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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시에르의 교훈

원제 : The Lessons of Ranci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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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랑시에르의 교훈』은 자크 랑시에르라는 문제적 사상가가 서구 정치사상의 전통 전체와 불화하며 만들어낸 복잡한 지형을 살피는 책으로, 저자 새뮤얼 체임버스는 랑시에르가 현대정치이론의 쟁점들과 논쟁들이라는 맥락 속에서 어떤 길을 개척하고 있는지 지형도를 그려 보이는 시도를 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질문은 ‘과연 민주주의 정치란 무엇인가’. 랑시에르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흔히 말하는 자유주의적 절차나 제도 등으로 환원될 수 없는 현상으로 차라리 그것은 기존의 위계적 질서나 제도가 평등의 논리와 대면하면서 파열되는 매우 드문 순간을 일컫는다.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나 하버마스의 숙의 이론, 범맑스주의의 계급갈등 논의 등에 식상함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랑시에르의 정치 개념은 신선한 지적 자극으로 다가올 것이다.

출판사 서평

“민주주의 정치란 무엇인가?”

서구 정치사상의 전통과 불화한 문제적 사상가,
자크 랑시에르를 만나다


이 책은 문제적 사상가 랑시에르가 서구 정치사상의 전통 전체와 불화하며 만들어낸 복잡한 지형을 살핀다. 저자 새뮤얼 체임버스는 랑시에르가 현대정치이론의 쟁점들과 논쟁들이라는 맥락 속에서 어떤 길을 개척하고 있는지 지형도를 그려보이는 시도를 하는데, 이 지형도는 랑시에르를 진지하게 읽을 준비가 된 독자들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지능의 평등’이라는 랑시에르 자신의 급진적 가정에 따르자면, 누구에게나 스스로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역량이 있으므로 이 책의 여러 코스들을 직접 답사해야 할 사람은 랑시에르도 체임버스도 번역자도 아닌 각각의 독자들이기 때문이다.

랑시에르의 사유는 정치사상과 이론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질문은 ‘과연 민주주의 정치란 무엇인가’다. 랑시에르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흔히 말하는 자유주의적 절차나 제도 등으로 환원될 수 없는 현상이다. 차라리 그것은 기존의 위계적 질서나 제도가 평등의 논리와 대면하면서 파열되는 매우 드문 순간을 일컫는다.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나 하버마스의 숙의 이론, 범맑스주의의 계급갈등 논의 등에 식상함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랑시에르의 정치 개념은 신선한 지적 자극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한 명의 철학자에게 헌정된 책이 으레 그러한 것과 달리, 랑시에르의 논의가 가진 의의를 과장하거나 그의 성취를 무조건적으로 찬양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의 탁월한 점은 오늘날의 정치적 담론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다른 사상가들 및 주요 주제들과의 관련성 속에서 랑시에르의 사유가 진정으로 기여한 바가 무엇인가를 비판적으로 살핀다는 데 있다. 예를 들자면, 랑시에르는 마르크스, 아렌트, 알튀세르, 푸코, 리오타르, 버틀러, 네그리, 호네트 등의 기획과 어떤 점에서 비슷하고 다른가? 랑시에르는 자유주의, 사회주의, 아나키즘 등과 같은 이데올로기들과 어디에서 어떻게 만나고 대립하는가? 왜 랑시에르의 사유는 그보다 더 유명한 다른 사상가들의 기획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이데올로기적 틀 안으로 쉽게 환원될 수 없는가? 이 같은 질문들에 답변을 마련하면서, 체임버스는 랑시에르가 현대 정치의 난제들에 대해 명쾌한 답변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유형의 사상가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 이 책은 랑시에르의 사유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없는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쓰고 있다.

불화하는 랑시에르, 우리가 배울 것은?

