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뉴욕좀비 :(전1권)

저 : 유순호(슌하오 리우)(Shunhao Liu)출판사 : 서울셀렉션발행일 : 2019년 07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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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본능과 에로티시즘에 관한 우리들의 자화상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재미교포 작가 하오 리우의 장편소설이다. 중국에서 박해받고 미국으로 망명한 작가인 내가 세계 문화의 중심지이자 본능이 만개한 도시 뉴욕에서의 삶을 담은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뉴욕의 중심인 타임스퀘어와 맨해튼, 센트럴파크를 지나 뒷골목 이민자 사회와 영주권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난민들의 삶을 배경으로 성과 욕망, 좀비 등의 키워드를 통해 인간의 내밀한 감정과 인간성에 질문을 던진다. 소설은 허구와 사실이 교묘하게 교차하면서 생생한 질감의 현장을 그려나가며 인물들을 더욱 입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느끼게 한다.
슌하오 리우는 리얼리티에 기반을 둔 스토리텔링으로, 삶의 모든 순간을 소설화하는 서사 구성 능력이 뛰어난 작가로 평가받는다. 나(리우)와 세 여자(루시, 채희, 샹샹)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욕망을 구체화하거나 성취하거나 전복시키기 위해 온힘을 다한다. 욕망은 좀비처럼 스스로를 물어뜯고 타인을 물어뜯으며 끝없이 순환한다. 모두에게 마치 운명처럼 좀비가 찾아오는 것이다. 누군가를 공격하면서 억눌렸던 욕구를 터뜨릴 수 있기에, 또 순간의 쾌락과 찰나의 정점을 성취할 수 있기에 감염은 계속된다. 이처럼 모두의 현실은 불안하고 고단하며 외롭다. 하지만 욕망과 불완전함 너머의 세계를 꿈꾸며 나아간다.
이 작품은 ‘에로티시즘을 통한 좀비의 사랑과 죽음의 변주곡’이기도 하고, ‘인간의 구원과 진짜 사랑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며, ‘내 안의 천사와 야수가 벌이는 싸움의 기록’이기도 하다. ‘좀비’라는 키워드는 우리의 감정과 욕망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한다. 이 작품은 뉴욕의 뒷골목에서 또 뒷골목으로 들어간 비주류 이민자 사회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뉴욕 전체, 그리고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도 벌어지는 생의 본능과 에로티시즘에 관한 우리들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세계 문화 중심부인 그 세계에서 그는 한국인도 아니고 중국인도 아니고 미국인은 더더욱 아닌, 철저히 외부자인 동시에 모든 경험의 주체(내부자)가 되어 이야기를 서술한다. 그를 통해 우리는 가장 솔직하고 내밀한 감정과 욕망의 이면을 한층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축소시켜 보면 미국 플러싱 이민 사회에서 벌어지는 “좀비들”의 사랑 이야기지만, 확대시켜 본다면 그곳이 뉴욕이든 서울이든 크게 다를 게 없다. 공간을 넘나드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현대성의 문제를 안고 있는 넓은 의미에서의 디아스포라이고 좀비이기 때문이다.
('평론' 중에서)

이 이야기들이 이 사회의 도덕적 통념과 부합하지 않으며 나아가 크게 어긋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누구를 좀비라고 경계할 것도 없이 나를 좀비로 만들었던 주술자가 남자의 본능에서 생성하고 있었으며, 나도 그와 같은 본능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어떠하신가?
('작가 노트' 중에서)

출판사서평 TOP

리우, “내 삶은 본능에 잠재한 천사와 야수 사이의 싸움이었다.”
망명작가로 뉴욕에 정착한 리우는 기자이자 액자가게에서 파트파임으로 일한다. 궁핍하고 외로운 처지이지만 이상형인 루시, 비슷한 처지의 동생 친구 채희, 가족애를 느끼게 하는 딸 같은 샹샹, 세 여자를 통해 자신의 본능과 욕망, 존재와 현실에서의 삶의 경계를 통찰한다.
금발 미녀 루시를 사랑하고 관계에 탐닉하지만, 좁고 깊게 흐르는 계곡물 같은 루시는 흘러넘치길 꿈꾸며 리우를 탐하다 남편에게 돌아간다. 엄청난 빚 때문에 몸 파는 직업을 선택한 채희는 졸졸 흐르는 시냇물 같지만 새소리와 바람 소리를 불러일으키는 힘을 지녔다. 열여섯 어린 나이로 리우에게 뛰어든 샹샹은 리우의 딸이자 시어머니와 아내처럼 굴면서 진짜 사랑을 질문한다. 이들은 어제의 추억과 오늘의 현실을 오가며 방황하는 고단하고 외롭고 궁핍한 리우를 때론 감싸고 때론 뒤흔든다.

