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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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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음식을 따라 짚고 돌이켜보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

[중국음식문화사]는 중국 고고학의 새로운 성과를 서구 학계에 알렸던 학자, K. C. CHANG을 위시한 인류학과 역사학, 동아시아학 등을 전공한 총 10명의 저자들이 쓴 [Food in Chinese Culture](예일대학교 출판부, 1977)를 번역한 책이다. 나온 지 50년이 다 되어가는 책이지만, 놀랍게도 담고 있는 내용은 구시대적이지 않다. 그것은 아마도 음식문화가 다른 문화에 비해 시간이 흘러도 새롭게 해석하고 시현할 수 있으며, 남들과 공유하기 가장 쉬워서일 것이다. 본서는 아직 왕조가 확립되기 이전의 중국 고대부터 무역과 전쟁으로 외부와의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었던 당송 시기와 원명 시기, 그리고 아편 전쟁의 패배로 강제 개항을 하고, 왕조가 사라진 뒤 인민 정부가 들어선 근현대까지 격동적인 중국의 사회와 문화, 역사 속에서 변해가는 음식의 의미를 해설하는 동시에 음식은 중국인들이 살아가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강조한다.
역자 이시재는 단순히 기존 도서의 영문 텍스트를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본문의 내용을 보다 충실히 번역하려고 했다. 원서에서 저자들이 인용했던 이백과 두보의 시 등을 비롯하여 [금병매] 및 [홍루몽] 의 원문을 찾아 번역문을 대조하면서 오역을 수정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내용의 오류 역시 수정하였다. 또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기존 도서에서는 글로만 설명했던, 항우와 유방의 함양 쟁탈을 둘러싸고 홍문에서 회동한 일화를 다룬 「홍문연회」 장면이나 송대의 자연과 사회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장택단의 명화 「청명상하도」의 일부분 등 그림 자료를 더했다.

출판사 서평

음식의 의미

개인이 속한 문화권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나고 자랐는지를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어떤 사람의 의식주 생활을 보면 그 사람의 배경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식주 문화 중 음식은 자신의 문화를 타문화권 사람에게 소개하는 데 가장 용이한 요소가 된다. 식재료는 자라난 곳의 토양과 기후의 영향을 받고, 그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음식은 제각각의 목적에 따라 제공되고 섭취된다. 이는 곧 문화를 대변하는 총체라고 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 요리는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만이 아니라 지난한 역사의 흐름과 변화를 다 담고 있다. 그러므로 음식이야말로 문화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과거를 돌이켜보는 동시에 미래를 예측하기에 가장 적합하고도 명확한 대상이다.

환경에 따른 식문화의 발전양상과 호불호

한국에서는 ‘아침은 먹었냐’라는 말로 남의 안부를 묻곤 한다. 중국 역시 ‘밥은 먹었냐’(吃饭了吗?)가 가장 기본적인 인사로, 이는 음식이 중국 사람들의 생활에서는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들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알 수 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지구상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인 중국은 땅도 넓고 산과 강이 많은 만큼 물산이 풍부하며, 유구한 역사에 걸맞게 식문화 역시 유래가 깊고 사례도 다양하다. 한나라 때는 조상신들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먹지도 않을 작물을 재배하기도 하고, 남방 지역과의 교류가 많았던 당나라 때는 이미 리치, 대추야자 등 따뜻한 지역에서만 나는 작물을 수입하고 온실재배도 하였다. 심지어 양귀비가 좋아하는 리치를 진상하기 위해 수도에서 파발마를 따로 마련하였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또한 모든 중국 사람들이 대나무쥐, 코끼리, 각다귀 등 온갖 생물을 식자재로 쓴 요리를 먹을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워낙 나라가 넓고 기후도 다르다보니 지방마다 특색 있는 요리가 발전하였는데, 지금처럼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중국 사람들이 사전정보 없이 보는 타 지역 음식은 낯설 수밖에 없었다. 송나라의 유명한 시인 소동파의 애첩 조운은 생선인 줄 알고 먹었던 요리가 뱀으로 만들었다는 얘기에 토하고 몇 달을 앓다가 죽었으며, 북방유목민족이 즐겨 마셨던 마유주는 모든 빈객의 마음에 들기는커녕 거부감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음식은 누군가를 일부러 골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사는 곳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재료로 음식을 만들었고, 자신이 사는 곳의 날씨에 맞춰 상하지 않도록 발효시키는 등 다양한 저장법을 강구했다. 살아남기 위해 자연의 순리를 따르고 과학적인 논리에 따라 체계를 확립했을 뿐이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거주지 이동은 그들의 식문화가 세계로 멀리 뻗어나가는 데 일조했다. 오래전부터 중국 대륙 내외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분란으로 이주해야만 했던 사람들은 타지에 가서도 고향의 음식을 잊지 않았다. 중국인들은 강한 인내심으로 새로운 터전에서 원래 알던 음식과 최대한 비슷한 맛과 식감을 구현해낼 수 있는 식재료를 찾아 사용했고, 그 결과 오늘날 미국의 찹수이와 말레이시아의 논야 요리처럼 각 이주지의 화교가 만들어낸 새로운 요리가 탄생했다. 즉 중국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형식으로 식문화를 변주하면서 문화의 확장을 일궈낸 셈이다.