『랑시에르의 교훈』은 또한 미국의 급진 민주주의 정치이론 연구자들과 프랑스의 후기 구조주의 철학자들 간의 대화를 기록한 책이기도 하다. 셸던 월린, 월리엄 코널리, 보니 호니그, 웬디 브라운 등의 사상가들에 의해 대표되는 미국의 급진 민주주의 전통은, 숙의 민주주의 이론이나 자유주의 정치 이론과는 구분될 뿐 아니라 유럽의 사회주의 전통과도 구분되는 독자적인 지적인 흐름을 형성했다. 이들은 경쟁이나 갈등, 투쟁이나 저항 등이 정치적인 것의 핵심을 이루는 요소라고 주장하면서, 합의와 질서, 균형의 구축을 목표로 정치로부터 갈등을 몰아내려 하는 롤스나 샌델 같은 사상가들을 격렬하게 비판해왔다. 미국의 급진 민주주의자들이 지난 수십여 년간 주장해온 바를 고려한다면, 정치를 주어진 기존 질서의 교란이나 파열로 이해한 랑시에르의 정치이론이 이들에게 호의적으로 받아졌으리라는 점은 충분히 짐작 가능할 것이다.
체임버스는 랑시에르를 반갑게 수용하는 미국 학계의 흐름에 대체로 동조하면서도, 랑시에르의 논의를 활용하는 동료 연구자들의 기획으로부터 랑시에르 본연의 주장을 날카롭게 구분하고 있다. 체임버스가 볼 때 정치를 근절할 수 없는 비순수성이나 오염으로 이해하는 랑시에르는, 진정한 정치를 위한 대안적 이론이나 공간을 마련하고자 하는 대다수의 급진 민주주의자들과도 불화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이 책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미국의 정치이론 연구자들이 프랑스라는 상이한 정치적 맥락과 지적 전통에서 출발한 사유를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하는지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다. 선택의 여지없이 외국에서 수입한 이론들을 공부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현대정치철학/이론 전공자들은 이 책으로부터 구체적인 이론적 지식뿐만이 아니라, 다른 정치적/이론적 환경으로부터 출발한 사상가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일반적인 시사점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륙의 정치철학과 후기 구조주의 사상, 그리고 미국의 급진 민주주의 사상 등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들에게 좋은 읽을거리가 될 거라 믿는다. 민주주의 연구자들과 비판이론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인접 분야인 비평이론, 문화 연구, 페미니즘 이론과 퀴어이론 연구자들, 알튀세르 이후의 맑스주의를 고민하는 연구자들 역시 이 책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지능의 평등’을 전제하는 이 책은 연구자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이 책에는 민주주의 정치와 랑시에르의 사유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부생과 일반 독자들, 다양한 현장의 활동가들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장과 논증이 실려 있다.

추천사

오늘날 자크 랑시에르의 저작은 널리 읽히고는 있지만, 제대로 이해되고 있지는 않다. 『랑시에르의 교훈』은 이 상황을 바꿀 책이다. 체임버스는 아나키즘이나 아렌트주의와의 혼동으로부터 랑시에르의 기획을 구출하면서, 랑시에르가 말하는 ‘역사적으로 상황 지어진’ 평등의 해방적 정치에 중요한 의의를 부여한다. 그는 이러한 랑시에르적 정치의 가장 좋은 사례로 오늘날의 퀴어 운동을 들고 있다. 체임버스는 랑시에르 영어 번역(오역)의 역사 및 다양한 랑시에르 해석방식의 쟁점들, 랑시에르가 기여한 여러 논쟁들(인간주의, 비판이론, 주체화 등)을 추적하면서, 오늘날의 정치이론과 비판이론에 랑시에르가 어떠한 기여를 하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분석한다. 이 책은 GPS처럼 독자들이 현대 정치이론의 시공간 안에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 보니 호니그 / 브라운 대학교 현대문화․미디어학과와 정치학과 교수

『랑시에르의 교훈』은 자크 랑시에르 및 그 해설자들과 매우 솜씨 좋게 씨름하는 책이다. 체임버스는 랑시에르의 사유가 가진 변별성과 급진성을 강조하면서, 자신들의 이론적/정치적 기획을 위해 랑시에르를 함부로 끌어들이는 다른 해설자들을 꾸준하게 비판한다. 사실 우리는 이 책으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이런저런 ‘교훈들’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는 현대정치이론의 잘 정립된 입장들에 대한 처치 곤란한 도전의 사례들을 발견할 것이다. 통찰로 빛나는 책이다.
- 스티븐 화이트 / 버지니아 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체임버스의 책은 영어로 작성된 랑시에르에 대한 2차 문헌 중 단연 최고다. 이 책은 랑시에르의 사유를 보다 깊이 탐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고해야 할 기준서가 될 것이다. 꼼꼼한 조사를 바탕으로 명확하게 쓰였다. 랑시에르의 주장이 갖는 급진성을 이해하고, 그의 생각을 오늘날의 민주주의적 투쟁에 논쟁적으로 개입하기 위해 동원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 『초이스』

목차

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글

서론
민주주의 정치
주체들
존재론
역사
평등
GPS의 좌표

1장 _ 정치
정치의 용법
순수 정치
3항 모델
정치의 이중화 : 치안질서 안에서의 민주주의 정치

2장 _ 치안
신자유주의적 합의제 정치를 다시 정의하기: 치안
아나키즘의 옹호와 순수 정치로의 후퇴
치안질서와 민주주의 정치

3장 _ 문학성
포네[목소리], 로고스[언어]의 기호, 그리고 안트로포스[인간]
주체화
인간중심주의와 그 밖의 개념들
언어 내부에서의 혁명
문학성
말들의 과잉