육체의 쾌락은 사랑의 완성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쾌락은 완성의 반대말이기도 하다. 쾌락은 찰나에 그치기 때문이다. 완성이라는 안정적인 상태와는 도무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에서 찰나에라도 정점에 오르는 경우가 어디 흔히 있는 일인가?
(/ p.127)

금기의 위반으로서 에로티시즘은 우리의 일상을 가로질러 강렬한 흔적을 남기지만, 삶과 죽음, 이상과 현실, 정신과 육체 사이를 끝없이 왕복 운동해야 하는 개체에게 있어 환희와 초월의 순간만으로는 일상의 견고함을 극복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내가 그녀들로부터 구원을 얻지 못했던 것처럼 그녀들도 누군가에 의해서 구원될 수 없는, 인간은 서로에 의해 구원될 수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평론' 중에서)

루시, “정신적 사랑도 결국 육체적 사랑으로 구체화하는 거잖아요.”
리우가 사랑한 루시는 금발의 미녀 화가로 사회적으로 결핍된 리우의 신분을 보상해주는 이상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녀 역시 사생아로 태어났으며, 아버지 EJ는 사라졌고, 남편은 전쟁으로 하반신을 잃은, 결핍된 존재이다. 남편 그레고리는 설치미술 작가이나 루시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며 ‘좀비’ 같은 작품을 제작하여 자신을 투사한다. 루시는 리우를 만나 환각과 섹스 중독증에 이를 만큼 서로의 육체를 탐하고 격정적으로 관계한다. ‘이 여자는 몸과 마음이 얼마나 서로 갈등하고 있는 것인가.’ 그러나 리우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떠난다.

서로 얼싸안고 어깨를 어루만져 주고 허리와 엉덩이를 토닥거리고 서로에게 얼굴을 파묻고 타는 목마름으로 서로를 탐할 때, 나는 이젤 앞에서 검고도 부드러운 선을 선명하면서도 흐릿한 명암을 넣어 그려가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이 내 손등을 쓰다듬고 목덜미를 어루만져주는 것과 같은 미묘한 느낌을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이것이 모두 그녀만의 언어였다.
(/ p.176)

루시의 욕망은 죽음의 충동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자신을 좀비와 동일한 존재로 규정하고 필생의 과제로 좀비를 만드는 그레고리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그녀 또한 그레고리와 같은 좀비의 정신성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평론' 중에서)

채희, “이 일을 하는 여자들도 진짜 남자가 그립단 말이야.”
채희는 난민-이민자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존재로 나의 그림자 같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불법으로 국경을 넘었지만, 그에게 주어진 것은 불안한 신분과 어머어마한 빚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매춘’밖에 없었지만, 채희는 강한 생존력으로 경계를 넘어서고자 한다. 몸을 팔면서 만나는 남자를 돼지나 고깃덩어리로 여기던 호쾌한 채희는 빚을 갚고

목차 TOP

뉴욕좀비
작가 노트
평론

저자소개 TOP

유순호(슌하오 리우)(Shunhao Liu) [저]

북한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중국 연변 도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함경북도 명천군 하고면 토담리에서, 어머니는 전라북도 장수군 계북면 농소리에서 태어났으며, 두 분 모두 부모를 따라 1930년대에 만주로 이주했다. 중국에서 태어난 저자는 중국 정부로부터 숙명적으로 받아 안게 된 ‘조선족’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아무런 자긍심도 느껴보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1982년부터 1998년까지 16년 동안 만주 전역(중국 동북 3성, 길림성‧요령성‧흑룡강성)을 도보로 답사하면서 한민족 독립 운동사(사회주의 계열) 연구를 진행했다. 이 책 『김일성』(상‧중‧하)은 답사 중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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