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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평전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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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 : 실천문학사
  • 발행 : 2018년 12월 31일
  • 쪽수 : 449
  • ISBN : 9788939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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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풀』의 저자이자, 참여시인의 대명사 김수영 시인의 50주기를 맞아 실천문학 역사인물찾기 32로 『김수영 평전』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한국 현대시에서 이상과 김수영만큼 비평적 적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시인도 드물다. 그의 콤플렉스와 격발성, 그의 자유와 에고이즘, 그의 시대의 폐쇄성과 그의 시의 개방성을 전기적으로 해석했다. 그와 함께 살았던 가족과 친지들, 그와 거제포로수용소에서 함께 포로 생활을 했던 사람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의 생애와 작품 세계에 관해 서술했다.

이 평전은 이미 1981년에 초간본을 발간했고(초판서문참조), 20년만인 2001년에 재판(재판서문 참조)을 발간한 책이지만 불확실한 부분들이 많았는데, 다행이 2009년과 2010년에 김수영이 직접 써서 1953년에 발표한 산문들이 발굴되어 불확실하고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채워주었다. 그 결정적인 자료는「 시인이 겪은 포로 생활」『( 해군』 1953년 6월호)과「 나는 이렇게 석방되었다」『( 희망』 1953년 8월호)이다. 저자가 사망했기에 추가 발굴된 내용을 김수영 연보에 넣어 보완했다.
재판의 오타를 찾아 수정했고, 시대에 맞게 표기를 현형맞춤법에 따라 고쳤으며, 한자는 거의 모두 한글로 바꾸었다. 그러나 해독이 혼란스런 용어는 괄호 안에 한자를 넣었고 일본식 속어 등은 괄호 속에 주를 달았다. 또 거제동과 거제리로 혼용되는 호칭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거제리 포로수용소’로 통일했다. 또 권말부록의『 시와 말과 자유-김수영 아포리즘』은 이 판에서는 제외했다. -편집후기에서

출판사 서평

김수영은 192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선린상고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 1941년 도쿄상대에 입학했으나 학병 징집을 피해 귀국하여 만주로 이주, 8 ·15광복과 함께 귀국하여 연극활동을 잠시하다 1946년 《예술부락》에 <묘정(廟庭)의 노래>를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전향했다. 그 후 김경린 ·박인환 등과 함께 합동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을 간행하여 모더니스트로서 주목을 끌었다.
6·25전쟁 때 미처 피난을 못해 의용군으로 끌려 나갔다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석방되었다.
그 후 교편생활, 잡지사·신문사 등을 전전하며 시작과 번역에 전념하였다. 1959년에 시집 《달나라의 장난》을 간행하여 제1회 시협상(詩協賞)을 받았고, 에머슨의 논문집 《20세기 문학평론》을 비롯하여 《카뮈의 사상과 문학》 《현대문학의 영역》 등을 번역하였다. 《거대한 뿌리》 《달의 행로를 밟을지라도》 등 2권의 시집과 산문집 《시여 침을 뱉어라》 《퓨리턴의 초상》 등은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에 간행된 것들이다.초기에는 모더니스트로서 현대문명과 도시생활을 비판했으나, 4 ·19혁명을 기점으로 현실비판의식과 저항정신을 바탕으로 한 참여시를 쓴 그는 1946년 《예술부락》에 <묘정(廟庭)의 노래>를 발표한 뒤 마지막 시 《풀》에 이르기까지 200여 편의 시와 시론을 발표하였다. 이 시인이 가진 작품의 시사적(詩史的) 맥락에 대해 평론가 김현은 “1930년대 이후 서정주 ·박목월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재래적 서정의 틀과 김춘수 등에서 보이던 내면의식 추구의 경향에서 벗어나 시의 난삽성을 깊이 있게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던 공로자”라고 말하였다. 사망 1주기를 맞아 도봉산에 시비(詩碑)가 건립되었고(1969), 미완성의 장편소설 《의용군》이 《월간문학》(1970)에 발표되었다. 민음사(民音社)에서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김수영문학상’을 제정하여 매년 수상하고 있다.