4장 _ 비판
맥락 속의 ‘비판이론’
과학으로서의 비판이론, 전도로서의 비판
메타정치의 이중적 전도
랑시에르의 역전
비판이론의 ‘재난’
안목 있는 비판이론으로부터 맹목 없는 비판이론으로

후기
참고문헌
옮긴이 후기

본문중에서

우리는 이집트 혁명을 예측불가능하게 만든 — 사회적 불안에 대한 CIA의 예측 모델을 쓸모없게 만든, 혹은 사회과학자들이 내놓은 최선의 예상도 빗나가게 만든 — 그 사건의 특수한 성격을 강조하기보다, 오히려 이와는 아주 다른 일반적 주장을 고수해야 한다. 민주주의 혁명은 누군가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권력의 단순한 이양은 사회과학적 계산에 바탕을 둔 이른바 예측을 따를지 모르지만, 실재적 혁명은 언제나 예기치 못한 것이다.
(/ p.38)

이러한 이유 때문에 『랑시에르의 교훈』은 민주주의 정치를 자유주의로부터 분리해 내고자 한다. 이 책의 목표는 자유주의의 경계 안에 민주주의를 한정해 버리는 사유의 함정으로부터 민주주의 정치에 대한 사유를 구출해 내는 데 있다. 이 주장을 엄밀한 용어로 공식화하면서 내가 말하고 싶은 바를 강조해야겠다. 나는 자유주의의 모든 것을 기각하자거나 자유주의적 제도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에게 자유주의적 제도가 갖는 중요성을 부정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뒤에서의 논의와 이 책 전반에서의 논의를 통해 나는 자유주의적 치안질서와 민주주의적 정치를 대조시킨다. 그러나 치안질서에도 더 나은 것과 나쁜 것이 있으며, 우리는 치안활동을 완전히 끝장내거나 제거해 버릴 수 없다. 마찬가지로 자유주의적 질서에도 더 나은 것과 나쁜 것이 있다 — 또한 자유주의적 질서를 완전히 제거하려는 시도는 더 나쁜 치안질서로 자유주의적 질서를 대체하는 것이 되기 십상이다. 나의 논점은 자유주의의 모든 것을 비난하는 데 있지 않다. 핵심은 자유주의와는 별개인 민주주의의 논리를 옹호하려는 것이다.
(/ p.45)

정치의 랑시에르적 재발명은 정치의 비순수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것은 정치에 고유한 장소를 제공하려는 유혹에 일관되게 저항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랑시에르에게 정치의 재발명은 지배와 불평등의 장소를 향한 시선을 결코 거두어서는 안 되며, 그 장소를 이해하는 데 결코 실패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장소야말로 정치의 드문 순간들을 위한 장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치는 치안의 바로 그 현장(terrain)에서 발생한다. 그러므로 정치의 재발명은 평등의 토대나 자유롭고 자율적인 개인을 특징짓는 조건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정치는 위계와 불평등, 모든 사회질서의 구조적 지배로부터 출발한다.
(/ p.170)

우리가 일상적으로 정치라고 부르는 거의 모든 것을 이렇게 독자적으로 다시 정의하는 일, 즉 이렇게 광범위한 현상을 ‘치안’이라는 범주로 다시 명명하는 일은, 정치를 새롭게 사유하기 위한 공간을 선명하게 열어놓는다. 그렇다면 랑시에르의 정치이론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가 곧바로 그의 정치에 대한 정의로 주제를 옮겨 가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는 정치를 치안화의 모든 것과 대립하는 논리로서, 치안질서의 지배 논리를 평등의 정치적 가정에 대면시킴으로써 치안질서를 파열시키고 재배열하는 논리로서 정의했다(Ranciere 1999: 29[『불화』 63쪽]).
(/ p.178)

저자소개

새뮤얼 체임버스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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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홉킨스대학교 정치학과의 부교수다. 정치이론과 문화정치학을 가르치고 있다. 자크 랑시에르와 주디스 버틀러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미국의 텔레비전 드라마에 대한 비판적 연구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현대 민주주의 이론, 페미니즘 이론, 퀴어 이론 등의 광범위한 주제와 전방위적으로 씨름해왔다. 저서로는 『주디스 버틀러와 정치이론』(2008), 『텔레비전의 퀴어정치』(2009), 『랑시에르의 교훈』(2013), 『사회를 마음에 품기: 사회구성체의 이론과 정치』(2014) 등이 있다. 학술지 『현대정치이론』과 라우틀리지(Routledge) 출판사 “정치이론의 혁신가들” 시리즈에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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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정치학을 공부했고, 콜로라도대학교 정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일상생활을 위협하지 않는 시계를 고르는 데 도움을 주는 ‘생활인의 시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니나 파워의 《도둑맞은 페미니즘》, 새뮤얼 챔버스의 《랑시에르의 교훈》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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