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피프티 피플 : 정세랑 장편소설 :(전1권)

저 : 정세랑(鄭世朗)출판사 : 창비(창작과비평사)발행일 : 2016년 11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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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5월 창비 블로그 연재 당시 50명의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던 정세랑 장편소설 [피프티 피플]이 단행본으로 묶였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또는 단단하게 연결된 병원 안팎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50개의 장(章)으로 구성된 소설 속에서 한사람 한사람이 처한 곤경과 갑작스럽게 겪게 되는 사고들, 그들이 안고 있는 고민은 현재 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안과 멀지 않다. 정세랑은 특유의 섬세함과 다정함으로 50명의 주인공을 찾아 그들의 손을 하나하나 맞잡아주고 있다. 그 손길을 통해 지금 당신이 겪고 있는 아픔과 고통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고, 우리 사회가 같이 이겨내야 한다고, 그래야 후회 없이 다음 세대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하는 작가가 미쁘고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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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의 이야기 속에 담긴 대한민국의 절망과 희망
숨어 있는 '한사람'까지 맞잡아주는 정세랑의 섬세하고 다정한 손길


우리를 닮은 얼굴, 우리를 닮은 목소리
[피프티 피플]에 담긴 우리를 닮은 얼굴, 우리를 닮은 목소리에는 많은 사람들의 개인적 고민과 사회적 갈등이 녹아들어 있다. 작가는 그 안에서 허황한 낙관도, 참담한 절망도 하지 않는 건강한 균형감각으로 하루하루 겪어내는 삶의 슬픔과 감동을 조화롭게 버무린다. 작가 스스로도 "쓰고 나니 그래도 이 이야기는 2016년에 써야 했구나 받아들이게 되었"(작가의 말, 392면)다고 말했듯, [피프티 피플]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의 사연(한규익), 성소수자의 시선(김성진 지연지), 층간소음 문제(김시철), 낙태와 피임에 대한 인식(이수경), 씽크홀 추락사고(최애선, 배윤나), 대형 화물차 사고 위험(장유라, 오정빈) 등 2016년의 한국 사회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빗길에 미끄러진 25톤 화물차가 중앙선을 넘어와"(장유라, 47면)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뜻하지 않은 불행을 겪지만 화물연대의 집회를 보고 자신이 먹으려던 샌드위치를 건네게 되는 아내의 마음에서 먹먹한 여운이 남는다.

유라는 길을 걷다가 유난히 불행을 모르는 듯한, 웃음기를 띤 깨끗한 얼굴들을 발견하면 갑자기 화가 났다. 불행을 모르는 얼굴들을 공격하고 싶은 기분이 되곤 했다. 왜 당신들은 불행을 모르느냐고 묻고 싶었다. 어리고 젊고 아직 나쁜 일을 겪지 않은 얼굴들이 생각보다 흔하지 않다는 건 비틀린 위로였다. (...)
제동거리. 유라는 샌드위치집으로 걸으며 제동거리에 대해 생각했다. 과적으로 늘어나고 빗물로 늘어난 제동거리. 만약에 그 제동거리가 조금만 짧았더라면, 운전자가 핸들을 조정할 수 있었더라면, 그랬더라면. (...)
벤치에 앉아서야 자신의 몫은 남기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허기가 심한가 심하지 않은가 느껴보려 했지만 몸속에 허기와 비슷한 것이 너무 많아 헷갈렸다. 요즘은 늘 그렇다. (...) 유라가 다시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까운 역에 도착했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도 300여대의 차들이 미끄러질 것이었다.
('장유라' 중에서 / pp.49~54)

우리들의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의 경이로움
[피프티 피플]은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만큼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작가는 꼼꼼한 취재와 자문을 통해 의사, 간호사뿐 아니라 보안요원, MRI 기사, 이송기사, 인포메이션 담당자, 홍보부 직원, 해부학 기사, 임상시험 책임자, 닥터 헬기 기사, 공중보건의, 제약회사 영업사원, 병원 설립자의 사연까지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 응급실, 정신과, 외과 등으로 찾아드는 환자들의 사연까지 더해져 이야기는 더욱 입체적이고 풍성해진다.

매일매일 죽는 사람들을 모두 한사람이 옮긴다는 사실 역시 관계자가 아니면 모를 것이다. 그것이 계범의 직업이다. 전용 이동침대와 고인을 덮을 부직포 덮개를 챙겨 호출이 온 층으로 올라간다. 타이밍이 적절해야 한다. 너무 빨리 가면 유족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시간을 방해하는 게 되고, 너무 늦게 가도 유족들의 충격이 심해지기 때문에 몇분의 차이지만 사려 깊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 노력을 병원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 같긴 하다. 계범은 그 일을 오래 했다.
('하계범' 중에서 / p.339)

의사와 환자로, 환자의 가족으로, 가족의 친구로 50명의 인물들이 이루고 있는 구도가 긴밀하고 짜임새 있기도 하지만 전혀 관계가 없는 인물들이 서로를 마주치는 순간들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우리는 어쩌면 그저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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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저]

2010년 [판타스틱]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만큼 가까이] [보건교사 안은영] [피프티 피플] 등 여섯 권의 장편소설과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를 출간했다. 2013년 창비장편소설상, 2017년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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