목차

-초판 서문
-재판을 내며
1. 철들 무렵
2. 동경유학시대
3. 절망은 연극을 낳고
4. 명동으로 모여드는 젊은 시인들
5. 김수영과 김병욱, 그리고 박인환
6. 미아리고개를 인민군이 넘어오다
7. 북으로의 행진
8. 거제 포로수용소
9. 바람 많은 거리에서
10. 폐허의 도시에서
11.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12. 시인들, 다시 명동으로
13. 그는 이렇게 자유를 말하였다
14. 그 방을 생각하며
15. 아이들은 자란다
16. 피아노와 시금치
17. 시여, 침을 뱉어라
18. 풀잎처럼 눕다
19. 에필로그
-김수영 연보
-편집후기

본문중에서

-김수영의 호적에는 태어난 곳이 서울 종로구 묘동(廟洞)171번지로 돼 있지만 실제로 태어난 곳은, 앞에서 말했듯이 종로2가 관철동 158번지의 할아버지 집이었다. 그러니까 김태욱은 묘동으로 분가해 나갔으되, 아내의 산기가 임박하자 아이를 낳으려고 본가로 돌아왔던 셈이 된다. 당시 관철동은 서울의 경제권을 손아귀에 틀어쥔 중인의 주거지로서 그들은 경기, 황해, 강원, 충청 등 중부지방 토지를 상당히 소유하고 있었음은 물론 장안의 상권을 거의 손에 쥐고 있었다. 그들의 정치 경제적 세력은 남산골 딸깍발이나 지체 낮은 양반 관인들을 능가했다. 중인으로 관철동까지 진출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천석지기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김수영네 집안의 토지는 경기도 파주, 문산, 김포, 강원도 철원, 홍천 등지에 널려 있었다. ......?--- p. 27

-노모의 회상에 따르면, 김수영은 어려서부터 외로움을 타는 편이었다. 그는 형제들과도 이야기를 별로 나누지 않고 방 안에서 책장을 넘기며 놀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그의 아버지는 김수영이 네 살 되던 해 조양(朝陽)유치원에 보냈다. 집에서 일하는 여자들이 아침마다 업고 다녔다. 다음해에는 골목 건너 계명서당에 보냈고, 여덟 살 때는 어의동공립보통학교에 보냈다. 김수영은 어의동보통학교 1학년에서 6학년 때까지 내내 반장을 지냈으며 반 1등을 도맡아 했다. 그러나 김수영은 공부를 잘했을 뿐 이렇다 할 친구가 없었다.......?--- p. 35

-김수영이 일본으로 간 것은, 집안에서는 ‘유학’ 때문만 이 아니라 그가 처음으로 열렬히 사랑했던 고인숙을 따라간 면이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그렇게 생각한 이는 노모다. 아들의 마음과 성미를 잘 아는 노모는 경성제대나 연희전문, 보성전문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고 하기보다는 그의 가슴을 뜨겁게 태웠던 그의 사랑이 그를 충동하고 유인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고인숙은 고광호의 바로 아래 동생이었다. 그녀는 까만 비로드 옷을 입고 다니기를 좋아했다. 얼굴이 해사한 그녀는 검은 옷을 입고 있으면 얼굴이 한층 희어 보이고 신선한 맛이 살아올랐다. 고광호가 일본유학을 떠난 뒤로 생각되는데, 김수영과 고인숙은 어느 일요일 북한산으로 캠핑을 간 적이 있었다. 그날 밤 김수영과 그의 아버지는 대판싸움을 벌였다. 김수영의 아버지는 “공부는 하지 않고, 계집애 뒤꽁무니만 따라다녀 되겠느냐.”고 소리쳤고, 김수영은“ 언제 내가 공부를 안했느냐.”고 맞소리쳤다. 김수영의 아버지는 또“ 이제 고모 집엔 그만 가고, 집에서 공부해 라.”라고 소리쳤고 김수영은“ 고모 집에서 하든 우리 집에 서 하든 공부만 하면 될 게 아니냐.고” 소리쳤다.
.....?--- p. 50~51

