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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랄라 가족 : 김상하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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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가족이란 무엇인가?
어렵고 힘들 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묻는 소설!


“돈 촉감이 참 좋네.”
인국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나만 쏙 빼놓고 둘이 나눠 갖겠다?”
“그게 아니라 위험한 돈일 수 있겠다 싶어서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문제없는 게 확실해지면 그때 얘기하려고 했지.
아는 사람이 많으면 비밀 유지하는 거 어려워.”
“나 아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이거든.”
“나중에 얘기하려고 했다니까.”
“필요 없어. 이 돈 삼분의 일 내 거야.”
(/ 본문 중에서)

[울랄라 가족]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특별한 소설!

김상하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 [울랄라 가족]은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소설이다. 시종 웃음을 주면서 묘한 슬픔이 스미게 하는 것이 김상하 작가 특유의 소설 작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소설에서 더더욱 그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
[울랄라 가족]은 영화 <기생충>의 가족처럼,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처럼 우리 주변에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혜정이 사정하듯이 말했다.
“한부장님.”
한부장은 좌우를 둘러보면서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보상액이 삼 억이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저희는 장례비용까지도 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한부장이 삼 억이라고 말하는 순간 인국과 정아, 그리고 정도까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말이 없었다. 시선이 일제히 혜정에게로 쏠렸다. 혜정은 고개를 푹 떨구었다. 정아는 혜정을 쳐다보며 한부장에게 물었다.
“지금 삼 억이라고 했나요”
“네, 삼 억입니다.”
이번에는 인국이 다시 물었다.
“이 억이 아니라 삼 억이 분명 맞습니까”
“네, 삼 억입니다. 저희도 어렵게 결정한 겁니다.”
사무실 공기가 갑자기 송곳처럼 날카로워졌다. 혜정은 고개를 푹 떨군 채 말이 없었다. 변명할 여지없이 치부가 드러났으니 고개를 숙이는 일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혜정은 한부장이 야속했다. 죽이고 싶었다.

본문 중의 한 부분인데, 혜정은 요양병원 간호사로 ‘울랄라 가족’ 가장인 인국의 장남인 정도의 여자 친구로 정도 어머니를 간호하고 있는데, 보험회사에서 제시한 3억을 가족들한테는 2억으로 속인 뒤 1억을 따로 챙기려고 했던 계획이 들통이 나는 장면이다.
아버지인 인국은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면서 경마에 승부를 걸고, 장남인 정도는 택시기사, 딸인 정아는 베이커리 알바, 막내인 정각은 중2 학생으로 요양병원에 누워 있는 엄마로 인해 늘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낙원연립 박씨네 가족에게 가뭄에 단비 내리듯 뜻밖의 제안에 술렁거린다. 보험사로부터 인국에게는 아내이자 자식들에겐 어머니의 존엄사에 동의할 경우 3억을 일시불로 지급하겠다는 제안에 각자 가슴속에 꿈틀거린 욕망을 드러낸다.
김상하 작가는 3억이라는 보험금을 어떻게 할 것인가, 또 뜻하지 않게 손에 넣게 된 거액의 돈의 행방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를 끝에 가서야 결말을 알 수 있는 추리 기법을 살려 소설을 장치하고 있다.
특히 각 주인공들과 주변 인물들과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서 자칫 우울할 수 있는 소재를 지루하지 않고 따뜻하게 마무리해서 깔끔한 잔상을 남긴 작품을 펴냈다. 코로라19라는 감염병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우울한 요즈음, 이번에 펴낸 [울랄라 가족]은 가족의 소중함을 더더욱 일깨우는 계기가 될 특별한 소설이다.

[줄거리]

교통사고로 요양병원에 누워 있는 엄마의 존엄사 문제로 가난한 가족이 갈등이 시작된다. 보험사로부터 존엄사를 허락할 경우, 3억 원을 주겠다는 제안에 갈등하는 아버지와 두 아들과 딸의 이야기. 그 와중에 출처를 알 수 없는 10억 원을 줍게 되면서 ‘콩가루 집안’에 돌연 활기가 넘치게 되지만 그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일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지게 되는데…….

