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떼‘영화와 영감’에 기고한 칼럼 중에서 첫 원고부터 6편의 원고를 묶어 내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으며 오래된 시간 순으로 칼럼을 묶는 것이니 문제없다고 흔쾌히 동의해준 아르떼 측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이 단행본에 수록된 글은 그래서 아르떼에 연재된 칼럼 중 첫 번째부터 여섯 번째 칼럼이며 이후 연재된 칼럼들이 다음 단행본으로 엮여 나오게 될 것이다.” _신지혜 책을 펴내면서 중에서 영화미술에세이 〈친근한 것의 반란〉은 신지혜(아르떼에 기고한 칼럼과 평소 전시회를 즐겨다니며 영감을 받은 작가의 전시를 다룬 영화+미술 칼럼집이다. 제목‘친근한 것의 반란’은 첫 번째 칼럼인‘일상적이고 친근한 것의 반란’에서 비롯되었다. 저자는 마틴 마르지엘라의 거대한 손톱 설치작품을 보고 운하임리히, 즉 기이하고 으스스함을 느낀다. 일상적이지 않은 느낌은 일종의‘반란’이다. 저자는 어릴때부터 영화에 탐닉했고, 그후 이 탐닉은 미술로 이어졌다. 이 책의 표지 디자인은 영화관 즉 블랙큐브를 옮겨온 것이다. 책 표지는 까만 극장 안에 흰 스크린이 띄어져 있고, 백색 스크린 하단에 작은 글씨로 저자명과 책 제목이 씌여 있다. 제목 아래로 반전된 글씨는 거울 속에 비친 것처럼 누워있다. 일종의‘반란’이랄까. 속 표제지는 마치 우리가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느낌을 받도록 디자인되었다. 섹션2의 미술칼럼은 미술관이나 갤러리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섹션1에서는 마틴 마르지엘라 전시와 더 글로리,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하나 그리고 둘〉,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바즈 루어만 감독 〈로미오와 줄리엣〉,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히치콕의 〈마니〉, 〈나이아가라〉, 〈그것〉, 〈렛 미 인〉, 〈트와일라잇〉, 아벨 페라라 감독 〈어딕션〉 등의 영화가 소환된다. 섹션2에서는 마이클 라코위츠, 이우환, 최지목, 박민준, 마틴 마르지엘라, 신디셔먼 등 저자에게 영감을 준 작가들의 반가운 전시를 만날 수 있다.

섹션1 1. 일상적이고 친근한 것의 반란 2. 누군가의 뒷모습, 무방비 상태의 3. 그들 각자의 이야기 4. 너의 이름은 5. 영화처럼 사는 여자 6.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섹션2 7. 시간이 흐른 후 8. 그림과 소설이 공유한 이야기 9. 이우환의 우주 그리고 당신의, 나의 우주 10. 그들과 우리,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우리가 무서운 이야기에서 느끼는 공포, 일상의 어느 순간에서 느껴지는 공포는 바로 이렇게 아무것도 없어야 하는 곳에 있는 무엇 그리고 있어야 하는 곳에 그것이 없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15쪽 “아브람은 어느 날 신의 목소리를 듣는다. 자신을 통해 큰민족을 이루겠다는 약속을 받고 주저없이 식솔을 거느리고 자신의 터전을 떠난다. 그때 아브람은 신으로부터 새이름을 받는다. “내가 너를 많은 민족의 조상으로 삼으리니, 네 이름은 이제 아브람이 아니라 아브라함이라 불리리라.”뿐만 아니라 아내 사래의 이름 또한 바뀐다‘열국의 어머니’라는 뜻을 가진 사라로말이다.‘열국의 아버지’ 라는 뜻을 가진 아브라함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질 신의 원대한 약속을 믿었다.이름. 누군가의 정체성의 기초가 되어주는 것. 자기자신을 (스스로와 타인에게) 인지하게 하는 것. 자, 이제 당신이 답할 차례다. 너의 이름은” -41쪽 “아벨 페라라 감독의 영화 〈어딕션 addiction〉을 아십니까. 도시의 밤거리를 천천히 걷던 매력적인 뱀파이어 카사노바는 역시 밤거리를 배회하던 캐서린의 목을 물죠. 캐서린은 혼란과 고통에 빠지지만 결국 그녀가 찾아간 곳은 카사노바와 동료들이 모여 흡혈파티를 벌이는 장소입니다. 이 영화를 본 당신에게 오래도록 남는 장면이 있나요?” -59, 60쪽 “나는 다시 문앞에 선다. 이전과는 다른 옷을 입고서. 완전한 복원도 아니지만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다른 옷을 입은 나는 지금의 시대에서 어떤 아이콘으로 여겨지는지 궁금하다. 하긴 그또한 크게 상관없겠지. 나는 문을 지키는자 일뿐이니까. 그들, 인류에게 문이란 무엇일까.” -67쪽