-서울에 돌아온 지 얼마 뒤쯤, 김수영도 명동으로 나아갔 다. 그는 극단‘ 청포도’ 간판이 걸린 2층 건물로 들어갔다. 안영일과 연극을 하면서 알게 된 박상진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문을 밀고 들어서자 박상진은 “마침 잘 왔다.”고 하면서, 시를 쓴다는 한 사나이를 소개했다. 키가 크고 잘생긴 멋쟁이였다. 중절모를 쓰고 있었다. 한 스물다섯쯤 돼 보였다. 그는“ 박인환입니다.”하고 자기를 소개한 다음, 김수영을 민감하게 살피면서 한병 각의 천재를 칭찬하더니, 자기도 기필코 장 콕토의「 에펠탑의 신랑신부」를 무대에 올려놓고 말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그의 제스처는 콕토와 닮은 데가 있는 것 같았다. 김수영은 “이름을 무어라 했느냐?”고 다시 물었다. 박인환은 “박, 인화안입니다.”하고‘ 인화안’에 힘을 주어 말했다. 그리고 나서는 더욱 거침없이 김수영에게‘ 김형’‘, 김형’하고‘형’ 자를 붙이면서, 자기는 종로2가에‘ 마리서사’라는 헌책방을 내고 있으니 놀러오라고 했다. 김수영이 임화와 관계를 가지게 된 것도, 지난해에 함께 연극을 했던 안영일, 박상진 등의 소개에 의해서였던 것 같다. 임화는 그 자신이 한때 연극에 심취했을 뿐 아니라 연극의 선전성을 중시한 편이어서, 문인들보다도 연극인들과 오히려 더 잘 어울리 는 편이었다. 그는 그때 명동이나 인사동의 술집으로 연극인들을 거느리고 자주 나타났다. 김수영도 연극인들의 틈에 자주 끼였다. 화제는 임화가 이끌어갔다. --- p. 97~98

-경비대와 짜거나 경비대의 눈을 피해 막사를 탈출하는 포로들도 있었고, 부산의 친지들에게 연락하여 비공식적으로 철조망을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유정도 일본으로 건너가려고 몇 번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가 남도 북도 아닌 일본을 선택한 것은 남도 북도 싫었기 때문이었다. 국민을 기만하고 대전으로 피난 간 정부, 그러면서도 뻔뻔스럽게‘ 존경하는 동포 여러분!’하고 말하는 그런 정부를 그는 따를 수 없었으며, 그렇다고 남에 화포를 겨누고 내려오는 김일성 정부를 믿을 수도 없었다. 더군다나 피난 수도부산은 사람들로 홍수를 이루고 있어서, 부산에는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다는 소문이 수용소 안에는 자자했다. 그에 비하면 수용소는 먹을 것도 충분했고 입을 것도 걱정 없었다. 수용소는 의식주가 해결되는 곳이었다.--- p. 189~190

-김수영의 정서는 현실과 관계없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가 얼마나 내면적인 감정의 고양상태에 있었는가는「 푸른 하늘을」이라는 시를 보면 알 수 있다.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노고지리가 자유로웠다는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고 말할만큼 김수영은 그 무렵, 노고지리 이상으로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아무도 그의 자유를 막거나 무찌를 수 없었으며, 그의 자유에 따라갈 수도 없었다.--- p. 327~328

-로벨 옷센에게는 콩코르드 광장과 같은 넓이와 부피와 시간의 자유가 있었다. 그런 자유 속에서 놀고 사랑할 수 있었다면, 그랬다면 ‘김수영’은 그렇게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싸우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런 광장을 가지지 못한 ‘그’의 자유는 그리하여 마침내 마르다 못해 꺾어지고 쓰러지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꺾어지고 쓰러짐으로써‘ 그’는 땅 깊이 뿌리를 내려 자유의 나무로 자랄 수 있게 되었으며, 그 싱싱한 잎과 공기와 점액질을 우리에 게 줄 수 있게 되었다. 그 죽음과 재생은「 풀」과 같은 소리로 오늘도 우리에게 은밀히 속삭이고 있다.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pp. 43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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