고 말했는데, 한편으로 이는 극도의 공포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 감정은 매혹적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호기심이기도 하다. 전도된 경이라 할지라도, 어쨌든 기형이 경이인 것은 사실이다. 한편 기형성은 불안을 야기한다. 생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스스로에 대해 덜 확신한다. 다른 한편 기형성은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생명은 실패할 수 있으므로, 생명의 모든 성공은 곧 모면된 실패이기 때문이다.
(/ p.266)

저자소개

조르주 캉길렘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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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길렘은 1904년 프랑스 남서부의 소도시 카스텔노다리에서 태어났다. 1921년 파리의 명문 앙리 4세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1924년 장 폴 사르트르와 레몽 아롱과 동기생으로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다. 1927년 고등학교 철학교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이후 의학 공부를 시작했고, 여러 고등학교에서 철학교사로 재직했다. 1941년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강좌를 맡아 가르치며 레지스탕스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였다. 1955년 가스통 바슐라르의 후임으로 소르본 대학의 철학교수로 부임하여 프랑스 역사 인식론적 전통을 이어갔다. 1971년까지 소르본 대학에 재직하며 미셸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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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기생충학으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파리 7대학에서 서양고대의학의 집대성자인 갈레노스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인식론·과학사)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사학과 교수 및 의학사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 권으로 읽는 동의보감』(공저), 『의학사상사』, 『한국의학사』(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는 『라캉과 정신분석혁명』,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 『생명과학의 역사에 나타난 이데올로기와 합리성』, 『히포크라테스 선집』(공역), 『의학: 놀라운 치유의 역사』, 『알렌의 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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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사학위를, 연세대학교 인문사회의학 협동과정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프랑스 파리 1대학에서 조르주 캉길렘의 전체성 개념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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