목차

가족 탄생
왕족의 사냥터
식탁 위의 반란
잠을 깨우는 소음들
반가운 혹은 괴로운 메시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돈
상상과 추리
새로 시작된 전쟁
호사다마
미끼와 네버 엔딩 스토리
얽히고설킨 인연
내 것인 듯 내 것이 아닌
달콤한 시간들
용꿈 위에 개꿈
가족? 혹은 가족!
남은 이야기들

본문중에서

인국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단 네 경주만을 했을 뿐인데 삼백만 원을 다 날렸다. 스포츠만큼 극적인 것도 없다. 단 1cm 차이로 금메달이 결정되는 쇼트트랙, 점수 차이가 워낙 커 패색이 짙던 경기를 9회말에 뒤집는 야구, 20점이 넘는 차이를 4쿼터에서 대역전하는 농구, 그리고 마라톤까지도 결승선 바로 앞에서 순위가 바뀌는 극적인 상황이 일어난다. 경마에서도 아슬아슬 코끝 차이로 순위가 결정되는 일이 빈번했다. 하지만 그게 인국의 편은 아니었다. 돈을 잃는 건 말을 보는 안목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욕심 때문이었다. 욕심은 채워지는 게 아니라 가진 것마저 기어이 다 거덜내버리고 만다.
(/ 본문 중에서)

“여긴 노났네. 노났어.”
“사람들이 스트레스로 꼭지가 도니까 미어터지는 거야.”
“스트레스랑 모텔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한판 하고 나면 머리가 개운해지잖아.”
“에이, 무슨. 서로 좋아하니까 오는 거죠.”
“놀구 있네. 여긴 불륜텔이야.”
얼마 후 양복을 입은 중년 사내가 젊은 여자의 허리를 휘감고 밖으로 나왔다. 기획부동산 황사장이었다. 인국이 손으로 가리키자 강팀장은 카메라를 들어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눌렀다. 차에 탈 때까지 여자는 황사장의 볼에 쪽쪽 키스를 해댔다. 강팀장은 연속 촬영을 했다. 그들이 주차장을 빠져나가자 인국은 부러운 건지 비꼬는 건지 중얼거렸다.
“얼마나 쑤셔댔는지 얼굴까지 해쓱해졌어.”
“꼭 저래야 즐거운 겁니까?”
“야, 음양의 원리가 그런 거야.”
(/ 본문 중에서)

“돈이 적어서 그래? 이 억이면 큰돈이야. 우리 원룸도 얻을 수 있어.”
“크고 작고가 아니라 이건 아닌 거 같다.”
“정도 씨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는데 그래도 가족들과 의논해 봐. 안락사가 아니라 존엄사는 품위 있게 보내드리는 거야. 불법도 아니고. 어머니도 그걸 원할지 몰라. 어머니는 이미 사 년 전에 사망한 거나 마찬가지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어머니가 처음에 입원했을 땐 한 달에 서너 번씩 면회를 왔지만 지금은 일 년에 서너 번 정도잖아. 그게 뭔데? 포기했다는 거 아닌가?”
“바쁘니까 그렇지.”
“내 말이 그 말이야. 바쁜 사람들이 먼저 살아야지. 저렇게 그냥 누워 있으면 십 년, 아니 이십 년, 삼십 년도 갈 수 있어. 건포도처럼 쪼글쪼글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거, 잔인한 거야.”
(/ 본문 중에서)

정도는 조심스럽게 손으로 만져보았다. 띠로 묶은 오만 원권 다발이 확실했다. 정도는 주위를 다시 살펴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고개를 빼서 또 살펴보았다. 역시 아무도 눈에 띠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정도는 캐리어의 지퍼를 재빠르게 닫았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두 손으로 힘껏 캐리어를 잡아끌었다.
택시 안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던 인국이 캐리어를 끌고 오는 정도를 보았다. 염소 방귀 뀌듯 무심하게 툭 내뱉었다.
“쟨 똥 누러 갔다가 웬 가방이야?”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던 정아가 말했다.
“가방? 뭔 소리야?”
(/ 본문 중에서)

