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존 듀이는 20세기 미국 교육철학의 대부이다. 철학을 교육의 이론으로 인식하고 교육을 철학의 실천으로 펼쳐내며 교육철학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향하던 사상의 거목이다. 사후 60여년이 지났지만, 그의 사유는 한국교 육학계에 다양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 기초 가운데 하나가 「나의 교육 신조」이고 교육철학적 근거는 『민주주의와 교육』이다. 19세기 말, 30대 후반이던 듀이는 자신의 교육적 신념을 간략한 언표로 세상에 선보였다. 그것이 다름 아닌 『나의 교육 신조』이다. 나의 교육신조 는 아주 간결한 문장이지만 당시 미국 교육의 지향을 간절하게 담고 있다. 형이상학처럼 고상한 담론을 언급하면서도 솔직한 자신의 신명으로 형 이하의 차원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도록 교육학의 보고로 자리 매김된다. 「나의 교육 신조」에 담은 토대는 20년 뒤에 『민주주의와 교육』이라는 교육 철학의 집을 짓는다. 『민주주의와 교육』에 관한 소개와 연구는 교육학 연 구자들에게 너무나 익숙하기에 여기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본문에서 수시로 다루어질 것이다. 이 책은 존 듀이의 교육에 관한 신념을 담은 「나의 교육 신조」에 관한 탐 구이다. 2018년도 1학기에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대학원에 개설한 <교육의 역사철학적 연구> 강의에서 탐구한 집적물이다. 한 학기 동안 대학원 연구생들은 듀이의 「나의 교육 신조」를 기본 텍스트로 하여 국내외 듀이의 교육 관련 연구 성과를 탐색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 고 논의가 펼쳐졌다. 조사한 내용을 읽으면서, 그 본질을 고민하는 동시 에, 듀이와 2018년 현재 우리 사이에 지속과 단절의 텍스트가 100여년의 시차만큼, 바뀌어져 있을 사유의 틈새를 보았다. 그것은 이 시대정신에 비 추어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었다. 듀이의 사유를 이해하는듯 하면서도 곱씹을수록 고민의 강도는 높아졌다. 이에 탐구한 내용을 한 곳에 모아 정돈하고, 듀이에 관심 있는 여러 동학들과 지식을 나누는 향연을 벌이고 싶어졌다. 그 결과가 이 책이다. 탐구한 내용은 논리적 맥락을 갖추지 못했다. 「나의 교육 신조」라는 짧은 글을 전반적으로 조사하다보니, 반복되는 내용도 많다. 이러한 여러 난점에도 불구하고 「나의 교육 신조」의 순서에 따라 핵 심 개념을 재조사하고 재해석하며 현대적 의미를 고려하는 차원에서 기존의 연구들을 점검하고 정돈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어떻게 보면 「나의 교육 신조」의 사전적(辭典的) 해설이기도 하다. 「나의 교육 신조」 전체 내용에 대해 주요 개념을 중심으로 기존의 연구를 찾아 정리하고 편집한 일종의 듀이 학문의 토대를 마련한 작업이다. 다양한 연구자의 논의를 수집하여 정돈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듀이의 사유와 교육학을 공부하는 여러 학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그 렇게 되기를 소망한다. 자료 수집과 논의에 참여한 대학원생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공동연구 및 집필자로 함께 등록하여 연구의 보람을 찾고 싶다. 2018. 07 초복(初伏) 절에 신창호 씀 공동연구:김학재·나상원·박재영·변민재·양준영·우버들·위민성·이수정·이유정·이윤정·임용덕·장우재·정순희·조혜인·진상훈·한지윤

추천사/ 8 머리말 …………………………………………………………………… 4 프롤로그 ………………………………………………………………… 8 「나의 교육 신조」 독해 제1장 교육이란 무엇인가 …………………………………… 20 제2장 제2장 학교란 무엇인가 ………………………………………… 76 제3장 제3장 교육의 내용 ………………………………………… 122 제4장 제4장 교육방법의 성격 …………………………………… 157 제5장 제5장 학교와 사회진보 …………………………………… 189 에필로그 ……………………………………………………………… 235 참고문헌 ……………………………………………………………… 241 부록(원문) ……………………………………………………………… 250 찾아보기 ……………………………………………………………… 268

‘교육’을 의미하는 문자적 의미는 무엇일까? 서양에서 교육을 의미하 는 페다고지(pedagogy)의 어원은 파이데이아(paideia)로 그리스어 파이 스(pais, 어린이)와 에우오(euo, 함께 있다)가 합해져 ‘어린이와 함께 있는’ 말이다. 이것이 발전하여 ‘어린이를 양육하다’, ‘어린이를 지도하다’라는 ‘교육’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동양에서 교육(敎育)의 문자적 의미를 보면, 교(敎)는 ‘효(爻)+자(子)+복(?)’으로 이루어진다. ‘효(爻)’는 인간의 교제 와 같은 관계형성의 어울림의 모습을 나타내고 ‘자(子)’는 어린 아동이 우 주의 상황, 세계상을 접촉하면서 느끼는 만남의 체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복(?)’은 스승이 깨우침을 주는 관계망으로 해석할 수 있어, ‘교 (敎)’라는 글자에는 ‘세계-학습자-교수자’의 상호관계성이 드러난다. 또한 육(育)은 ‘엄마 뱃속에서 길러져 아이를 출산하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 는데, 『설문해자』에서는 “자녀를 길러 훌륭하게 만들다”라는 뜻으로 풀이 되었다(신창호, 2005: 326). -20쪽 ■ 아동의 본능과 능력: 이 말의 의미는 『민주주의와 교육』(9장)에서 듀 이가 루소의 교육목적관을 비판하는 부분에서 잘 드러난다. 듀이에 의하 면, 루소가 생각하는 인간의 진정한 목적은 타고난 능력과 성향[자연]을 추구하는 일이고, 생득적 활동의 자연적 발달이 모든 학습의 표준과 규범 이 되는데 있다. 루소의 주장은 신체 기관의 구조와 활동이 일체의 교육에 ‘조건’을 부여한다는 점에서는 옳다.- 40쪽 ■ 감각과 행위의 분리: ‘경험으로부터 배운다!’ 이 의미는 우리가 사물을 대하는 행동과 그 행동이 가져 오는 결과 사이의 상호관계, 즉, 인과 관계 를 짓는 일이다. 무엇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시도가 된다. 세계란 어떤 것 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세계에 대한 실험(experiment)이 된다. 그리고 ‘겪 는다는 것(undergoing)’은 ‘교육(instruction)’, 즉 사물 사이의 관계를 발견 하는 일이 된다. 불행하게도 학교는 이러한 사실을 너무도 빈번하게 무시 하고 있다. 학교에서 아동[학생]들은 어떤 경험을 ‘겪는 일’도 없이 단지 지 식을 수동적으로 획득하는 방관자로 간주된다. 이들의 정신[마음]은 지적 능력의 직접적 에너지에 의해 가르쳐지는 지식을 흡수하는 것으로 인식되 어, 신체적 활동 기관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다. 정신과 육체를 구분하는 이 원론은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적 해악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김성수, 1989). 듀이는 인간의 경험을 지적 경험, 정서적 경험, 실제적 경험과 같이 분 명하게 구분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경험은 정서적, 지적, 실제적인 것 으로 분리시킬 수 없고, 어느 한 경험이 다른 경험보다 우위에 점하거나 낮은 수준에 있다고 할 수 없다. 하나의 경험은 유기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관련하여 유기체의 내부에서 생긴 통일체이며, 유기체는 의미의 차원에서 미적 향유를 누린다(천정미·오은혜, 2005). -1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