격동의 중국음식문화, 그 역사의 발자취를 좇다

누구나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다. 그러나 그냥 만들어진 요리는 없다. 레시피가 간단한 요리조차도 그것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역사와 문화가 있었고, 어떤 경로로 전파되고 바뀌어왔는지는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영영 모른다. 이처럼 제각각의 요리가 모인 식문화는 가장 눈에 두드러지고도 역동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문화로, 인간이 통제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마치 유기생명체과도 같다.
인류학과 역사학, 동아시아학 등을 전공한 총 10명의 저자들이 쓴 [중국음식문화사](일조각, 2020)는 단순한 중국요리 입문서가 아닌, 음식으로 알아보는 중국의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문화와 역사를 탐구하는 연구서이다. 하나의 음식이 탄생하기까지의 기나긴 과정과 배경을 심도 있게 그려내었으며, 중국의 요리를 만들어 온 사람과 역사, 그리고 음식을 둘러싸고 형성된 그들의 문화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목차

중국 역대 왕조

역자 서문―중국음식문화의 전통과 변화
서론

1. 고대 중국 장광지
2. 한漢 위잉쉬
3. 당唐 에드워드 H. 셰이퍼
4. 송宋 마이클 프리먼
5. 원元과 명明 프레더릭 W. 모트
6. 청淸 조나단 스펜스
7. 현대 중국: 북부 베라 Y. N. 슈와 프랜시스 L.K. 슈
8. 현대 중국: 남부 유진 N. 앤더슨 주니어와 마르자 L. 앤더슨

동식물의 학명
참고문헌
사항 찾아보기
인명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중국처럼 긴 역사문명을 바탕으로 제공되는 자료를 이러한 연구에서 이용할 때 생기는 이점은 역사적 관점을 견지하고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백하게도 시노다의 연구와 같이 중국의 음식에 대한 역사적인 서술은 그 자체로서 흥미로운 것이며, 분석적인 역사 연구를 위해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두 가지 상호 연관된 이유로 중국 음식사에 관심이 있다. 그 첫 번째는 역사적 차원이 문화 속의 음식 연구를 위한 분석적인 틀 안에서 얼마만큼의 의미가 있는가를 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음식의 역사가 중국의 문화사 및 사회사 연구에 새로운 차원을 부가하는―있다 하면 어느 정도까지―접근법으로서 사용될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일이다.
(/ p.36)

중국의 여러 지방의 식습관과 관련된 이러한 사소한 일화는 아주 심각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식자층은 타 지방의 음식을 먹어 보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비중국적인 외국 음식까지 먹어 보려고 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들에게 외국 음식은 혐오스럽고,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예컨대 아주 먼 남쪽 지방에서는 “사람들은 뱀을 먹는다. 소식이 혜주惠州로 유배를 당했을 때, 그의 부인妾 조운朝雲이 함께 갔다. 그때 부인은 퇴역 군인으로부터 음식을 사 먹었는데, 이것이 신선한 바다 생선이라고 생각한 그녀는 그 물고기 이름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가 ‘뱀’이라고 답하자 그녀는 토해 버렸다. 그녀는 수개월 동안 병을 앓다가 결국은 죽고 말았다.”
(/ pp.240~241)

