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오 자히르 :(1권)

저 :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역 : 최정수출판사 : 문학동네 ㅣ 발행일 : 2005년 07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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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엘료는 이번 신작 소설을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소설 [자히르]에서 영감을 받아 구상했다. 원제인 ‘O Zahir(The Zahir)’는 원래 아랍어로, 어떤 대상에 대한 집념, 집착, 탐닉, 미치도록 빠져드는 상태, 열정 등을 가리킨다. 이것은 부정적으로는 광기 어린 편집증일 수도 있고, 긍정적으로는 어떤 목표를 향해 끝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원일 수도 있다. 그것은 난폭한 신과 자비로운 신의 두 얼굴처럼 양면적인 힘이다. 아랍어에서 ‘자히르’는 신의 아흔아홉 가지 이름 중 하나일 정도로 신성한 것이다. 코엘료는 바로 이 ‘자히르’를 이번 신작의 중심 주제로 내세운다.

[오 자히르]는 삶과 사랑에 대한 코엘료의 성찰이 얼마나 다채로운 깊이와 넓이를 가지고 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말없이 사라져버린 아내, 꿈을 잃고 현실에 안주했던 나에게 생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도록 이끌었던 그녀, 에스테르. 영원하고 유일한 사랑인 에스테르를 찾아서 나는 바람과 사막과 초원을 건너는 구도의 여정을 떠난다. 용기와 희망, 사랑과 자유의 메시지로 가득한 [오 자히르]는 [연금술사]의 감동을 이어가는 코엘료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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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히르, 신의 아흔아홉 가지 이름 중 하나

사로잡힌다는 것. 그것은 매혹이자 열정이며 우리의 삶을 추동해가는 근본적인 에너지이다. 무언가에 사로잡혔을 때, 배경으로만 존재하던 일상의 무수한 사물들과 사건들은 전혀 새롭고 낯선 풍경이 되어 시야에 잡혀든다. 사로잡힘으로써 감각은 보다 예민해지고, 영혼은 더욱 섬세해지며, 잠재되어 있던 본능이 발현한다. 그리하여 이전에 보지 못한 것들을 보게 되고 듣지 못한 것들을 듣게 되며, 느끼지 못한 것들을 느끼게 된다. 세계가 숨겨두었던 신비를 벗고, 작은 먼지 같던 존재가 빛 속으로 또렷하게 부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무언가에 사로잡힘으로써 우리는 또한 사로잡힌 대상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이야기는 왜곡되고, 세계는 우리 앞에서 변형된다. 사로잡힌 대상만으로 세계가 가득 차고, 그것은 절대적이며 유일한 존재가 된다. 마치 신처럼…… 우리를 지배한다.
코엘료는 작품 속에서 ‘자히르’의 상태에 빠진 자, 중독된 자들의 모습을 세밀화처럼 묘사하고 있다. 일에 중독된 사람, 유흥에 중독된 사람, 사랑에 중독된 사람, 소유에 중독된 사람, 명성에 중독된 사람, 전쟁에 중독된 사람 등등, [오 자히르]에는 다양한 형태의 중독자들이 등장한다. 사실 무언가에 중독되지 않은 채로 생의 비애와 공포스러운 현실을 잘 견딘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게 뭐가 됐든 무언가에 빠져 있어야만 우리는 ‘시간의 속도감’을 잊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자신의 위치를 매 순간 또렷이 자각하며 산다는 건 누구에게나 버거운 일이다. 그래서 무언가를 원칙으로 정해놓고, 질문을 던지지 않고, 무작정 따르는 것. 그것이 우리가 일상적인 자히르에 굴복하는 방식이다.
작가는 이것을 ‘기차의 두 선로 사이의 거리’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현대의 기차의 두 선로는 143.5센티미터 혹은 4피트 8과 2분의 1인치만큼 떨어져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애매한 숫자일까? 145센티미터든가 5피트로 정하면 훨씬 간단할 텐데? 그 이유는 아주 오랜 옛날, 고대 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로마의 전차는 말 두 마리를 매어 끌었고, 그래서 도로를 건설할 때 그 폭을 말 두 마리가 나란히 달릴 수 있는 거리로 정했다. 그리고 이 도로는 이후 마차 바퀴 사이의 거리를 결정지었고, 기차를 처음 만들었을 때도 마차를 만들던 도구와 연장을 사용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기차 선로 폭이 정해졌다(/ pp.168~169, 185~186). [오 자히르]는 이처럼 정해진 원칙을 의문 없이 따르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다양한 비유와 우화적 에피소드를 통해 말하고 있다. 그리고 원칙이라고 믿고 있던 것, 불변의 사실로 확신하던 것이 깨어질 때 비로소 우리는 자기 자신을 다시 발견하고,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된다고 역설한다.

자히르, 길들지 않은 열정 혹은 미칠 듯한 사랑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의 삶에서 가장 강력한 자히르는 ‘사랑’이다. 사랑은 그 열렬한 도취와 탐닉의 에너지로 죽음의 공포를 잊게 한다. 사랑하는 순간에 생명은 불꽃을 터뜨리며, 자신의 내부에 깃든 에너지를 격렬히 소진한다. 그런데 신비로운 것은 사랑의 에너지는 쓸수록 더 큰 에너지를 생성시킨다는 점이다. 사랑은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생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그것은 에너지의 총량은 항상 같다는 물리학의 법칙을 위배한다.
그런데 사랑에는 다양한 결과 깊이가 있다. [오 자히르]는 바로 이 사랑의 결과 깊이에 대한 소설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주인공 ‘나’가 어느 날 갑자기, 말없이 사라져버린 아내에 대해서 갖는 집착과 혼돈은 가장

목차 TOP

헌사

나는 자유다
한스의 질문
아리아드네의 실
이타카로 돌아가는 길

작가의 말

저자소개 TOP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 [저]

전 세계 170개국 이상 81개 언어로 번역되어 2억 2천 5백만 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한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1947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다. 저널리스트, 록스타, 극작가, 세계적인 음반회사의 중역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다, 1986년 돌연 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난다. 이때의 경험은 코엘료의 삶에 커다란 전환점이 된다. 그는 이 순례에 감화되어 첫 작품 [순례자]를 썼고, 이듬해 자아의 연금술을 신비롭게 그려낸 [연금술사]로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이후 [브리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악마와 미스 프랭] [오 자히...

전체선택

최정수 [역]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기 드 모파상의 『기 드 모파상』 『오를라』,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오 자히르』 『마크툽』, 크리스틴 페레플뢰리의 『지하철에서 책 읽는 여자』,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어떤 미소』,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아모스 오즈의 『시골 생활 풍경』, 아멜리 노통브의 『아버지 죽이기』, 시몬 드 보부아르의 『모스크바에서의 오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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