순식간에 일곱 명이 다 죽고, 짱깨 보스만 살아났다. 짱깨 보스는 최후의 승리자가 된 듯 지포 라이터를 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때 등에 총을 맞아 죽은 줄 알았던 칠점사 조폭2가 간신히 일어나 짱깨 보스한테 칼을 던졌다. 워낙 노련한 기술이 있었던 터라 칼은 등짝에 정확히 꽂혔다. 짱깨 보스 손에 들렸던 불붙은 지포 라이터가 바닥에 떨어졌다. 카니발에서 새어 나온 기름에 불이 훅 붙었다. 짱깨 보스는 비틀거리며 칠점사 조폭2에게 권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조폭2도 결국 절명하고 말았다.
(/ 본문 중에서)

모두가 흡족한 표정이었다. 그러고 보니 오랜만에 식탁 위에서 이루어지는 정상적인 대화였다. 변화는 식탁에서 끝나지 않았다. 인국은 마음이 풍족했고, 정아는 덕환과 함께할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정도는 달콤한 연애 생각에 푹 빠져 있었다. 모든 게 돈 가방 때문이었다. 인국은 심부름센터로 출근하기 전에 장롱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머리를 조아려 절을 올렸다. 정아도 마찬가지였다. 절을 올리진 않았지만 흐뭇한 표정으로 장롱을 양팔로 안았다가 몇 번이고 쓰다듬었다. 정도는 주먹으로 툭툭 쳐보다가 장롱에 귀를 대고 한참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정도가 고개를 빼고 여기저기를 살펴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정도와 정아가 202호 문 앞에 섰을 때, 검은 양복을 입은 세 명의 사내가 굳은 표정으로 위쪽 계단에서 내려왔다. 정도는 도어락 번호를 누르려다가 멈추고 사내들을 살펴보았다. 딱 조폭 스타일이었다. 일시에 긴장감이 돌았다. 머리끝이 주뼛 섰다. 정도와 정아는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세 사내가 주차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한참 지켜보았다. 바로 그때, 쓰레기 수거함이 있는 쪽에서 사내 하나가 초스피드로 냅다 도망을 쳤다.
정아가 소리를 질렀다.
“저놈이야. 계속 쫓아온 거.”
(/ 본문 중에서)

“엄마, 집에 있는 거 우리가 써도 되나? 정아가 자꾸 보채. 나도 도와주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베이커리를 하고 싶다고 하니까 그걸 말릴 수도 없잖아. 거기다 아버진 아버지대로 서운해서 투정을 부리니까 미치겠어. 엄마도 잘 알잖아. 아버지가 뭘 하는지. 그러니까 빨리 일어나 집으로 돌아와. 엄마가 없으니까 점점 기울어지잖아. 이러다간 다 산산조각 날지도 몰라.”
(/ 본문 중에서)

“남의 돈에 함부로 손대는 놈들은 따끔한 맛을 좀 봐야 돼.”
영화 <대부>의 말론 브란도 같은 굵고 음침한 목소리였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 캐리어에 들어 있는 돈과 연관된 조폭이었다. 이럴 때는 파리 새끼처럼 두 손 두 발 다 모아 비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돌려드리려고 했습니다. 누구 건지 몰라 보관하고 있었던 겁니다.”
“마루 밑에 있는 걸 훔치고 보관이라니 네가 은행이냐? 지피에스가 없었으면 그냥 꿀꺽했잖아.”
인국은 허공에 매달려 있는 애들을 쳐다보며 사정했다.
“다 돌려드릴 테니까 제발 우리 애들은 풀어주세요.”
“풀어달라”
“살려주세요. 입도 뻥끗하지 않고 조용히 있을 겁니다.”
“우리가 개고생 한 건 뭘로 보상할 건데.”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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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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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의 본명은 김홍연(金弘淵)으로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KBS 라디오 스크립터와 자유기고가로 활동하였다. 1991년 『날지 않은 새를 위하여』로 제21회 삼성문학상(소설 부문)을 수상, 문단에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두 마리 개에 대한 보고서」 「혼자 사는 여자」 「아프리카로의 긴 여행」 등 단편소설 몇 편을 발표했다. 장편소설로는 『또또』가 있다. 현재 수원시 영통에서 「글과 생각」 원장으로 있으면서 학생들에게 논술을 지도하고 있으며, 나랏말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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