몽골의 통치자가 관료들이나 친족을 위해 여는 큰 잔치에서 쿠미스는 의례적 음료로서 항상 필요했다. 가장 품위 있는 연회를 친숙하게는 ‘쿠미스 연회’라고 부를 정도였으며, 더 공식적으로는 일색一色연회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이러한 연회에서는 모든 손님들이 같은 색의 옷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연회는 보통 3일 이상 지속되었으며, 연회장 내부를 치장하는 색깔은 매일 바뀌었다. 이러한 연회는 행진, 경기, 승마곡예로 시작하여 보통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사람들이나 서양 사람들의 눈에도 몽골 사람들은 너무 많이 마시며, 중국을 지배한 몽골 통치자 가운데 알코올 중독으로 죽은 사람이 여럿 있었다. 13세기 초 문헌에는 몽골 사람들의 연회에서 부리는 술주정에 대하여 기술한 내용이 있는데 “주인은 손님이 술에 취하여 시끄럽게 떠들고, 무례하게 굴며, 토하고, 땅에 드러눕는 것을 보고는 ‘술에 취해서 손님의 마음이 나와 하나가 되었구나!’라고 유쾌하게 말할 것이다”라고 했다(『몽달비록蒙.備錄』, 1221, K. F. Yuan 1967, p.143에서 인용).
(/ pp.266~267)

『홍루몽』에서 따온 몇 개의 짧은 사례는 청대의 음식 연구를 위한 적합한 관심의 대상이 되며, 이런 점에서 적절할 것이다. 왜냐하면 소설의 독자들도 우리가 논의해 왔듯이 똑같은 미식가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대부, 교육받은 상인가족과 그들의 부인들은 고전 독서와 그들의 작업을 잠시 동안 내려놓고 우아한 만족을 추구했기 때문에, 전통적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여 창의성을 발휘한 조설근의 연극을 좋아했음에 틀림없다.
(/ p.355)

누구나 먹는다. 그것도 아주 자주 먹을 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좋은 음식을 즐기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따라서 누구든지 다양성을 추구하는 자연환경 속에서 음식의 다양성과 질을 쫓을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음식체계는 공동체가 공유하고 있는 실재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유형의 상징을 표출하는데 의지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런 체계이다. 음식의 질에 대한 지속적이고 세심한 주의는 빈약한 식사나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 가장 좋은 수호자이다. 더욱이 이것은 생존의 단순한 보장 그 이상이다. 음식은 인생을 즐기는 모든 방법 중 가장 변함이 없고, 가장 믿을 만하며, 가장 돈이 적게 드는 방법이다.
(/ pp.494~495)

저자소개

K. C. CHANG 외 9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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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C. CHANG (張光直, 1931~2001)

타이완대학에서 인류학 및 고고학 전공. 미국 하버드대에서 1960년 중국 선사 주거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 받음. 예일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 1977년부터 하버드대 인류학과 교수로 후학 양성.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타이완 아카데미 시니카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근대 서구의 고고학 방법론을 중국 고대사 연구에 도입했으며, 중국 고고학의 새로운 성과를 서구 학계에 알리는 역할을 함. 저서와 논문으로는 The Archaeology of Ancient China (1986, 4판), Early Chinese Civilization: Anthropological Perspectives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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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도쿄대학에서 사회학 수학(사회학박사). 대학에서는 이론사회학, 환경사회학, 음식사회학, 사회사 등 강의. 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 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환경사회학회장, 성공회대학교 초빙교수, 문화재위원 역임. 현재 대통령직속 농어촌·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 에코생활협동조합 이사장, 두레생활협동조합 부회장 등 생활협동조합활동을 통해서 음식과 생활세계와 관련된 운동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서는 『일본의 도시사회』(공저), 『환경사회학 이론과 환경문제』(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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